로그인 공지사항 FAQ QnA
  • New Arrival
  • BestBooks
  • Category
  • Book Cafe
  • My Books
  • 후기공유
  • 읽고 싶은 책 요청
  • 2025-06-24 박예린
    흰
    0 0
    5.0
    수상 당시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한강 작가는 “『흰』은 자전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간 매우 개인적인 책으로 추천합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얼굴도 모르는 자신의 언니와 첫 딸을 홀로 낳고 잃은 젊었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작가에게 있었다. “솜사탕처럼 깨끗하기만 한 ‘하얀’과 달리 ‘흰’에는 삶과 죽음이 소슬하게 함께 배어 있다. 책을 덮자 방 안 공기가 한결 밝아졌다. 눈발이 새벽 창가에 살포시 내려앉을 때처럼, 어디선가 흰빛이 번져 든 기분이었다. 한강의 '흰'은 줄거리로 끌고 가는 작품이 아니다.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언니를 기억하며 화자가 바르샤바 골목을 거니는 동안, 독자는 사건 대신 ‘흰 것들-배냇 저고리,소금,눈,설탕-이 불러내는 이미지와 정서를 따라가게 된다. 짧고 간결한 문장들이 이어지다 중간중간 숨을 고르는 빈칸이 등장하는데 그 여백이 오히려 이야기를 깊게 만든다. 읽는 내내 흰색의 양면성을 떠올렸다. 깨끗하고 따뜻하지만, 동시에 차갑고 서늘하다. 작가는 그 미묘한 온도를 빌려 상실을 다룬다. “흰색이라서 가능한 애도”라고 해야 할까. 눈송이가 땅 위에 내려앉으면 사라지는 것처럼, 내 안의 낡은 기억도 조용히 녹아드는 동시에 번져 남는다. 한강은 이 과정을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수다 대신 침묵을 선택하고, 그 침묵이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공백을 메우도록 만든다. 그러다 보니 책은 빨리 읽히지 않는다. 어느 순간 화자의 언니 이야기가 내 기억 속 다른 얼굴들과 겹쳐지고, 바르샤바의 잿빛 풍경이 오래전 내 눈앞 풍경과 맞물린다. 그때 느껴지는 먹먹함은 불편하기보다 묘하게 위로가 된다. 상실은 없었던 일로 지워지지 않고, 흰색으로 옷을 갈아입어 곁에 머물 뿐이라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이다. 읽고 나면 흰 종이 한 장을 꺼내게 된다. 첫눈이 내리던 날의 공기, 새벽에 빨래를 널 때 느꼈던 비누 냄새, 병원 복도를 채우던 형광등빛 같은 자잘한 기억들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글씨마다 조용한 온기가 번진다. 아마 작가도 이 목록 쓰기를 통해 상처를 다독였을 것이다. '흰'은 화려한 이야기 대신 조용한 빛을 건넨다. 흰색이 가진 부드러운 밝음과 서늘한 그늘을 동시에 보여 주며, “잃어버린 것들을 부드럽게 끌어안아도 괜찮다”고 속삭인다. 서랍 속에 묻어 둔 오래된 사진처럼, 가끔 꺼내어 들여다볼 때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 주는 책이다
  • 2025-06-24 심상호
    작별하지않는다
    0 0
    5.0
    주인공 경하는 50대의 소설가로, 오랜 친구인 인선의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제주를 방문한다. 인선은 어린 시절부터 제주 4·3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인물로, 이 비극을 평생 지고 살아온 어머니와 함께 살며 침묵 속에서 그 상처를 품어 왔다. 인선의 어머니가 혼수상태에 빠진 동안, 경하는 인선과 함께 과거의 조각들을 되짚으며 사라진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글로 옮기려 한다. 그녀는 인선 어머니의 기억, 4·3 사건 당시의 증언, 그 사건으로 사라진 사람들의 흔적을 통해,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대신 기록하려고 했다. 소설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픽션으로, 주인공들이 "기억되지 못한 사람들"을 잊지 않기 위한 여정을 따라 가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의 고통, 침묵의 역사, 그리고 글쓰기의 윤리와 책임이라는 주제가 깊이 있게 다뤄진다.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깊이 있는 서사와 기억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역사적 비극을 개인의 기억과 상처를 통해 되짚으며, 잊히지 말아야 할 고통과 인간의 존엄을 조명하고 있다. <감상문> 한강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말해지지 못한 고통을 끌어올리는 슬픔과 애도의 기록인것 같다. 한강은 특유의 섬세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제주 4·3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한 사람, 한 가족, 한 생애의 이야기를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나는 역사란 단순이 4.3 이라는 숫자 이상이며 얼굴과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다시금 절실하게 느꼈다. 소설의 중심에 있는 인선과 그녀의 어머니는 말없이 살아남은 이들의 상징이다. 특히 말하지 않고도 모든 걸 전달하는 인선 어머니의 침묵은 오히려 더 강렬한 목소리처럼 다가왔다. 그 고요 속에 담긴 상처와 분노, 슬픔을 경하라는 인물을 통해 나에게도 하나의 증언자가 되는 경험을 하게 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작가는 피해자의 고통을 자극적으로 묘사하지 않으면서도 그 존엄과 진실을 끝까지 지켜내려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눈물짓게 만들지만, 동시에 차분하게 기억의 윤리에 대해 묻는다. 내가 과연 어떤 것을 기억하고, 어떤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 2025-06-24 김남주
    한국현대사-사진과그림으로보는(개정증보3판)
    0 0
    5.0
    저자는 기자와 대학교수로서 현대사 분야 연구에 집중하여 해방 이후 한국의 현대사에 대해 많은 책을 쓰셔서 대중들에게 알린 분이다.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라는 시리즈물은 20권까지 나와 있을 정도로 방대한 책이 있는데, 이번에 읽었던 책은 그 내용을 한 권으로 압축하고 사진과 그림이 곁들여져서 조금더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일제 시대 이후 광복과 분단으로 시작된 한국의 현대사는 아직 100년이 채 되지 않았고 나 스스로도 그 일부를 함께 경험하며 살아온 역사이다. 가장 최근에는 2024년말 계엄령 선포와 이에 대한 대통령 탄핵 및 선거를 통한 새로운 대통령 선출과 같은 새로운 역사도 있었다. 계엄령이라는 것이 글로만 보던 과거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최근에 직접 겪게 되니 과거 그 시대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이 생기게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일제 시대의 수난을 겪고 광복 이후에도 남과 북이 분단되고 한국전쟁까지 겪으면서 폐허가 된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여 불과 100년도 안 된 기간에 경제적으로나 사회 정치적으로 성숙한 단계까지 발전했다. 과거 조선시대부터 그랬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부딪히면서 우리나라 내부적으로 많은 충돌이 있어왔다. 광복 이후 독립 국가로서 재건하는 과정에서도 물론 미국과 소련의 개입의 영향도 있지만 우리나라 내부적으로도 많은 의견 대립과 분열이 있어서 하나의 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분단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의견 대립과 부패 등 사회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조금 더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국가적으로 힘을 모아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같은 국가 주도의 계획 경제가 효과가 있다는 사람도 많다. 우리나라도 군부 쿠데타와 독재 및 유신 체제 등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암울한 시기가 오랫동안 이어져왔고 그에 대한 평가는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은 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유신 체제가 경제를 발전시켰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하면서 중공업 과잉 투자로 몰락한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는 아프리카와 같이 제국주의 지배가 끝나고 독립을 한 이후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경제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가난과 내분에 시달리는 사례를 보면 어느 정도는 강력한 리더십에 의해 경제와 사회 제도 및 인프라 등을 일정 정도의 반열로 올려놓을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다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희생한 점을 고려한다면 그런 사회적인 분열을 최소화하고 조금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국가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어느 시대에나 각 개인은 시대적인 사명감이나 국가적인 애국심만으로 행동할 수는 없고 본인이 처한 상황에서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국민들의 이기심, 다른 말로는 본인의 행복 추구 움직임이 국가 전체적으로 각자 다른 목소리로 나타나서 사회가 분열된다면 세계적인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가 힘들 것이다. 그런 면에서 분단 이후에 하나의 세력으로 합쳐서 독립을 이루지 못한 것은 너무도 아쉬운 일이다. 그런 시행착오와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 위에 현대 한국이 이만큼 발전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그냥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시간과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많은 문제들, 예를 들면 집값 상승, 저출산, 빈부 격차 등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향후 50년, 100년 후에 우리 후손들이 안타까워하지 않도록 모두가 의견을 모아서 더 현명하게 대처하고 해결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2025-06-24 박재현
    부동산 계약 이렇게 쉬웠어?
    0 0
    5.0
    부동산 계약이 쉬운 것인가? 우리가 생활하면서 가장 큰 재산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부동산 일 것이다 통상 집, 건물, 땅으로 통칭되는 부동산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평생 여러번 반복되지는 않지만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계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어렵고 반면에 가장 아는 것이 없고 또한 잘 알 수도 없는 것이 부동산 계약이다 따라서 부동산을 계약할때는 공인중개사 등의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도움도 받고 또한 보수도 지급하지만 이 사람들이 전문가라는 보장도 없고 내가 보수를 지급한 만큼의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았는지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내 스스로가 익혀서 다른 사람 못지 않은 전문가가 되는 것이 가장 나은 방법이 아닐까? 사실 어느 누구도 나에게 부동산을 계약하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준 적이 없고 우리나라에서는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에서도 부동산 계약방법에 대하여 배운적이 없다 본인 역시 사회생활을 하기 전에는 부동산계약서나 등기부등본을 본적도 없었다 그리고 설령 부동산거래를 했더라도 대부분 공인중개사에 전적으로 의존했으므로 관련 지식을 갖추었다고 보기 힘들다 이렇게 지식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부동산 매물을 고르거나 부동산계약에 대하여 몰라 하자가 있는 부동산을 계약하거나 본래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계약하는 등 여러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부동산 시장 하락기에는 전세보증금 등을 돌려 받디 못해 자신의 전재산인 임대차보증금을 잃어버리는 사례도 종종 보게 된다 정말 부동산계약에 관한 지식은 누구도 자세히 알려주지 않지만 인생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이라 할 수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 없고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계속 발생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을 거래할때는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여야 한다 부동산 관련 지식은 한번만 배워두면 평생 내자신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지식이다 이 책은 기본적인 부동산 기초지식부터 좋은 부동산을 고르는 방법, 나아가 나에게 맞는 첫집을 고르는 방법, 그리고 나에게 유리한 임대차 계약을 하는 방법, 전세자금대출 방법, 방심하면 당하는 전,월세 사기에 대처하는 방법, 알고 있으면 유용한 지식들을 차근차근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책을 한번 통독하면 부동산계약으로 인한 어처구니 없는 일은 사전에 예방이 되지 않을까 한다
  • 2025-06-24 박휘
    트렌드 코리아 2025
    0 0
    5.0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꽤 오랜 기간 놓치지 않고 읽고 있는 책이다. 언젠가 신년에 토정비결 보듯이 그냥 재미로 훑어보는 책이라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모든 시리즈가 그렇듯 연차가 반복되다 보면 처음의 신박함은 다소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해의 십이 간지를 타이틀로 영어 약자 슬로건을 만들려다 보니, 좀 억지스러운 주제도 있고 다소 타성에 젖은 구성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빠트리지 않고 찾아보는 이유는 꼭 이 트렌드가 무조건 맞기 때문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보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세상 변해가는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함이다. 이를테면 '신봉'이 아니라 '참조'용 이라고 생각하면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게다가 같은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참신함은 떨어지는 반면 자료 수집이나 조사가 폭넓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전문성은 늘어난다. 이 책 <트렌드 코리아 2025>를 신봉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신뢰가 생기는 이유이다. 참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유행이 왔나 싶어 따라 해 볼까 하면, 어느새 한참 전에 지나간 유행이 되어 버린다. 트렌드라는 것이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이다. 꼭 트렌드를 따라 살 필요야 없지만 트렌드를 알면 사는 게 좀 더 편해질 수 있다. '아~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사는구나~'하고 알고 나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기가 쉬워지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과는 관계 유지하기도 더 편해진다. 꼭 유행을 알고 따라야 한다는 게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이 트렌드를 파악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 <트렌드 코리아 2025>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정리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예쁜 색감의 표지 내용과는 다르게 매년 여전히 살기 힘들고, 각박한 세상이 되어갈 것 같은 느낌의 책이었다.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했지만, 정말 점점 세계가 어려워지는 게 느껴지기도 한다. 점점 트렌드를 쫓기는 어려워지고, 세상살이는 각박해져가는 가운데 우리는 어떤 가치를 추구하면서 한해를 맞이하면 좋을까 주변사람들과 토론도 하고많은 생각이 오고 가면 좋을 것 같다.
  • 2025-06-24 김대정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0 0
    5.0
    목차부터 우리 일상생활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우리몸에 흐르는 호르몬의 종류와 역할 그리고 그 호르몬의 분비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질병들을 실제 환자들의 증상과 치료과정을 소개하며 엮은 책이다. 주요 전개는 사람의 성장, 노화 주기에 따라 이루어지지만 중간에 소화, 면역, 스트레스에 대해서도 호르몬의 영역에서 다룬다. 사춘기, 갱년기, 임신, 비만, 불면증, 식욕, 젠더 등등 인간으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모든 것들에 이 '호르몬'이 관여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명령하는 것을 '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뇌'가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호르몬은 성장하는데 있어서,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있어서 몸과 마음에 변덕을 부리게 하는 요소라고만 생각했었다. 바보였다. 호르몬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뇌'를 움직이게 하는 윤활유 같은 거였다. 뇌가 우리를 움직이는 게 아니라 호르몬이 뇌를 움직여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거였다. 호르몬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동안 무심했던 자신이 어리석게 느껴진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게 아니라 그렐린이 체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매일 요가를 하면 혈당이 낮아진다는 사실 때문에 갑자기 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햇빛을 쐬면서 걷는 것이 멜라토닌 생성을 도와주고 그것은 결국 불면의 밤을 날려버리는 길이기도 하다. 이미 지나온 시간에 대한 호르몬보다는 앞으로 관련 있는 호르몬에 대해 더 많이 생각했다. 갱년기와 불면증, 빠지지 않는 살, 운동이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 호르몬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등. 인간도 진화해왔다. 오래전 인간을 보호했던 행동 방식이 현재도 DNA로 전승되고 있다. 예전처럼 몸을 쓰지 않아도 우리의 호르몬은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지방을 축적하려는 의지를 가졌다. 도파민에 중독된 사람들은 단것을 찾게 되고, 식품 회사는 그것을 이용하고, 이용 당하는 지도 모른 체 사람들은 단것을 찾게 된다. 알면 알수록 내 생활방식이 보이는 책이었다. 내가 내 몸을 내 몸에 흐르는 호르몬에 대해 몰라서 대체를 못하고 병들어 가는 몸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르몬에 관련된 책을 처음 읽는 사람이라면, 놀라운 사실들을 끊임없이 만날 것이고 원래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가장 최근에 발견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된다는 만족감이 있을 책이다.
  • 2025-06-24 문자영
    선악의 기원
    0 0
    5.0
    도덕은 배워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본능에 가까운 감각일까. 이 오래된 물음을 폴 블룸은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다. 『선악의 기원』은 생후 몇 개월밖에 안 된 아기들을 통해 인간 도덕성의 뿌리를 들여다보는 책이다. 도덕이 오롯이 사회적 학습의 산물이라는 가설에 도전하면서도, 그는 단순한 생물학적 결정론에는 머물지 않는다. 책 초반부에 소개되는 인형 실험은 가장 인상 깊었다. 언덕을 오르려는 인형을 도와주는 존재와 방해하는 존재를 보여준 뒤, 아기들에게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를 물었다. 결과는 명확했다. 아기들은 도와주는 인형을 일관되게 선택했다. 그들은 타인의 의도를 구분하고, 선한 행동에 더 끌린다. 이는 인간이 최소한의 도덕 틀을 갖추고 태어난다는 강력한 증거다. 이런 실험을 접하며, 처음 본 사람의 따뜻한 말투나 작은 배려에 끌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유를 설명하긴 어려웠지만, 그런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인식했던 경험은 꽤 자연스러웠다. 반면, 도덕 감각이 언제나 보편적이고 이타적인 것은 아니다. 책은 아기들이 같은 언어를 쓰는 인형을 더 신뢰하고,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인형이 괴롭힘을 당할 때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는 실험 결과를 제시한다. 낯선 것에 대한 경계심, 나와 닮은 존재에 대한 호감을 우리는 매우 이른 시기부터 드러낸다. 예컨대, 친한 친구의 실수에는 관대하지만 모르는 사람의 같은 행동엔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도덕이 감정과 연결되어 작동한다는 사실을 이보다 더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드물 것이다. 벌과 복수에 대한 인간의 감정 역시 흥미로운 분석 대상이었다. 유아들은 규칙을 어긴 존재가 처벌받는 장면을 본 뒤 만족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정의가 실현되었다는 기쁨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타인을 통제하고 싶은 욕구일 수도 있다. 가령, 누군가 나를 부당하게 대했다고 느꼈을 때 그가 다른 사람에게 비난받는 걸 보며 묘한 위안을 느끼는 감정이 떠오른다. 도덕은 정의를 바탕으로 하지만, 그 과정에 깃든 감정은 때로 어둡고 복잡하다. 블룸은 도덕을 감정만으로 설명하는 시각에 비판적이다. 그는 공감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때때로 도덕적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아이에게 연민을 느끼며 돕지만, 수천 명의 고통엔 무감각해진다”는 구절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감정은 특정한 얼굴, 구체적인 이야기에 반응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성은 더 넓은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친구가 겪는 고통에 즉각 반응하면서도, 뉴스 속 타인의 비극에는 무뎌지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감정은 행동을 유도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공정하거나 일관된 판단을 담보할 수 없다. 마지막 장에서 블룸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선을 알 수 있도록 태어났지만, 선하게 살기 위해선 배워야 한다.” 이 문장은 책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인간은 도덕의 기본 요소를 지닌 채 세상에 나오지만, 그것이 성숙한 윤리로 발전하려면 학습과 반성이 필요하다. 친절, 공감, 정의감은 자라면서 방향을 잃기도 하고, 필요할 때 발현되지 않기도 한다. 『선악의 기원』은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면서도, 그 믿음이 무조건적이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도덕성은 타고난 감각과 스스로 다듬은 선택 사이에서 매일 새롭게 형성된다. 그것이야말로 인간답다는 것의 의미일지도 모른다.
  • 2025-06-24 박선호
    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0 0
    5.0
    법의학자의 시선으로 기록된 이 책은 수많은 죽음의 현장을 거쳐 온 저자가 마주한 사람들의 마지막 순간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사건 현장에서 수습되는 시신,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들의 흔적, 아무도 찾지 않는 고독사까지, 그가 마주한 죽음은 단순한 데이터나 통계가 아니라 분명한 ‘삶의 이야기’였다. 저자는 의학적 소견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죽음이라는 결과 너머에 존재하는 인간의 고통과 흔적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고독사한 노인의 방에서 발견된 낡은 일기장과 반쯤 비워진 약병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타인의 죽음이지만, 법의학자의 눈에는 외로움과 체념, 그리고 마지막 순간의 결심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또 다른 장에서는 어린아이를 잃은 부모가 시신 앞에서 오열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의학적으로는 ‘사인 규명’이 중요하지만, 그 이면에는 삶의 가장 뼈아픈 순간이 숨어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놓치지 않는다. 저자는 죽음 앞에서조차 무관심하거나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사회의 현실을 지적하기도 한다. 특히 고독사나 자살처럼 ‘예고된 죽음’에 대한 예방의식 부족, 사후 처리의 공공성 부족 등은 단지 개인의 비극을 넘어서 사회적 과제로 인식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각 장마다 소개되는 사례들은 때로는 충격적이고, 때로는 안타까우며, 무엇보다도 현실적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죽음을 슬프게만 그리지 않는다. 죽음이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관점에서, 저자는 삶의 태도와 방향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유족들의 태도, 생전 미처 전하지 못한 말들, 마지막을 준비하지 못한 이들의 후회는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죽음은 결국 모두에게 찾아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순간을 준비하고, 남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작별을 남기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책을 읽는 내내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도 한 인간의 삶을 향한 존중과 연민이 느껴졌다. 죽음을 통해 오히려 삶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저자의 시선은 직업적 전문성을 넘어선 인간적인 공감에서 비롯된 것처럼 느껴졌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마주하며 이해하려는 그 태도가 오히려 삶을 더 따뜻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이 책은 차분하게, 그러나 강렬하게 인간의 마지막을 이야기한다.
192 193 194 195 196 197 198 199 200 201 202
도서 대출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취소 확인
알림
내용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