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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6-24 박종석
    채식주의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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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식주의자'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부분은 다른 인물의 시점에서 영혜의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채식주의자 (영혜의 남편 시점) 영혜가 갑자기 채식주의자가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남편은 영혜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당황합니다. 영혜는 불고기를 손질하다 손을 베이고 칼날 조각을 씹게 되자 자신이 죽을 뻔했다며 격렬하게 반응합니다3. 남편은 이 문제를 영혜의 가족들에게 알려 해결하려 하지만, 상황은 악화됩니다. 몽고반점 (영혜의 형부 시점) 영혜의 형부는 비디오 아티스트로, '장서방'이라고 불립니다. 그는 영혜의 몸에 남아있는 몽고반점에 강한 흥미를 느끼고, 이를 소재로 예술 작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 과정에서 영혜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게 됩니다. 나무 불꽃 (영혜의 언니 인혜 시점) 마지막 부분은 영혜의 언니 인혜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영혜는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으며, 이제는 채식마저 거부하고 자신을 나무라고 여기며 물과 햇빛만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영혜는 평범한 삶을 살다가 갑자기 채식주의자가 되는 주인공입니다.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깊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녀의 변화는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영혜의 남편은 평범함을 추구하는 인물로, 아내의 급격한 변화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영혜의 자해 이후 그녀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며, 결국 이혼하게 됩니다. 영혜의 형부는 원래 고지식하고 강직한 성격이었으나, 영혜의 몽고반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180도 바뀐 모습을 보입니다2. 그의 행동은 관능적이고 원시적인 형태의 또 다른 폭력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영혜의 언니인 인혜는 인내와 책임감이 강한 인물입니다. 어린 나이에 홀로 상경하여 치열한 삶을 살았고, 돈벌이가 변변찮은 남편 대신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며 가정을 꾸려갑니다. 다른 가족들이 외면한 영혜를 끝까지 돌보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이 소설은 폭력, 인간성, 사회적 규범과 개인의 자유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특히 육식을 거부하는 영혜의 행동은 폭력에 대한 저항과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상징합니다. 또한 나무와 식물의 이미지는 영혜가 추구하는 순수함과 폭력 없는 존재 방식을 나타냅니다.영혜의 채식은 그녀가 겪어온 폭력과 억압의 상징이고, 현대사회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다양한 억압의 문제를 투영합니다.
  • 2025-06-24 김민주
    이기적유전자(40주년기념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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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진화 생물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책이다. 책의 핵심은 생물 개체나 종이 아니라 유전자가 진화의 단위라는 주장이다. 즉, 생물은 유전자가 자신을 복제하고 생존시키기 위한 ‘생존 기계’일 뿐이라는 도발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처음엔 제목부터가 다소 자극적이라 이기심을 미화하거나 인간 본성을 부정적으로만 해석하는 책일까 우려했지만, 곧 그런 오해는 사라졌다. 도킨스가 말하는 ‘이기적’이라는 표현은 도덕적인 의미가 아니라 생존과 복제의 관점에서 유전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생물학적 은유였다.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겉으로 보기엔 이타적인 행동들도 유전자의 이기심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동물들이 위험을 알리는 경고음을 내거나, 부모가 자식을 돌보는 행동, 심지어 무리 전체를 위한 희생조차도, 결국에는 유전자를 공유한 개체들의 생존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는 인간 사회에서의 도덕, 이타성, 협력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인간의 이타적인 본성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설명하면서, 단순한 감정이나 윤리를 넘어선 생물학적 기반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도킨스는 ‘밈(meme)’이라는 개념을 통해 문화의 전파를 유전자에 비유했다. 밈은 아이디어, 행동, 스타일 등 문화적 정보 단위로, 이것이 사람들 사이에서 복제되고 전파되며 경쟁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생물학에 머물지 않고, 언어, 종교, 예술 등 인류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밈 개념은 이후 수많은 학문과 인터넷 문화 분석에까지 영향을 미쳤으며, 현대인의 사고방식에도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이기적 유전자』는 과학서이면서도 철학적인 사유를 동반하게 하는 책이었다. 인간은 자신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은 우리의 존재조차 유전자의 생존 전략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다소 냉철하고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각이지만, 오히려 그 점이 인간 존재를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들었다. 인간의 감정과 관계, 사회 제도까지도 유전자의 관점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고의 지평이 넓어졌다. 책은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 많지만, 도킨스의 설명은 비교적 친절하고 예시가 풍부해서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중간중간 유머와 재치 있는 문장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단순히 유전자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진화적 전략, 인간 행동의 기원, 문화의 발달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우리는 그저 생각하고 느끼는 존재가 아니라,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선택되고 살아남은 유전자의 결과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동시에, 그런 유전자의 틀을 인식하고 그것을 초월할 수 있는 존재 역시 인간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인간성과 과학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게 한다. 『이기적 유전자』는 단순한 과학서가 아니라,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내는 고전이다.
  • 2025-06-24 갈경래
    생각의 도약 - 평범함을 뛰어넘는 초효율 사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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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힘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모든 걸 잃는다" 어릴 적부터 주입식 사고에 길들여지고 익숙해져 버린 나에게 창조적 사고란 매우 어렵고 난해한 분야처럼 느껴졌다. 책의 서두에서처럼 대학생들이 졸업논문의 주제를 정하지 못해서 고심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스스로 생각하는 '사고'하는 능력의 부족이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뜨끔하였다. 동양에서는 일방적인 수동적 학습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스스로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내기 힘든 글라이더형 사고에 갇혀있기 쉽다고 한다. 이러한 글라이더형 사고는 예전에는 많이 외우고 정해진 틀에 맞추는 것이 인정받았을지는 모르나, 현 시대에는 컴퓨터, 기계의 발달로 인해 점점 경쟁력을 잃고 기계에 질 수 밖에 없다. 스카트폰으로 모든 지식을 손쉽게 찾아낼 수 있는 현 시점에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닌, 새로운 발상이나 신선한 아이디어, 즉 생각의 도약을 거친 창의성이 얼마나 중요한 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사고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초효율 사고법에 대한 많은 내용과 방법들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창의적 사고의 최상의 환경인 '삼상'에 관란 내용이었다. [p.44] 영어 속담 중에는 '하룻밤 자고 생각하라'(Sleep on)는 말이 있다. 많은 사람이 아침에 떠오르는 생각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심상이라는 말이 있다. 옛날 중국에 구양수라는 사람이 글을 지을 때 좋은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세 곳으로, 마상, 침상, 측상을 말했는데, 이것이 바로 삼상이다. 즉, 말위(지금으로 말하면 통근 전철 안), 잠자리 안, 화장실 안에서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아침에 문뜩 아이디어가 생각나고, 고심하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발견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매우 신기한 경험이었는데 책을 통해 생각의 도약에 대한 비밀을 하나 알게 된 것 같아 매우 참신하고 유용한 정보였다. 렘수면이 시작되면, 복잡했던 생각들이 기억할 것과 잊어야 할 것으로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면서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바로 이 시간이 사고의 황금시간이기에 아침을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책과 목욕시간 역시 사고의 도약을 노릴 수 있는 중요한 시간임을 배울 수 있었다.
  • 2025-06-24 손종원
    나의 한국현대사 1959-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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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한국현대사』를 읽으며, 한 개인의 삶과 국가의 역사가 얼마나 깊이 맞닿아 있는지를 다시 느꼈다. 이 책은 1950년대 전쟁 이후부터 2010년대까지의 격동기를 저자 유시민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로 다가왔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IMF 외환위기였다. 당시 수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고,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책에 묘사된 그 시기의 혼란과 절망은 나와는 먼 과거의 이야기 같았지만, 문득 지금 내가 속한 조직인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그 시기를 지나며 맡게 된 역할을 떠올렸다. 캠코는 당시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면서, 공공자산관리의 중심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기능은 이후에도 점차 확대되어 국민행복기금, 새출발기금 등 현재진행형이다. 지금 우리가 수행하는 자산 매입, 회수, 공공기능 강화 같은 업무들도 결국 그때의 경험과 제도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아마 나의 한국현대사 2040에는 코로나 위기와 계엄사태 등도 같이 언급되는 날이 올 것이다. 물론 그것을 평가하는 것은 후세가 되겠지만. 그런 의미에서도 역사를 아는 것은 과거를 기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재의 역할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도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책을 덮을 때즈음, 내가 회사에서 매일 보고 쓰는 숫자와 용어들이 결국 사람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더욱 실감났다. 과거를 돌아보는 이번 독서는 나의 오늘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현대사에 대해 좀더 깊은 이해를 가져올 수 있는 책을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가끔 우리나라의 현대사의 굴곡짐으로 인해 우리 문화에 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러한 풍파 속에도 우리만의 긍정적인 가치를 지쳐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만 하는 가치가 아닐까 싶다.
  • 2025-06-24 이찬용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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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귀자의 장편소설 『모순』은 평범한 20대 여성 안진진의 시선을 통해 인생의 아이러니와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차분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소설의 제목처럼, 우리의 삶은 늘 모순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사랑하면서 미워하고, 행복을 추구하면서 상처받고, 진실을 원하면서도 거짓을 말한다. 『모순』은 이런 복잡한 감정의 얽힘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주인공 안진진은 겉으로 보면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그녀의 가족사는 평탄하지 않다. 어머니의 죽음, 아버지의 부재, 이복동생과의 애매한 관계 등은 진진이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 큰 영향을 준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극적인 사건보다는 주인공의 내면에 집중하면서, 우리 모두가 겪는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일상 속 감정의 소용돌이를 섬세하게 다룬다. 진진은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랑, 배신, 이해, 용서 같은 복잡한 감정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주인공이 점차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 비밀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이복동생 ‘성민’과의 어색한 관계는 진진이 ‘가족’이라는 개념을 다시 정의하도록 만든다. 또한 어머니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이전에는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감정들과 마주하게 된다. 부모의 삶을 이해하는 순간, 진진은 자신이 겪는 고통이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님을, 누구나 각자의 ‘모순’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양귀자는 이 작품에서 감정의 과잉 없이 담백한 문체로 주인공의 삶을 담담히 그려낸다. 그 덕분에 독자는 감정의 과잉에 빠지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다. 특히 ‘모순’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과 삶의 역설을 보여주는 방식이 탁월하다. 사랑과 미움, 희망과 절망, 이해와 오해가 공존하는 이 소설은 우리 모두의 삶을 반영하고 있다. 『모순』은 성장소설이자 가족소설이며 동시에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다. 진진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내가 외면했던 진실, 받아들이지 못했던 모순들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단순한 소설 그 이상이다. 치유와 성찰, 그리고 삶을 껴안는 용기를 주는 따뜻한 이야기였다.
  • 2025-06-24 권수현
    채식주의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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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한 여성이 채식주의자가 되면서 겪는 심리적, 사회적, 가족 간의 갈등을 다룬 소설이다. 주인공 영혜는 어느 날 반복적으로 꾸는 악몽을 계기로 고기를 끊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그녀의 선택은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가족과 사회는 이를 병리적인 이상 행동으로 간주한다. 이 작품은 영혜가 채식주의자가 된 이유와 그로 인해 드러나는 인간 내면의 억압, 폭력, 소외를 섬세하고도 날카롭게 그려낸다. 채식주의자는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시점이 다르다. 첫 번째 장은 남편의 시점으로, 영혜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단순히 ‘이상한 아내’로 규정짓는다. 두 번째 장은 형부의 시점으로, 영혜를 예술적 욕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점점 파괴적인 방향으로 치닫는다. 세 번째 장은 언니 인혜의 시점으로,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벌어지는 무관심과 상처, 그리고 끝내 정신적으로 무너져내리는 영혜의 모습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목격한다. 이 시점 변화는 독자가 영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들며, 그녀의 침묵 속에서 말하지 못한 고통과 저항을 더욱 깊이 느끼게 한다. 이 소설이 인상적인 이유는, 영혜가 채식을 선택한 것이 단순한 도덕적 실천이나 건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 즉 인간의 폭력성과 억압된 욕망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몸의 저항이라는 점이다. 영혜는 점점 식물처럼 살고 싶어하며, 결국 자신이 나무가 되었다고 믿는다. 그녀의 이러한 변화는 비정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를 둘러싼 인물들이 보여주는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이 더욱 섬뜩하게 느껴진다. 영혜는 자신의 몸과 정신을 통제할 마지막 수단으로서 ‘먹지 않음’을 선택한 것이다. 한강은 문장을 통해 고통스러울 정도로 정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녀의 글은 무겁지만 시적이고, 침묵이 긴 여운을 남긴다. 특히 식물과 인간, 육체와 정신, 자유와 억압을 넘나드는 상징들은 독자에게 깊은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채식주의자는 단지 한 여성의 파멸기를 그린 것이 아니라, 사회가 강요하는 정상과 규범 속에서 얼마나 많은 개인이 억눌려 살아가는지를 통찰하게 한다. 영혜는 끝내 자유를 얻었을까, 아니면 세상의 폭력 앞에서 사라진 존재가 되었을까. 이 질문은 독자 각자에게 다르게 남을 것이다. 한강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외로움, 몸과 정신의 경계, 그리고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사회의 잔혹함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채식주의자는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내가 누구이며, 나는 타인의 고통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지 묻게 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무겁지만 반드시 읽어야 할 현대문학의 중요한 작품이라 느껴진다.
  • 2025-06-24 이혜리
    스토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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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드라마틱한 삶’의 반대편에 있는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평범한 삶을 살아낸 한 남자의 조용한 생애를 따라가며, 독자로 하여금 삶의 본질적인 의미를 되묻게 만든다.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는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우연히 접한 문학을 통해 삶의 방향을 바꾼다. 그는 농학도에서 문학도로 진로를 전환하고, 교수가 되어 대학에 남는다. 그 후의 인생은 마치 잔잔한 강물처럼 조용히 흘러간다. 겉보기엔 별다른 성취도 없고, 대인관계도 원만하지 않으며, 가정생활은 불행에 가깝다. 그러나 그 안에는 그 누구보다도 단단한 인생 철학과 태도가 자리하고 있다. 스토너는 불행한 결혼생활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학문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동료와의 갈등도 감내한다. 그는 외롭고 고립되어 있지만, 내면에는 문학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 가득하다. 그 사랑은 그를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며, 세상의 무관심과 고통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침반 같은 존재다. 그는 명예나 부를 좇지 않고, 조용하지만 성실한 삶을 선택한다. 그런 삶은 요란하지 않지만,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우리는 종종 눈에 보이는 성과나 인정을 통해 삶의 가치를 판단하지만, 스토너의 삶은 그러한 기준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깊이를 지닌다. 작가 존 윌리엄스는 스토너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묻는다. ‘성공적인 삶’이라는 사회적 잣대가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를 따라 조용히 살아내는 삶. 그리고 그런 삶의 존엄성과 아름다움을 담백한 문체로 그려낸다. 특히 감정을 과도하게 묘사하지 않고, 독자가 스스로 인물의 감정을 짐작하게 만드는 점이 이 소설의 큰 매력이다. 문장은 절제되어 있지만 정교하고, 대화는 짧지만 의미가 깊다. 소설을 읽는 동안 마치 한 인간의 내면을 조용히 들여다보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 자신도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무엇을 위해 살고 있으며, 어떤 가치를 따라 행동하고 있는지 고민하게 됐다. 외적인 성취보다 내적인 진실을 따르는 삶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그리고 그런 삶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스토너는 비록 외롭고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지만, 그가 선택한 길은 결코 실패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끝까지 자신의 삶을 배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진정한 승자였다. 『스토너』는 삶의 본질을 마주하게 해주는 조용한 거울 같은 책이다. 요란하지 않고, 특별하지 않으며,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그 안에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깊은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한 줄기 희망이 녹아 있다. 이 책은 성공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는 우리에게 ‘조용히 살아가는 삶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 메시지는 요즘처럼 빠르고 소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더욱 빛난다.
  • 2025-06-24 탁우헌
    데이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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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데이터의 역사에 대한 책이라기 보다는 통계의 역사에 대한 책이다.기술통계 부터 추론 통계, 가설 검증, 빅데이터 등 통계의 역사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통계가 정치와 권력에 어떻게 이용당하여 왔는지도 함께 밝히고 있다. 데이터와 같은 숫자는 기득권이 의도를 숨긴채 민중을 호도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질 때가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흑인 직원을 위해 보험가입을 하지 않으려고 푸르덴셜 보험사에 조작된 통계 결과를 요구한 사례이다. 통계가 백인들이 흑인들을 채용하지 않으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 것이다. 또한, 찰스 다윈의 사촌이 만든 평균인간이라는 기술통계학이 인종차별을 위하여 어떻게 악용되었는지도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당위적으로는 데이터와 통계는 인류의 발전을 위한 도구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도구를 자신의 이익 추구를 위해 이용한 자들은 항상 있어 왔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인류 역사가 그러했듯이 선과 악의 끝없는 투쟁이다. 앞으로 데이터의 집중화가 심화되고 빅데이터를 독점하는 기관이나 정부가 나온다면 우리는 그들로 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얼마전 미국의 팔란티어가 국민들의 데이터를 통합해서 관리할 수도 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현대판 빅브라더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나는 역사 책을 즐겨 보는 편이다. 경제사, 미술사, 유럽사 등 분야별로도 찾아 읽는다. 평소 통계의 역사에 대한 책은 왜 없을까 궁금해하던 터에 이 책을 발견하고 엄청난 기대를 품었었다. 통계 역사에 대한 나의 궁금증을 풀어 주는데 도움이 되었다. 기술통계학, 추론통계학, 빅데이터가 최초로 만든 사람의 의도와 함께 역사의 흐름을 따라 펼쳐 졌다. 다만, 아쉬운 점은 번역에 있다. 번역이 아니라 해석을 해서 그런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나는 이런 책을 읽을 때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이런 책은 계속해서 끝까지 읽어야 할지, 차라리 원서를 찾아 읽는 것이 나을지 나를 계속 갈등하게 만든다. 아니면 내가 번역을 새로 할까? 독자들에 대한 배려가 더 필요한 부분이다.
191 192 193 194 195 196 197 198 199 200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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