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경하는 50대의 소설가로, 오랜 친구인 인선의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제주를 방문한다. 인선은 어린 시절부터 제주 4·3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인물로, 이 비극을 평생 지고 살아온 어머니와 함께 살며 침묵 속에서 그 상처를 품어 왔다.
인선의 어머니가 혼수상태에 빠진 동안, 경하는 인선과 함께 과거의 조각들을 되짚으며 사라진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글로 옮기려 한다. 그녀는 인선 어머니의 기억, 4·3 사건 당시의 증언, 그 사건으로 사라진 사람들의 흔적을 통해,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대신 기록하려고 했다.
소설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픽션으로, 주인공들이 "기억되지 못한 사람들"을 잊지 않기 위한 여정을 따라 가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의 고통, 침묵의 역사, 그리고 글쓰기의 윤리와 책임이라는 주제가 깊이 있게 다뤄진다.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깊이 있는 서사와 기억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역사적 비극을 개인의 기억과 상처를 통해 되짚으며, 잊히지 말아야 할 고통과 인간의 존엄을 조명하고 있다.
<감상문>
한강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말해지지 못한 고통을 끌어올리는 슬픔과 애도의 기록인것 같다. 한강은 특유의 섬세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제주 4·3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한 사람, 한 가족, 한 생애의 이야기를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나는 역사란 단순이 4.3 이라는 숫자 이상이며 얼굴과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다시금 절실하게 느꼈다.
소설의 중심에 있는 인선과 그녀의 어머니는 말없이 살아남은 이들의 상징이다. 특히 말하지 않고도 모든 걸 전달하는 인선 어머니의 침묵은 오히려 더 강렬한 목소리처럼 다가왔다. 그 고요 속에 담긴 상처와 분노, 슬픔을 경하라는 인물을 통해 나에게도 하나의 증언자가 되는 경험을 하게 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작가는 피해자의 고통을 자극적으로 묘사하지 않으면서도 그 존엄과 진실을 끝까지 지켜내려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눈물짓게 만들지만, 동시에 차분하게 기억의 윤리에 대해 묻는다. 내가 과연 어떤 것을 기억하고, 어떤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