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기자와 대학교수로서 현대사 분야 연구에 집중하여 해방 이후 한국의 현대사에 대해 많은 책을 쓰셔서 대중들에게 알린 분이다.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라는 시리즈물은 20권까지 나와 있을 정도로 방대한 책이 있는데, 이번에 읽었던 책은 그 내용을 한 권으로 압축하고 사진과 그림이 곁들여져서 조금더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일제 시대 이후 광복과 분단으로 시작된 한국의 현대사는 아직 100년이 채 되지 않았고 나 스스로도 그 일부를 함께 경험하며 살아온 역사이다. 가장 최근에는 2024년말 계엄령 선포와 이에 대한 대통령 탄핵 및 선거를 통한 새로운 대통령 선출과 같은 새로운 역사도 있었다.
계엄령이라는 것이 글로만 보던 과거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최근에 직접 겪게 되니 과거 그 시대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이 생기게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일제 시대의 수난을 겪고 광복 이후에도 남과 북이 분단되고 한국전쟁까지 겪으면서 폐허가 된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여 불과 100년도 안 된 기간에 경제적으로나 사회 정치적으로 성숙한 단계까지 발전했다. 과거 조선시대부터 그랬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부딪히면서 우리나라 내부적으로 많은 충돌이 있어왔다. 광복 이후 독립 국가로서 재건하는 과정에서도 물론 미국과 소련의 개입의 영향도 있지만 우리나라 내부적으로도 많은 의견 대립과 분열이 있어서 하나의 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분단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의견 대립과 부패 등 사회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조금 더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국가적으로 힘을 모아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같은 국가 주도의 계획 경제가 효과가 있다는 사람도 많다. 우리나라도 군부 쿠데타와 독재 및 유신 체제 등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암울한 시기가 오랫동안 이어져왔고 그에 대한 평가는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은 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유신 체제가 경제를 발전시켰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하면서 중공업 과잉 투자로 몰락한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는 아프리카와 같이 제국주의 지배가 끝나고 독립을 한 이후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경제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가난과 내분에 시달리는 사례를 보면 어느 정도는 강력한 리더십에 의해 경제와 사회 제도 및 인프라 등을 일정 정도의 반열로 올려놓을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다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희생한 점을 고려한다면 그런 사회적인 분열을 최소화하고 조금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국가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어느 시대에나 각 개인은 시대적인 사명감이나 국가적인 애국심만으로 행동할 수는 없고 본인이 처한 상황에서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국민들의 이기심, 다른 말로는 본인의 행복 추구 움직임이 국가 전체적으로 각자 다른 목소리로 나타나서 사회가 분열된다면 세계적인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가 힘들 것이다. 그런 면에서 분단 이후에 하나의 세력으로 합쳐서 독립을 이루지 못한 것은 너무도 아쉬운 일이다.
그런 시행착오와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 위에 현대 한국이 이만큼 발전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그냥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시간과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많은 문제들, 예를 들면 집값 상승, 저출산, 빈부 격차 등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향후 50년, 100년 후에 우리 후손들이 안타까워하지 않도록 모두가 의견을 모아서 더 현명하게 대처하고 해결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