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9
김경도
이순신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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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바다를 읽고
“이순신 역사서는 이 책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 자부합니다.” 작가의 대단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자신감은 진짜였다. 정말로 오랜만에 하루에 다 읽은 책이다. 약 400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이지만, 책을 펼치니, 덮을 수 없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너무나 재밌기 때문이다.
중국에 삼국지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순신이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스토리로 독자들을 몰입시킨다. 하지만, 그 스토리가 허구가 아닌 사실이라는 점이 더 놀랍다. 이미 이순신을 소재로 한 드라마, 영화 등이 많이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이순신 생의 전체를 다룬 책도 없었고, 이렇게 흥미롭게 서술한 책도 없었다. 정말로 이순신 역사서는 이 책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남해 지역을 여행하다보면, 어딜 가도 이순신 유적지가 있다. 여수, 거제, 통영, 사천 등 사실 남해 지역 어딜가도 이순신 유적이 있다보니, 흥미롭지도 않고, 그냥 그저그런 유적지였다. 하지만, 그 때 보았던 유적지들은 모두 왜적을 대항하여, 이순신이 정박을 하고, 전투를 한 역사적인 곳이었다. 또한 남해안 여러 지역에서 볼수 있는 “왜성”이 일본이 이순신을 방어하기 위해 임진왜란 때 지은 성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지금은 매우 반성한다. 왜 조금 더 관심을 갖지 않았을까? 중국의 삼국지 유적들은 수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이순신 유적들은 그렇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 역사 교육이 이렇게 중요하다.
책이 또 흥미로운 점은 삼국지처럼 다양한 인물이 나온다는 점이다. 특히 원균에 대한 작가의 서술이 흥미롭다. 나라와 대의를 위해 충성한 이순신과 적의 수급을 모으는 것에만 집착하는 원균. 그리고 오로지 적의 수급으로 논공행상의 기준을 삼는 까막눈의 중앙 조정. 원균의 박쥐 같은 행위에 이순신을 역적으로 몰아가는 실제 역사를 살펴보면, 지금 현실과도 그리고 회사생활과도 전혀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정말로 회사를 위해서, 가맹점을 일하는 사람은 인정받기 쉽지 않다. 가맹점이 어떻게 되는지 상관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실적과 평가기준에만 맞취 일하는 사람들이 적의 수급만 모으던 원균과 뭐가 다를까? 중앙 조정이 원균을 높게 평가했듯이, 회사에서 눈에 보이는 실적을 내는 사람을 높게 평가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직접 지내보지 않고 그 사람을 평가할 방법은 실적과 주변사람들의 이야기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때 당시의 조선의 조정을 비판할 수 없다. 하지만, 그때 당시 왕이 선조가 아닌 세종이나 정조였으면 어땠을까? 선조가 우직하게 흔들리지 않고, 넓은 혜안이 있었다면, 아마 이순신이 백의종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130여척의 판옥선과 수만의 조선 수군이 몰살당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임진왜란이 좀 더 빨리 끝날 수도 있었다. 아니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왜적을 물리친 전쟁의 영웅을 상을 주지 못할망정, 본인의 자리를 탐내는 역적으로 모는 왕에게 무엇을 바라겠는가? 책을 통해 리더의 중요성도 느낄 수 있었다. 리더는 흔들림 없이 우직해야 되며, 누가 뭐라 해도 진리를 볼 수 있는 넓은 혜안이 필요하다.
이 책은 최근 읽었던 어떠한 소설보다 흥미로웠다. 판타지가 아닌 실제 사실이라는 점이 더 놀랍고, 대한민국에 “이순신”이라는 훌륭한 영웅이 있었다는 점을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었으면 하며, 이 책을 읽고,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동상과 남해안의 이순신 유적지를 다시 볼 수 있는 눈을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