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소설을 잘 읽지 않는데, 이 책은 너무 술술 읽혀서 한번에 끝까지 다 읽었다. 제목은 "불편한" 편의점이지만, 읽다보면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하고 편안해지는 그런 소설이다.
정년퇴직 후 청파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염여사는, 어느날 서울역에서 잃어버린 지갑을 주워준 인연으로, 노숙자로 지내던 독고씨를 만나게 된다. 지갑을 훔치려던 다른 노숙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면서까지 지갑을 되찾아준 것에 보답하기 위해서 염여사는 매일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에 와서 도시락을 먹고 가라고 권하고, 그렇게 매일 편의점을 오가던 중 또다시 염여사를 도와주게 되면서 독고씨는 야간근무 직원으로서 편의점에 출근하게 된다.
그냥 "독고"라고 부르라 할 뿐, 자기 이름도 나이도 모르고 집은 어딘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독고씨를 염여사는 첫만남에서부터 경우바른 사람으로 평가하고, 자기를 도와주는 고마운 사람이 좀더 나은 생활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를 채용하고 돈을 벌어 자립하게끔 도와준다. 편의점 처분해서 사업자금을 보태달라는 아들이나, 아쉬울 때나 자신을 찾는 딸보다도 매일 같이 일하며 서로의 안위를 걱정해주는 편의점 직원들이 더 가족 같다고 느끼는 염여사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직원들의 생계 유지를 위해서라도 장사가 안되는 이 편의점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처음에는 말도 어눌하고 혼자서 일하기 힘들거 같아 보이던 독고씨는 의외로 빠르게 편의점 알바에 적응하면서 야간에 이 작은 골목길 편의점을 찾아오는 다양한 손님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을 조금씩 변화시킨다. 세상과 단절되어 서울역에 고립되어 있던 노숙자 독고씨는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잃었던 기억(좋은 기억은 아니었지만)을 되찾고, 과거를 반성하고 헤어진 가족들과 다시 만나기 위해 의료봉사를 떠나면서 편의점 사장님과 작별한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 만났을법한, 어느 동네에나 있을거 같은 다양한 인물들과 각자의 사연들을 따라가다 보면 살아가는데 중요한게 뭔지,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계속 생각하게 된다. 너무나 생생한 인물들과 사건들이, 서울역에서 숙명여대로 가는 어느 골목길에 정말로 이런 편의점이 있을것만 같은 생각이 들면서 웃음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