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7
이상원
거꾸로읽는세계사-전면개정
0
0
이 책은 초판이 1988년에, 가장 최근의 개정판이 2015년에 나왔다. 즉, 초판은 굉장히 오래전에 쓰였고, 최근판도 약 3년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유시민 작가가 초판을 쓰던 당시에 비하면 우리는 현재 책에 나온 작가의 역사 인식과 대부분 유사한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그 만큼 우리 사회의 역사 인식이 작가가 초판을 쓰던 그 당시와는 상당 부분 ‘거꾸로’ 자리 매김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총 11가지 큰 사건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징후를 드러낸 ‘드레퓌스 사건’과 최초의 세계대전의 시작의 시발점이 된 사라예보 사건, 뉴욕의 끔찍한 목요일(Black Thursday) 이후 열 달 동안 주가가 폭락하며 세계적인 불황으로 다가온 대공황(Great Depression), 세계 2차 대전의 주인공 ‘히틀러’, 우리나라와도 관련이 있는 베트남 전쟁, 우리의 소원은 통일, 20세기의 폐막을 알린 ‘독일의 통일’과 ‘소련 해체’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다룬다. 물론 큰 11가지 사건 안에는 작은 수십 가지의 사건들이 포함되어 있기에 크고 작은 수백 가지 사건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궁금했던 사건은 바로 ‘히틀러’ 사건이었다. 히틀러는 세계를 전쟁의 불바다로 만들고, 6천만 명이 넘는 군인과 민간인의 목숨을 앗아간 세계2차 대전의 원흉이다. 예술, 문학 책에도 종종 등장하는 히틀러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미술에 관심이 많은 ‘무명 화가’ 출신이다. 그 이후 ‘독일제국’ 군대에 들어간 히틀러는 용감하게 전투에 뛰어들며 인정을 받기 시작한다. 그 후 군부에서 히틀러 상등병을 ‘독일노동자당’에 파견하며 정치 생활이 시작된다. 히틀러는 뛰어난 연설 솜씨로 빠르게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한다.
히틀러가 빠르게 정치적 영향력을 키운 데에는 몇 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 번째는 교도소에서 작성한 선언문 ‘나의 투쟁’이 천만 권이 넘게 팔렸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나치당의 선전 책임자가 된 요제프 괴벨스가 미디어를 조작해 ‘히틀러 신화’를 창조했다는 점이다. 또한 공산주의혁명이 임박했다면서 공포 마케팅을 펼치며 나치당을 압도적인 제 1당으로 만들어 놓는다. 아이러니하게도 히틀러는 대중을 속이지 않았다. 연설과 책에서 자신의 사상과 목표와 방법을 명확하게 밝혔으나, 독일 국민은 알면서도 그것을 지지한 것이다.
그렇게 총통이 된 히틀러는 경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둠으로써 지지기반을 다졌다. 미국의 뉴딜정택과 같이 정부의 재정지출과 공공투자를 확대해 총수요를 높이고 고용을 창출했다. 1932년 기준을 100으로 할 때, 1937년은 재정지출 224.4, 국민소득 163.3, 취업자 수는 146.0으로 증가했다. 600만 명이 넘던 실업자가 거의 다 없어졌다. 히틀러가 독일에서 대공황을 없앤 것이다. 세계 1차 대전 이후, 많은 빚과 대공황으로 힘들어하던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면 위와 같이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학창시절 역사가 싫었던 이유는 연도 별로 ‘암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은 1592년, 병자호란은 1636년, 신미양요는 1871년 등 학창시절에 끝없이 외우기만 했던 기억이 아직도 잊히질 않는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나 실제 분위기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왜 이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는지, 왜 이 인물이 그 당시 그런 판단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본 사건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역사에 대해, 20세기 세계사에 관심이 있다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객관적인 사서가 아닌, 개인의 해석이 들어간 책이기에 독자의 정치적 성향 등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나와 관점이 같으면 같은대로, 다르면 다른대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