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30
손영진
지구의 짧은 역사(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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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구를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우리 행성을 여기까지 오게 한 기나긴 역사 속으로 독자를 이끄는 초대장이자 46억 년에 걸쳐 이루어진 지구가 인간 활동을 통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인식하라는 메시지를 부담스럽지 않게 보내고 있다
우리 행성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철, 규소, 산소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우리 몸을 이루는 탄소, 질소, 인 같은 원소들은? 이런 원소들은 모두 더 별에서 기원했다. 큰 별의 고온과 고압 속에서 가벼운 원소들은 융합하여 탄소, 산소, 규소, 칼슘이 되었고 철보다 무거운, 금, 우라늄 같은 원소들은 초신성 폭발로 생겼다. 우리를 구성하는 빌딩블럭은 모두 별에서 온 것이다.
지구에서는 일찌감치 판구조가 자리를 잡음으로써, 지표면을 조각하고 뒤에서 말할 지표면 환경을 유지하는 물리적 과정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구는 일반적인 행성 차원을 넘어 대양과 대기, 산맥, 화산을 갖춘 생명을 지탱할 수 있는 행성이 되었다.
38억년 전 지구는 수소를 비롯한 기체들이 여기저기 널리 퍼져 있는, 마치 온천처럼 펄펄 끓는 세계였다. 바로 이 세계가 생명을 의 터전이었다. 생명은 불어나고 다양해지면서 지구를 세균, 조류가 가득 채웠다. 이 행성의 표면을 지금까지 계속 다듬고 또 다듬으면서 말이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에 든 산소가 생명 활동을 통해 나온다는 것이다. 지구 대기에 산소를 불어 넣을 수 있는 과정은 주로 산소를 생성하는 광합성다. 광합성은 물에서 전자를 추출하는데, 이때 부산물로 산소가 나온다. 지구 대산소화 사건(Great Oxygenation Event, GOE)은 을 일으킨 주인공은 바로 남세균이었다. 남세균은 산소성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세균이다. 이 점을 생각하면, 가능성 있는 단순한 해답이 저절로 떠오르게 된다. 남세균이 진화함으로써 GOE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선캄브리아기인 에디아카라기에 대규모로 산맥이 형성되면서, 바다로 흘러드는 영양소가 더 늘어났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 지금의 바다에서도 남세균은 영양소가 적은 곳에서 플랑크톤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영양소 농도가 더 높은 곳에서는 진핵생물인 조류가 주류를 차지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오늘날 주변에서 보는 양상은 에디아카라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시사한다. 영양소가 더 많아짐에 따라서, 조류가 다양하게 분화하면서 광합성을 더 많이 했을 것이다. 광합성이 늘어나고, 먹이와 산소가 더 많아짐에 따라서, 생명이 시작된 지 30억여 년이 지난 뒤에 세계는 크고 활발한 동물을 지탱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일 흙도 물리적 과정과 생물학적 과정의 상호작용의 산물이다. 화학적 풍화 뿐 아니라, 뿌리와 균류, 묻힌 식물 잔해와 지렁이도 흙의 형성에 많은 역할을 한다. 사실 흙 형성에 기여하는 주된 물리적 과정과 화학적 풍화도 지표면 속으로 뚫고 들어가면서 유기산을 분비하는 뿌리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육상 생태계가 발달할 때, 기름진 토양도 함께 발달했다
동물의 다양성은 캄브리아기와 오르도비스기에 늘어났지만, 오르도비스기 말에 급감했다. 그 뒤에 다시 늘어났다가 데본기 말에 다시금 급감했고, 이 주기를 세 번 더 되풀이했다. 백악기 말의 대멸종도 그중 하나였다. 지구의 생물상은 지난 5억 년 동안 총 5차례 대멸종을 겪었고, 그보다 덜한 멸종 사건도 6번 일어났다.
우리는 40억 년에 걸친 물리적 및 생물학적 유산 위에 서 있다. 우리는 삼엽충이 고대 해저를 기어 다녔던 곳, 공룡이 은행나무가 빽빽했던 언덕을 쿵쿵거리며 다녔던 곳, 매머드가 얼어붙은 평원을 돌아다녔던 곳을 걷고 있다. 예전에는 그들의 세계였지만, 지금은 우리의 세계다. 물론 우리와 공룡의 차이는 우리가 과거를 이해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물려받은 세계는 우리의 것임과 동시에 우리의 책임져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음에 어떻게 될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