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4
고새하
책은 도끼다(10th 리미티드 블랙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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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인문학으로 광고를 만드는 사람이다. 그 중심에는 책이 자리한다. 온몸이 촉수인 사람이 되고자 노력 중이라는 저자가 2011년 2월부터 6월까지 '경기창조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3주마다 한 번씩 강독회를 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자신만의 독법을 소개하면서 '책은 도끼다'가 도끼인 줄을 증명한다. 이 책에 큰 감동을 느끼면서도 그다지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쩌면 그래서 더 이번 책 읽기가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총 7강 중 1강은 이철수의 판화집 세 권('산벚나무, 꽃피었는데', '마른풀의 노래', '이렇게 좋은 날')과 최인훈의 '광장/구운몽', 이오덕이 엮은 '나도 쓸모 있을걸'의 독법이다. 이철수의 놀라운 삶의 통찰과 더불어 시처럼 쓴 최인훈을 만나고, 아이들은 우리의 스승임을 알려주는 아이들의 시를 감상한다. 창의적이 되면 삶은 풍요로워진다. 감상의 폭은 훈련한 만큼 보이고 느낄 수 있는데, 책이 도와준다.
2강은 김훈의 작품을 들여다본다. '자전거 여행', '자전거 여행 2',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 김훈 世論', '개 -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화장'(단편), '바다의 기별'에 나타나는 김훈의 글은 예술 그 자체다. 구어가 곧 문어이며, 사실적인 글쓰기에 형용사나 부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그다. 밀도의 엄청난 힘은 미치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글의 수준을 보여준다.
3강은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통찰이다. '불안', '우리는 사랑일까', '동물원에 가기',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와 더불어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나온다. 사랑은 관점을 모두 상대에게로 돌아서게 한다. 행복은 발견하는 것이다, 추구하거나 조건을 만족시키려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4강은 햇살의 철학인 지중해의 문학을 소개한다. 김화영의 '행복의 충격 - 지중해, 내 푸른 영혼', '바람을 담는 집', '시간의 파도로 지은 城 - 김화영의 예술기행'과 함께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와 '천상의 두 나라', 로버트 카플란의 '지중해 오디세이',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 장 그르니에의 '섬',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말테의 수기'가 등장한다.
5강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관한 내용이다. 사랑에 관한 철학적 담론을 담았고, 연민으로 시작한 숭고한 사랑 이야기다. 성과 사랑, 정치와 역사, 신학과 철학이 한 편의 소설에 녹아 있다. 쉽지는 않지만 얕고 피상적인 키치의 세계를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이 무엇인지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