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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15 최동철
    수선화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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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라는 연료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자와는 달라서 고갈되지 않습니다. 사랑이라는 연료는 계속 생산됩니다. 마치 봄의 계절이 돌아와 세계의 새순이 돋듯이 새순이 돋아 먼 세상으로 여러 방향으로 뻗어가듯이 사랑은 생겨나고 성장하면서 움직입니다. 정호승 시인이 "여행"이라는 시에서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랑하는 사람이 마음의 오지뿐이다" 라고 썼을 때 그리고 연이어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람의 마음의 선산뿐이다. 라고 썼을 때 사람의 마음이 지닌 지형을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꼴짜기, 사람의 마음이라는 외딴 곳, 사람의 마음이라는 높은 곳, 사람의 마음이라는 신성한 곳을 생각하게 됩니다. 정호승의 시편들은 우리에게 사랑의 여행자가 되라고 권합니다. 눈으로 덥혀 흰 이마가 빛나는 설산을 찾아가라고 말합니다. 사랑을 찾아 떠나서 아예 돌아올 생각조차 갖지 말라고 말합니다. 사랑의 여행자가 되어 창공에 먼지처럼 흩어져버리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찾아가는 곳은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 그 사람의 내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대 빈들에 비오는 사람 이 짧은 두행의 구절을 읽는 순간의 경험은 참으로 이상한 맛이었습니다. 물론 아무도 없는 텅 빈 들판이 눈에 먼저 보였습니다. 그리고 빗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텅 빈 들판에 비가 서 있습니다. 비는 들판의 저 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비는 들판의 저 끝까지 가고 있습니다. 비에게는 사랑의 거처가 지금 없습니다. 이 세상에 처음온 우리의 초상처럼 비는 서 있습니다. 우리는 처음에 그처럼 서 있었을 것입니다. 혹은 마지막에도 우리는 그처럼 서 있을 것입니다. 사랑은 탄생햇 머무러고 지속되며 성장합니다. 마치 달의 빛이 차로르듯이 반달이 보름달이 되듯이, 그러나 사랑은 어느 날 낙엽이 지고 화려함이 사라집니다. 마치 달의 빛이 이울듯이, 보름달이 반달이 되듯이 낮의 시간이 석양의 시간을 지나 밤의 시간으로 나가가듯이. 아무도 반달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반달이 보름달이 될 수 있겠는가 보름달이 반달이 되지 않는다면 사랑은 그 얼마나 오만할 것인가.
  • 2022-11-15 명지현
    지하로부터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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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로 난생처음 도스토예프스키를 접하게 되었다. 러시아 문학 거장 중에서도 톨스토이나 체홉은 학부 때 교양강의로나 다른 경로로 접할 일이 많아 여러 작품을 읽어보았는데,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처음 읽는다니 감회가 남달랐다. 사실 처음은 아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책을 구입한 건 몇 년 전인데, 계속 읽다가 실패해서 이제야 다시 집어들게 되었던 것이다. 총 세 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러시아 문학 특유의 많은 등장인물, 수많은 이름들에만 익숙해지면 너무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제야 도스토예프스키를 접하게 되다니 눈물이 날 정도였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후로 죄와 벌, 백치, 악령들 순으로 도스토예프스키읮 작품을 하나 하나 독파해나가기 시작했고, 그렇게 지하로부터의 수기도 읽게 된 것이다. 이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작가로서의 도스토예프스키와 그의 작품 세계관에 큰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다. 종종 최초의 실존주의 소설이라고도 불리운다. 실제로 실존주의자들이 도스토예프스키를 그들 인생의 최고의 작가로 뽑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이 책은 시작부터 매우 강렬하다. 책에 나오는 '지하인간'은, 어쩌면 자의식으로 똘똘 뭉친 거만하고 이상한 인물이다. 자신을 병든 인간이라고 치부하면서도, 그 어떤 인간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책을 읽다보면 도스토예프스키가 이 지하인간을 어떻게 그리는지 알 수 있다. 지하인간은, 인간 세상의 모든 것을 경멸하고, 그 때문에 스스로를 병든 인간으로 칭하면서 본인까지 경멸하는 것이다. 이 책의 2부는 '진눈깨비에 관하여'인데, 여기서는 지하인간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동창 모임에 초대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참석해서, 동창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한 일을 서술한다. 그 밖에, 매춘부 리자에게 표독스럽고도 인간모독에 가까운 말들을 늘어놓고는 혼자서 전전긍긍, 걱정했던 일을 이야기한다. 지하인간의 경험담과 감정을 고백의 형식으로 읽고 있노라면 아주 재미있고 흥미진진할 뿐만 아니라, 내 스스로의 가치관과 생각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 2022-11-15 빈철진
    표해록(오래된책방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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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부는 1454년 전라도 나주에서 태어났다. 1477년 진사가 되었고, 성균관에서 공부했다. 1482년에는 친시문과에 급제했고, 『동국통감』 편찬에 참여했다. 1486년 문과중시에 급제해 여러 관직을 거치다, 1487년 9월 추쇄경차관(도망간 노비를 찾아 체포하는 벼슬)으로 임명되어 제주로 갔다. 그러던 중 최부는 1488년 아버지의 부고를 전해 듣고, 43명을 이끌고 고향인 나주로 가는 뱃길에 오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풍랑을 만난 최부 일행의 배는 바다를 표류하게 된다. 약 보름 동안 표류한 일행은 천신만고 끝에 중국 절강성(저장성) 연해에 도착한다. 그 과정에서 최부 일행은 두 차례나 해적을 만나기도 하고, 육지에 오르고서는 왜구로 오인을 받는 등 고초를 겪는다. 하지만 이내 최부가 조선 관리임을 알게 된 현지인들에게 호송을 받으며, 명나라 수도인 북경으로 향한다. 운하와 육로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북경에 도착한 최부 일행은 북경에서 명나라 황제 효종을 알현했다. 이후 요동반도를 거쳐 약 6개월 만에 압록강을 건너 조선으로 돌아온다. 특히, 단 한 명의 희생이나 낙오 없이 전원이 돌아왔다. 이후 최부가 성종의 명에 따라 약 일주일간 청파역에 머물며 완성한 책이 바로 『표해록』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표해록』에는 15세기 중국의 기후·산천·도로·풍속·군사·교통·도시 풍경 등이 세세히 묘사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최부는 특히 운하와 수차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뿐 아니라, 중국을 지나면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 나눈 대화가 자세히 표현돼 있어서 당시 조선의 사대부들이 가진 중국에 대한 인식과 중국인들이 조선에 대해 갖고 있던 인식 차이를 엿볼 수 있었다. 최부는 『표해록』을 집필한 이후에야 부친상을 마칠 수 있었다. 게다가 곧이어 모친상까지 치르는 등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1492년 최부는 명나라로 가는 서장관에 임명되어, 다시 한 번 중국을 방문하게 된다. 당시 조선에서 명나라를 가장 잘 아는 관리로 인정받은 셈이다. 그러나 최부는 이때 중국 방문 기록은 남기지 않았으며, 이후 여러 벼슬을 거치다 1498년(연산군 4년) 무오사화 때 단천으로 유배되어 6년을 지내다 갑자사화가 일어난 1504년 참형을 당했다.
  • 2022-11-15 이윤준
    처음읽는음식의세계사[절판 주문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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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음식과 재료 속에는 인류의 역사가 담겨 있다. 케첩과 레몬을 곁들인 굴로 만든 오르되브르를 입에 넣는 순간에도 역사 속 여러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온수지에서 굴을 양식하던 장면이나 굴 요리용 오이스터 포크가 만들어진 이유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신대륙에서 온 토마토가 중국이 기원인 발효 소스 케첩과 만나게 되는 과정을 생각할 수도 있고, 인도 북동부가 원산지인 레몬이 유럽에 전해진 경로를 추측해 볼 수도 있다. 오늘날 식탁 위는 전 세계의 식자재가 활약하는 대극장이 되었다. 식탁 위에 올라오는 식재료와 요리는 제각각 맡은 연기를 하며 매일 세계사를 재연하고 있다. 각각의 식자재가 언제, 어떻게 모습을 드러냈는지를 알면 식탁이라는 무대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막은 곡물과 토기의 출현이다. 500만 년 전 동아프리카의 지구대에 모습을 드러낸 인류는 수렵과 채집에 의존하다가 약 1만 년 전에 농업과 목축을 시작했다. 딱딱한 곡물은 오랜 기간 보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식생활의 새로운 토대가 되었다. 그러나 곡물을 먹기 위해서는 낟알을 부드럽게 만들어야 했고 곡물을 삶는 도구인 토기가 발명되었다. 토기의 출현은 요리법에 있어 가히 혁명이라 부를 정도의 변화를 가져왔다. 2막은 대서양을 통한 음식의 교류이다. 15~16세기의 대항해 시대에 신대륙과 구대륙 사이에 식자재의 교환이 이루어지고 전 지구적인 규모로 생태계의 변화가 진행되어 인류의 식문화가 격변했다. 이 시기를 ‘콜럼버스의 교환’이라고도 부른다. 옥수수와 감자, 고구마, 토마토 등이 신대륙에서 구대륙으로 건너갔고, 신대륙은 유럽의 거대한 식량 창고가 되었다. 3막은 부패를 막는 기술의 등장이다. 18세기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도시화가 세계적 규모로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에 따라 도시의 주민들에게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큰 문제로 대두되었다. 교통 혁명과 더불어 부패 방지 기술의 개발, 식품 가공의 산업화에 박차를 가했다. 유럽의 도시에서는 미식을 추구하는 경향과 함께 레스토랑이 늘어났다. 4막은 차가운 식품의 지구 순환이다. 20세기 후반이 되자 하이테크 혁명을 배경으로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음식의 세계에서도 식품의 저온 처리 기술이 발달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콜드 체인이 형성되었고 유통 혁명이 일어나 식탁이 세계화의 장이 되었다. 식문화 전반에 걸쳐 패스트푸드화가 진행되어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1986년 이탈리아에서 슬로푸드 운동이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이 책은 위와 같은 네 번의 음식 혁명을 바탕으로 세계사적 측면에서 음식의 변화 양상을 살펴본다. 소금·식초·벌꿀 등 자연으로부터 얻은 조미료, 식탁 극장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쌀·밀·옥수수 등 곡물의 역사, 돼지·양·소·닭 등 고기에 대한 인간의 갈망을 담고 있는 육식 문화, 맛의 토대를 구축한 세계 4대 요리권의 식자재와 그 특징, 유라시아 대륙의 교류와 콜럼버스의 교환을 통해 변화된 식문화와 생태계, 산업화와 맞물려 진행된 음식의 세계화 등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 2022-11-15 신동숙
    코레아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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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학혁명으로 농민이 봉기를 일으키고, 임오군란과 청일전쟁의 발발 위협 속에 처한 조선의 위기. 그야말로 풍전등화이다. 왕자 이언은 실사구시의 인물이다.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단발을 단행하고 병과 똑같이 군사훈련에 참여했다. 그리고 왕실은 귀족 가문 여자와 결혼한다는 전통을 버리고 장학원 출신의 기녀 부용과 결혼하려 한다. 왕자가 기녀를 후첩이 아닌 정실로 결혼하려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왕자 이언의 선구자적이고 개혁적인 면모를 짐작할 수 있다. 왕자 이언의 정혼자인 부용은 영어, 일어, 독일어에 능통한 유능한 재원으로 말타기와 활쏘기에도 능숙했다. 중전 민 씨의 하명으로 많은 쌀을 군인들에게 공급하는 어려운 일도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을 만큼 당찬 신여성이다. 어느 날 일본은 조선 침략의 야욕을 드러내게 되고, 궁궐을 무차별 포격하여 왕과 왕비를 볼모로 삼았다. 그 궁궐 폭격에 저항하던 왕자 이언은 청일전쟁을 예감하고 평양으로 향했다. 평양을 향하다 일제에 의해 인천 제물포 유곽에 갇히게 되었다. 번번이 탈출에 실패하던 이언은 독일, 미국, 러시아 공관의 사람들을 불러 부용과 성대하게 결혼식을 치른 뒤 탈출할 계획을 세웠다. 결혼식은 각국 공사 사람들의 융숭한 환대 속에 성대하게 거행된다. 결혼 후 일본의 감시를 극적으로 따돌리고 왕자 이언은 평양으로 탈출한다. 그리고 몇 개월 뒤 평양 대전투에 참가한 이언은 치열한 교전 끝에 전사한다. 부용은 떠내려온 이언의 시체를 끌어안고 오열했다. 조선의 왕자 이언과 무녀 부용의 애절한 러브 스토리라는 말에 끌려서 신청하게 된 도서. 잔잔한 사랑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만행도 살짝 있고 조선의 역사도 살짝 있고 나라를 위해서 왕자라는 신분을 던져 버리고서라도 일본을 조선에서 몰아내기 위해 직접 전쟁에 참여한 왕자 이언. 또 왕자 이언을 사랑하고 그에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여자가 아닌 것처럼 용감하고 당당하게 왕자를 도우며 나라를 걱정하는 당찬 여자 부용. 어찌 그리도 예쁜 얼굴과 함께 마음도 예쁘고 당찬 기백을 가지고 있는지 저도 그 시대에 있었다면 부용에게 흠뻑 빠졌을 것이다. 또한 무녀인데도 어쩜 그리도 지혜로운지.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도 읽어서 인지 일본의 만행에 대한 부분에서는 속이 터지고, 더 화가 난다. 나쁜 놈들. 그리고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꼬집어 이야기 하면서 부용을 그리워하고 이언왕자를 기억하여 오스트리아 빈에서 [코레아의 신부]를 발레로 초연한 하인리히 레겔. 그는 진정 조선을 위하고 부용을 사랑한 외국인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는 동양에 대한 사소한호기심으로 형을 따라온 하인리히 레겔이었지만 일본의 만행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 애틋하고 멋진 사랑을 마주하게 된 그에게 조선은 오래동안 아주 애잔한 곳이 아닐까 싶다.
  • 2022-11-15 박종석
    불편한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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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영숙 여사는 70세인 정년퇴직한 교사이고 편의점을 하나 운영한다. 기차 안에서 지갑과 통장을 잃어버린 사실을 안 염 여사는 다행히 주운 사람이 휴대폰으로 알려주어 서울역에서 만난다. 주은 사람은 노숙자, 노숙자에게 염 여사는 4만 원을 건네지만 그는 받지 않는다. 편의점으로 염 여사는 그 사내를 데려간다. 오후 알바에게 사내가 오면 언제든 도시락을 주라고 염 여사는 부탁한다. 매일 제 시간이면 도시락을 먹고 가는 사내, 저녁 8시쯤 와서 꼭 폐기된 도시락만 먹는다. 도시락 폐기 시간에 맞추어 노숙자 사내를 만난 염 여사는 그가 알코올성 치매로 나이와 이름을 모르고 그저 '독고'라고 불러달라는 말만 듣는다. 염 여사는 술을 끊고 편의점 야간 일을 제안하니 독고 씨는 받아들인다. 오 여사에게는 집 나간 남편에 게임 중독에 빠진 30살 아들이 하나 있다. 44살인 경만은 매일 자정 전후에 5천 원으로 편의점에 가서 소주와 안주를 먹는 게 낙이다. 39살인 정인경은 자신의 나이 때문에 연극을 그만두게 했던 연극단 대표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대충 듣고는 계약을 하자고 한다. 염 여사의 아들인 40살 강민식은 명문 대학 지방 캠퍼스 출신으로, 간신히 졸업한 후 이른 성공과 더불어 무리하게 사업체를 키우다 망했고, 불운한 결혼 생활에 이어 이혼한 후에는 비트코인 투자 실패까지 경험했다. 후배의 사업에 어머니를 끌어들이려 한다. 과거 형사였다가 뇌물 수수로 잘린 곽 씨는 이혼하여 지금은 독거노인이기도 하다. 정 작가는 대본이 완성되어 대학로로 떠난다. 의료기기 세일즈맨이었던 경만에게는 영업에 도움이 되라고 자신의 의사 대학 동창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시현이 운영하는 '편편 채널'로 곽 씨가 포스 사용법을 배운다. 염 여사는 아들의 양조장 일이 사기였음을 확인한다. 오여사는 아들과의 관계를 회복했다 금주에 성공한 독고 씨는 아내와 딸이 있다는 것까지 기억이 난다. 아내와 딸에게 소통 불가인 자신의 무관심과 오만함을 깨닫고 이제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사람에 다가가는 방법을 터득한다. 코로나로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사용하다 자신의 직업이 생각났다. 의사였다. 경기 남부의 한 읍내 추모공원 곽 씨가 독고 씨에게 알려준 곳이다. 수술을 받다가 사망한 독고 씨의 환자의 유해가 있다.의료 사고를 아내에 털어놓은 후, 아내와 딸은 되레 큰소리치는 독고 씨를 떠나버린다. 독고 씨는 결국 술 중독에 죽어가고 있었다. 대구에 있다는 아내와 딸을 찾으러 서울역에 갔다가 독고 씨는 쓰러져 노숙자가 되었다. 대구로 코로나 봉사를 떠나는 독고 씨를 염 여사가 배웅한다.독고 씨는 아직 의사다. 독고 씨의 대구행에는 아내와 딸을 찾아 사죄하려는 목적도 있다. 기차에 오른 독고 씨의 빰에는 눈물이 흐른다. 강에 몸을 던져 죽으려 했던 다리를 기차를 건너는 독고 씨다.
  • 2022-11-14 이준엽
    빅테크 트렌드 CES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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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위 빅테크라고 불리는 미국의 기업들은 미국을 넘어 세계 모든곳을 잠식한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 구글, 아마존, 마소, 애플 우리에게도 이러한 기업들은 낯설지 않으며, 우리 삶에서 이들을 제외한다면 우리도 당장 불편함과 허전함에 빠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 되었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며 성장했다. 애플은 소유욕을, 구글은 지식에 대한 욕구 그리고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메타는 과시욕을 매개로 한다. 인간의 욕구는 고갈되지 않는 우물과 같다. 기존에 목표했던 욕구를 달성하더라도 더 큰 욕망과 욕구에 휘말리게 되며 끊임없이 달성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갈망하게 된다. 빅테크의 발전도 인간의 끊임없느 욕망과 같이 진화해왔다. 매년 새로운 모델이 나오고 지속적으로 가격이 증가해도 더 많이 팔리는 애플이 대표적 예이다. 과거 단순한 소통수단에 지나지 않았던 핸드폰은 애플이라는 빅테크 기업에 의해서 인간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갈망의 대상으로 변모했다. 국내의 삼성폰의 주 고객층이 갤럭시 핸드폰의 기능과 편리성에 집중하는 반면 애플을 소유하는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기능 더 나은 제품등은 구매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한다. 최근 유사한 디자인이 이어지고 혁신이 사라진 아이폰이지만 그 끝없는 매출의 성장은 이러한 것을 잘 나타낸다. 과시욕으로 대표되는 인스타그램도 인간의 연쇄적인 욕망의 굴레로 이끄는 대표 장본인이다. 인스타그램속에 개인은 자신의 가장 행복한 순간 즉 가장 남에게 보여지고 싶은 본인의 모습을 형상화 한다. 실제 자신의 모습과 달라도 상관없다 오히려 다를수록 더 가치를 부여한다. 한 개인의 과시는 또 다른이에게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이러한 욕구의 연쇄는 확장되고 세계로 퍼져나간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진정 바라는것 즉 취향에 대해서는 무더져 가고, 남들에게 보여지고 싶은 취향에 점점 민감해지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빅테크는 우리의 욕망을 재료로 끝없이 성장하고 있다. 점점 충족되는 욕구는 커지지만 그 속에 행복한 개인은 없다.
  • 2022-11-14 신문섭
    하쿠다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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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 규모 7,000만 원 상금에 빛나는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 작가 허태연의 신작 장편소설 『하쿠다 사진관』이 출간됐다. 작가의 전작보다 한층 더 새로워진 배경과 다채로워진 이야기들이 지친 일상에 따뜻한 위로를 선사하기 위해 독자들을 찾아간다. 대학을 갓 졸업한 뒤 서울의 한 작은 사진관에 취직해 일하던 스물다섯 연제비. 매일 같은 공간 안에서 출퇴근을 반복하다 우연히 발견한 광고판에서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을 목격한 주인공 제비는 그 자리에서 결심한다. 비행기를 타기로, 사회생활로 지친 자신의 청춘에 제주 여름을 선물하기로 말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지내던 원룸까지 처분한 제비는 무작정 제주로 떠난다. 여행의 마지막 날, 고운 모래밭 위에 펼쳐져 있는 코발트빛 바다를 바라보며 마지막 시간을 음미하던 제비는 별안간 둔탁한 무언가와 부딪힌다. 매너 없는 한 젊은이가 들고 가던 서핑보드와 부딪히면서 제비는 자신의 휴대폰을 바다에 빠뜨리고 만 것이다. 그때만 해도 그 사고가 자신의 운명을 바꿔놓게 될 줄은 제비는 알지 못했다. 어이없는 사고로 휴대폰과 함께 비행기 티켓, 신용카드를 모두 잃게 된 제비는 무일푼 떠돌이 신세가 된 오늘과 더욱 암담해진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며 해안도로를 걷는다. 그러다 ‘대왕물꾸럭마을’에 들어서게 된 제비는 마을 구석 벼랑 위에 서 있는 이층집을 발견한다. 하얀 건물의 간판은 〈하쿠다 사진관〉. 주인과 손님이 보이지 않는 고요한 사진관을 둘러보던 제비는 사진관의 구인 광고를 발견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서울로 돌아가 봤자 딱히 미래에 대한 계획을 찾지 못했던 제비는 사진사에게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고 그곳에서 3개월이라는 기한을 조건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 “우리들의 블루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주 한적한 마을의 사진관에서 벌어지는 인간미 넘치는 인생들의 유쾌하고 발랄한 감동 스토리 어린 시절 제주에 살았던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정 많고 강인한 제주 사람들, 아름답고 따뜻한 제주의 여름을 회상”하며 쓴 장편소설 『하쿠다 사진관』은 올여름 바쁜 삶에 지쳐 있는 독자들에게 위로를 선사할 사연들로 가득하다. 제주에 실재하는 장소에 작가적 상상력이 더해져 새롭게 창조된 ‘대왕물꾸럭마을’. 작가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찾아와 인생을 돌아보고 새로운 추억 하나씩 만들어 가”는 이곳에 “독자님을 초대”하고픈 마음으로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소설을 집필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제주의 한적한 마을에 위치한 〈하쿠다 사진관〉을 찾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다름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온 충청도 출신 50대 여고 동창들, 웨딩 촬영을 준비하다 결혼 자체를 다시 고민하며 찾아온 30대 예비 신혼부부, 취업 준비에 지쳐 잠시나마 해방감을 느끼려고 놀러 온 20대 청년들, 그리고 과거의 행실을 후회하며 인생 마지막 여행을 떠나온 70대 노형사까지. 〈하쿠다 사진관〉을 찾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지금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닮아 있다. 힘들게 살아낸 오늘을 내려놓고 변화된 내일의 ‘진짜 모습’을 촬영하는 사진관 “여기는 제주 ‘하쿠다 사진관’이우다!” ‘하쿠다’는 제주 말로 ‘무언가를 하겠다’, ‘할 것이다’라는 뜻이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will do’. 그러니까 ‘하쿠다 사진관’은 ‘무엇이든 멋지게 촬영하는 사진관’이다. 고단한 오늘을 살아낸 우리가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휴식할 수 있는 곳, 어두컴컴하기만 한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을 얻으며 위로받을 수 있는 곳. 다시 말해, 힘들었던 오늘의 모습을 내려놓고 변화된 내일의 ‘진짜 모습’을 촬영해 한 장의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곳. 이곳이 바로 〈하쿠다 사진관〉이다. 제법 긴 분량의 장편소설이지만, 책장을 펼치는 순간 당신은 멈추지 않고 이 이야기를 읽어 내려갈 것이다. 『하쿠다 사진관』은 단순히 흥미로 시작해 재미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함께 공감하고 함께 걸어 나아가야 할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힘들게 오늘을 살아낸 우리에게 다정한 위로와 포근한 미소를 선물하는 소설. 이야기의 끝에서 진정 어린 눈물을 마주하게 하는 소설. 슬픔과 절망의 눈물이 아닌, 희망과 공감의 눈물을 이 소설을 통해 지금 바로 따뜻하게 마주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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