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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30 최혜진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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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최근에 나의 관심을 끄는 두 권의 책을 구했는데 하나는 이 책이고 다른 하나는 "지리의 힘" 이란 책이다. 어찌 보면 두 권 다 비슷한 맥락이지만 보는 시각과 다루는 내용은 조금 다르다. ​ 이 책은 기원 전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세계사를 대표하는 전세계 30개의 도시 이야기이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중 하나인 '바빌론'을 필두로 세계사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인 '에루살렘', '로마', '알렉산드리아', '아테네', '테오티우아칸' 부터 미래 세계의 허브를 꿈꾸는 사막의 도시 '두바이'까지 수천년 세계사의 주요 흐름에 있어 중요한 역사적 순간들을 30개의 도시 이야기를 통해 풀어나간다. 일단, 한 명의 저자가 지식을 풀어낸 것이 아니라 이 분야의 전문 집단이 편저했고, 세계사가 도시 문명의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기 때문에 세계 주요 도시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 모습에 이르렀는지 살펴보는 것이 세계사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암기하는것이 아니라 여행하는 기분으로 체감하는 방식으로 역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접근은 꽤나 설득력 있다. 소개글에 나오는 1 DAY - 1 CITY - 30 DAYS - 30 CITIES라는 슬로건처럼 이 책을 읽다보면 현재 세계사를 이끌어가는 30개의 주요 도시들이 어떻게 생성되어 어떤 과정을 거쳐 세계사의 축이 되고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는지 알 수 있어 세계사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알게 해준다. 개인적으로는 세계의 다양하고 화려,웅장한 건축양식을 보는 사진에 시선을 많이 뺏기기도 했다. 특히 중동의 도시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이스파한은 처음 듣는 도시인데다, 한때 전염병의 유행으로 인구가 10만명 미만까지 감소한 역사가 있다는 점에서 기억이 남고 이곳의 이맘 코스크 장인이 수작업으로 문양을 그린 50만개의 타일을 써서 장식했다니 경이로뤄 실제 보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았다. 30개의 도시 중 내가 가 본 곳은 과연 몇 개일까? 그 도시들을 가면서 나는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관점에서 그 도시를 보았는가? 아마도 다음에 이 도시들을 여행한다면 도시를 보는 나의 관점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 2022-09-30 염진민
    바깥은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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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깥은 여름은 작가 김애란의 단편 7편을 엮어놓은 책이다. 입동, 노찬성과 에반, 건너편, 침묵의 미래, 풍경의 쓸모, 가리는 손,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어떤 분위기인지 모르고 읽기 시작한 책. '바깥은 여름'이라는 두 단어의 조합은 어쩌면 청량하기까지 하지만 표지는 어쩐지 스산한 느낌이고 그 안의 내용은 너무 아린 느낌의 차가움이다. 입동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 '아내는 물건에서 기능을 뺀 나머지를, 삶에서 생활을 뺀 나머지를 갖고 싶어 했다.', '그들은 마치 거대한 불행에 감염되기라도 할 듯 우리를 피하고 수군거렸다.' 아이를 잃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중에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과 경험을 풀어놓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감히 예상할 수 없는 슬픔이겠지만 이런 작품을 통해 깊이 상상해보면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배려심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노찬성과 에반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 '돈을 벌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과 그 인내가 무엇인가를 꼭 보상해주진 않는다는 점이었다.', '찬성 또한 훌쩍 자라 아무 데서나 울지 않는 소년이 됐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한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울지 않을 도리가 없는 열 살이 됐다." 가난할수록 아이의 순수함을 일찍 잃어버리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하게 해준 작품. 현실적인 얘기들로 아이의 욕구를 잠재우고 본인의 고단함으로 인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순수함을 지켜주지 못하는 어른들로 하여금 그렇게 될 것 같다. 건너편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 '이날 두 사람은 평소보다 달게 잤는데, 저녁상에 오른 나물 덕이었다. 도화는 밤새 내장 안에서 녹색 숲이 오래 타는 기운을 느꼈다.', '단어 하나에 여러 기억이 섞여 뒤엉키는 걸 알았다.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안에서 여러 번의 봄과 겨울을 난, 한 번도 제철을 만끽하지 못하고 시들어간 연인의 젊은 얼굴이 떠올랐다.' 장기 연애랑 가족의 연과 비슷해서 싫어도 헤어질 수 없는 그런 관계가 돼버린다.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사랑하는 척 연기를 계속해서 하는 느낌이랄까. 마음 가는 데로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견뎌낼 수 없는 시간일 것이다. 그 불편하고 복잡한 공기를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2022-09-30 노주희
    자본주의(EBS다큐프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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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 덕분에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개인이 부유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체제가 변화하지 않는 한, 우리는 계속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정말 자본주의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을까? 이 책은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한 번쯤 읽어봐야 할 필독서로서의 내용을 담고 있다. 뉴스에서 나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대체 무엇이고 왜 문제가 생겼는지, 저축은행 사태는 왜 일어났는지, 마트에 가면 왜 나도 모르게 많이 사게 되는지 등 자본주의 사회의 숨은 진실과 무서움에 관해 책은 경고한다. 그중에서 제일 흥미로웠던 부분의 1부, '돈은 빚이다'라는 파트이다. 물가는 돈의 가치가 떨어져서 오르는 것이라는데, 그렇다면 왜 돈의 가치는 계속 떨어지는 것일까? 바로 시중에 통화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은행은 대출을 해줘야 새 돈을 계속 만들고 그 돈으로 이자를 받고 이윤을 남길 수 있으므로 계속 사람들이 대출을 받게 한다. 결국 은행은 지급 준비율을 제외한 나머지를 실체가 없고 전산상에만 존재하는 돈으로 계속 불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시중에 통화량이 많아지면 여러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게 되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되고, 인플레이션 뒤에는 모든 것이 급격하게 축소되는 디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된다.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는 결국, 누군가 빚을 내지 않으면 새로운 돈을 만들어 낼 수 없어 돌아가지 않게 되는 구조인 것이다. 매일 한통 이상은 '대출해 드립니다.' 와 같은 문자가 와서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데 자본주의 사회를 가장 잘 이해하고 이용하고 있는 업종이라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또한 왜 우리 사회가 이렇게 빚 권하는 사회가 될 수밖에 없는지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어렴풋한 개념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꼭 한 번은 자본주의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짚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바로 그런 간지러운 부분을 해결해줄 책이라고 생각한다.
  • 2022-09-29 박성원
    하루 한 장 마음챙김 긍정 확언 필사집(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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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심히 살다 보면 일에서 보람을 느끼거나 가족에게서 기쁨을 맛보기도 하지만, 가끔은 바쁜 하루 끝에 내 자신이 완전히 소진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내 자신 보다는 회사와 가족들을 위해 살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서글퍼지기도 하고, 진정한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같은 질문은 사치인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나 자신을 향한 사랑과 믿음이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능력을 믿는 것은 외부적인 환경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환경 속에서 나 자신을 성장시키고 나아가게 하는 힘의 원동력이 된다. 문제는 이러한 사랑과 믿음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굳건하게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하루에 한 번, 나 자신을 긍정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은 루이스 헤이가 생전에 쓴 여러 책과 강연 등에서 긍정 확언들을 추려 1년 동안 매일 하나씩 쓸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그냥 읽는 것과 달리 책의 문구를 따라서 써야 하기 때문에 느린 속도로 글을 곱씹다보면 그 안에 담긴 마음이 전해지는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쓰는 것이 좀 우습기도 하고 머쓱하기도 했으나, 반복하다보니 금세 익숙해졌고 또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반복적으로 갖게 되니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 비록 이 책을 구입한지 이제 두 달이라 아직 모든 확언을 읽지는 못했으나 앞으로 계속 나 자신에 대한 확신과 사랑을 주는 시간을 가지는 게 좋겠다는 마음은 확고해졌다. 성실하고 부지런히 살고 있는데도 뭔가 채워지지 않는 마음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 안에 어떤 확언이 있을까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이 말하는 가르침 열 가지를 적어두고 이 글을 마친다. 1. 거울을 보고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라. (미러워크) 2. 긍정 확언을 되뇌고, 실천하라. 3. 내면의 울림에 귀를 기울여라. 4. 모든 사람의 모든 것을 용서하라. 5. 오늘을 감사하라. 6. 자기 몸을 돌보라. 7. 지금 미래를 시작하라. 8. 자신의 삶을 긍정하라. 9. 언제나 즐겨라. 10. 인생이 당신을 사랑하게 하라.
  • 2022-09-29 김유정
    주홍색 여인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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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셜록홈즈의 소설과 미국 드라마가 큰 인기이다. 아직 셜록홈즈 소설을 읽거나 미국 드라마를 보진 않았지만 항상 어떤내용일지, 재미는 있을지 궁금했고 기회가 되면 한번쯤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에 대한 관심도 셜록홈즈에서 시작되었다. 이 책의 소개를 읽어보니 여자 셜록 홈즈의 이야기라고 나와있었고 그러다보니 한번쯤 읽어보고 싶었다. 나는 이 책의 내용이 여자 셜록홈즈가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는 에피소드로 기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이 책은 어떻게 해서 여자 셜록홈즈가 탄생하게 됐는지 부터 시작해 여자 셜록홈즈가 여러 사건이 아닌 한 사건을 해결하는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작가가 이 책을 쓰기 시작한 시작점은 셜록 홈즈가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이라면 어땠을까? 라는 상상에서부터 시작된걸로 보인다. 주인공의 이름은 샬럿 홈스이다. 샬럿 홈스는 어렸을 때부터 관찰력이 뛰어났고 그를 통한 뛰어난 통찰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빅토리아 시대의 전형적인 여성상과는 다른 삶을 꿈꾸었다. 직업을 가지고 싶었고 스스로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는 독립적인 여성이 되고 싶었다. 아버지는 샬럿 홈즈가 결혼할 나이가 될때까지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학교를 보내주고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홈즈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해서 아버지가 잃을 것은 없다고 판단한 홈즈는 아버지의 울타리에서 벗어나고자 엄청난 추문을 일으킨다. 그것은 결혼한 남자와의 불륜이었다. 이를 통해 홈즈는 사교계와 집을 떠나 혼자만의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추문에 휩싸인 여자였기에 처음에는 일자리는 물론 머무를 곳도 구하기 어려웠다. 홈즈는 추위와 굶주림에 대해 걱정을 하게 되었고 그 와중에 친절한 미망인을 만나 보금자리를 찾게된다. 그리고 자신을 오랫동안 사랑해왔던 남자의 도움을 받는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셜록홈즈라는 남성의 이름을 사용해서 살인사건을 해결해나가고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이 소설을 통해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을 삶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고 어느 시대에서나 시대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을 떠올리게 되었다.
  • 2022-09-29 남맹효
    명리-운명을조율하다(심화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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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편에 이어 심화편을 학습하며 느낀 점은 이 공부를 하면 할수록 해석하기가 더 어려워 진다는 점이다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실전 사례가 부족한 탓이기도 할 것이다 심화편의 주요한 내용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도구와 사상, 학문과 종교가 그러하듯 명리학의 한계 또한 분명하다. 우리가 생명을 지니고 태어난 것은 알지만 왜 그때 그 순간 태어났는지는 알지 못하며, 우리의 생명이 예외 없이 언젠가 다할 것이라는 사실은 알지만 그때가 언제인지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많은 부분에서 지극히 현명한 사람인데도 사랑하고 사랑받는 과정에서 지극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명리학은 인간의 탄생과 죽음에 개입할 수 없다 명리학의 매력은 살아 있는 인간의 본능과 욕망을 정면으로 다룬다는 데 있다 명리학이 더욱 매력적인 것은 이 성정의 질서가 고정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조건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데 있다 명리학이 더더욱 매력적인 것은 더 많은 통찰력이 필요하긴 하지만, 한 개인의 범주를 벗아나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규명하고, 해석하는 문을 열어준다는데 있다 궁합을 넘은 인간관계론이야말로 명리학이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야 할 분야이다. 인간의 상처와 고통, 기쁨과 행복, 성취와 좌절의 대부분은 인간관계에 말미암기 때문이다 21세기에도 명리학이 여전히 존립근거를 지닐 수 있는 이유는, 이것을 통해 각 개인의 성정의 특성과 욕망의 지도를 읽어내고 현실이 일상적으로 자아내는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소명과 잠재력을 이 짧은 생애 안에 가장 아름답게 타오를 수 있게 하는 전략과 전술을 수립할 수 있으며, 나아가 그것을 실천할 수 있게 하는 효율적인 준거 틀을 명리학이 제공해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매 순간 거의 대부분 오류의 결정을 하고 자신의 욕망으로부터 배신당한다. 다만, 우리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결정을 존중하고 그 결정의 주체를 사랑하며 존엄한 존재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명리학은 동양의 오랜 시간과 광활한 공간 속에서 우리의 DNA를 반영해온, 그 최선의 하나의 부교재일 뿐이다 끝으로 명리학은 어쩌면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잠재성의 자산을 지닌 전략적 상담학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명릭학은 근원적으로 대자연 혹은 우주와 인간의 조화와 합일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인식 틀에서 생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
  • 2022-09-29 이지연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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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승 시인 작품 세계의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장애인과 노숙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성찰을 촉구함과 아울러 위로를 전한다는 면에서 큰 울림이 있습니다. 이 시집에서 이런 특징을 잘 들어내고 있습니다. "사람의 가슴 속에는 누구나 다 시가 들어있다. 그 시를 내가 대신해서 한 권의 시집으로 묶었다. 당신의 가난한 마음에 이 시집의 시들이 맑은 물결이 되어 흘러가기를..." 시집은 다른 장르의 책들과는 달리 완독이라는 개념이 딱히 필요 없습니다. 한번에 다 읽었다고 해서 시 내용을 다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 다 읽어야 결말을 알게 되는 큰 스토리의 전개도 아니기 때문에 완독에서 자유로운 편입니다. 오히려 두고두고 음미하는 소장의 가치가 있는게, 시집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어릴때 교과서에서 보던 시들은 주제를 찾고, 서정시 서사시로 구분하고 파헤치듯 읽어야 해서 그 매력을 잘 알지 못하였습니다. 어느 날 우연하게 편지로 접한 교과서 밖에 시들은 시라는 건 마음으로 읽는 것이란 것을 절실히 깨닫게 해주었는데 그 시인들 중 한분이 바로 정호승 시인입니다. 시인님의 작품엔 워낙 유명한 게 많아 따로 시집을 소장하거나 읽지 않아도 몇몇의 시, 구절들은 이미 익숙했었습니다. 특히, <수선화에게>에서 나오는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구절은 너무너무 유명해서 절로 따라하는 부분입니다. <질투> 라는 작품에서 가을날 가랑비가 가랑잎만 사랑한다. 나는 너무너무 질투가 나서 가랑비가 그칠때까지 가랑잎으로 나뒹굴었다. 는 구절이 있습니다. 되게 짧은 시이나, 그 여운은 참 깁니다. 사랑하는 이의 관심 대상에 질투를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을 자연에 빗대어 풀어내니 텍스트가 한 편의 풍경 그림처럼 보입니다. 참 관조적으로 글을 감상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시는 짧은 텍스트 속에 큰 통찰력을 담는게 관건인데, 이 시는 그런 부분이 참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시의 세계를 음미하며 삶의 지경을 넓혀 보아야겠습니다.
  • 2022-09-29 조상연
    달러구트꿈백화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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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상점가 마을. 그곳에는 잠든 이들의 관심을 끌 만한 요소들이 즐비하다. 잠이 솔솔 오도록 도와주는 주전부리를 파는 푸드트럭, 옷을 훌렁훌렁 벗고 자는 손님들에게 정신없이 가운을 입혀주는 투덜이 녹틸루카들, 후미진 골목 끝에서 악몽을 만드는 막심의 제작소, 만년 설산의 오두막에서 1년에 딱 한 번 상점가로 내려온다는 베일에 싸인 꿈 제작자, 태몽을 만드는 전설의 꿈 제작자 아가냅 코코, 하늘을 나는 꿈을 만드는 레프라혼 요정들의 시끌벅적 작업실 등 다양하다. 저자의 환상적인 상상의 공간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하지만 잠든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두말할 것도 없이 온갖 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상점가이다. 이 골목은 긴 잠을 자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짧은 낮잠을 자는 사람들과 동물들로 매일매일 대성황을 이룬다. 그리고 거리 한가운데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은 5층짜리 목조건물인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은 가장 유서 깊은 상점으로 ‘꿈 백화점’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층층마다 특별한 장르의 꿈들을 구비하고 있다. 주인공 페니는 누구나 들어가고 싶은 꿈의 직장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면접을 보게 되고, 달러구트의 일대일 면접을 단번에 통과하며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베테랑 웨더 아주머니가 일하고 있는 1층 프런트에서 일하게 된 ‘페니’는 출근 첫 주부터 가장 비싼 꿈 값을 도둑맞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꿈속에서 매일 ‘좋아하는 사람이 나오는 꿈’을 사는 여자. 꿈에서 깨어나고 나면 꿈을 산 것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 탓에, 그녀의 무의식은 점점 그 사람을 향해 있다고 생각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과연 그녀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어느 날 찾아온 환자복을 입은 손님. 그녀는 침울한 표정으로 달러구트에게 꿈 주문제작을 하는데, 그 꿈은 본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죽은 후 가족들에게 보내지는 꿈이었다. 남겨진 사람들이 괜찮기를 바라는 마음에 죽기 전에 주문해놓은 그들의 선물이었다. 끊임없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 꿈(Vision)의 강박관념에 매일 시달리는 한 남자의 꿈(Dream) 등 비밀스럽고도 가슴 뭉클한 에피소드들이 이 책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단편적인 일차원적인 내용이 아닌 다양한 시각으로 의외의 따뜻함을 더하고 있다. 이렇듯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꿈의 직장인 달러구트의 백화점에서 일을 하게 된 신입사원 페니가 꿈을 판매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이 소설을 사랑스럽게 만드는 것은 곳곳에 배치된 판타지 요소들이다. 덕분에 ‘꿈’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많은 상상력을 담아내고 있는지, 늘 아슴푸레하게 매만져지지 않았던 꿈이 얼마나 유쾌하고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는 것인지 깨달을 수 있어서 읽는 내내 행복하고 설레었다. 빠른 전개와 흡입력으로 책장을 덮고 나면 길게 남는 여운이 어느 순간부터 꿈을 꾸는 것이 힘들기만 한 괴로운 현실에 지친 성인뿐만이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공감과 따뜻한 위로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분 좋은 상상은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그리고 치유한다. 현실에서 지친 마음을 꿈에서 달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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