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8
김재환
살짝 욕심이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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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욕심이 생겼어는 작가가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감정과 깨달음을 짧은 수필처럼 전달하는 책이다. 1장 정도의 짧은 글에 그가 본 풍경과 거기서 얻은 감정 등을 매우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그럼에도 읽는 사람도 많은 것을 공유하고 읽은 후 잠시 쉬면서 그 얻은 것을 감미하게 한다. 이 책의 스토리를 정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모양과 이름을 가진 조각들을 정리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발견한 가장 기억에 남는 글로 후기를 대신하고자 한다.
제목은 "감사를 촉구하는 담당자"이다. 내용은 [어린이에게 고마움을 가르쳐주는 직업인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성인의 절반쯤 되는 키에, 감사를 촉구하느 역할을 하는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고마원 거네요,라는 식으로 누군가에게 감사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겁니다. 그 것도 훈계조가 아니라 지나가는 말처럼 너지시······. 요컨대 아이에게 "네 엄마가 널 윟해 정말 애쓰고 있단다. 그러니까 엄마한테 더 고마워해야 해"라는 말을 강요하지 않고 너지시 말해줄 사람이 필요한 겁니다. 같은 말을 엄마가 하면 아이느 절대로 고맙게 여기지 않거든요. 하지만 제삼자가 와서 "고마운 마음, 안 들어요?"라고 말하면 아이가 의뢰로 "아, 맞아"하며 납득할지도 모르니까요. 회사에서는 "저 후배 말이야, 투덜투덜 불평하면서도 이런 일까지다 해주네. 그리고 보니까, 정말 고맙단 말 정도는 해야 할 거 같은데"하고 은근슬쩍 선배를 일깨워주는 거죠. 감사를 촉구하는 담당자가 철커덕 돌아간 뒤, 선배는 후배에게 처음으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라고 감사의 말을 하지 않을까요? 어느 쪽 입장도 아닌 중립적인 사람이 와서 서로에게 감사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기분 좋은 말을 해준다면 세상이 훨씬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까요? 이게 바로 이 담당자의 역할입니다. 다만, 이 사람의 보수는 누가 지불할 것인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다.
위 에피소드 외에도 잔잔한 감동을 주는 글은 많지만 위 글로 선택한 이유는 감사를 전파하는 내용보다, 마지막의 감사를 촉구하는 담당자에게 누가 보수를 지불할 지 모르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앞 부분도 참신한 아이디어에 감탄하였지만, 수고하는 담당자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으면서, 그 보수에 대하여는 독자에게 고민토록 함으로써 이 책의 전반적인 인상을 잘 보여줬기 때문이다.
만약 글이 읽기 싫다면 그림만 봐도 충분하다.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