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31
하헌성
총 균 쇠 (절판 주문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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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는 단순히 패권 장악을 위한 세가지 무기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만연한 인종과 지역적 차별에 대한 객관적인 고찰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뉴기니의 정치인과 산책하며 나눈 담소에서 출발한다.
"선생님,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겁니까?"
여기서 말하는 화물은 흔히 우리가 말하는 문명의 산물, 즉, 모직, 섬유, 기차, 무기 등 다양한 산물을 표상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물음은 무엇이 차이를 만들어 내었나 인류의 기원과 발상에 이르는 통찰의 시발점이 되었다.
총,균,쇠는 백인이 타 지역(아시아, 아메리카 등)을 침략하는데 활용된 대표적인 무기이다.
스페인과 잉카 제국의 전투를 총과 쇠가 승리로 이끌었다면 균은 전쟁을 승리로 이끈 무기이다.
유럽대륙에서 아메리카로 건너간 균은
그곳의 원주민을 학살에 가까운 섬멸로 몰아간 원흉이었다.
왜 잉카는 스페인에 비해 총, 균, 쇠 하나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167대 8,000의 전투와 전쟁에서 지게 되었을까.
우선 대륙의 모양에서부터 차이는 발생한다.
좌우로 긴 형태의 유라시아 대륙에 비해 아프리카, 아메리카는 상하로 긴 형태를 띄고 있다.
농경의 전파는 동일 위도에서 긴 형태를 띈 유라시아 대륙에서 훨씬 수월하게 이루어진다.
농경의 전파와 발전은 잉여생산물과 함께 분업과 협업, 대립과 분열을 촉진시킨다.
분업과 협업은 전문가라는 집단을 만들어내고 대립과 분열은 경쟁을 발생시켜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거기에 더해 농경은 최고의 발명품인 문자를 만들어내고 이는 시행착오를 기록하는데 쓰이게 된다.
두번째로 사육 가능한 동물의 종이 달랐다.
유라시아 대륙에는 17종의 사육 가능한 동물이 존재하는데 비해 아메리카 대륙에는 단 1종의 동물만이
가축이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다.
인간의 전염병은 동물로부터 시작되는데 유라시아의 인구는 오랜 시간을 17종의 동물과 함께 보내며
다양한 균에 대한 항체를 획득한 반면, 아메리카의 원주민은 다양한 항체를 획득하는데 실패했다.
(페스트와 같은 강력한 균 앞에서 유럽도 전멸에 가까운 위기를 겪었다는 사실은 참작 할 만 하다.)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결국 환경과 지리가 차이의 근원이며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데 인종적 차이가 미친 영향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결국, 현대의 "화물"을 만든 백인은 단지 "운이 좋아서" 그럴 수 있는 대륙에 태어났기 떄문에 그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은 어찌보면 엄청난 비약을 통해 도출된 결론일 수도 있으며
환경에 따른 운은 반대로 선택받은 민족(선민사상)을 강화하는 도구로도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비약되고 위험할 수 있는 결론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총균쇠가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건
인종차별이라는 벽을 넘고자하는 시도가 뉴기니의 한 인물과 숨쉬듯이 전달되기에
오해 없는 결론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