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31
강은정
불편한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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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생활을 명퇴후 always편의점을 운영하는 70대 할머니 엄영숙여사가 지갑을 잃어 버린 데서 소설은 시작된다.
지갑을 잃어 버린 걸 알아챘을 때 쯤 한 사내로부터 지갑을 주었다는 전화를 받고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갔다.
딱 봐도 노숙자 차림을 한 사내는 다른 노숙자가 지갑을 뺏으려 하자 코피가 나도록 맞아 가면서까지 지갑을 지켰으며,
엄여사가 진짜 주인이 맞는지 주민번호까지 확인하며 돌려주었다.
사례를 하려 했지만 사양하는 노숙자를 대리고 본인에 편의점을 알려주고 배고프면 언제든지 와서 먹으라고 한다.
편의점 도시락을 다 먹고 깨끗하게 치운 후 본인의 이름과 과거도 기억못하지만 자신을 독고라고 소개하며 인사까지 예의바르게 한다.
때마침, 구하기 어려운 야간 알바자리가에 독고를 고용하며 인연이 시작된다.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단 명목으로 오랜시간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는 시현은 독고에게 편의점 인수인계를 하는데 처음 편의점 일을 하는 사람들에겐 포스기가 어려우니 본인에게 알려준 것처럼 유투브를 해보라고 조언하고, 시현은 진지하게 받아들여 편편유투브를 시작한다.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오선숙여사는 멀쩡한 회사를 그만두고 집 나간 남편과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들어갔다 그만두고 집에서 게임만 하는 아들이 있다.
오여사는 아들을 사랑하나 아들이 아빠를 닮아 갈까 걱정되고 아들과는 소통이 되지 않는 상태라는 이야기를 듣고 독고는 아들에게 심각김밥과 편지를 주라고 조언해주었고, 그걸 받은 아들은 오여사에게 장문에 편지를 주며 관계회복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독고에 선한 영향력은 동료 뿐 아니라 편의점 손님들에게도 이어진다.
편의점은 비싸다며 마트만 다니는 어르신들에게 1+1 상품을 소개해주고 그거에 그치지 않고 무거운 짐을 집까지 배달해주며, 동네 노인정에 소문이 나서 매출을 올리기도한다. 밤마다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세트(참깨라면+참치김밥+참이슬)로 혼술을 하며 하루를 달래는 회사원 경만에게도 말 동무가 되어준다. 처음에 경만은 독고에 태도와 풍기는 이미지를 보고 사장으로 오해를 하며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집과 회사에서 존재감을 잃은 경만의 유일한 낙인 술 대신 옥수수수염차를 권하는 독고가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밖에서 쓸쓸히 혼술을 하는 경만에게 온풍기를 내주는 독고의 따뜻한 호의 앞에 경만의 마음이 차츰 열린다.
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글을 쓰는 30대 희곡 작가 인경은 자신의 집 앞에 있는 always편의점을 못 마땅한다. 이유는 원하는 상품도 없고 독고를 이상한 아저씨로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독고의 정체가 노숙자였다는 걸 듣고 매일 밤 취재하듯 대화를 나누게 되고 독고의 이야기를 모티브 삼아 작품을 쓰게 되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은 채 독고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떠난다.
그리고, 편의점을 노리는 엄여사의 아들 민식은 편의점을 처분하고 그 돈으로 사업을 하고 싶어 하지만 엄여사는 아들을 못 미더워한다. 획기적인 사업 아이템이 있다면 엄여사를 설득하러 온 아들은 독고를 내쫒고 싶어 안달이나고 민간 탐정까지 붙여가며 독고의 뒷조사를 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엄여사와 민식의 틀어졌던 관계도 회복된다.
편의점 일이 손에 익을수록 독고는 자신에 과거를 기억해나간다. 사람들을 대면하고 말을 하다 보니 알콜로 손상된 뇌가 활성화된 것이다. 독고는 일었던 기억을 찾을수록 자신이 노숙인이 될 만큼 본인이 힘겨운 상황이었던 것을 직면하기 어려워하면서도 그 진실을 기억해 내려고 노력해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편하다는 단어에 대해 계속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불편 하다는 건 마음이 편하지 않고 불편 하다는 것 인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편한 것도 있고 불편한 것도 있다.
두 가지가 다 공존하고 있지만 불편한 것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어떤 누군가가 불편 할 수도 있고 내가 처한 환경이나 제도가 불편 할 수도 있고 또한 내 자신이 불편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편함 속에서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부대 끼며 살아 가는게 인간의 삶인 것 같다.
편해지기 위해서 불편 해야하는 것 아닐까 싶다. 편하게 살기 위해서 불편하게 노력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독고가 배푸는 서비스가 그건 거 같다. 손님들이 좀 편해지려면 직원은 약간 불편해져야 한다.
사람과에 관계가 좋아지려면 어느 한쪽은 불편함을 참고 손을 내밀며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깊이 남은 구절은 한참 삐딱해져 있는 작가 인경이 호의를 받으며 의아해하자 이런 이야기를 해준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여러 가지 관계들이 모두 어렵고 중요하고 힘들겠지만 특히 나 이 책의 등장인물은 각자의 가족과의 관계를 가장 어려워한다.
사춘기 자녀와 갈등, 성인이 된 다 큰 자녀와의 소통 부재, 결국 삶은 관계이고 소통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과의 관계이던 타인과의 관계이던 가족과의 관계이던 말이다.
가족과의 관계를 힘들어하는 중년의 알바생에게 이렇게 이야기 해준다.
“가족들에게 평생 모질게 굴었네. 너무 후회가 돼. 이제 만나더라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손님한테 하듯....하세요”
‘손님한테....친절하게 하시던데... 가족한테도.... 손님한테 하듯 하세요. 그럼...될 겁니다.’
우리는 밖에서 직장 상사에게, 동료들에게, 고객들에게, 심지어 지나치다 마주치는 사람들에게도 얼마나 정중하고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는가, 그런데 가족에게는 오히려 이런 노력이 사라진다.
가족이니깐 좀 편하게 해도 되는 거고 밖에서 지친 인간관계를 가족한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가족이라고 예외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