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때, 미국 드라마 CSI 과학수사대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한 번은 3일인가? 여튼 몇날 며칠을 24시간 풀로 CSI를 방영한다고 해서 밤 새 켜놓고 보다가 모니터가 열을 받아서 나간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식하다고밖에 말이 안 나오는 시절이지만, 그때 그 드라마를 보면서 CSI 가 뭔지, 법의학자, 범죄심리학 등등의 분야를 새롭게 알게 되어서 그 직업 관련 책을 검색해서 빌려보기도 했다.
만화라는 게 제일 눈에 들어왔고, 그 다음으로는 캐릭터들이 시선을 잡았다.
표지만 봐도 웃음이 나와서 그냥 손이 갔다. 그리곤 책을 휘리릭 넘겨 내용 구성을 보고는 바로 빌렸다.
올 100% 만화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교양툰의 형식은 만화와 글이 반반 섞이거나 일부만 만화이고 나머지가 글인 경우를 꽤 봐서 약간 속았다는 느낌이 드는게 개인적인 경험이다. 그래서 엔간애서는 교양툰이라고 해도 잘 안 보거나 인터넷에서 그때그때 궁금한 것만 검색해 보는 정도였는데, 이건 빼박 올 100% 만화였으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집에 와서 펼친 첫 페이지가 웃음이 터지면서 이 책을 읽다가 도중에 멈추기는 어려울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그대로 이루어졌다.
해부학 관련된 단어는 어려웠지만 크게 장벽이 되진 못 했다.
작가님도 크게 "외워! 신경써서 봐!" 이런 식으로 써놓은 게 아닌, 그냥 "이런 게 있다고 알면 좋고, 해부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내 덕질을 함께 해줘요! 내 몸을 소중히 여기고 스트레칭을 생활화 합시다" 라는 느낌을 더 받았기 때문이다.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를 보면서 해부학이 단순하게 '해부'를 해서 신체를 아는 것 뿐만 아니라 해부학이 병원에 나누어 놓은 각 분과의 명칭이 해부학에서 나왔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책 전체가 인터넷에서 자주 보는 밈이나 인기있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이 활용되어 보는 동안 '아니! 이걸 이렇게 적용했다고?! 하하하!'라는 생각을 하며 재미있게 끝까지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는 해부학이 CSI 드라마에서 봤던 서늘한 시신안치소에서 메스를 들고, 전기톱을 드는 걸 해부학의 거의 대부분이라 생각했던 짧고도 짧은 지식을 넓혀 주었다.
그리고 해부학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더라도 이 만화만 봐도 유행한 밈, 애니, 게임, 인기가 좋은 영화 등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