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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5-28 김영국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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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 자아와 기억, 상실과 구원의 주제를 탐구하는 장편 소설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젊은 시절 썼던(1980) 동명의 단편을 확장·재해석한 형태로, 오랜 시간 동안 작가 안에서 숙성된 정서와 철학이 담겨 있다. 이야기는 ‘나’라는 서술자가 17세 시절 사랑했던 소녀와의 이별로부터 시작된다. 그녀는 ‘도시’라는 이름의 세계로 들어가고, ‘나’는 평생 그녀를 잊지 못한 채 살아간다. 중년이 된 ‘나’는 현실과 꿈이 뒤섞인 듯한 그 도시로 다시 들어가게 되며, 그곳에서 잃어버렸던 시간과 기억, 사랑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도시는 감정이 억제되고, 외부 세계와 단절된 장소로 묘사된다. 등장인물들은 ‘벽’ 안과 밖을 오가며 자신의 정체성과 기억, 감정을 점검하게 되는데, 이 ‘불확실한 벽’은 인간 내면의 경계이자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을 가르는 상징적 장치로 기능한다. 무라카미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와 철학적 사유, 문학적 은유가 돋보이며, 독자는 읽는 내내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 소설은 사랑의 본질, 시간의 흐름, 자아의 지속성에 대한 깊은 사유를 던지며, 하루키 문학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독자에 따라선 다소 느리거나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불확실함 자체가 이 소설의 매력이기도 하다. 삶의 본질은 언제나 모호하고, 사랑과 상실은 늘 불완전한 형태로 남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읽는 내내 감정의 미세한 숨결을 자극하는 작품이었다. 처음엔 다소 낯설고 몽환적인 분위기에 휘둘리는 듯했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상실과 기억, 그리고 사랑의 본질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도시’라는 공간의 은유적 의미였다. 이 도시는 외부와 단절된 채 감정이 억제된 세계지만, 그 안에는 과거의 기억과 상처가 고요하게 응축 되어 있다. 그곳은 내가 외면하거나 잊으려 했던 내면의 한 조각이기도 했다. 소녀를 잃고 살아가는 ‘나’의 모습은 누구나 가슴속에 묻어둔 어떤 사람, 혹은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 작중 인물들이 도시의 벽을 넘나드는 장면은 나 역시 오랜 시간 지닌 상실의 감정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또한 이 소설은 무언가를 완전히 이해하거나 소유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일 수도 있고, 자신의 감정일 수도 있다. 하루키는 그 불완전함을 인정하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 점이 특히 와 닿았다. 우리는 종종 과거를 되돌리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그 기억조차 불확실한 벽에 갇혀 있는지도 모른다. 읽고 나면 뚜렷한 해답이나 결말은 남지 않지만, 오히려 그 모호함 속에서 오랫동안 여운이 맴돈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하루키 특유의 고독하고 정제된 감성이 깊이 스며든 작품이며, 스스로의 내면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 같은 소설이었다.
  • 2025-05-28 정회준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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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박하게 전개되는 추리극 처럼 소설은 매번 반전을 꾀한다. 사실대로 말하면 몽환화의 감응이 가장 셌다. 이후에 나온 책들을 읽고 나에게 나온 감탄의 크기는 시나브로 줄어들었다. 그러다보니 후속으로 나온 그의 단행본을 모두 읽지 않고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휴가를 즐기기 위해 부모님을 따라 나선 구리하라 도모카. 호화로운 곳에는 다섯 채의 별장이 모였다. 여름 휴가에 맞춰 모여 파티를 여는 게 어느새 연례 행사가 되었다. 사별 후 혼자 지내는 야마노우치 시즈에의 조카 부부와 경영자인 다카쓰카의 부하 직원 가족까지 참석한 파티가 열리고, 한여름의 즐거운 시간을 마치고 헤어진 이들에게 재앙이 닥친다. 다섯 명이 살해당하고 한 사람의 부상자가 발생하는데. 한편,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친 한 남자가 범행을 고백하며 흉기를 꺼내 든다. 자수한 범인은 순순히 체포되지만, 범행 과정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참극의 이유를 모르는 유족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검증회를 열기로 하고, 야마노우치 시즈에의 조카인 와시오 하루나는 직장 선배의 인연을 통해 장기 휴가 중인 가가 교이치로와 동행한다. 유족들을 비롯해 가가와 현장 수사를 담당했던 사카키 그리고 미성년자인 도모카의 보호자로 구노가 참석하여 검증회가 열린다. 사회를 맡게 된 가가는 유족들의 증언을 통해로 사건의 과정을 파악하며 숨겨진 진실을 향해 다가간다. 띠지에는 궁극의 미스터리를 자랑스럽게 써 붙였는데 사건 발생 후 본격적인 추리를 위해 건면회가 시작하는 장면을 보면 저마다 사정을 숨긴 여러 인물 중에서도 의심스러운 인물이 너무도 쉽게 부각된다. 다소 맥이 빠질 수도 있다. 범인 찾기보다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인가, 싶을 무렵. 반전이 휘몰아친다. 모인 이들은 서로를 불신하고 경멸하며 드러난 진실에 수치심을 느꼈다. 그러나 끝을 향한 질주는 멈출 수가 없기에 부지런히 휘둘리며 따라갔다. 진실을 꿰뚫는 가가의 냉철한 시선과 추리. 그리고 그를 감싼 따뜻함. 오랜만에 만난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에 충실한 미스터리를 읽은 시간이 즐거웠다.
  • 2025-05-28 허태회
    초예측 트럼프 2.0 새로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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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예측 트럼프 2.0 새로운 시대』는 유발 하라리, 폴 크루그먼, 짐 로저스 등 8인의 세계적 석학이 트럼프의 재집권이 가져올 글로벌 변화와 그 파장을 다각도로 분석한 책으로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과 예측할 수 없는 변화, AI와 기술발전이 2025년 이후 국제 질서의 변화, 세계 각지의 분쟁 흐름 등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미리 예측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지혜를 제공한다. 특히 한국 등 동맹국은 미국 우선주의와 지정학적 변화에 철저히 대비해야 함과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경직된 사고를 버리고, 변화의 흐름을 읽으며 적극적으로 준비할 것을을 강조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미래 대비 전략은 다음과 같다. -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중 갈등 등 국제 질서의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 각국과 기업, 개인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와 유연한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다. - AI, 기술 발전, 글로벌 경제 변화 등 미래 트렌드에 대한 지속적인 학습과 적응력을 강화해야 한다. - 동맹국(특히 한국)은 지정학적 변화에 맞춘 외교·안보 전략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 위기를 기회로 삼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더불어 이 책에서 제시하는 미래 전략의 핵심 원리는 다음과 같다. - 불확실성과 변화가 상수가 된 시대에 기존의 지식과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의 본질과 흐름을 통찰하는 시선을 갖추는 것 -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주도권을 잡는 자세 - 글로벌 질서, 기술, 경제 등 다양한 변화 요인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리스크 관리와 혁신을 병행하는 전략 - 기존의 길을 답습하기보다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고, 최초와 원조가 되려는 도전 정신 유발 하라리와 전문가들은 트럼프 재집권 시 국제 관계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제로섬 게임’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은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와 다자 협력에서 후퇴해, 국가 간 장벽을 높이고 고립주의·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약소국은 강대국의 요구에 굴복해야 하며, 국제 협약이나 법률의 영향력은 약화된다. 또한, 러시아·북한·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들이 미국의 외교적 취약점을 이용해 군사적·외교적 이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커지고, 군비 경쟁과 지역 분쟁 위험도 높아진다. 트럼프식 외교는 단기적으로 무역전쟁, 군비 경쟁, 제국주의적 팽창을 촉진하며, 장기적으로는 세계 질서의 붕괴와 글로벌 협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같이 이 책을 통해서 새로운 셰계질서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안보 등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 2025-05-28 최경숙
    어서오세요휴남동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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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영주는 휴남동이란 동네에 서점과 카페를 오픈했다.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고 싶어서... 어린시절 꿈이였던 서점을 무작정 열었고, 그냥 책을 읽으며 아무생각없이 쉬고 싶었다. 그러던 중 커피를 좋아했던 영주는 바리스타 민준을 아르바이트로 채용하며 서점을 운영하게 된다. 서점을 계속 운영하기 위해 경제적 수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에 북토크, 독서모임, 블러그, SNS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게 되고 단골손님들도 생겼다. 그중 제일 자주 찾아오는 고등학생을 둔 민철 엄마 전희주, 여행사 직원이면서 자기만의 패턴으로 서점을 이용하는 최우식, 계약직 직원으로 회사를 퇴사하고 서점에서 뜨개질을 하는 정서, 원두 로스팅업체를 운영하는 고트빈 대표 지미, 삶에 의미를 잃고 엄마와의 약속 때문에 주1회 서점에 나오는 고등학생 민철, 그리고 낮엔 직장인으로 밤엔 블로그 운영을 하며 한국어 문장 공부를 책속의 문장 오류를 찾는 작가 현승우... 그리고 아르바이트생 민준은 학창시절 부모님의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말에 좋은 대학에 들어가 학점, 자격증 등 다양한 스펙도 쌓았지만 취업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당분간 쉬고 싶다는 마음에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처음 독서모임 토론 주제는 "일하지 않을 권리"로 토론내용에는 일을 해야 돈을 벌고, 돈이 없으면 사람다운 삶을 못 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는 의견, 일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꿔야 된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리더인 우식은 결론적으로 유급 노동에서 행복을 찾은 사람은 즐겁게 노동을 할 수 있고, 유급 노동에서 행복을 찾지 못한 사람은 또 다른 행복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마무리를 한다. 어느날 영주와 남편 창인을 연결해준 친구 태우가 찾아왔다. 영주와 창인은 일 때문에 만났고 서로 파트너로 좋아하고 존중했다. 일 스트레스로 영주에게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 왔으나,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 창인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태우로부터 결혼은 파트너의 목표가 바뀌었다면 파트너를 해체할 수 밖에 없었던 거래였다는 창인의 말을 전해 들은 영주는 일방적인 이혼에 대해 마음 한구석 미안했던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영주는 새로운 마음으로 서점을 운영하기로 하고 민준을 정식직원으로 채용하고 해외 독립책방을 탐방하려고 여행을 다녀온다. 1년후, 휴남동 서점의 변화를 위해 서점만의 개성을 깊이와 다양성에서 찾기로 한다. 책 위주로 큐레이팅을 다듬고, 베스트셀러는 다양성이 사라진 출판 문화를 대변한다는 생각에 더 많은 좋은 책과 작가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베스트셀러는 배제 시키기로 한다. 휴남동 단골손님들은 특별하지는 않지만 각자 새로운 것에도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고, 영주도 책에 관한 일과 글을 오늘도 쓸 것이다. 하루를 잘 보내는 건 인생을 잘 보내는 것이라고 어딘가 읽은 문구를 생각하면서.... 점점 동네 서점은 사라지고 있다. 나만해도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하고 있다. 회사생활 초반에는 퇴근길에도 서점에 들렸고, 급여날엔 무조건 책을 구입 했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 동네에는 어떤 서점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 2025-05-28 하은영
    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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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TV프로그램을 통해 자주 보았던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님의 책이라 먼저 관심이 갔다. 다수의 범죄 프로그램을 통해서 법의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분이 과연 유언이라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또한 궁금했다. 어렸을 때는 유언이라는 말을 들을 때 크게 와 닿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서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을 잃는 경험을 하고, 그로 인해 죽음의 의미, 나아가 유언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죽음에 대한 준비 없이, 유언도 남기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고 생각하니 인생이 더 허무하고 허망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 책은, 첫 번째 노트_죽음을 배우는 시간[섭리, 노년, 인식, 상실, 애도, 죽음 준비, 유한한 삶], 두 번째 노트_후회 없는 삶을 위한 준비[생사관, 죽을 권리, 딜레마, 마지막 선택, 존엄사, 전환], 세 번째 노트_삶을 기록하는 직업[유언, 명사의 말, 기록, 나의 장례식, 작별, 인생의 의미, 젊은 그대에게, 삶의 지침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다. "죽음은 삶이 끝없이 펼쳐지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알려준다. 삶은 끝이 있기 때문에 현재를 더 값지고 의미 있는 존재로 만든다." "섭리_우리는 모두 죽는다. 죽음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죽음은 우리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생의 마지막 순간,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이가 몇 이나 될까. 생명의 탄생은 예측할 수 있고 손꼽아 기다릴 수 있지만 생의 마지막은 확신할 수 없으며 때때로 두려운 존재로 다가온다." "우리는 죽음이라는 존재를 인식하기에 현재의 삶을 의미 있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현재의 삶에서 그 의미를 찾지 못한다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좋은 삶'의 끝에는 '좋은 죽음'이 있는 것이 아닐까." 이 문구들이 특히 마음에 깊이 와 닿았고, 지극히 다양한 의미의 문구였지만, 죽음의 의미와 삶에 대한 생각을 하고, 그 생각들을 정리하기에 충분했다. 최근 사후의 천국과 지옥을 소재로 한 '천국보다 아름다운'이라는 드라마를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 천국 또는 지옥 삶의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니, 많은 생각이 들었고, 현재의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 어쩌면 하루하루를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언이라는 소재를 통해 삶과 죽음,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였다. 삶은 유한하고, 내일은 아무도 모르는 세상이기에 현재가 더 소중하고 값지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은 소감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 2025-05-28 이찬용
    단 한 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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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하의 『단 한번의 삶』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한 번뿐인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 나가는 여정을 그린다. 작가 특유의 간결하고도 명료한 문장 덕분에, 독자는 주인공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소설은 “단 한번의 삶”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인생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마주하게 한다. 주인공은 일상에 지쳐 무기력해진 순간에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돌파하려 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맞닥뜨릴 수 있는 고민과 두려움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김영하는 복잡한 철학적 질문을 어렵지 않게 풀어낸다. 작품 속에서는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동시에, 그 속에 깃든 작은 기쁨과 희망도 놓치지 않는다. 인간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불안과 절망,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의지. 이 모든 것이 작가의 섬세한 시선으로 드러나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은 생생한 묘사와 현실감 있는 인물들이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반짝이는 순간들을 길어 올리듯, 작가는 삶의 소중함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단 한번의 삶”이기에 더 빛나는 매 순간의 소중함을, 이 책은 강렬하고도 담담하게 일깨워준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는 단 한번뿐인 우리의 삶을 절망이 아닌 가능성의 관점으로 비춘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주인공이 겪는 갈등과 성장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처럼 느껴져,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특히 김영하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인 문체는 책장을 넘길수록 더 큰 울림을 준다. 삶의 끝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두렵다. 하지만 작가는 그 두려움을 외면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끌어안고 삶을 더 진지하게 바라보라고 말한다. 이 책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숨어 있는 기적 같은 순간들을 발견하게 만든다. 주인공의 여정은 곧 나의 여정이 되어, 나 또한 “단 한번의 삶”을 어떻게 빛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김영하의 『단 한번의 삶』은 결국 우리 각자의 이야기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 2025-05-28 문정민
    적절한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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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절한 균형은 솔직히 읽는 내내 마음이 참 무거운 책이었다. 인도라는 나라,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네 명의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따라가다 보니, 내가 얼마나 편한 세상에 살고 있는지 새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엔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어렵고 배경도 익숙하지 않아서 몰입하기 어려웠는데, 걱정이 무색하게도 읽다 보니 점점 이 책에 빠져들었다. 가난, 차별, 폭력 같은 무거운 주제가 계속 나오지만, 그 안에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 또한 '나는 지금 이 책의 등장인물들처럼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가?'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고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책을 읽고 난 뒤 나는 특히 다이나 달랄이라는 여성 인물이 기억에 남는다. 그녀는 결혼 후 남편과 사별하고도 친척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살길 선택한 사람이다. 여성으로서 살아남기 힘든 환경에서도 다이나는 자신의 삶을 폭히ㅏ지 않는다. 그녀의 고집과 노력, 그리고 세상과 맞서는 태도는 멋지기도 하고 짠하기도 했다. 옷을 만들며 살아가는 그녀와 두 재봉사, 그리고 한 대학생이 한 집에 모여 살아가는 장면들은 묘하게 따뜻하면서도 계속 불안했다. ‘행복한 순간은 왜 이렇게 짧을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순간이 있기에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읽으면서 참 잔인하다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 그만큼 이 책은 현실적이었다. 그저 그냥 그런 슬픈 이야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세상이 얼마나 불공평할 수 있는지를 독자들이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적절한 균형’이라는 말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지키기 힘든 건지도 느껴지기도 했다. 저울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 쪽에 아주 작은 무게의 추만 올려도 훅 기우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네 사람은 각자의 아픔을 안고 있지만, 함께 생활하면서 잠시나마 웃고, 밥을 나누고, 인간답게 살아가는 경험을 한다. 절망적인 순간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인물들의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리고 나도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본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다.
  • 2025-05-28 박예린
    단 한 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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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김영하의 산문은 현재에 충실했다. 다녀온 모든 여행을 담은 『여행의 이유』, 시칠리아에서의 인문학적 여정을 그린 『오래 준비해온 대답』, 틀을 깨는 사유와 심층을 꿰뚫는 예리한 시선이 돋보이는 『다다다』까지. 김영하는 자신이 보고 겪고 느낀 것을 기록하고 나누며 독자와 소통해왔다. 부지런히 쌓은 경험을 중심으로 사유를 펼쳐나갈 때 살면서 겪은 에피소드가 종종 자연스레 드러나기는 했으나, 자신의 인생을 직접 꺼내어 내놓은 적은 드물었다. 이번 산문에서는 ‘삶’이 전면에 등장한다. 모두에게 한 번씩만 주어진 기회라고 여긴다면 감히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은 각자의 것뿐이다. 뉴스레터 연재 당시 ‘인생 사용법’이었던 제목은 삶에 대해 자신 있게 단언하기 어렵다는 작가의 통찰을 바탕으로 지금의 제목으로 수정되었다. 제목뿐 아니라 내용과 구성도 ‘평생 단 한 번밖에 쓸 수 없는 이야기’라는 무게감에 걸맞게 작년 8월 연재 종료 후 시간을 들여 다듬고 고쳤다. 이야기는 어머니의 빈소에서 시작된다. 알츠하이머를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전 숨겨온 비밀이 밝혀진다. 아버지에게 품었던 첫 기대와 실망도 돌이켜본다. 마음 한편에 그저 쌓아두었던 기억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작가는 자신의 지난 삶을 긴 호흡으로 차근차근 톺아본다. 부모와의 관계, 유년기의 기억, 학창시절의 따뜻한 적대와 평범한 환대, 성인이 된 뒤 스스로 선택한 삶의 방식…… 김영하는 특유의 담백하고 직관적인 문체로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일상적 순간들을 공유하면서, 인생이 ‘일회용’이라는 사실이 주는 불안과 불확실성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인생의 반환점을 막 돈 1968년생 ‘인간 김영하’는 그럼으로써 ‘나는 왜 지금의 내가 되었나’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을 구해나간다. 이 책은 중년에 이른 한 교양인이 젊은 시저의 긴 방황 끝에 마침내 삶에 대해 내린 일종의 결론처럼 느껴졌다. 그가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상당히 관조적인 문체를 쓴 것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겪어온 불안과 충동을 담담히 서술한다는 점이 좋았다. "나이가 들어 좋은 점은 (부모를 포함해 그 누구라도) 그 사람이 나에게 해준 좋은 것과 나쁜 것은 분리해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부모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서툴렀던 부모의 행동에 서사를 부여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로 인해 받은 상처마저 지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담담히 부모의 양면성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이 인상 깊었다. 우리는 왜 상대에게 상처받고 실망할까? 한 사람이 나에게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을 혼합해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아직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시간이 흐른다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다는 것을, 그의 말처럼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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