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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삶
5.0
  • 조회 257
  • 작성일 2025-05-28
  • 작성자 박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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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김영하의 산문은 현재에 충실했다. 다녀온 모든 여행을 담은 『여행의 이유』, 시칠리아에서의 인문학적 여정을 그린 『오래 준비해온 대답』, 틀을 깨는 사유와 심층을 꿰뚫는 예리한 시선이 돋보이는 『다다다』까지. 김영하는 자신이 보고 겪고 느낀 것을 기록하고 나누며 독자와 소통해왔다. 부지런히 쌓은 경험을 중심으로 사유를 펼쳐나갈 때 살면서 겪은 에피소드가 종종 자연스레 드러나기는 했으나, 자신의 인생을 직접 꺼내어 내놓은 적은 드물었다. 이번 산문에서는 ‘삶’이 전면에 등장한다.
모두에게 한 번씩만 주어진 기회라고 여긴다면 감히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은 각자의 것뿐이다. 뉴스레터 연재 당시 ‘인생 사용법’이었던 제목은 삶에 대해 자신 있게 단언하기 어렵다는 작가의 통찰을 바탕으로 지금의 제목으로 수정되었다. 제목뿐 아니라 내용과 구성도 ‘평생 단 한 번밖에 쓸 수 없는 이야기’라는 무게감에 걸맞게 작년 8월 연재 종료 후 시간을 들여 다듬고 고쳤다. 이야기는 어머니의 빈소에서 시작된다. 알츠하이머를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전 숨겨온 비밀이 밝혀진다. 아버지에게 품었던 첫 기대와 실망도 돌이켜본다. 마음 한편에 그저 쌓아두었던 기억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작가는 자신의 지난 삶을 긴 호흡으로 차근차근 톺아본다. 부모와의 관계, 유년기의 기억, 학창시절의 따뜻한 적대와 평범한 환대, 성인이 된 뒤 스스로 선택한 삶의 방식…… 김영하는 특유의 담백하고 직관적인 문체로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일상적 순간들을 공유하면서, 인생이 ‘일회용’이라는 사실이 주는 불안과 불확실성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인생의 반환점을 막 돈 1968년생 ‘인간 김영하’는 그럼으로써 ‘나는 왜 지금의 내가 되었나’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을 구해나간다.
이 책은 중년에 이른 한 교양인이 젊은 시저의 긴 방황 끝에 마침내 삶에 대해 내린 일종의 결론처럼 느껴졌다.
그가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상당히 관조적인 문체를 쓴 것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겪어온 불안과 충동을 담담히 서술한다는 점이 좋았다.
"나이가 들어 좋은 점은 (부모를 포함해 그 누구라도) 그 사람이 나에게 해준 좋은 것과 나쁜 것은 분리해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부모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서툴렀던 부모의 행동에 서사를 부여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로 인해 받은 상처마저 지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담담히 부모의 양면성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이 인상 깊었다.
우리는 왜 상대에게 상처받고 실망할까? 한 사람이 나에게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을 혼합해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아직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시간이 흐른다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다는 것을, 그의 말처럼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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