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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29 이찬용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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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키가 소문난 음악 애호가라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은 그가 수십 년간 전국 각지의 중고 레코드숍을 뒤지며 수집해 온 클래식 LP 레코드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깊은 애정이 담겨 있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이 책은 결코 지루하거나 딱딱한 음악 평론집이 아니다. 하루키는 완벽하고 깨끗한 디지털 음원 대신, 먼지가 앉아 지직거리는 잡음이 섞인 오래된 레코드판의 매력을 이야기한다. 그에게 레코드를 수집하고 먼지를 털어 턴테이블에 올리는 행위는 단순히 음악을 듣는 취미를 넘어, **과거의 시간과 조우하고 일상의 속도를 늦추는 신성한 의식**과도 같다. 같은 곡이라도 연주자와 지휘자, 그리고 음반의 발매 연도에 따라 전혀 다른 색깔을 내는 레코드들의 매력을 특유의 담백하고 위트 있는 문체로 풀어내어, 클래식에 전무한 사람이라도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며 음악을 찾아 듣고 싶게 만든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평론가들이 극찬하는 명반만을 고집하지 않는 그의 태도다. 하루키는 세간의 평가가 그리 높지 않은 평범한 음반이라도, 그 안에서 자신만의 '반짝이는 매력'을 기어코 찾아낸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내 귀에 아름답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러한 그의 철학은 완벽함과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확고한 취향을 갖고 일상을 가꾸는 것이 얼마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지**를 하루키는 레코드판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소설가로서 글을 쓰는 행위 또한 세상의 수많은 소음 속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리듬과 선율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를 덮으며, 빠름과 편리함만을 강조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낡고 오래된 레코드판처럼, 조금은 느리고 번거롭더라도 자신만의 낭만을 지키며 살아가는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아날로그 감성의 위로를 받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2026-05-29 정화진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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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도이치는 일본 최고의 괴테 연구자이다. 그런데 어느날 티백에 적힌 낯선 문장을 발견하게 된다.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괴테의 말처럼 보이지만 정작 어디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문장이다. 결국 그는 주변지인 60명에게 이 명언의 출처를 묻는 메일을 보내고, 이말의 출처를 찾아간다. 도이치는 이 문장의 출처를 추적하고 그 과정은 점차 단순한 확인 과정을 넘어 진짜와 가짜, 믿음과 언어의 문제로 확장된다. 결국에는 삶을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던 진짜 본인의 생각과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즉, 명언보다 소중한 내 곁의 진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정답 같은 문장 하나를 찾는 과정 중 이 문장이 삶을 구원해 줄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는 것은 희망을 갖는 우리의 삶과 비슷한 면이 많다. 그리고 빌려온 문장이 아닌 나의 언어를 찾을 수 있었는데 책 속의 사람들은 괴테가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검증되지 않은 문장을 맹신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현대사회에서도 동일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자기의 목소리는 없고 남의 권위에 복종하고 맹신하는 모습이 닮아있다. 다시말해 남들이 좋다는 것에 대해서 본인의 생각은 무엇이냐 물었을때 명확하게 답변을 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이는 현대 사회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세상의 모든 지혜가 언급되더라도 본인의 입을 통해서 이야기 될 수 있을 때 진정한 본인의 생각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지친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사랑의 힘에 대해서도 다시금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괴테의 방대한 사랑도 결국 사랑이라는 띠를 두를 때 의미가 있다는 주인공의 독백처럼 복잡한 세상 속에서 사람을 하나로 연결해주고 묶는 것은 중요한 말이 아니라 결국엔 서로에 대한 사랑과 관심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느낀점은 아무리 좋은 말이 쓰여진 책 일지라도 본인이 다시 꺼내 쓸 수 있고 생각하고 말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것이 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것을 느끼는 훌륭한 도서였다.
  • 2026-05-29 김지혜
    대온실 수리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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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금희 작가의 '대온실 수리 보고서'는 창경궁 대온실을 수리하는 과정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대온실 수리하는 과정 속에서 그 공간에 얽힌 사람들의 상처와 그 시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영두'는 창경궁 대온실 보수공사의 기록을 담당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두는 과거 고등학생 시절 대온실 근처 원서동 하숙집에서 하숙집 주인인 '문자' 할머니, 할머니의 손녀인 '리사'와 함께 살았던 기억이 있다. 영두에게 원서동은 개인적인 아픔이 있어 피하고 싶던 곳이었지만, 대온실 수리 작업을 맡으며 결국 원서동에서의 과거와 다시 마주하게 된다. 소설은 현재의 온실 공사 과정과 함께 과거 6.25전쟁 당시 문자 할머니가 대온실 지하에서 겪은 비극적인 사건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공사 중 지하에서 옛 흔적이 발견되며 감춰져있던 역사의 아픔과 영두의 개인적인 상처가 서서히 드러나고 이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책을 읽으며 건축물을 수리하는 과정이 사람의 마음이나 상처받은 역사를 치유하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낡은 유리를 교체하고 녹슨 철골들을 닦아내듯이 외면하고 싶었던 어두운 과거를 똑바로 마주하고 기록하는 것이 진정한 '수리'이자 '회복'이라고 생각했다. 창경궁 대온실이 일제의 잔재라는 시선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위기를 버텨내고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역사의 산물인 것처럼, 소설 속의 인물들도 각자의 고통을 묵묵히 이겨내고 각자의 인생을 살아내며 과거의 상처를 이겨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대온실이라는 실제 문화재의 역사와 고증 자료들이 이야기 사이사이 등장하면서 현실과 소설 사이를 오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마치 실존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처럼 더욱 현실감 있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동안 창경궁 대온실을 그저 하나의 건축물로만 여겨왔는데, 그 뒤에 많은 사람들의 숨겨진 역사와 인생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도 아픈 역사나 슬픔을 덮어두기만 하기보다도, 이 소설의 인물들처럼 차분히 기록하고 수리해 나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 2026-05-29 박정혜
    절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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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는 사랑의 누룩이다.” 오늘의작가상, 김유정문학상, 김현문학패 수상 작가 구병모 신작 장편소설이 상처를 통해 타인을 읽는 한 여인, 그리고 타인이라는 영원한 텍스트 더이상의 수식이 필요치 않은 작가, 그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가 된 구병모의 신작 장편소설 『절창』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장편소설 『파과』로 단단한 서사 장악력을, 『네 이웃의 식탁』으로 시대를 감지하는 예리한 시선을, 『상아의 문으로』로 심원한 문학적 상상력을, 소설집 『단 하나의 문장』과 『있을 법한 모든 것』으로 한계 없는 사유의 스펙트럼을 증명해온 구병모. 전 세계 십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고 뉴욕타임스 선정 ‘주목할 만한 책 100선’에 선정되었으며 영화화되어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와 ‘한국문학에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는 실험 정신’을 가장 주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김현문학패를 동시에 보유한 그는 이른바 문단과 대중 양쪽에서 열렬하고 공고한 지지를 받는 독특한 위치에 자리한 작가라 할 수 있다. 그런 그의 신작 장편소설 『절창』은 누구보다 드넓은 문학적 영토를 지닌 구병모의 그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도 만족시킬 작품이라 할 만하다. 제목인 ‘절창切創’은 ‘베인 상처’라는 뜻으로, 상처에 접촉하는 것으로 상대의 마음을 읽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언어로 쉽사리 정의 내릴 수 없는 기이한 사랑 이야기이기도 한 이 소설은 오독을 전제하지 않고는 읽을 수 없는 타인이라는 영원한 텍스트를 독해하고자 하는 행위, 그리고 그 행위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에 대한 깊은 성찰로 나아간다. “그애는 나의…… 질문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지극한, 가장 어려운 질문입니다.” 부모의 생사를 알지 못한 채 보육원에서 자란 한 소녀. 그녀는 어느 날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타인의 상처에 손을 대면 그의 생각을 말 그대로 ‘읽을’ 수 있다는 것. 그녀는 어린 시절 사고로 다친 친구의 출혈을 멈추기 위해 상처를 손바닥으로 눌렀을 때 자신의 머릿속으로 쏟아져들어오는 언어의 홍수를 통해 그러한 능력을 어렴풋이 자각하지만 그것을 이용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성장한다.
  • 2026-05-29 윤태경
    놓아버리기 - 아잔 브람의 행복한 명상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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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아잔 브람은 동양인도 불교신자도 아니었다. 영국 런던의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으나, 열일곱 살 되던 해 우연히 접한 불교서적을 통해 자신이 불교도임을 깨달았다. 그러나 불가에 귀의할 정도의 각성은 아니었기에 케임브리지대 장학생으로 물리학을 전공해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러다 결국 태국으로 건너가 '살아있는 붓다’로 불린 '아잔 차’를 만나 수행승이 되었고, 지금은 호주 보디냐나 수행센터 원장으로 있다. 책의 핵심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놓아버림의 철학 1과거와 미래를 놓아버리고 현재 이 순간에만 깨어 있으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정신적 충만감과 행복을 경험하게 된다.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것을 놓아버리면 당연히 행복해진다. 이렇게 '놓아버리기’는 삶의 무게를 덜어내고 행복을 가져오는 한 방법이다. 2. 수행의 단계적 구성 책은 명상의 단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5수행의 기본 방법으로 1단계 현재 순간 알아차리기, 2단계 생각 없이 현재 순간 알아차리기, 3단계 생각 없이 현재 순간의 호흡 알아차리기, 4단계 호흡에 대한 완전하고 지속적인 주의집중을 제시한다. 3. 수행의 장애물 직시 4수행의 깊은 단계들 사이에 있는 다섯 가지 장애로 감각적 욕망, 악의, 나태와 혼침, 들뜸과 후회, 의심을 다루며, 4알아차림의 특성과 문지기 역할, 그리고 수행에서 성공하는 방법, 마음을 즐겁게 하고 지루함을 없애며 기쁨을 일으키는 방법도 함께 안내한다. 4. 완벽주의를 내려놓기 6아잔 브람 스님은 어떤 노동이든 일이 고통스러운 것은 ‘하기 싫어하는 마음’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또한 욕심을 부리며 갈망하는 것은 '내가 갖고 있는 것’을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이며, 그러한 마음은 주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얘기한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다. 모든 벽돌을 완벽한 형태로 쌓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아잔 브람은 첫 번째 벽을 완성한 후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았다. 그런데 다른 벽돌들은 모두 일직선으로 똑발랐지만, 중간에 있는 '벽돌 두 장’이 어긋나 있음을 알아차렸다. ‘벽돌 두 장’ 때문에 전체를 망쳤다고 생각한 아잔 브람이 주지 스님에게 여쭈었지만, 주지는 단호하게 "그대로 두어야 하네"라고 했다. 이 일화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삶에서 작은 결함 하나에 집착하며 전체의 아름다움을 놓치고 만다는 것이다. '놓아버리기’란 그 두 장의 삐뚤어진 벽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이다. 아잔 브람은 명상의 참된 목적을 "친구들에게 자랑할 만한 근사한 어떤 것을 얻고자 하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 2026-05-29 김규찬
    자본주의(EBS다큐프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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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1장 ‘빚’이 있어야 돌아가는 사회, 자본주의의 비밀, 2장 위기의 시대에 꼭 알아야 할 금융상품의 비밀, 3장 나도 모르게 지갑이 털리는 소비 마케팅의 비밀, 4장 위기의 자본주의를 구할 아이디어는 있는가, 5장 복지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한다로 크게 구분하고 있고, 1장에서는 1. 물가는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 2. 은행은 있지도 않은 돈을 만들어낸다, 3.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예금을 찾지는 않는다, 4. 중앙은행은 끊임없이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다, 5. 인플레이션의 거품이 꺼지면 금융위기가 온다, 6. 내가 대출이자를 갚으면 누군가는 파산한다, 7. 은행은 돈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도 대출해 준다, 8. 달러를 찍어내는 FRB는 민간은행이다로 구분하여 빚에 대해 설명한다. 2장에서는 1. 재테크 열기는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2. 은행이란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일 뿐이다, 3. 8%의 이자를 주는 후순위채권의 비밀, 4. 은행은 판매수수료가 많은 펀드를 권한다, 5. 보험, 묻지도 따지지도 않다가 큰코다친다, 6. 파생상품은 투자를 가장한 도박과 같다, 7. 저축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 8. 금융지능이 있어야 살아남는다로 세분화 하여 금융상품에 대해 알아본다. 3장에서는 소비에 대하여 1. 어릴 때부터 우리는 유혹당한다, 2. 쇼핑할 때는 여자가 훨씬 나약하다, 3. 보안용 CCTV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4. ‘사고 싶다’고 느끼면 ‘필요한’ 것 같다, 5. 소비는 불안에서 시작된다, 6. 필요하지 않아도 친구가 사면 나도 산다, 7. 과소비는 상처받은 마음이다, 8. 자존감이 낮으면 더 많은 돈을 쓴다로 보았으며, 4장에서는 1. 금융위기는 반복해서 일어난다, 2. 노동만이 최상의 가치다 _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3. 쉬지 않고 일해도 왜 가난한가 _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4. 실업률을 낮출 정부의 개입을 권하다 _ 케인스의 거시경제학, 5. 정부가 커지면 비용도 늘어난다 _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에 대해 말한다. 5장에서는 1. 국민소득이 오르면 내 소득도 오른다?, 2. ‘복지=분배’는 오해다, 3. 복지는 창의성의 원천이다, 4. 시장도 정부도 아닌 국민이 주인이다로 설명하며 복지에 대해 알아본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룰을 거시적인 흐름에서부터 미시적인 부분을 연결하여 설명한 책이다.
  • 2026-05-29 권향임
    용의자X의헌신(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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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수학교사인 이시가미는 야스코와 미사토(모녀)가 그의 옆집에 이사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사 온 야스코 모녀는 도가시라는 남자와 이혼하고 그를 피해 한적한 마을로 이사 와서 작은 도시락 가게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이혼했던 도가시가 그녀를 찾아와 다시 재결합할 것을 요구하며 우발적으로 그를 모녀가 같이 살해하게 된다. 야스코는 처음엔 모든 것을 자신이 책임지고 경찰에 자수하려고 했지만, 느닷없이 옆집에 살고 있던 수학교사인 이시가미가 이 살인 사건의 모든 것을 자신이 책임지고 완전범죄로 처리해주겠다고 그녀에게 접근한다. 갑작스러운 살인사건으로 정신없었던 야스코 모녀는 이시가미의 재안에 대해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되지만 이시가미의 뛰어난 수학적 계산을 통한 확실한 사체 처리와 향후 경찰 수사에 대비한 모든 알리바이를 그녀에게 알려준다. 그러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되지만 의혹만을 남긴 채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던 경찰은 어쩔 수없이 천재 물리학자인 유가와교수에게 사건의 조언을 구한다. 물리학자인 유가와 교수와 고등학교 수학교사인 이시가미는 같은 대학 동기동창이며 20년 전 친구사이였다. 비록 이시가미가 현재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근무하지만 그는 학창 시절 뛰어난 천재로 자신과는 라이벌 관계였다. 유가와 교수는 평상시에도 경찰에서 사건을 진행하다 미궁에 빠진 사건이 있으면, 과학적인 방법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주는 조언자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에게 비공식적으로 이사건의 조사를 의뢰하게 된다. 유가와 교수는 이시가미를 20년 만에 만났고 이번 살인사건에 대해 직접 간접적인 방법으로 조사하게 되지만 사건의 단서나 결정적인 증거는 찾지 못하며 시간만 흐르게 된다. 그러나 유가와는 이시가미가 야스코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시가미가 야스코 모녀의 살인사건을 도와 완벽한 알리바이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유가와는 간접적인 표현으로 이시가미에게 네가 야스코 모녀의 살인사건을 도왔을 뿐 아니라 또 다른 제2의 살인사건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리게 되고 이시가미는 그의 간접적인 표현을 천재적인 머리로 이해하고 경찰에 자신이 도가시를 죽인 범인이라고 경찰에 자수하게 된다. 유가와 교수는 실제로는 이시가미가 야스코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그녀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처벌받는 다고 생각하며 마음 아파했다. 실재, 이시가미는 자신의 알리바이가 치밀했기 때문에 경찰의 수사망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만약 여의치 않으면 자신이 주범이 돼서 그녀 대신 감옥에 갈 것까지 계획한 치밀한 인물이었다. 그의 너무나 치밀한 계획에는 사건이 일어난 날을 기준으로 도가시의 사체의 사망 추정일을 기준으로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 수없었기 때문에 다음날 제2의 살인사건을 만들어서 그 사체가 도가시로 착각하게 만들어서 다음날 완벽한 알리바이를 야스코 모녀가 취할 수 있도록 지시했던 것이다. 물론 경찰은 도가시의 사체가 아닌 제2의 인물이 당연히 도가시라고 믿고 사망 추정일을 기준으로 야스코의 알리바이를 추적했지만 아무리 조사해도 그녀의 알리바이를 뒤집을 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나올지 않았다. 하지만 유가와 교수는 냉철하게 사건을 조사해서 내린 결론이 제2의 피의자를 이용해서 완전범죄를 꿈꿨던 이시가미의 천재적인 계산에 감탄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 친구의 파탄을 슬퍼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시가미는 야스코를 마지막까지 보호하기 위해 경찰에 자수하는 방식으로 자신이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사건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유가와 교수는 마지막으로 야스코에게 왜 이시가미가 그런 방식으로 그녀를 도와줬는지 자신의 가설을 설명한다. 결국 이시가미의 뜻대로 되지 않고 야스코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자수하면서 이 소설은 끝나게 된다.
  • 2026-05-29 김인화
    1938 타이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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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8 타이완 여행기(양솽쯔) 이 책은 여행기가 아닌 여행기 형식을 띈 소설이다. 마지막 번역 후기를 읽기까지 허구와 진실을 오가며 어디까지가 소설인지에 대해 헷갈리기도 했는데 결론은 번역 후기 이전 역자 후기마저도 소설이었고 작가는 아주 정교한 방식으로 독자를 속인다. 이 소설의 형식을 보면 1900년대 초 일제 강점기에 한 일본인 여류소설가(아오야마 치즈코)가 1년간 타이완에 체류하며 연재했던 여행기를 소설로 다시 썼고, 이를 양솽쯔라는 타이완 번역가가 발견해 번역 및 출판했다는 설정으로 집필되었다. 초반에는 타이완에서 먹는 음식을 매개로 타이완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게 되고 가장 큰 조력자이자 통역가인 왕첸허(샤오첸)과도 우정을 쌓게 되는 것이 이 책의 스토리의 주요 흐름으로 보여졌다. 아오야마 치즈코는 본인이 쓴 소설의 영화제작으로 인기가 올라감에 따라 타이완 총독부와 현지 부인 단체의 초청을 받아 타이완을 방문한다. 당시 시역소 직원 미시마의 도움을 받기로 하지만 매번 그 나라를 제대로 알고자 하는 그녀와 잘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현지인인 왕첸허를 소개 받는다. 아오야마는 짭짤한 씨앗볶음 과쯔, 하카식 쌀국수 간식 비타이박, 황마의 어린잎으로 끓인 탕 무아인텅, 지인의 고급음식 사시미, 다진 돼지고기 조림 러우싸오, 달콤하게 마시는 차 동과차, 타이완식 카레, 마음을 나누는 음식 스키야키, 연회 후 먹는 탕 잔반탕, 새해음식 타우미, 짭조름한 케이크 셴단가오, 뤼촨의 노점에서 먹는 팥빙수를 순서로 그녀와 왕첸허가 만들어가는 관계, 음식의 맛 등을 맛깔지게 표현한다. 이렇게 스토리를 쫓아감에 따라 왕첸허의 마음도 차가운 동과차 속의 얼음이 깨지는 소리처럼 서서히 녹아가며 둘은 친해지겠거니 예측하며 읽어나가다가 마지막 부분에 와서 왕첸허가 아오야마와의 관계를 거부하는 사태를 맞닥뜨린다. 그리고는 아오야마 관점으로 쓰여졌던 이 모든 스토리가 얼마나 그녀의 관점에만 갖혀 있던 착각과 모순이었는지를 마지막 왕첸허의 정체가 밝혀짐과 동시에 독자도 알게 된다. 왕첸허는 어린 나이 어머니를 잃고 어머니 친구들 손에 자랐는데 명석한 그녀는 카페의 일을 보고 여러 언어를 익히고 연기도 배운다. 이름있는 집안의 서녀로서 고등교육을 받은 후 학교 선생 1년 재직 후 좋은 집안 남자에게 시집을 가기로 하지만 아오야마 치즈코는 이 똑똑하고 명석한 여자를 일본으로 데려가 커리어를 발전 시키기를 원하고 조력을 다하고자 하지만 왕첸허는 모든것을 거부한다. 왕첸허는 말 잘듣는 비서이자 통역사로서 그녀의 곁을 지킨 것이었고 모든 관계는 아오야마의 주도적인 오만의 결과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세상에는요. 스스로를 옳다고 생각하는 선의처럼 거절하기 힘든 뜨거운 감자도 없지요"라는 미시마의 한마디에 아오야마는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이 관계가 얼마나 일방적이었고 더 이상 그녀가 원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회복할 수 없음을 깨달은 아오야마는 왕첸허를 찾아가 사과하고 일본으로 떠난 후 타이완 여행기를 써서 그녀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던 중 사망하고 그 이후 양녀를 통해 미국에 사는 왕첸허에게 도달하게 되고 자녀의 도움을 받아 자비로 이 여행기를 번역하여 출판한다. 타이완을 점령한 일본의 사람이었던 아오야마 치즈코와 점령당한 타이완의 사람 왕첸허, 둘은 한자이름은 같지만 아주 다른 위치에서 함께하게 되고 상하의 관계에서 고용인은 관대한 마음으로 잘해주고 있다고, 더 잘해주고 싶다고 끝없는 애정표현을 하지만 피고용자는 드러내지 못하는 감정 속에서 상처받고 힘들게 그녀와의 관계에 최선을 다하는 이 모습을 지켜보며 어쩌면 수많은 사회 속 인간관계가 이렇게 형성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인칭 관점에서 쓰여진 만큼 아오야마 치즈코의 착각속에 만들어진 이 관계를 지켜보며 현실 속 인간들 모두 자기 착각 속에서 관계를 만들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허탈감도 찾아왔었다. 결론적으로 마지막 역자후기까지 소설이었던 형식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나간 점으로 보아 독자를 속이는 솜씨가 아주 뛰어난 작가임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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