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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인간
5.0
  • 조회 201
  • 작성일 2025-08-27
  • 작성자 최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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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교수의《공간 인간》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인간의 삶을 ‘공간’이라는 관점으로 새롭게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끊임없이 공간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가지만, 그 공간이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에 얼마나 깊숙이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이 책은 그러한 공간의 본질과 역할을 분석하면서, 공간과 인간이 서로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저자는 공간을 단순한 물리적 구조가 아닌, 사회와 문화, 인간의 욕망이 녹아든 총체적인 결과물로 본다. 도시의 거리, 아파트 구조, 학교의 교실 배치, 사무실의 책상 배열 하나하나가 특정한 사회 시스템과 가치관을 반영하며, 역으로 인간의 삶의 방식까지 규정한다는 주장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예컨대, 아파트 중심의 주거문화가 한국인의 인간관계, 가족관, 사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분석은 현실적이면서도 날카로웠다.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학교와 교실 구조’에 관한 이야기였다. 일렬로 책상이 놓여 있고, 선생님이 정면에서 강의하는 방식의 교실 구조는 산업화 시대의 공장 시스템과 흡사하다. 이는 창의적 사고보다는 규율과 순응을 요구하는 교육방식을 전제한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사회가 다양성과 창의성을 요구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 공간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은 교육의 본질을 되묻게 한다.

또한 공간을 매개로 한 인간관계의 변화에 대한 통찰도 탁월했다. 전통적인 마을에서는 자연스럽게 형성되던 이웃 간의 관계가 현대 도시 아파트에서는 차단된다. 단절된 공간은 단절된 관계를 낳고, 이는 공동체 의식의 붕괴로 이어진다. 나아가 도시는 점점 ‘속도’와 ‘효율성’만을 추구하게 되며, 인간은 점차 익명성과 고립 속에 놓이게 된다는 저자의 경고는 묵직한 울림을 준다.

유현준 교수는 건축가이자 도시설계자답게, 공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대안적인 공간의 가능성도 제시한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생각을 자극하며, 경험을 확장시키는 공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단순히 예쁜 건축물을 만드는 것이 아닌, ‘사람을 위한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 진정한 건축의 역할이라는 메시지가 인상 깊었다.

이 책은 공간이 곧 인간의 거울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우리가 어떤 공간에서 사는지는 곧 우리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반영한다. 공간은 사회적 산물이자 인간의 무의식을 담는 그릇이다. 유현준 교수는 우리에게 그 그릇을 다시 들여다보라고, 그리고 더 나은 그릇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라고 말한다.

《공간 인간》은 건축과 도시,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책이다. 단지 건축이나 도시계획에 관심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오늘날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들이 한 번쯤은 읽고 사유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공간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을 위해 공간을 바꾸는 일은 결국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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