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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29 박지연
    생각에 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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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은 사람이 생각보다 훨씬 비합리적으로 판단한다는 걸 여러 사례와 실험을 통해 보여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동안 나름 꽤 이성적으로 판단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감정이나 직관에 많이 휘둘리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카너먼은 인간의 사고 체계를 빠르고 직관적인 ‘시스템 1’과 느리고 신중한 ‘시스템 2’로 나눈다. 특히 대부분의 일상적인 판단은 시스템 1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설명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충분히 숙고한 끝에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익숙한 경험이나 선입견에 의존하여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람을 첫인상으로 판단하거나, 뉴스 제목만 보고 내용을 추측했던 경험 등이 모두 이에 해당할 것이다.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손실 회피’에 대한 내용이었다. 사람은 같은 크기의 이익보다 손실에서 더 큰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이미 손해를 본 상황에서도 그걸 만회하려고 무리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투자나 소비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된 선택이라는 걸 알면서도 지금까지 들인 시간이나 감정이 아까워 쉽게 포기하지 못했던 경험도 떠올랐다. 또 우리는 자기 판단을 지나치게 믿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사람은 결과가 나온 뒤에는 “원래 그렇게 될 줄 알았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한다. 그래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내 확신도 한 번쯤 의심하고 객관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걸 느꼈다. '생각에 관한 생각'은 단순한 심리학 책이라기보다 인간을 더 잘 이해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조금 어렵고 길게 느껴졌지만, 다 읽고 나니 내 사고방식과 행동을 돌아보게 만드는 의미 있는 책이었다. 앞으로는 순간적인 판단만을 신뢰하기보다 한 번 더 생각하고, 감정이나 편견이 내 선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의식하면서 살아가고자 한다.
  • 2026-05-29 한정식
    박태웅의 AI 강의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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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웅의 《AI 강의 2026》은 인공지능이 얼마나 빠르게 우리의 삶 안으로 들어왔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책이었다. 단순히 최신 기술 동향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이제 운영체제처럼 우리 일상과 업무 전반에 깊이 스며들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저자는 2025년에 예측했던 여섯 가지 AI 흐름이 실제로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꼼꼼하게 점검하며, 독자들에게 AI 시대의 현재 위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만든다. 이 책에서 가장 크게 다가온 메시지는 AI를 무조건 두려워하거나 맹신하기보다 냉정하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태도의 중요성이다. 인공지능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의료·교육·산업·노동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바꾸고 있는 현실적인 힘이다. AI가 인간의 파트너가 되고, 인간형 로봇으로 진화하며, 점점 더 빨라지고 작아지는 변화를 추적하면서, 저자는 AI 리터러시를 높이는 것이 개인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운영체제처럼 작동한다는 설명이었다. 스마트폰과 결합해 인간의 삶과 업무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AI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되었다. 더 이상 AI를 잘 쓰는 사람이 우위가 아니라, AI를 아예 모르는 사람이 뒤처지는 시대가 왔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또한 인공지능의 진화 가속화부터 AI 기본사회와 일자리의 미래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어, 기술적 이해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전망까지 함께 제시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느낀 점은 AI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아직도 일부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었다. AI를 단순히 “편리하게 쓰는 도구”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사회 구조와 일의 방식, 인간의 사고방식까지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었다. 특히 AI가 운영체제가 되고 파트너가 되는 과정은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진화 과정이라는 점을 깨닫게 됐다. 저자는 AI의 미래에 대해 막연한 불안만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어떤 기준과 태도로 AI를 수용하고 활용할 것인지, 어떤 리터러시를 키워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지 여부보다, 인간과 AI가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 여러 번 반복해서 강조된다. 이 때문에 이 책은 단순한 기술서가 아니라, 시대를 읽는 사회서이자 사고를 확장하는 철학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독서를 마치고 나면 AI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이해와 준비의 마음이 더 커진다. 인공지능의 작동 원리, 사회적 영향, 국가적 전략까지 폭넓게 다루는 이 책은 AI 시대에 필요한 기본 소양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나는 이제 AI를 더 이상 남의 기술이 아닌, 내가 직접 이해하고 활용해야 할 내 삶의 일부로 인식하게 되었다. 결국 《AI 강의 2026》은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최신 기기나 복잡한 기술력이 아니라,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는 힘과 학습하는 태도라는 점을 일깨워 준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AI를 단순한 유행이 아닌, 우리가 함께 살아갈 새로운 사회의 기반으로서 받아들이게 됐다. 앞으로는 AI를 더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내 삶과 작업에 어떻게 활용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려 한다.
  • 2026-05-29 이지원
    채식주의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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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한 사람의 선택이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가 아니라, 한 개인이 세계와 맺는 관계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작품은 영혜가 채식을 선언한 뒤 가족과 사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균열을 따라가며, 개인의 몸과 의지, 그리고 폭력의 구조를 차갑고도 선명하게 드러낸다. 처음 영혜의 채식은 남편의 시선으로 비춰지며, 그에게 영혜는 ‘평범하고 무난한 아내’였다. 그래서 영혜의 변화는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곧바로 ‘불편함’이 된다. 여기서 인상 깊었던 점은, 영혜가 왜 채식을 하는지 설명하려 하기보다 오히려 설명 자체를 거부하는 태도였다. 사람들은 납득 가능한 이유(건강, 다이어트, 종교 등)를 요구하지만 영혜는 그 틀에 자신을 맞추지 않는다. 그 침묵과 거부는 역설적으로 영혜가 자기 삶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몸부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작품은 영혜의 선택이 존중받기는커녕 더 큰 폭력으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사되는 강요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쉽게 폭력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영혜의 몸은 주변 인물들에게 ‘관리’되거나 ‘교정’되어야 하는 대상으로 취급되고, 결국 그녀는 자기 의지보다 타인의 기대와 체면을 위해 끌려 다닌다. 이 과정에서 나는 자유가 단지 법이나 제도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침해되거나 지켜지는 것임을 실감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이야기로 갈수록 영혜는 점점 인간 사회의 규범 바깥으로 밀려난다. 특히 예술과 욕망의 이름으로 포장된 또 다른 착취가 등장할 때, 작품은 폭력의 형태가 꼭 물리적 강제만은 아니라는 점을 드러낸다.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는 행위, 상대를 한 인간이 아니라 어떤 이미지나 상징으로 소비하는 행위 역시 폭력일 수 있다. 나는 이 부분에서 가장 불편함을 느꼈는데, 불편함이 컸던 만큼 작품이 던지는 질문도 오래 남았다. ‘나는 타인을 정말 한 사람으로 대하고 있는가, 아니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결말로 갈수록 영혜는 인간으로 살아가기를 포기하고 식물에 가까운 존재가 되려 한다. 이것을 단순한 광기로만 보기에는 작품 속 영혜가 겪어온 강요와 파괴가 너무 구체적이다. 오히려 그녀의 극단적인 선택은 “이 사회에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폭력일 수 있다는 고발처럼 읽혔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 이해 불가능함 자체가 이 작품의 핵심일지도 모른다. 『채식주의자』는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은 소설이다. 그러나 바로 그 불편함 덕분에, 내가 당연하게 여겼던 정상과 비정상, 가족과 사랑, 보호와 통제의 경계가 어디에 있는지 다시 보게 된다. 이 소설을 덮고 나서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교정하려 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결국 『채식주의자』는 한 개인의 이상한 선택을 다룬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의 몸과 삶을 얼마나 쉽게 침범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오래 남는다.
  • 2026-05-29 전송
    빅 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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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채 사이클의 진행 과정 ​ 건전한 화폐 단계 이 단계는 순부채 수준이 낮고, 화폐가 건전하며, 국가의 경쟁력이 있고, 부채 성장이 생산성 성장을 촉진해 부채를 상환하기에 충분한 소득을 창출한다. 이로 인해 금융 자산과 신로가 증가한다. ​ 부채 거품 단계 이 단계는 부채 및 투자 증가율이 소득으로 상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 정점 단계 이 단계는 거품이 꺼지면서 부채/신용/시장/경제가 위축된다. ​ 부채 축소 단계 이 단계는 부채가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부채를 소득 수준에 맞춘다. 부채 자산의 순매도, 특히 정부 부채 자산의 순매도는 큰 위험 신호다. ​ 대규모 부채의 위기 완화 단계 이 단계에서는 새로운 균형에 도달해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된다​ ​ ​ 가중 중요한 변화의 동인인 다음 5가지다. ​ 부채 / 신용 / 화폐 / 경제 사이클 내부의 정치적 질서/무질서 사이클 외부의 지정학적 질서/무질서 사이클 자연재해(가뭄, 홍수, 전염병) 인간의 창의성, 특히 새로운 기술의 발명 '빅 사이클'의 핵심 요약: 100년 주기의 흥망성쇠 달리오는 국가의 흥망성쇠가 약 100년 주기로 반복되는 '빅 사이클(Big Cycle)'을 따른다고 말합니다. 이 사이클은 크게 다음의 3가지 핵심 동인(動因)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진행됩니다. ​ 부채와 통화(화폐) 사이클: 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나고 결국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는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내부 질서(부의 격차) 사이클: 빈부 격차가 극심해지면서 내부적으로 큰 갈등과 혁명이 발생합니다. 외부 질서(지정학적) 사이클: 신흥 강대국이 기존 패권국을 위협하며 전쟁 등의 질서 변화를 촉발합니다. ​ 특히,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이 지금 이 사이클의 '정점'에서 '쇠퇴기'로 진입하고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이 새로운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도전기'에 있다고 분석합니다. ​ 가장 충격적인 메시지: '돈'의 가치가 변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온 부분은 '부채와 통화 사이클' 입니다. 달리오는 역사상 모든 제국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돈을 마구 찍어내는 '통화 팽창(Quantitative Easing)' 을 통해 몰락의 길을 걸었다고 설명합니다. ​ 현재의 경고: 지금 미국과 전 세계가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부채를 지고 있으며, 이 부채를 갚기 위해 돈을 찍어내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화폐의 가치 하락을 가져옵니다. 나에게 주는 교훈: 이는 우리가 흔히 '돈'이라고 부르는 현금이나 국채의 가치가 장기적으로는 위험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투자 인사이트' 달리오는 이 역사의 패턴을 기반으로 우리가 어떻게 자산을 보호해야 할지 가르쳐줍니다. 핵심은 '분산 투자' 와 '현금에서 벗어나기' 입니다. ​ 진정한 분산 투자: 단순히 여러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국가(미국 vs. 중국 등), 통화, 자산 유형(주식, 채권, 금, 부동산 등) 모두를 분산해야 합니다. 금과 보조 자산의 중요성: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금(Gold)과 비트코인 처럼 정부가 마음대로 찍어낼 수 없는 자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달리오는 금을 '중립적인 통화'로 보고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합니다. ​ 이 책은 '앞으로 뭐가 뜰 것이다!' 라고 예측하기보다는, '역사적 위험 상황에서 내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제시해 줍니다.
  • 2026-05-29 기성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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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부터 시작해서 어린이집, 학교, 직장생활 등 사회생활은 인간으로 태어난다면 평생을 경험해야 하는 당연한 과정이다. 그렇다면 사회생활 즉 인간관계에 대한 학습, 연습의 기회가 따로 있었을지를 생각해보면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힘들듯 하다. 보통은 지켜야할 규율, 법칙 등을 그저 교육받는 선에서 하는 것이지 관계를 보다 좋게, 화술을 좋게, 이해하기 좋게 등등에 대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어떤 분야보다 가장 중요하고 가장 오래 활용할만한 부분이 이 관계에 대한 지식, 테크닉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우리가 흔히들 얘기하는 나르시스트적인 성향이 카네기가 말하는 인간관계를 망치는 가장 주요한 포인트라는 것이었다. 상대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리고 존중하는 태도는 설사 그것이 진심이든 아니든과 무관하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고 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첫번째 포인트라는 점에서다. 나를 뽐내거나 내가 주인공이 되는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칭찬하고 비판을 조심스럽게 라는 원칙 하에 진정성 있는 관심은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는 점에 공감한다. 또한 가장 쉽게 상대의 호감을 얻는 방식은 상대를 경청하고 상대가 하는 말, 상대 그 자체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상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자주 불러주고, 자주 눈을 마주치는 등의 관심만으로도 상대의 호감을 얻을 수 있고 그 호감이 상대와의 관계를 급속히 진전시키는 매개가 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대학 시절, 심리학에 유독 관심이 많아 관련 수업을 몇차례 수강했는데 기억에 남는 것중에 하나가 바로 다음 문장이다. '사람의 의지는 외부에서 강제로 꺾으려면 더욱 강해지며, 스스로 의지를 움직여야만 그 의지가 온전히 보존된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상대와 논쟁을 벌여 내가 옳다는 식의 싸움이 아닌, 상대에게 질문을 던지고 상대가 선택을 스스로 하게끔 하는 것, 그 방식을 통해야 상대의 마음이 진정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 포인트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상대에게 기대하고 있다는 그 느낌, 신뢰한다는 느낌을 주는것. 즉 상대를 강제로 끌고가는 것이 아니라 상대 스스로가 추진할 수 있도록 그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 마치 어릴적 동화에서 지나가는 나그네의 코트를 벗기는 것은 강한 바람이 아닌 따스한 햇살이었다는 점을 다시금 생각나게 해주는 부분이었다.
  • 2026-05-29 여정민
    나의 완벽한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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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선 작가의 장편소설 『나의 완벽한 장례식』은 제목만 보면 죽음을 앞둔 누군가가 장례식을 준비하는 이야기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위로와 회복을 담은 판타지 힐링 소설입니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극적인 슬픔으로 소비하지 않고, 상실을 겪은 이들이 애도와 돌봄을 통해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차분하게 그려낸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이야기는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종합병원 지하 매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스무 살 주인공 '나희’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 두 시가 되면 매점에는 그림자가 없는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이들은 이승에 응어리가 남아 곁을 떠나지 못한 죽은 이들의 영혼입니다. 반려묘를 홀로 두고 온 아주머니부터 치매에 걸린 아내를 걱정하는 남편까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나희를 찾아옵니다. 총 6개의 에피소드 속에서 나희는 이들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며 엉킨 마음의 매듭을 풀어줍니다. 미처 전하지 못했던 후회와 미안함, 사랑을 남겨진 사람들에게 전하며 이승을 떠나는 영혼들의 모습은 무섭기보다는 짙은 감동과 애잔함으로 다가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깊이 다가온 것은 작가가 말하는 '완벽한 장례식’의 진정한 의미였습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완벽한 장례식은 결코 화려하고 성대한 절차를 뜻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영혼들이 미련을 내려놓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진심이 닿아 평안하게 다른 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 순간 자체가 가장 완벽한 이별이자 장례식임을 깨닫게 됩니다. 작가는 새벽 매점이라는 환상적인 설정을 빌려, 독자들에게 "오늘, 곁에 있는 이에게 충분히 진심을 전했나요?"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결국 이 소설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남은 자들이 슬픔을 어떻게 끌어안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죽음이라는 어두운 터널 끝에서 마주한 것은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과 내일을 향한 따뜻한 온기였습니다. 나 역시 언젠가 맞이할 완벽한 이별을 위해, 후회 없이 오늘을 살아가고 내 곁의 사람들에게 마음껏 사랑과 고마움을 표현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든 고마운 작품이었습니다.
  • 2026-05-29 박준규
    자본주의(EBS다큐프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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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는 우리가 살아가는 경제 시스템의 본질을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 주는 책이다. 평소 경제는 전문가들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돈의 흐름과 금융 시스템이 우리의 일상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특히 우리가 단순히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어왔던 통념을 넘어, 돈이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구조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돈은 빚으로 만들어진다’는 내용이었다. 은행이 대출을 통해 새로운 돈을 창출하고, 이 과정에서 경제가 움직인다는 설명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돈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또한 인플레이션과 소비의 관계, 금융기관의 역할, 신용의 중요성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여 경제 현상을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단순히 물가가 오르는 현상으로만 이해했던 인플레이션이 사실은 통화량 증가와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특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소비에 대한 우리의 태도도 돌아보게 만든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소비를 권장하며,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광고와 마케팅의 영향을 받아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소비 중심 사회의 구조를 설명하며,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는 단순히 소득을 늘리는 것보다 합리적인 소비 습관과 금융 지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경제 이론을 넘어 삶의 태도에 대한 조언으로도 다가왔다. 또한 자산과 부의 개념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노동소득만으로는 부를 축적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자산이 만들어내는 현금흐름과 복리의 힘을 이해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아니라 돈의 원리를 이해하는 사람이 경제적으로 더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본주의는 경제학 교과서처럼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핵심 원리를 전달하는 책이다. 책을 읽고 나니 경제 뉴스와 부동산, 금융시장, 금리 정책 등을 바라보는 시각이 한층 넓어졌다. 무엇보다 돈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기보다 그 원리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경제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뿐 아니라 자산관리와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2026-05-29 강지영
    소년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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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강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그려낸다. 5·18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면서 열다섯 어린 소년은 '어린 새' 한마리가 빠져나간 것 같은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고, ‘시취를 뿜어내는 것으로 또다른 시위를 하는 것 같은’ 시신들 사이에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정대는 동호와 함께 시위대의 행진 도중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져 죽게 되고, 중학교를 마치기 전에 공장에 들어와 자신의 꿈을 미루고 동생을 뒷바라지하던 정대의 누나 정미 역시 그 봄에 행방불명되면서 남매는 비극을 맞는다. 무자비한 국가의 폭력이 한순간에 무너뜨린 순박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과 무고하게 죽은 어린 생명들에 대한 억울함과 안타까움이 정대의 절규하는 듯한 목소리로 대변된다. 5·18 당시, 인구 40만의 광주 시민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인들이 지급받은 탄환은 80만발이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엄혹한 분위기 속에서도 국가의 부조리에 맞서도록 어린 그들까지 시위현장으로 이끌었던 강렬한 힘은 다만 ‘깨끗하고도 무서운 양심’ 하나였다. 그렇게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의 맥박’을 느끼며 수십만 시민들이 모여 만든 위대한 ‘양심의 혈관’을 함께 이루었던 것이다. 소설은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하던 형과 누나들이 겪은 5·18 전후의 삶의 모습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비극적인 단면들을 드러내 보인다. 살아 있다는 것이 오히려 치욕스러운 고통이 되거나 일상을 회복할 수 없는 무력감에 괴로워하는 이들의 모습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시 수피아여고 3학년 시절에 5·18을 겪은 ‘김은숙’은 '전두환 타도'를 외치는 데모로 점철된 대학생활을 포기하고 작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담당 원고의 검열 문제로 서대문경찰서에 끌려가 ‘일곱대의 뺨’을 맞기도 한다. 봉제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고귀한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조활동을 하다 쫓겨난 ‘임선주’는 이후 양장점에서 일을 하다가 상무관에 합류하게 되고, 경찰에 연행된 후 하혈이 멈추지 않는 끔찍한 고문을 당한다. 상무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대학생 ‘김진수’ 역시 연행된 이후 ‘모나미 볼펜’ 고문, 성기 고문 등을 받으며 끔찍한 수감생활을 했고, 출소 후 트라우마로 고통받다 결국 자살하고 만다. 소설은 이러한 국가의 무자비함을 핍진하게 그려내면서 ‘유전자에 새겨진 듯 동일한 잔인성’으로 과거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는 인간의 잔혹함과 악행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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