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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29 구민경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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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하늘의 별이 나를 위로하는 마법, 『코스모스』를 읽고 두꺼운 벽돌 같은 책 두께, 그리고 '과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막연한 거리감.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오랫동안 제게 ‘언젠가 한 번쯤 읽어야 할 숙제’ 같은 책이었습니다. 평소 책과 그리 친하지 않은 제가 이 두툼한 책을 펼치기까지는 꽤 큰 결심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첫 장을 넘기고 나니, 딱딱한 과학책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아름다운 우주 다큐멘터리를 글로 보는 듯한 묘한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책의 첫머리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코스모스는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이다.” 처음엔 그저 웅장하게만 들리던 이 문장이, 책을 읽어 내려갈수록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 작가는 거대한 우주 공간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고 미미한지, 그러나 동시에 얼마나 기적적이고 소중한 존재인지를 다정한 목소리로 알려줍니다. 가장 기억에 남고 가슴이 뭉클했던 부분은 단연 다음 구절입니다. “우리의 DNA를 이루는 질소, 치아를 구성하는 칼슘, 혈액 속의 철은 모두 붕괴하는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졌다. 우리는 별의 물질로 만들어진 것이다(We are made of starstuff).” 이 부분을 읽고 저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커다란 감동을 받았습니다.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팍팍한 일상,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속에 살던 제게 우주가 "당신은 저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과 같은 존재입니다"라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것 같았습니다. 내 몸을 이루는 아주 작은 세포 하나하나가 수십억 년 전 폭발한 별의 파편에서 왔다는 사실은, 때론 초라하고 평범하게만 느껴지던 제 삶에 아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주었습니다. 물론 낯선 천문학 용어나 과학적 원리들이 등장해 책장이 잘 안 넘어갈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완벽히 이해하려 애쓰지 않고,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의 옛날이야기를 듣는다는 마음으로 읽으니 한결 수월했습니다. 이 책은 그저 우주가 얼마나 넓은지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작고 푸른 지구를 왜 서로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게 해줍니다. 저처럼 독서에 익숙하지 않거나 과학을 어려워하는 어른들에게도 『코스모스』는 훌륭한 인생의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책의 두께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마음이 답답할 때 아무 페이지나 펴서 읽어보아도 좋습니다. 일상의 무게에 지쳐있다면, 칼 세이건이 안내하는 이 다정한 우주여행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반짝이는 별 하나를 심어줄 것입니다.
  • 2026-05-29 조은홍
    명상록(현대지성클래식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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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단순한 철학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처음에는 고대 로마 황제가 남긴 기록이라는 점에서 어렵고 딱딱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읽다 보니 인간으로서의 고민과 삶에 대한 태도가 담겨 있어 의외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타인과의 갈등이나 예상치 못한 문제를 겪게 되는데, 『명상록』은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남이 어떻게 행동하든 나는 올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의미의 구절이었다. 우리는 보통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쉽게 영향을 받고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저자는 타인의 행동보다 자신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내용을 읽으며 나 역시 주변 상황이나 사람의 평가에 지나치게 신경 쓰고 있었다는 점을 돌아보게 되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느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명상록』은 인생의 덧없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라는 관점은 현재를 더 소중하게 여기게 만들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로 시간을 보내기보다 지금 해야 할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러한 내용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느꼈다. 『명상록』을 읽으며 철학은 멀고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삶을 더 단단하게 살아가기 위한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화려한 문장이나 극적인 이야기는 없지만, 오히려 담백한 문체 속에서 깊은 울림을 준다. 앞으로 힘든 일이 생기거나 마음이 흔들릴 때 다시 펼쳐보고 싶은 책이었다. 또한 사회 초년생이나 30대 직장인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었다. 업무를 하다 보면 실수나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은데, 감정에 휘둘리기보다 내가 해야 할 역할에 집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완벽하려 하기보다 꾸준히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업무 적응에도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
  • 2026-05-29 배성현
    제로투원(리커버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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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투원은 팔란티어의 창립자인 피터 틸의 저서이다. 피터 틸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더불어 페이팔 마피아의 한 명이며, 이 시대를 이끌어 가는 인물 중에 한 명이다. 좋은 기업에 대해 피터 틸은 이 책의 제목과 같이 세상에 없던 것(제로)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원)을 해내는 기업이라고 말한다. 이미 누군가가 해 왔던것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아무도 하지 않거나 하지 못했던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만약 이 책이 처음 발간된 2014년에 이런 얘기를 했다면 크게 와 닿지 않았겠지만 피터 틸은 팔란티어라는 세상에 없던 일을 하는 기업을 만들어 냈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누구나 팔란티어라는 기업을 알지만 팔란티어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라는 말이 있듯이 팔란티어는 기존에는 없었던 사업을 수행하며 매우 빠른 속도로 매출자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수직적 내지 집중적 진보라는 표현이 이를 의미한다. 수직적 진보는 그 전에 아무도 이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피터 틸은 확장과 경쟁을 좋은 것으로 보지 않는다. 경쟁을 더 많이 할수록 얻는 이익은 줄어들고 치열한 경쟁시장은 제 살을 깍아먹게 된다고 본다. 따라서 진정한 승자는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싸울 필요가 없는 시장을 만드는 자이다. 이에 독점기업은 경쟁이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그 돈으로 더 장기적인 혁신을 추구하고 직원 복지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위대한 독점기업에는 4가지 특징이 있다. 1. 독자적 기술, 2. 네트워크 효과, 3. 규모의 경제, 4. 브랜드 구축이 있다. 독점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미래를 선점하여야 한다. 세상이 당연하고 믿는 상식의 이면에 숨겨진 비밀을 믿고 파고드는 사람만이 완전히 새로운 미래를 먼저 선점하게 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이면을 바라보는 그 냉철한 시각과 용기만이 독점적 부와 자율성을 선점하는 유일한 무기가 된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창조적 독점기업을 만들 수 있다.
  • 2026-05-29 정병식
    방구석 미술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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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재 작가의 『방구석 미술관 3』은 현대미술을 어렵고 난해한 영역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감정 속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책이었다. 그동안 현대미술이라고 하면 솔직히 “왜 저게 예술이지?”라는 의문부터 떠올랐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현대미술은 단순히 이상한 그림이나 파격적인 표현이 아니라, 시대와 인간의 내면을 담아내는 또 하나의 언어라는 사실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이 책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단순히 작품 설명에 머무르지 않고, 화가들의 삶과 감정, 시대적 배경을 함께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피트 몬드리안의 직선과 원색은 단순한 도형이 아니라 ‘질서와 균형’을 향한 인간의 갈망처럼 느껴졌고, 살바도르 달리의 기괴한 그림들은 그의 불안과 욕망, 무의식의 세계를 드러내는 창문처럼 보였다. 잭슨 폴록의 거칠고 즉흥적인 드립 페인팅 역시 단순한 낙서가 아니라, 자신의 혼란과 감정을 몸 전체로 쏟아낸 흔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인물은 마크 로스코였다. 처음에는 단순한 색면처럼만 보였던 그의 작품들이 책 속 설명을 통해 완전히 다르게 다가왔다. 거대한 색의 층 속에는 외로움과 슬픔,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흔히 그림을 ‘눈으로만’ 보려고 하지만, 로스코의 작품은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현대미술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느끼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또한 저자의 쉽고 유쾌한 설명 방식도 매우 좋았다. 어려운 미술 용어나 이론을 나열하기보다, 마치 친구와 이야기하듯 편안하게 풀어내어 미술에 대한 거리감을 줄여주었다. 덕분에 미술관에서 작품 앞에 서면 괜히 위축되던 마음도 조금은 사라졌다. 이제는 작품을 완벽히 해석하려 하기보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먼저 생각해보게 되었다. 『방구석 미술관 3』은 단순한 미술 교양서가 아니라, 예술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현대미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불안하고 외롭고 흔들리는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미술관이 더 이상 어려운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인간의 이야기를 만나는 장소처럼 느껴졌다. 앞으로는 그림을 볼 때 “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그 안에 담긴 인간의 감정과 시대의 흔적을 천천히 바라보고 싶다.
  • 2026-05-29 이지은
    소년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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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국가 권력의 폭력 속에서 희생된 사람들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아픔을 깊이 있게 담아낸 소설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역사 교과서를 통해 간단히 알고 있는 정도였지만, 작품을 읽으면서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감정과 고통을 더욱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공포, 슬픔, 죄책감, 상처를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중학생 동호였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민군의 시신을 정리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 특히 평범한 학생이었던 동호가 폭력적인 현실 속에서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은 당시 상황이 얼마나 참혹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또한 동호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 역시 사건 이후 오랜 시간 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살아남았다는 이유만으로 죄책감을 느끼고,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은 국가 폭력이 개인의 삶을 얼마나 오래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작가의 문체도 매우 인상 깊었다. 화려하거나 감정을 과하게 드러내는 표현이 아니라 차분하고 담담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오히려 그 점이 더 큰 슬픔과 여운을 남겼다. 마치 실제 증언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읽는 동안 마음이 무거웠고, 여러 장면에서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없었다. 특히 죽은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담아낸 구성은 단순한 소설 이상의 의미를 주었다. 이는 희생된 사람들이 단지 숫자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소중한 삶을 가진 존재였다는 사실을 강조한다고 느꼈다. 이 책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역사를 기억하는 일의 중요성이다.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 아픈 사건을 쉽게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작가는 기억하지 않는다면 같은 비극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또한 민주주의와 자유는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용기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도 깨달았다. 지금 내가 자유롭게 말하고 생활할 수 있는 이유 역시 과거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처음에는 무거운 내용일 것 같아 읽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꼭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슬픈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 기억,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앞으로는 역사적 사건을 단순한 과거의 일로 여기지 않고, 그 안에 있었던 사람들의 아픔과 희생까지 함께 기억하려는 자세를 가져야겠다고 느꼈다.
  • 2026-05-29 성희진
    나의 완벽한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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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신이랑 법률사무소라는 드라마를 재밌게 보았다. 죽은 이들이 차마 떠나지 못하고 남아있는 억울함을 풀어주고 못다한 이야기를 전하게 하는 그런 내용의 드라마였다. 그 드라마는 법률사무소라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면, 이 책은 생과 사가 공존하는 대학병원 매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베스트셀러에 제목의 완벽이란 단어와 장례식이라는 단어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게 하여 읽게 되었다. 사실 큰 줄기는 익숙한 소재였지만 드라마처럼 각각의 소재별로 어떤 사연이 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흐름이 있었고 여러 메세지를 던져주는 부분들에 재밌게 읽었다. 병원 근처 미용실 사장님과 반려 고양이 이야기는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나에게 나도 저런 상황이라면 우리 강아지가 마지막까지 걱정될 것이라 공감하며 읽었다. 또 치매 아내를 둔 남편 이야기는 자녀없이 둘만 있는 우리 부부 중 한사람이 떠나게 될 때 떠나는 그순간 같은 감정일까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사람만이 아닌 동물 진돌이의 부탁으로 주인에게 찾아주는 에피소드도 있었는데 할머니집 강아지 이름이 진돌이여서 더욱 울컥한 에피소드였다. 책에선 차에 치여 죽은 진돌이가 주인을 찾아달라는 내용이었는데 주인만 기억하는 진돌이가 결국 만나게 되었을땐 감동이었다. 주인을 잃어 떠나게 된 모든 강아지들이 책에서와 같이 다시 주인을 만나 서로 마음을 위로하고 떠나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들의 마지막은 모두 각자의 한을 풀고 장례지도사가 그들을 안내하게 되고, 모두가 웃으며 떠난다. 결국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마지막에는 평온하게 돌아가는 부분이 따뜻하면서도 여전히 슬프고 쓸쓸했다. 죽음의 순간엔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딱 한가지만 기억하게 될지 전 생애를 떠올리게 될지는 알수가 없다. 미련이라는 것은 떠나는 사람도 살아있는 사람도 남게 되는 것인데 떠날 때도 보내줄 때도 미련이 많지 않도록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주변인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나의 마음가짐도 결국 남겨진 사람은 또 씩씩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되새겼다.
  • 2026-05-29 최혜진
    나의 완벽한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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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완벽한 장례식은 이제 갓 20살 된 나희가 병원 매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이어진다. 매점에서 근무할 때 일반 손님 외에 나희 눈에만 보인는 특별한 손님들, 작은 주문창을 통해 전하려는 이야기로부터 나희는 무서워서 매점 사장 미수에게 말하여 근무시간을 낮 시간으로 변경한다. 사장 미수는 나희 이전 아르바이트생 수영도 그런 얘기를 하였다며 수영이 친구가 아파서 병원에 오는 동안 수영과 나희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다. 수영과 얘기도 하며 주문창을 통해 전달하려는 이야기도 듣게 되고 이제 더는 그들이 무섭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를 꼭 들어주려는 나희의 에피소드가 진행된다. 병원 근처 미용실을 운영했던 사장님이 고양이 루비가 드나들던 문이 잠겨 있어 열어 달라고 부탁하는 일, 치매에 걸린 아내를 위해 사두었던 국을 사무실에 두고 와서 전해 달라는 일, 자신으로 인해 도둑으로 몰린 친구에 오해를 풀고 사과를 전해 달라는 일, 오랜 친구와의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떠나는 일 등 에피소드는 우리 주변에서도 소소하게 발생되는 일상적인 이야기에 생의 마지막을 어떤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게 될까 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이들의 사연은 미련이나 집착 보다는 아주 사소하지만 일상과 맞닿아 결국 죽음도 삶의 일부라는 것처럼 느껴졌다. 책의 내용엔 '우리 셋은 모두 최선을 다했잖니, 원래 그러지 못한 사람들이 남은 말이 있는 거란다' 라는 말이 나의 삶에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걸까, 나의 마지막엔 나는 어떤 말이 하고 싶을까 라는 생각이 나를 한번 더 돌아보게 되었다. 완벽한 이별은 없더라도 누군가를 향한 진심을 다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라는 여운을 가지게 되는 책 이였다. 죽음 뒤에 무언가 전하고 이해 받고 이해하는 것 보다 평소 자신의 마음이 제대로 전해지고 이해하고 떠나는 과정이 우리의 삶에 더 필요하다는 마음이 들게 만들었다.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잘되지 않은 그런 소소한 마음들,, 어딘가 지치고 누군가에 전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용기 내어 연락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다.
  • 2026-05-29 김라은
    자몽살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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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몽살구클럽은 학교 동아리부터 시작된다. 소하가 홍보지 속 문구를 보고 동아리 가입을 하게 되고, 소하, 태수, 유민, 보현이 각자의 사정을 안고 같은 공간에 모이게 된다. 쉽게 이야기하면 자몽살구클럽은 세상을 떠나고 싶은 아이들이 어떻게든 모여 살고 싶어 몸부림 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마냥 어둡기만 하지는 않다. 이 책의 줄거리를 좀 더 보면, 네 명의 여중생을 각자의 다른 이유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 폭력, 가난, 방임 등 아이들이 겪는 사적인 지옥은 너무나 현실적이다. 하지만 이들은 죽기로 결심한 게 아니라, 20일의 자살 유예 기간을 정하고 서로가 이 세상에 무사히 살아 남을 수 있도록 서로 돕기로 약속한다. 그래서 이 책은 특별한 해결책이 주어지기 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곁에 남아보는 약속이다. 어른들이 보기엔 사소한 말, 별일 아닌 표정이 사실을 "지금 나 좀 봐줘" 라는 신호일 수 있다. 이 책을 내내 읽으면서 느낀 건, 아이들이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힘들수록 투박해지고, 힘들수록 말이 짧아지는 거다. 그런데도 유독 "살구 싶다"가 예쁜 문장이 아니라 지금 당장 무너지지 않기 위해 붙잡고 있는 표현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자몽살구클럽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 말이 가리키는 방향이 결국 "살고 싶다"는 뜻이라는 거다. 나도 어릴 적 어떤 사정으로 인해 마음이 힘들고 기댈 곳이 없다는 마음을 가져본 적이 있는데, 내가 힘들다는 것도 똑바로 말하기로 어렵고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도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인지 이 책 속의 아이들이 꼭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더 애틋하게 느껴졌고 아이들을 통해 나를 들여다 보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중간 중간 마음이 불편해질 수도 있고, 결말도 쉽게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오래 남았고, 동시에 더 조심스럽게 추천하고 싶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다. "나는 누군가의 힘듦 앞에서 어떤 사람이었을까?" 문장보다 태도를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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