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9
이양형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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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개요
프랑스 저널리스트이자 2017년부터 TV 지정학 프로그램 '지도의 이면’을 진행 중인 에밀리 오브리 등이 쓴 이 책은,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 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28개국의 지정학적 상황을 120개의 지도와 함께 설명하는 책이다. 원제는 Le dessous des cartes: Le retour de la guerre(지도의 이면: 전쟁의 귀환)이며, 프랑스의 기자와 정치 외교학자인 저자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풀어내는 등 세계 각국의 분쟁과 이슈를 지정학적 관점에서 살펴본다.
- 핵심 내용
이 책의 출발점은 명확하다. “지도로 세상을 보는 것은 사진이나 드론으로 보는 것과는 다르다. 지도는 지정학적 격변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세상은 지도로 볼 때 보다 명료해진다.” 구체적인 사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장 긴장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인 스웨덴은 200년 넘게 중립국 지위를 유지해왔으나 NATO에 가입하는 등 변화를 보였는데, 발트해 지도를 펼쳐 보면 그 상황이 단박에 이해된다. 스웨덴의 고틀란드섬은 북유럽 9개국이 접한 발트해 한가운데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끊임없이 영토 확장에 집착하는 중국의 큰 그림도 보이며, 경제적으로 혜택을 보면서도 안보 위협을 받는 호주의 역설적인 상황이 지도를 통해 그려진다. 시리아 내전에 튀르키예와 러시아까지 참전하게 된 이유, 폴란드가 유럽의 문제아에서 '귀중한 동반자’로 입지가 바뀐 배경, 인도가 세계적 강국이 되지 못하고 지역 강국에 머무는 이유 등에 관한 해답도 지도에서 나온다. 각 국가별로 지도와 한 문장으로 정리한 지정학적 상황 소개, 그리고 구체적 설명이 한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짧은 분량이 이어지기 때문에 세계 전체에 대한 개괄적인 파악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 책이다.
- 시사점
첫째, 지리는 국제 정치의 근본 변수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스웨덴의 러시아에 대한 공포 등의 이슈를 말할 때 지리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으며, 전쟁의 발발과 확대는 모두 지리적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재 세계의 국제 관계와 각국의 국내 정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선 지리를 살펴야 한다. 둘째,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저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전쟁 등을 겪으며 2020년대의 세계는 "그 누구도 나머지 세계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한다. 이상 기후 현상부터 새로운 전쟁터가 된 디지털 영역까지,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긴밀히 연결된 세계 속에 살고 있으며, 이것이 지도와 지정학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이유다. 셋째, 지정학적 문해력은 현대인의 필수 교양이다. 국제 정세에 관한 기사나 칼럼, 책을 읽기 전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깔아 놓기에 충분하며, 국제 관계에 대한 일반 상식이 필요한 독자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뉴스에서 접하는 국제 분쟁과 외교적 움직임을 피상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지도라는 렌즈를 통해 그 이면의 구조적 원인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