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3
이준석
여행자를 위한 교토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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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오랜만에 여행을 계획했다.
회사 일에 치여 늘 뒤로 미뤄두었던 여행.
이번엔 나 자신을 위한 시간으로, 한참 전부터 마음속에 품어왔던 도시, 교토로 향하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어디를 어떻게 봐야 할지 막막하던 차에, 누군가 이 책을 권해주었다.
바로 유홍준 선생님의 『여행자를 위한 교토 답사기』였다.
‘답사기’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읽어보니 역시나, 이 책은 한 도시를 여행하는 동시에 그 도시의 정신과 시간을 함께 걷는 여정을 안내해주는 깊이 있는 길잡이였다.
2. 본론
책을 펼치자마자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저자의 따뜻한 시선과 방대한 교양이었다.
기요미즈데라, 긴카쿠지, 아라시야마…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교토의 명소들이 단순히 ‘볼거리’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담긴 역사, 철학, 미학이 자연스럽게 풀려나간다.
예를 들어, 긴카쿠지(은각사)를 설명하면서 단순히 ‘예쁜 절’이라고 하지 않고,
거기에 깃든 ‘와비사비(わびさび)’라는 일본 고유의 미의식을 알려준다.
돌과 모래, 이끼와 물이 만들어내는 정적의 미학.
책을 읽으며 이런 이야기를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니,
그동안 겉으로만 보았던 교토라는 도시가 이제는 천천히 음미해야 할 한 편의 시처럼 다가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유홍준 선생님이 자주 강조한 말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이 말이 이렇게 가슴에 와닿은 적이 있었던가.
50대의 나이에, 바쁘다는 핑계로 늘 지나치기만 했던 수많은 것들.
그 모든 것들이 ‘안 보였던’ 게 아니라 ‘몰랐던’ 것이라는 걸 이 책이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이제는 교토라는 도시를 앞두고,
나 역시 ‘보는 눈’을 얻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이 책은 무리하지 않는 여행을 권한다.
빠르게 찍고 지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천천히 걷고, 오래 머물고, 깊이 바라보는 여행.
이것이야말로 지금 내 나이에서 꼭 필요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유도후(湯豆腐) 요리 하나에도 정갈한 삶의 태도가 느껴졌고,
조용한 찻집의 노부부 이야기에선 ‘속도’보다 ‘방식’이 더 중요한 인생의 한 단면을 본 듯했다.
3. 맺으며
『여행자를 위한 교토 답사기』는 나에게 단순한 사전 정보서가 아니었다.
삶의 속도를 다시 조율하게 해준 고마운 책이었다.
교토는 분명 아름다운 도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았다.
그 아름다움은 외형에 있지 않고,
그 속에 흐르는 정신과 시간, 그리고 그것을 읽어내는 우리의 ‘눈’에 달려 있다는 것을.
여행을 앞둔 지금, 나는 여전히 바쁜 회사원이고,
또한 몸과 마음이 예전 같지 않은 50대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교토는 그런 나에게도 충분히 의미 있는 도시가 될 것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교토 여행을 준비 중인 이들에게,
이 책 한 권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