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공지사항 FAQ QnA
  • New Arrival
  • BestBooks
  • Category
  • Book Cafe
  • My Books
  • 후기공유
  • 읽고 싶은 책 요청
  • 2022-11-01 이태현
    지리의 힘
    0 0
    5.0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터키 특파원과 스카이 뉴스 외교 부문 에디터와 BBC 기자로도 일하는 등 25년 이상 30개 이상의 분쟁 지역을 직접 현장에서 취재하면서 국제 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저자가 [지리라는 렌즈]를 통해 세계를 조망한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특히 중국, 미국, 서유럽, 러시아, 한국과 일본,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중동, 인도와 파키스탄, 북극 등 전 세계를 10개의 지역으로 나눠 [지리의 힘]이 급변하는 21세기 현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특히 [한국] 편에서는 한국의 위치와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한국이 [강대국들의 경유지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남중국해를 두고 벌어지는 영유권 분쟁, 영광스러운 고립을 택한 영국, 분열되는 유럽, 군국주의를 선택한 일본, 미국과 중국 간의 신패권주의 경쟁, 알카에다와는 달리 영토를 장악해 가는 IS, 북극의 부상 등 가장 최근의 이슈들도 함께 다루고 있다. 저자는 [경제 전쟁], [세계의 분열], [영유권 분쟁], [빈부 격차], [방대한 자원에 대한 탐욕과 경쟁] 등은 결국 [지리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세계사를 결정한 주요 요소 중 하나인 지리에 대한 핵심적인 통찰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지리가 우리 개인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어떻게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좌우하는지도 보여준다. 이 책은 현재 미국, 독일, 영국에서 베스트셀러이며 스페인, 터키, 대만, 일본, 중국 등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다. [중국]은 왜 그렇게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면서까지 바다에 집착하는지, [러시아]는 왜 크림 반도에 목매고 어떤 지리적 아킬레스건을 가졌기에 초강대국이 될 수 없는지, [남유럽]은 왜 서유럽에 비해 재정 위기에 취약한 건지, [미국]은 어째서 초강대국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한국]에는 왜 사드가 배치되는지, [파키스탄]보다 [인도]가 더 빨리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중동과 아프리카]에 유럽 식민주의자들이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질러 놓았기에 지금도 피의 전쟁이 계속되는지, [라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는 왜 발전이 더딘 건지, 왜 세계는 남극이 아닌 [북극]으로 향하는지 등에 대한 답은 바로 [지리]에 있다. 각 지역의 이 같은 문제를 이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21세기는 영토와 자원을 두고 분쟁을 벌이는 새로운 양상의 패권 경쟁 시대, 즉 [뉴 그레이트 게임(new great game)]의 시대다. 따라서 이제는 [지리를 알지 못하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바야흐로 지경학, 지정학에서 [지리geo]를 들여다봐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 의해 형성돼 왔다. 전쟁, 권력, 정치는 물론이고 오늘날 인간이 거둔 사회적 발전도 지리적 특성에 따라 이뤄졌다. 물론 현대기술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줄여줄 수 있다. 하지만 지리는, 인류가 지리의 법칙을 극복하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한 자신이 우리를 이길 거라고 말한다. 이 책은 전 세계를 10개의 지역으로 나눠 각 지역의 전체 지도를 맨 앞에 배치해 설명하고 있다. 과거(국가의 형성)부터 시작해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상황들(중국의 영향력 확대, 서유럽의 분열 등), 그리고 미래의 조망(북극을 두고 벌어지는 점증하는 경쟁)까지 포괄하는 지정학적 유산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세계 각 지역의 갈등과 분쟁 지역을 취재하면서 “이념은 부침을 겪지만 지리적 요소는 시간이 흘러도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럽의 경우 샤를마뉴, 나폴레옹, 히틀러, 소련의 위협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지만 북유럽평원과 카르파티아 산맥, 북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민족 국가들의 국경선이 다 지워진 오늘날에도 푸틴은 그 옛날 이반 4세가 본 것과 똑같은 지도를 보고 있다. 또한 [보다 긴밀한 연합]이라는 이념을 핵심으로 삼은 유럽연합도 2008년 재정 위기 이후 그 이념이 조금씩 헐거워지고 있다. 이를 두고 저자는 “이념이 지리에게 복수의 일격을 당하는 시대가 온 것.”이라고 말한다.
  • 2022-11-01 송승이
    하얼빈
    0 0
    5.0
    광복절을 앞두고 발간된 책 하얼빈. 영웅 안중근 의사에 대한 이야기이며, 저자는 김훈이다 보는 순간 '와'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출간과 동시에 모든 서점의 베스트 셀러에 기록을 세운 책이다. 역사를 다루는 많은 작품들이 감정 과잉이 되기 쉬운데, 형용사와 부사를 절제해서 사용하는 작가의 문장은 모든 감정을 내리 누르고 있다. 요란하지 않게, 생생하게 무엇보다도 절제된 문장과 묘사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영웅이라는 칭호 아래 신격화 된 인물의 내면, 그들의 고민과 걱정, 불안을 무엇보다 섬세하게 다룬다. 문체는 작가의 이름을 지우고 읽어도 될 정도로 김훈의 독보적인 느낌이 난다. 그간 안중근 의사를 다룬 많은 작품이 있었으나, 기억나는 명작이라 불릴만한 작품은 없었던 점이 아쉽다. 이문열 작가의 '불멸'이 있긴 했으나 아쉬움이 없지 않았던 가운데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토와 마주하는 장면에선 버릴 문장이 하나도 없을 만큼 잘 짜여진 구성이다. 이토가 죽었다면, 나의 목숨이 이토의 목숨 속에 들어가서 박힌 것이다. 흥분을 누를 수 없는 설레는 문장들이다. 이토의 죽음 이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재판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열된다. 사람들은 그를 비웃으며 또 다른 이토가 나올 것이라 말한다. 그의 죽음이 개죽음이라 말한다. 그 안에서 안중근은 그가 생각하는 바를 얘기한다. 이토를 죽이는 일이 골병같이 되어 버린 청년은 자신의 몸을 부수어 동양의 평화라는 대의의 길을 만들어 냈다. '나의 목적은 동양 평화이다. 무릇 세상에는 작은 벌레라도 자신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도모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인간 된 자는 이것을 위해 진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부록으로 작가가 쓴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위 문장과관련된 글이 함께 기술되어 있다. 그는 살인으로 처형 당했으나 재판에서 안중근 의사는 무엇보다 동양의 평화에 대해 외쳤다. 그의 사형 집행 후 책의 말미에 실린 글들은 그의 노력을 배신하듯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다. 이어지는 사건들은 그 의 희생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심장이 쪼일 듯 아프기까지 한다. 영웅의 순교가 세상의 평화와 안녕으로 만들어주지는 않았던, 언제나 바른길로 흐르지 않는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새삼 우리의 삶과 역사나 무수히 많은 '신념'들 위에 세워져 있음을 새각하게 된다. 그래서 소설 속 한 문장, 한 문장이 영웅의 말과 대사가 더욱 절실하고 소중하게 빛나는 듯 하다.
  • 2022-11-01 최지원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양장본 HardCover)
    0 0
    5.0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실제를 판단해온 환경과학자이자 경제사학자 바츨라프 스밀이 자신이 연구해온 모든 분야를 71가지로 나눠 총망라한 책이다. 분야는 사람과 인구, 국가부터 에너지 사용, 기술 혁신 및 기계와 장치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이 책에서 다루는 문제는 그가 1970년대부터 여러 책에서 추적해나갔던 내용이기도 하다. 그는 백신 접종을 의료적 관점이 아닌 '편익-비용 비율'이라는 경제적 관점으로 분석했다. 이때 활용한 건 2016년 미국 의료 전문가들이 저소득·중소득 국가 100곳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보급에 따른 투자 수익을 계산한 것이다. 이들은 백신을 제조·공급·운송하는데 필요한 비용과 발병·사망을 피함으로써 얻는 수익 추정값을 비교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백신 접종에 1달러를 투자할 때마다 16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에서는 21세기의 생활 방식이 1880년대 사회적 발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화력발전과 수력발전은 1882년 처음 시장에 도입됐고, 현재도 세계에서 소비하는 전기 80% 이상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또 전기 덕분에 1889년 미국에선 엘리베이터가 생겨났고, 건물 또한 고층으로 지을 수 있었다. 이외에 볼펜, 자전거, 내연기관, 회전문, 전기다리미, 금전등록기 등이 발명돼 1880년대 미국인은 현대 미국인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식량 공급과 식량 섭취 등 변화하는 환경 상황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을 사실에 기반해 살펴보며 마무리한다. 육식이 건강에 좋지 않고, 환경 파괴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가축 사료를 위해선 엄청난 면적의 땅과 물을 이용해야 하고,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이 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는 육식을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합리적인 소비는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2018년 전 세계에서 생산한 육류를 보면 돼지고기가 전체의 40%, 닭고기와 소고기가 각각 37%, 23%를 차지한다. 이 중 소고기는 사료를 투입해 소를 고기로 전환할 때 효율이 닭고기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그는 육류 생산량의 비율을 돼지고기 40%, 닭고기 50%, 소고기 10%로 바꾸면 전체 생산량은 같지만, 사료는 크게 절약해 환경에 미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책에선 통계에 기반해 모든 사회 현상을 설명하려 하지만, 숫자, 통계의 오류가 존재할 수 있다. 그 또한 단순한 수학적 계산으로 어떤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고 본다. 다만 숫자를 넘어 적절한 맥락에 대입할 때 유의미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한 국가의 유아 사망률, 저축 수준, 에너지 사용량, 식습관 등 수많은 통계와 데이터를 역사적·사회적·국제적 맥락에서 비교 분석해야 그 참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2022-11-01 최정헌
    당신은 사업가입니까
    0 0
    5.0
    캐럴 로스는 본인이 이에 시금치가 꼈다고 알려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아픈 진실이더라도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준다는 말이다.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축복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이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되겠다. 내가 사업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건 언제부터일까? 책에서 다룬 뼈와 살이 되는 조언들 중 특히 기억에 남는 내용은 이렇다. 사람이 싫어서 사업을 하면 안 된다. 직장에서보다 월등히 많은 사람을 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사가 싫어서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고객 전체가 갑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게 유의미하려면 잠재적인 보상이 잠재적인 리스크보다 월등히 커야 한다. 준비하는 데 실패하면 이미 실패를 준비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사업가는 어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보다는 사업 운영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함을 강조한다. 뛰어난 전문적인 기술이나 능력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오히려, 모든 회사에서 공통적으로 필요한 그리고 그것을 모두 할 줄아는 인사/회계/마케팅/고객응대/인맥관리 등이 더 중요한 역량이었다. 투자 확보와 리스크 관리, 법적 책임 까지 어느정도는 알고 있는 게필요하다. 즉, 많은 정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대신 그만큼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매우매우 바쁜사람이 되겠다는 것이다. 당신이 바쁘지 않는다면 그 회사는 최고의 실적을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각 장의 끝에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도록 무려 20가지의 구체적인 연습도 제공한다. 초반까지는 그때그때 따라 하다가 우선 완독을 하고 연습을 완료하기로 했다. 솔직히 책을 읽으며 나는 사업가에 적합하다는 미리 정해둔 답으로 은근슬쩍 향하게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역시 그것조차 눈치채고는 초반부에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이 의미 있으려면 스스로에게 더없이 정직해야 한다고. ​ 이 책을 읽은 것을 계기로, 사업가가 될 수 있는가가 아닌 사업가가 되어야만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정직하고 심도 있게 고찰해 보려 한다. 결론이 어느 쪽이 되든 객관적 지표에 따라 합리적으로 도출한 것일 테니 그렇게 하는 것이 내가 더 행복한 길이 되는 것임을 믿고 따라야 하겠다.
  • 2022-11-01 박중호
    빅뱅에서 인간까지-우주, 생명, 문명
    0 0
    5.0
    빅뱅(Big Bang) 이론은 원어로 들어보면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의미를 풀어 보면 '대폭발/큰 쾅 이론'이란 뜻이며, 초기엔 태초의 화염구 정도로 불렸다. '빅뱅'이라는 단어는 정상우주론을 지지했던 물리학자 호일이 처음 사용한데서 유래했다. 최초의 사용이 조롱의 목적이었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며 훗날 호일은 조롱할 의도 없이 그저 팽창우주론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말이라고 주장했다. 빅뱅 이론의 최대 증거인 우주배경복사는 과거 우주의 온도가 수천 도에 달할 정도로 뜨거웠고, 물질의 분포 또한 은하나 별이 형성되지 않은 매우 균일한 상태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특히 우주배경복사의 패턴을 정밀 분석하면 현재의 표준 우주론과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들어맞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로부터 탄생한 우주 거대 구조와 바리온 음향진동 등의 부가적인 현상들은 현재의 우주와도 무수히 많은 교차검증이 이루어졌다. 우주 팽창과 대폭발 이론이 전적으로 옳다고 한다면, 우리는 좀 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대폭발의 순간은 어떤 상태였는가? 대폭발 이전의 상황은? 그 당시 우주의 크기는? 어떻게 물질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던 우주에서 갑자기 물질이 생겨났는가? 이러한 물음은 우리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사람들은 보통 특이점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한 설명을 신의 몫으로 떠넘긴다. 이것은 여러 문화권에 공통된 현상이다. 하지만 신이 무에서 우주를 창조했다는 답은 임시변통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근원을 묻는 이 질문에 정면으로 대결하려면 당연히 "그렇다면 그 창조주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을 해결해야 한다. 만일 이 질문에는 답이 없다라는 식의 결론밖에 내리지 못한다면, 차라리 우주의 기원 문제에는 답이 없다 하고 한 단계 일축하는 것이 어떨까? 또 한편으로, 신은 항시 존재했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역시 한 단계 줄여, 우주가 항시 존재했다고 하면 어떻겠는가? 현재 우주의 암흑에너지는 엄청나게 멀리 떨어진 은하단 사이를 갈라놓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데, 빅 립은 별이나 행성을 찢어놓는 것도 모자라 결국 원자핵과 핵자까지 분해시켜 버릴 것이다. 특정 시점에 도달하면 암흑에너지의 양은 무한대로 발산하고 반대로 우주의 밀도는 0으로 수렴하며 최종적인 우주의 종말이 이루어진다.
  • 2022-11-01 박기욱
    하얼빈
    0 0
    5.0
    안중근을 다룬 기존의 도서들이 위인의 일대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하는 데 주력한 것과 달리, 김훈은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이 이토를 저격한 순간과 그 전후의 짧은 나날에 초점을 맞추어 안중근과 이토가 각각 하얼빈으로 향하는 행로를 따라간다. 이로써 『하얼빈』에는 안중근의 삶에서 가장 강렬했을 며칠간의 일들이 극적 긴장감을 지닌 채 선명하게 재구성된다. 구한말, 쇠약해져가는 조국을 바라보기만 할 수 없었던 청년들의 결기가 들끓고, 세상의 흐름에 맨몸으로 부딪친 민중들이 공허하게 스러지던 어두운 시대상도 김훈 특유의 단문으로 하드보일드하게 형상화된다. 이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안중근이 좇는 대의와 그가 느끼는 인간적인 두려움은 더욱 효과적으로 대비를 이룬다. 동양의 평화를 위해 자신과 타인의 희생을 불사하면서도, 집안의 장남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며 천주교에서 세례 받은 신앙인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수시로 머뭇거리는 그의 모습은 그간 상대적으로 주목되지 않았던 낯선 면모이다. 이 세상이 끝나는 먼 곳에서 빌렘이 기도를 드리고 있고, 그 반대쪽 먼 끝에서 이토가 흰 수염을 쓰다듬고 있고, 그 사이의 끝없는 벌판에 시체들이 가득 쌓여 있는 환영이 재 위에 떠올랐다. 시체들이 징검다리처럼 그 양극단을 연결시키고 있었다. ……신부님은 여기에 계시렵니까? 라는 말을 안중근은 참았다. 안중근이 이토를 저격하기로 결단하는 순간은 우연과 운명이 뒤섞여 빚어지는 전율로 가득하다. 암울한 미래에 고뇌하며 간도와 연해주 일대를 떠돌던 안중근의 하숙집으로 신문지 한 조각이 흘러드는데, 그 위에는 통감 공작 이토가 대한제국의 위상을 격하하고 일제의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 교묘히 연출한 순종 황제의 사진이 실려 있다. 사진에 암시된 일제의 야욕을 감지한 안중근은 즉시 마음을 정하고 이토가 방문할 하얼빈을 향한 생애 마지막 여정에 오른다. 안중근은 곧바로 의병 활동을 함께했던 동지 우덕순을 찾아가고, 안중근을 맞은 우덕순 역시 안중근의 의중을 간파하고 두말없이 동행을 결정한다. 동일한 목적을 공유한 두 청년의 망설임 없는 의기투합이 간결한 대화를 통해 전달되며 묵직한 인상을 남긴다. -꿩을 쏘고 남은 총알로 이토를 쏘는구나. 우덕순이 소리 없이 웃었다. 웃음은 엷게 얼굴에 번졌다. -우습지만 그렇게 되었다. 겨누어 쏘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총을 많이 쏘아보았는가? -많이 쏘지는 않았다. 나는 사냥꾼이 아니지만 이토는 꿩보다 덩치가 크니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안중근이 소리 내어 웃었다. -그렇겠구나. 그렇겠어. 나는 이토의 덩치가 너무 작아서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좋지 않은 생각이다. 둘은 마주보며 웃었다. 웃음은 흐렸고 소리 끝이 어둠에 스몄다. 일본인 검찰관과 법관들이 거사를 단행한 안중근 일행을 조사하며 남긴 신문조서와 공판 기록 또한 적재적소에 활용되어 소설의 현장감을 높인다. 극도로 정제된 공문서의 이면에서 인간사의 비극을 읽어내는 것은 김훈의 특기 중 하나이다. 일면 건조해 보이던 이 문서들은 소설의 맥락 속에 절묘하게 배치됨으로써 당시의 뜨거웠던 현장을 증거하는 절절한 기록으로 다시 읽힌다. -그대는 안의 명령에 따른 것인가? -아니다. 나는 안에게 명령을 받을 의무가 없다. 또 명령을 받을 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일은 명령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는 내 마음으로 한 것이다. -이토 공은 고관高官으로 수행원과 경호원이 많은데, 그대는 암살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가? -그것은 사람의 결심 하나로 되는 일이다. 결심이 확고하면 아무리 경호가 많아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러한 공술들은 소설적 각색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히 긴장되어 있고, 안중근과 우덕순의 답변은 단순하고 정확해서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김훈은 이 기록들에서 유불리를 떠나 오직 스스로의 신념을 밝히기 위해 거침없이 발화되는 청춘의 언어를 읽는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짧은 생애를 바친 청년들의 모습이 동경심과 슬픔, 안타까움 등 복잡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신념을 지키는 일의 어려움과 그것을 극복한 이들이 뿜어내는 순수한 빛 소설에서 안중근과 이토의 갈등만큼이나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안중근에게 세례를 준 빌렘 신부와 한국 교회를 통솔하는 뮈텔 주교의 갈등이다. 일본 형법에 근거한 재판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안중근은 죽음을 앞두고 신에게 죄를 고할 수 있기를 염원한다. 빌렘은 그런 안중근에게 고해성사를 베풀어주려 하고, 뮈텔은 한국에 겨우 자리잡은 천주교의 뿌리가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빌렘의 뜻에 반대한다. 한 인간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애쓰는 빌렘과, 교회의 안위를 위해 역설적으로 세속과 결탁한 뮈텔의 대치는 성聖과 속俗의 대립이라는 갈등을 더하며 소설의 결을 더욱 풍부하게 일구어낸다. 안중근과 마찬가지로 빌렘은 뮈텔의 권위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의 신념에 따라 안중근을 만나러 감옥으로 간다. 이러한 빌렘의 용기는 안중근의 거칠었던 영혼을 평온한 안식으로 인도하는 명장면을 탄생시킨다. 안중근이 몸을 앞으로 굽히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빌렘이 몸을 앞으로 굽히고 들었다. 안중근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사형수의 머리와 사제의 머리가 가까워졌다. 안중근의 목소리는 숨소리처럼 들렸다. 옥리들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목소리가 끊기고, 침묵이 길게 이어졌다. 빌렘은 침묵 속에서 안중근에게 고해성사를 베풀었다. 김훈이 그리는 안중근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온몸으로 길을 내며 나아간다. 그 과정에서 안중근이 지녔던 젊음의 패기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환상은 그의 생명과 함께 부서져간다. 안중근이 부딪혔던 벽은 그로부터 백여 년이 지난 지금도 건재한 듯하다. 청년들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길을 찾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고, 때로는 시류와 타협하여 개인의 가치관과 신념을 버릴 것을 요구받는다. 그렇기에 거대한 세상에 홀로 맞선 안중근의 생애는 시대를 뛰어넘어 공감과 탄식을 자아낸다. 책의 말미에 실린 ‘후기’에는 안중근의 사형이 집행된 후 남겨진 이들이 겪어야 했던 수모와 배반의 이합집산이 펼쳐진다. 안중근의 외로운 고투가 일으킨 변화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져간 비극을 담담하게 서술한 이 후일담 형식의 글은 소설 바깥의 현실과 맞닿으며 또다른 울림을 준다. 『하얼빈』은 동양 평화라는 대의를 실현하기 위해 안중근을 비롯한 인물들이 선택한 길에 대해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려 한 책 속 많은 이들의 모습은 각자가 만들어낸 명장면 속에서 순수하게 빛나고 있다.
  • 2022-11-01 손석원
    정조의 비밀편지(키워드 한국문화 2)
    0 0
    5.0
    정조와 그의 시대는 요모조모 뜯어보면 볼수록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화석화한 어떤 딱딱한 물건이 나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와도 같이 새롭게 해석해주기를 기다리는 말랑말랑 한 존재로 보인다. 정조의 비밀편지도 거의 틀립없이 그런 물건이다. 심환지에게 보낸 정조의 어찰은 얼해 비로소 세상에 그 존재와 가치가 알려진 낯선 사료이며, 현존하는 것 자체가 기적적인 사건이라고 할 만큼 정조시대 역사를 새롭게 해석하게 할 만한 사료이다. 정조의 일거수일투족과 그가 말한 모든 내용은 대부분 정치적 의도를 구현한다. "어찰첩"의 중심적 가치는 거기에 있다. 게다가 이 어찰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를 비롯한 공식 사료와 충돌하기도 하고 이들을 보완하기도 한다. 국왕이 행한 정치적 행위의 이면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졌고 당사자들은 이를 어떻게 느껶는지를 폭로한다. 정조를 둘러싼 역사적 사실과 사료가 제법 많고 널리 알려진 내용도 적지 않다. 반면에 이 비밀편지는 존재 자체가 알려진 게 최근인데다가 깜짝 놀랄 만한 내용이 많아서 세상과 학계에 큰 관심거리로 대두했다. 비밀편지는 기왕에 밝혀진 사료와는 성격이 판이하다. 이 특별한 사료의 등장은 정조와 그 시대의 역사를 새롭게 보도록 충동질한다. 법원의 판결이 끝난 지 수십 년이 지난 사건에 판결을 뒤집거나 큰 영향을 끼칠 새로운 증거물이 등장한 것과도 같다. 그 때문에 많은 논란이 진행되는 중이고, 앞으로고 그럴 것이다. 정조는 제왕으로서는 드물게 글쓰는 것 자체를 즐겼다. 특히 가까운 신료나 친지 들과의 편지를 주고 받는 일에 특별한 취미를 가졌다. 그의 편지 쓰기가 정치적 행위의 일환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의 편지 애호는 권력의 행사에만 몰두하는 그저 정치인이기만 한 수많은 고금의 정치가와는 격조가 다른 행위이다. 바쁜 시간을 비집고 붓을 휘둘러 편지를 쓰는 정조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인간적 체취가 느껴진다. 비말편지를 비롯한 어찰첩을 연구하면서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필자는 "정조어찰첩"을 발굴하여 소개하는 데 참여하면서 비밀편지가 지닌 문화사적 의미와 가치를 밝히는데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해왔다. "정조의 비밀편지"는 그 같은 최근 연구성과를 풀어서 정리한 책이다.
  • 2022-11-01 안선민
    나를 찾는 여행! 액티브 시니어
    0 0
    5.0
    <11명의 시니어플래너가 전하는 활력 가득 액티브 시니어> 한국시니어플래너지도사협회 소속 시니어플래너들이 각자의 전공 분야나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담아 펴내는 <나를 찾는 여행, 액티브 시니어> 여섯 번째 책이다. 6집에는 11명의 저자가 참여하여 시니어의 삶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와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책은 3차 성장을 향한 도전, 공감소통, 시니어의 성공적 인생 스토리, 사랑심리학, 시낭송, 일상과 감사, 치매 예방과 관리 등, 저자별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각각의 글은 주제는 다르지만, 각자의 삶과 현장에서 얻고 연구한 내용으로 유용한 정보일 뿐 아니라 시니어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고 있다. 책을 기획하고 엮은 한국시니어플래너지도사협회 김대정 회장은 “협회는 갈수록 전국 곳곳에서 활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시니어들을 위해 변함없이 활동하면서 사회공헌 강의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다가오는 초고령사회에 진입을 준비하고 개인의 행복한 삶,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안으로 ‘시니어플래너지도사 과정’인 자기계발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강의내용은 인간관계, 건강, 직업(일), 여가를 기본영역으로 하며 그 외에 주거, 자산관리, 계획과 실천, 스피치 등 시니어에게 꼭 필요한 콘텐츠로 이뤄져 있다. 강좌가 개설된 대학 평생(미래)교육원은 이화여대, 연세대(서울, 원주), 동국대, 경기대(서울, 수원), 안양대 등이며, 호주지부(시드니)도 개설하고, 협회 소속 교수진이 호주를 방문하여 4박 5일에 걸쳐 교민들 대상으로 생애재설계(은퇴설계) 강의를 하였다. 앞으로는 공공기관, 기업체 등 사회공헌 강의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이 책은 액티브 시니어 시대를 향한 작은 디딤돌을 놓겠다는 뜻을 모아 협회 소속 11명의 강사진이 각자의 분야나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시니어에 힘이 될 내용을 전하고 있다. 돈보다 건강!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요. 주인공은 나야나 기대 수명이 점점 높아지는 100세 시대에 어떡하면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수 있는지 여쭈어보면 꾸준히 운동하고 취미활동하고 아니면 일이 있어야 합니다. 액티브 시니어의 건강 관리는 그또한 친구가 있어야 하지요. 외롭지않고,즐겁게 노래도 부르고 사회활동에 참여도 하면서 시간시간을 잘보내야 한다[출처] 어르신 문화 생애설계 노후설계 액티브 시니어 비대면강의|작성자 힐링지도사
704 705 706 707 708 709 710 711 712 713 714
도서 대출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취소 확인
알림
내용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