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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30 고훈우
    공간의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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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현준 건축가는 알쓸신잡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건축과 연계시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많이 알려줬었다. 특히 "대기업 소유의 빌딩의 높이를 보면 그 기업의 시가총액을 알 수 있다"는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았었는데, 건축이 이와 같이 사회현상이나 문화가 크게 녹아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공간의 미래"라는 책을 통해서 흥미롭게 들었던 이야기들 이 외에도 건축이라는 것이 실생활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환경 등에 영향을 주고 받는 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공간은 그 안에 사는 인간과 함께 계속 변화해왔다. 최근에 또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더욱 급속하게 바뀌면서 공간의 변화 속도 또한 빨라졌다. 이 책은 특히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집부터 회사 학교 그리고 상업시설 공원 등 밀접한 공간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다룬다.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이라는 개념이 점차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잠자는 기능이 가장 컸던 집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이 되면서 집을 비롯한 생활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공간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도 달라졌다. 거실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 확장하면서 없애던 발코니가 중요한 공간으로 부각됐고, 공간의 효율성에도 관심이 커졌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헬스장에 갈 수 없게 되면서 헬스기구 등을 집에 배치하여 헬스 공간을 꾸민다던지 그런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반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사실은 인간은 항상 세상의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를 준비하려고 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큰 변화를 맞이했을 때 그런 요구가 더 클 수 밖에 없고, 그에 발 맞춰 다양한 전문가들이 예측과 해결책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이 책은 여러 분야 중 건축이라는 분야에서 공간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을 시도한 그 산물이다. 건축은 항상 우리 곁에 존재하고 영원히 함께 해야할 영구적인 학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어려운 건축학이라기 보다는 우리와 밀접하게 꾸준히 관련된 것이므로 변화에 관심을 갖고,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지 지켜보는 것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 2023-05-30 강민희
    소크라테스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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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전 NPR 특파원인 에릭 와이너가 쓴 책이다. 이 책은 독자들을 세계의 위대한 철학자 중 일부의 철학과 지혜를 탐구하면서 다양한 나라와 문화를 경험하게 한다. 서양 철학자의 창시자 중 한 명인 소크라테스가 살고 가르쳤던 고대 아테네를 지나, 현대 중국과 일본, 인도를 돌아다니며 동양 철학의 지혜를 발견한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공자, 노자, 부처 등 다양한 철학자들의 삶과 가르침을 파헤치고 그들의 지혜가 현대 문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연구한다. 철학 책을 읽게된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시도는 몇 차례 했으나 도중에 실패한 적이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는 큰 가르침을 얻어가려는 욕심보다는 철학이 생각보다 쉽고 나의 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것들을 알아가고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철학을 일반인이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저자의 능력이었다. 복잡한 개념과 이론을 이해하기 쉽고 일상에 적용하기 쉬운 방식으로 분해한다. 또한, 독자들이 원칙들을 실행에 옮기는 것을 돕기 위해 실용적인 조언과 연습을 제공한다. 철학책이다보니 삶에 접목할 수 있는 구절이 많았다. 가장 인상 깊은 구절이, "행복은 부산물이지, 절대 목표가 될 수 없다. (중략) 행복은 삶을 잘 살아낼 때 주어지는 뜻 밖의 횡재같은 것이다"였다. 정말 행복은 목표가 될 수 없는가?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았다. 행복이 인생의 목표였던 나로서는 동의할 수 없는 말이었다. 순간순간 열심히 살다 보니 행복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행복해지려고 매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행복이 부산물이라고 느낄 때도, 목표라도 느낄 때도 있는 것 같다. 행복은 자려고 누웠을 때 걱정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는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불안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런 불안함은 외부에서도 해결해 줄 수 없다. 결국 이 구멍들을 하나씩 찾고, 채워주는 과정이 있어야 조금씩 행복한 삶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항상 철학적인 물음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철학이 무엇인지 잘 몰랐던 것 같다. 마르쿠스, 쇼펜하우어, 소로 등 여러 철학자들과 잠시 대화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의문이 들기도 하고, 납득이 되기도 하였다. 앞으로 지혜로운 삶을 살기 위해 여러 철학 책들을 읽어보면 삶에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철학을 좋아하던, 좋아하지 않던 인생에 큰 질문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남겨줄 즐거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에 큰 질문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 자신과 주변 세계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2023-05-30 문지원
    경제상식사전(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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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경제 상식사전은 세계 경제의 기본 개념과 주요 이슈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경제에 관심이 많아서 이 책을 읽어보았는데,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되어 있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특히, 각 지역별 경제에 대한 내용이 자세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세계 정제의 흐름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키우라는 점이었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책을 읽으니 경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자산 관리라는 부분에 대해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이야기 하다보니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 경쟁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들인데, 두 나라는 서로를 견제하면서 경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경쟁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지금도 여전히 모든 뉴스의 주요 관심사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큰 영향을 끼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세계 경제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경제에 대한 지식을 쌓고 경제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힘을 키우고 싶습니다. 특히, 요즘같이 경제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이 시기에 기본적인 상식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해당 지식을 통해 경제를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기를 것입니다. 글로벌경제 상식사전은 경제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용어와 예시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최신 경제 동향을 반영하여 계속해서 개정판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나와 같이 방대한 경제 영역에서 어디부터 어디까지 기초 지식을 쌓을지 애매한 지금 지식을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든 아니든 한 번이라도 이 책을 읽어보면, 이 책을 통해 세계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힘을 키울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 2023-05-30 안병학
    총 균 쇠 (절판 주문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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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기니 섬의 남다른 정치가인 얄리로부터의 질문("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을 만ㄷ들지 못한 겁니까?)으로부터 답변을 만들며 시작된 이 책은 ' 1998년 풀리쳐상 논픽션부문과 영국의 과학 출판상을 수상한 책으로 인류 문명이 대륙별, 민족별로 불평등해진 원인을 다각적인 시각에서 명쾌하게 분석하고 있다. 인간 사회의 다양한 운명의 갈림길, 식량 생산의 기원과 문명의 교차로, 지배하는 문명과 지배받는 문명 그리고 인류사의 발적적 연구 과제와 방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이 글 저자에게 많은 기자들이 두꺼운 이책을 한단어로 정리해달고 요청한 결과 저자가 명료하게 한 말이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 하류층을 형성하며, 많은 원주민이 선교회나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살거나 백인들의 목장에서 일꾼 노릇을 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 어째서 이처럼 뉴기인에 비해 훨씬 운이 나빴을까? 근본적인 이유는 우선 유럽의 총기, 병원균, 쇠가 원주민을 제거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가(적어도 일부 지역은) 유럽인의 식량 생산과 정착에 적합했다는 사실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기후와 토양은 그중 가장 생산성이 높거나 비옥한 지역에서는 유럽식 농경이 가능했다. 현재 오스트레일리아 온대 지방의 농업 형태는 유라시아의 온대성 주요 작물인 밀(오스트레일리아의 주식) 보리, 귀리, 사과, 포도 등과 더불어 아프리카 사헬 지대 원산이 수수와 목화 그리고 안데스 원산 감자가 주를 이룬다. 유럽인이 정착하면서 원주민수는 학살과 병원균으로 인해 크게 감소하게 된다. 이 두가지 원인 때문에 자율적인 원주민 사회는 유럽식 식량 생산에 적합한 모든 지역에서 제거되고 말았다. 다소나마 무사히 살아남은 사회는 유럽인에게 쓸모가 없는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와 서부 지역에 있던 사회들 뿐이었다. 그리하여 4만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원주민의 전통은 유럽인의 이주가 시작되고부터 1세기 이내에 거의 사라졌다.
  • 2023-05-30 정성훈
    그림자 노동(이반 일리치 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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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자 노동’은 어떻게 생겨났고 그 역할은 무엇인가? 일리치는 역사상 출현했던 노동의 형태들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는 무보수의 자기 충족적 생산 활동인 자급자족 노동, 둘째는 보수를 받긴 하지만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상품 생산을 위해 일하는 임금 노동, 셋째는 무보수이면서 생산에 아무런 기여도 없이 오로지 임금 노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존재하는 그림자 노동이 그것이다. 여기서 그림자 노동은 매우 기이한 노동이다. 가내 자원을 가지고 무보수로 행한다는 점에서는 자급자족 활동과 비슷하지만, 아무것도 직접 생산하지 않는 노동이라는 점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노동인 것이다. 그러나 임금 노동은 그림자처럼 가려져 있는 이 비생산 노동 없이는 결코 지속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림자 노동의 존재를 전제조건으로 한다. 일리치는 상품 경제의 강요로 인해 전통적 자급자족 활동이 한편으로는 생산을 위주로 한 임노동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일종의 소비적 노동인 그림자 노동으로 분열되고 파편화되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주어진 환경을 이용하여 생계를 충족하던 자급자족 활동을 상품 사회에 이바지하는 노동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상품을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두 가지 노동으로 쪼개놓아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리치는 우리가 중시하는 고용 노동 또는 임금 노동보다는 그림자 노동이야말로 인간의 자급자족을 상품에 가두는 데 훨씬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임금 노동은 자발적으로 지원하거나 발탁됨으로써 행하는 노동이지만, 그림자 노동은 나면서부터 결정되고 부여되는 노동이기 때문이다. 즉 상품 사회를 위한 두 노동은 처음부터 억압받는 여성과 부양 의무를 짊어진 남성이라는 성차별 구조를 만듦으로써 성립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반 일리치는 그림자 노동에 대해 ‘성차별 노동’이라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서 그것이 어떻게 오늘의 상품 경제를 위한 필수적 노동이 되었는지를 다양한 예시들을 통해 보여준다. 상품 생산과 소비를 벗어나서는 살아갈 길이 없어진 인간 현실, 노동이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된 과정, 고용 노동은 가치 있는 노동이고 비고용의 무급 노동은 착취의 대상이 된 사정 등이 낱낱이 밝혀진다. 나아가 물품 생산의 한계에 이른 오늘의 성장 사회는 어떻게 그림자 노동을 이윤의 새로운 사냥터로 삼고 있는지도 밝혀진다. 원래 무급의 그림자 노동은 봉사(service)와 돌봄(care)을 주된 활동 방식으로 삼는 노동이다. 그런데 경제 성장의 요구는 이런 활동들을 ‘서비스 상품’으로 만듦으로써 다시 한 번 이윤의 확대를 꾀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무보수였던 그림자 노동이 서비스 경제의 식민지가 되면서, 이제는 돈을 주고 서비스를 구입하는 사태가 온 것이다. 이런 부가가치들이 경제 성장의 수치로 계산됨은 물론이다. 경제 발전은 과연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이반 일리치가 ‘그림자 노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까닭은 그림자 노동 자체의 특성이 중요해서가 아니다. 이 책이 관심을 갖는 주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우리가 추구하는 경제 성장은 과연 옳은가”이고, 다른 하나는 “그림자 노동은 어떻게 우리의 삶을 성장의 희생물로 만들었는가”라는 것이다. 이 문제들에 답하기 위해 이반 일리치는 노동가치설과 같은 경제학적 접근보다는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접근법을 택한다. 추상적 이론보다는 역사적 사실 속에서 현대 사회의 뿌리를 캐내려는 것이다. “인간의 욕구는 무한하고, 자원은 희소하다”라는 전제에서 출발한 근대 경제학은 희소한 자원들의 시장 교환을 통해서 필요를 최대한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교환가치로 매겨진 ‘화폐’와 ‘상품’이 필요를 충족하는 활동의 중심을 차지하게 된 까닭이다. 상품이 늘어나고 교환이 빈번해질수록 필요는 더욱 많이 충족될 수 있는데, 이것은 바로 경제 성장으로 연결된다. 일리치는 이것을 ‘희소성의 역사’라고 부르면서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지금까지의 경제 발전은 사람이 뭔가를 하는 대신 뭔가를 살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했다. 즉 시장 바깥에 존재하는 사용가치들을 시장 상품들로 대체한다는 것을 뜻했다. 또한 경제 발전은 사람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상품을 반드시 사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런 상품 없이도 그럭저럭 지낼 수 있는 조건들이 물리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으로부터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제 환경을 이용할 방법이 막막해졌다.” 이 말에는 이반 일리치의 거의 모든 생각이 담겨 있다. 상품은 인간 삶에 대하여 근본적 독점을 행사하고 있고, 필요는 만들어진 것이며, 우리가 겪고 있는 가난과 희소성은 본래적인 것이 아니라 현대화된 가난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상품의 근본적 독점은 소비로부터의 배제나 강요된 소비로 인한 불만족을 야기하는데, 이렇듯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도리어 만족은 후퇴하는 역생산성(counterproductivity)은 성장의 필연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게다가 사용가치를 넉넉하게 제공해주던 환경이 상품 생산 체제의 전유물이 됨으로써 착취가 더욱 가속화된다는 생태주의적 관점도 그의 생각에서 엿볼 수 있다. 일리치는 이런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흔히들 내세우는 기술의 효율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종래의 ‘굳은 기술’이든 친환경적인 ‘무른 기술’이든 끝없는 성장과 생산을 도모하는 수단인 한에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자연이 허용하는 한계 내에서 자급자족적 생산 양식을 지키려는 정치적 선택이 더욱 중요하고 결정적인 사항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경제발전과 성장의 이데올로기는 그 명백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현실에서 관철되었는가? 이반 일리치는 토착적인 자급자족 활동(subsistence)이 무보수의 가내 노동에 포획됨으로써 이 모든 불행이 시작되었다고 설명한다. 원죄는 그림자 노동의 발명에 있다는 것이다. 그림자 노동은 어떻게 우리를 이윤의 희생물로 만들었는가? 물론 그림자 노동은 가내 생산의 터전을 빼앗아간 인클로저(enclosure)로 인해 생겨난 대체물이다. 인클로저는 사실 두 방향으로 일어났다.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자급자족 활동을 임금을 벌기 위한 노동으로 내몰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을 집안에 가두는 의미의 인클로저이기도 했다. 이 과정은 우선 자족적 노동을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으로 나누는 데서 시작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생산 노동의 윤리로 ‘근면’과 ‘성실’을 강요하는 동시에, 비생산 노동인 그림자 노동은 노동이 아닌 돌봄과 사랑의 행위인 것처럼 찬양하는 이데올로기가 만들어지면서 가속화되었다. 일리치는 여기서 그림자 노동을 사회적 ‘재생산’으로 보는 마르크스주의 시각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 그림자 노동을 재생산 노동인 양 설명함으로써 전통적인 자급자족적 생산과 비슷한 것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다. 과거에 어엿한 몫을 해내던 여성을 무익한 가사 노동에 가두기 위해서는 ‘재생산’이라는 임무를 줘서 달래야 하고, 그것을 사랑과 봉사의 이데올로기로 만든 것이 그림자 노동의 논리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그림자 노동에도 유급 노동과 똑같은 가치를 매겨야 한다는 일부 여성주의의 주장은 또다시 그림자 노동을 산업적 예속 노동으로 만드는 일일 뿐이다. 이런 논리에 따르다 보면 그림자 노동은 배달음식, 가사도우미, 빨래방과 같은 구매 상품으로 외주화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런 서비스 경제가 완성되면, 이제는 자조(self-help)의 이데올로기가 등장해서 자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히려 돈을 지불하는 웃지 못할 현상까지 나타나게 된다. 자기계발 붐이나 각종 강습, 숙제감독관 교육을 받는 부모, DIY 제품의 범람에서 이미 그 징후는 나타나고 있다.
  • 2023-05-30 최혁
    김형석의인생문답-100명의질문에100년의지혜로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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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가지의 질문으로 구성된 책은 20~60대 일반인 100명에게 받은 질문을 추리고 그에 대한 질문을 적은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을 보니 나도 한번쯤 고민해 봤을 만한 질문들이었고 모두가 대부분 비슷한 인생을 살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비슷한 인생과 고민을 갖고 살아간다고 해도 거기에서 어떤 해답을 찾아 문제를 해결 하느냐에 따라서 조금씩은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나도 해답을 찾고 조금 더 나은 인생을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 중 한명이니까. 한 인간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주어진 책임은 무엇인가? 자기 자신의 완성이에요. 그 완성은 인격의 완성으로 이어져요. 인격의 완성을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하고, 더 많은 일을 해야 해요. 그 주어진 책임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배움을 유지 해야하는 이유 대학교를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면서 단순히 돈을 번다는 즐거움에 빠져있었을 때가 있었다. 지하철 타고 집 가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왜 책 안 읽지? 내가 언제 마지막으로 책을 읽었을까” 그때부터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기로 스스로 약속을 했다. 처음엔 아주 얇은 책을 들고 다니면서 출퇴근 길에 읽었다. 사실 별로 읽지 못하는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읽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책을 읽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정보를 검색 하다보니 이것도 배우고 싶고, 저것도 알고 싶고 파생 되다보니 여러가지에 조금씩 발을 담고 있다. 만약 내가 책을 읽지 않았다면 파생적인 일들에 관심을 갖고 배우려고 했었을까? 청년기에는 용기가, 장년기에는 신념이 요청된다면, 노년기에는 삶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 늙는다는 것은 성숙되어간다는 뜻이에요. … 긴 세월에 걸쳐 많은 경험을 쌓아왔기때문에 지혜는 나이와 더불어 익어가기 마련입니다. 많은 경험을 통해 지혜가 쌓이겠지만 이전에 내가 알게 된 지식들이 덧붙여진다면 그 지혜는 더 가치 있는 것으로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배움으로 유지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 문장이었다. 책으로만 지혜를 쌓는 것이 맞는 걸까? 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는데 지금 내 상황에서는 이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하니 스스로 위안이 되었다. 어쩌면 스스로 위안을 삼은 것일수도. 감정은 풍부하게 유지하되, 나이 들수록 감정 조절은 잘 해야해요. 자식과 싸운다거나 심지어 손주들하고 싸우는 건 감정조절이 잘 안돼서 그런거예요. 젊었을때는 이성과 감정이 균형을 이룹니다. 그런데 나이 들면 이성 기능이 약해지고 감정은 그대로 남아있으니까, 감정 조절을 잘하지 못하게 되요. 영화, 책, 드라마, 전시회 등에 많이 노출하기. 드러내는 감정에 창피해하지 않기. (감정조절) 감정에 지나치게 초첨을 맞추지 말기. 일기에 정리하기? 그 상황에서 바로 표출하지 말기. ​감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 관심 있게 읽었다. 감정 조절은 내 삶의 숙제 중 하나구나. 나이가 들면 감정 조절을 더 못하다니.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나이가 들면서 많은 경험을 하고 반복되어지는 비슷한 상황에서 의연해지기에 감정을 숨길 수 있었다. 근데 이런 건 회사 생활에서는 가능하지만 집에서 일어나는 일에서는 감정을 숨기기 너무 힘들었다. 아이들을 키워보니 비슷한 상황이지만 미묘하게 다르고 내 감정을 숨기기엔 너무 화가 나는 일들이 많았다. 지금도 잘 못하는데 나이 들면 어쩌려나 걱정도 된다. ​ 감정 조절을 잘한다면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유지가 잘되겠지만 사실 나만 잘한다고 관계가 유지 되는 건 아니다. 서로가 잘 노력해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 노년 고독은 뼈아프게 다가와요. 피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족과 이웃과 주변 사람들과 사랑이 있는 인간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고독하고 외로울수록 친구를 만나 우정을 살려야 해요.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 말고 내가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과 우정을 나눠야 해요. 함께 일 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면 더 좋고요. 친구에게 힘듬을 지나치게 이야기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서로의 행복감을 증가 시킬 수 있는 일들에 초점을 맞추는 건 어떨까 ​고등학교때까지만해도 이 친구와 관계가 계속되겠지 싶었는데 대학을 다니면서부터 한두명씩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오히려 회사생활 하면서 만난 언니, 친구, 동생들과 관계 유지가 쉬운 것 같았다. 아마 기대하는 바가 더 컸기에 실망도 더 큰 거겠지? ​31가지 질문에 대한 김형석 선생님의 답변을 읽으며 나의 생각도 정리할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 2023-05-30 강지영
    노르웨이의숲(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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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와타나베는 비행기에서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 음악을 듣고 18년 전의 추억을 회상하는 것으로 소설이 시작된다. 와타나베의 이야기는 20대를 지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그게 아니더라도 마음 속의 무언가를 떠오르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노르웨이의 숲의 예전 제목은 '상실의 시대'이다.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는 이 시대 속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입체적인 캐릭터로 표현한 점이 인상깊었다. 와타나베, 나오코, 기즈키 세 명의 젊은이들은 각자만의 사랑을 하고 인생을 산다. 모두 저마다의 난관에 부딪히지만 해결하는 방법은 모두 달랐다. 부정적인 생각의 구렁텅이에 갇히는 것을 택한 사람, 문제를 아예 직면하려 하지 않는 않는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빛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 선택은 본인의 몫이자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젊은이들의 선택을 지켜보면서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될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나는 알지 못하는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현재의 나 자신이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이 순간은 언제나 과거가 되고 추억이 되며 종국엔 다 잊어버린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믿고 앞만 보며 시간 속에 휩쓸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역경에도 맞서고 하다보면 잘 살아지리라 믿고 싶다. 모든 순간이 즐겁고 행복할 순 없지만, 힘들고 아픈 순간이 있어야 행복을 더 잘 즐길 수 있는 것 처럼 역경이 와도 잘 이겨내가며 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 책에선 많은 고난과 비극이 나오지만 책을 다 읽은 후 왜인지 후련한 심정이 든 이유는 아름다움으로만 포장된 것보다 훨씬 솔직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노르웨이의 숲'은 가상의 주인공을 다룬 소설이지만 이 책은 누군가의 인생, 어쩌면 모두의 인생을 담고 있을지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행복하기만은 할 수 없는 것이 삶일지라도, 살아가는 것에 의미를 두며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힘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 2023-05-30 한세라
    물고기는존재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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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조던 스타'는 자연계에 집착적으로 질서를 부여하려 하는 과학자이다. 그 집요함을 에세이 형식으로 서술하면서 저자 또한 집착적으로 데이비드 조던 스타에 대해 탐구하며 경외를 표한다. 데이비드는 어릴 적부터 별을 탐구하고, 마을의 지도를 그리고, 풀꽃에 대해 분류하는 등 편집광 기질을 타고 났지만 그를 반기는 곳은 없었다. 나이가 들어 작은 기독교 대학에서 과학을 가르치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던 데이비드는 당시 유명한 박물학자였던 '루이 아가시'의 자연사 수업을 듣기 위하며 페니키스 섬에 들어가게 되고, 그의 삶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그간 자신이 하던 집착적인 수집과 분류 활동이 더이상 무의미한 행위가 아니며,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기여라 여기게 된다. 그 후 그는 물고기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며 모든 생물에 '등급'을 메기는 행위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던 와중 그의 연구가 인정 받기 시작하며, 그는 대학 교수가 되고 결혼하여 자녀도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된다. 하지만, 재해로 인하여 그의 모든 연구결과가 소실되고, 사랑하는 아내 또한 병으로 사망하게 된다. 그는 2년 만에 다시 결혼을 하고, 스탠퍼드 대학의 초대학장이 되어 자신이 진정 원하던 연구를 그제서야 시작한다. 하지만 곧 그는 자신의 연구와 관련된 부정행위에 연루되고, 스탠퍼드 대학의 주인인 제인 스탠퍼드가 그 사실을 알게 되어 곤란한 상황에 처해진다. 그리고 하필 그 때, 제인 스탠퍼드는 독살을 당한다. 결국 데이비드가 그녀를 독살했다는 소문이 돌며 데이비드는 모든 권력을 잃고 여행을 다니며 물고기를 연구하게 된다. 아오스타 마을. 장애를 가진,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존엄을 누리며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이 마을에서 데이비드는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데이비드는 이 곳을 "거위보다 지능이 낮고 돼지보다 품위가 떨어지는", "피조물들"이 들끓는 "진정한 공포의 공간"으로 묘사한다. 그는 이가 '루이 아가시'가 동물의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했던, 바로 그 퇴화를 보여주는 증거라 염려하며, 심지어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끔찍한 일을 저지르게 된다. 전 세계에서 인류의 쇠퇴를 예방할 유일한 방법은 이 "백치들"을 몰살하는 것이라 권고하는 책, 한단어로 우생학을 옹호하는 책을 쓴 것이다. 사실 이 책은 저자인 룰루밀러가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존재를 알게되고, 그를 연구하며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저자는 연구에 몰두하며, 위기에 순간에도 망해버린 사명을 밀고나아가는 그의 열정을 경외하지만, 결국 불행하게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도덕적 결함으로 가득했던 끔찍한 인간임을 알게 된다. 이 책을 읽기 전 엄청난 반전으로 가득한 책이라는 후기가 많아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하며 읽었지만, 글의 초중반에 걸쳐 반전에 대한 아무런 기대도 할 수 없었다. 경외로 가득찬 데이비드에 대한 묘사. 하지만 후반부에서 나 또한 저자처럼 데이비드에 대한 혼란을 느끼게 되며, 저자가 데이비드를 연구하며 느꼈던 감정의 변화를 똑같이 느끼게 되었다. '장애인 지하철 시위'로 찬반에 대한 논란과, 과도한 비난 등이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는 오늘날, 내가 과연 '우생학' 이라는 이론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나의 도덕적 잣대라는 것이 겨우 나 혼자만의 삶을 관점으로 판단한 가벼운 잣대가 아닐지 고민하게 되는 책이었다. 저자가 말한, '우리 모두가 중요하다' 라는 아주 실존적인 문장들을 남기며 글을 마무리 한다. 「그말은 거짓말이 아니라, 자연을 더욱 정확하게 바라보는 방식이다. 그것이 민들레 법칙이다! 어떤 사람에게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똑같은 식물이 훨씬 다양한 것일 수 있다. 약초 채집가에게 민들레는 약재이고 간을 해독하고 피부를 깨끗이 하며 눈을 건강하게 하는 해법이다. 화가에게 민들레는 염료이며, 히피에게는 화관, 아이에게는 소원을 빌게 해주는 존재다. 나비에게는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이며, 벌에게는 짝짓기를 하는 침대이고, 개미에게는 광활한 후각의 아틀라스에서 한 지점이 된다. 그리고 인간들, 우리도 분명 그럴 것이다. 별이나 무한의 관점, 완벽함에 대한 우생학적 비전의 관점에서는 한 사람의 생명이 중요하지 않아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무한히 많은 관점 중 단 하나의 관점일 뿐이다. 버지니아주 린치버그에 있는 한 아파트의 관점에서 보면, 바로 그 한 사람은 훨씬 더 많은 의미일 수 있다. 어머니를 대신해주는 존재, 웃음의 원천, 한 사람이 가장 어두운 세월에서 살아남게 해주는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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