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8
이명숙
마흔에읽는그리스로마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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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그리스로마신화 우선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눈높이에 맞추어 쉽게 쓴 책들을 보긴 했지만 특정 나이를 언급하여 제목으로 뺀 책은 흔하지 않기에...
마흔이란 어떤 나이인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행복을 꿈꾸며 앞만 보고 달려가며 자식으로서, 부모로서, 직장 한 일원으로서 치열하게 달려 인생의 중간 지점에 있는 그런 나이가 마흔인 것이다.
인생의 절반쯤을 살아온 마흔은 지나온 만큼의 삶을 앞으로 더 살아가야 한다. 그런 반환점에서 앞으로도 지금까지와 같이 살 것인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 공허한 마음을 채우고 진정 내가 원하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기로에 서있다.
어렸을땐 재미로, 대학시절엔 교양으로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겪은 마흔에게 비로소 삶을 온통 다 보여주는 책이다.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방황과 고독, 행복과 절망이 담긴 인생의 축소판에서 길잡이와 반면교사를 맞이하여 남은 인생을 살아갈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제우스의 열정, 나르키소스의 사랑, 오디세우스의 담대함을 본받고 싶다.
이 책은 인생의 축소판인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우리가 특별히 되짚어야 할 신과 영웅 30인의 이야기를 선별하여 담고 있다.
인간의 삶을 거울처럼 반영하는 신화 속 인물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인생이라는 미로를 헤매며 때로는 시련을 겪고 좌절하지만, 고난을 극복하고 역경을 발판 삼아 더욱 성장한다. 방황하는 마흔에게 의미 있는 세 가지 자세를 소개한다.
첫째, 제우스의 열정이다. 올림포스 최고의 신 제우스는 빛을 주관하는 신으로 신과 인간이 잘못을 저지르면 천둥과 벼락으로 응징했다. 위엄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불타오르는 열정을 가졌기 때문이다.
둘째, 나르키소스의 사랑이다. 미소년 나르키소스는 저주를 받아 수면에 비친 자신과 사랑에 빠진다. 물에 빠져 죽는 결말이 자아도취의 말로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향한 나르키소스의 사랑은 타율적으로 사느라 스스로를 삶의 중심에 두지 못하는 마흔이라면 추구해야 하는 자세다.
셋째, 오디세우스의 담대함이다.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는 전쟁을 끝내고 귀향하던 중 배가 난파되어 아름다운 님프 칼립소가 사는 섬에 닿는다. 그곳에서 영생과 편한 삶을 누릴 수 있었지만, 오디세우스는 포세이돈의 저주가 빗발치는 바다를 향해 다시 나아가기로 한다. 고향의 땅을 밟는 것이 오디세우스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마흔, 공허한 마음에 다시 희열을 채워야겠다.
인생의 답을 찾아 방황하는 마흔이라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는 것으로부터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절망 끝에서 시작할 것, 고통의 의미를 깨달을 것, 정해진 조건에 굴복하지 말 것, 진정 원하는 일을 하는 것, 기회가 오면 단번에 움켜쥘 것, 새로운 삶을 선택하고 책임질 것, 다시 사랑을 선언할 것, 내면의 빛을 마주할 것,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것,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갈 것
나이가 들어 다시 읽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지금 이 순간을 잘 살아나갈 수 있는 나침판을 얻은 느낌이다. 언제 읽어도 흥미로운 그리스 로마신화의 매력에 다시 한번 매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