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1
박기욱
메리골드마음세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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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 후회됐던 일을 되돌리고 싶어한다. 그런데 과연 그 일을 지워버리는 게 현명한 선택일까? 그리고 그 기억을 지웠을 때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을까? 만약 그 기억만 없다면 앞으로 행복만 할 수 있을까?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는 한밤중 언덕 위에 생겨난, 조금 수상하고도 신비로운 세탁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힐링 판타지 소설이다. 창백하게 하얀 얼굴에 젓가락처럼 마른 몸, 까맣고 구불구불 긴 머리의 미스테리한 여자는 세탁소를 찾아오는 누군가를 위해 매일같이 따뜻한 차를 끓인다. 차를 마신 이들은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자기도 모르게 그녀에게 털어놓는다. 아픈 날의 기억을 얼룩 지우듯 모조리 깨끗이 지워달라고 부탁한 사람들은 과연 세탁소를 나서며 행복해질 수 있을까?
다시 누군가를 잃을까 두려웠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를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꼭 동반되는 것일까.
"만약에 말이야, 마음이 아프면 꺼내서 얼룩을 지우고 햇볕에 널어 잘 말리면 돼. 다음 날이면 깨끗하게 마른 마음으로 편안해질 거야.”
어떤 마음은 조금만 다리면 펴지고, 어떤 마음에 진 얼룩은 지우지 않고 간직하는 편이 더 좋을 텐데. 어떤 마음은 구멍이 너무 많이 나서 세탁도 하기 전에 잔뜩 기워야 하고, 어떤 마음은 아무리 세탁해도 구정물이 멈추지 않을 텐데.
우연히 벌게 된 많은 돈은 은별에게 모래성 같았다. 써도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돈에게 오만하게 구는 이에게 돈은 신기루처럼 스르르 사라져 버리고 만다. 무너지는 모래성을 보며 점점 마음이 편안해졌다.
"일단 살아. 죽지 말고 살아. 의미와 재미 같은 거, 산 다음에 찾아. 그리고 잊지 마. 너는 너로서 충분해. 하늘의 별 말고 네 안의 별을 봐. 어둠 속에서도 너는 빛나고 있어.
기억해. 네가 무엇이건, 화려한 옷을 입지 않아도, 지금 입은 얼룩덜룩한 옷을 입어도 이미 존재만으로도 별처럼 빛나고 있음을.”
불행이라는 게, 사고라는 게 예고를 하고 찾아올 순 없는 건가. 어떤 불행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그 불행은 피해가시오, 혹은 불행하더라도 감당하겠소, 하고 선택할 순 없는 건가. 불행은 불행을 먹고사는 건가.
마음의 겨울을 지날 때 우리가 견딜 수 있는 이유는 이 계절이 지나갈 거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희망, 그것은 사람을 살게도 하고 죽게도 한다. 마음에 봄이 오고 때론 여름으로 불타고 그 뒤엔 서늘한 가을도 올 것이라는 희망이 사람을 살게 한다. 희망마저 없다면 우리는 이 삶을 어떻게 견뎌낼까.
그리고 산다는 것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할 여유 따윈 없었다. 태어났으니 사는 것이고 살아 있으니 살았다. 그리고 아직도 살아 있다. 어떻게 그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바다의 품에 풍덩 뛰어들어야지. 바다의 품에 안겨야지. 바다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사람들의 비밀을 가슴에 안고 파도로 소멸시킨다. 그래서 바다는 깊고, 깊다.
참 사는 거 이상하죠. 그때는 아파 죽을 거 같아서 제발 그만하게 해달라고 하늘한테 애원했는데, 돌아보니 그 상처들도 다 내 삶이었어요. 상처 없으면 나도 없더라고요.
살아 있길 잘했다. 태어났으니, 살아 있으니, 살아지고 숨을 쉬었다. 죽지 못해 살았다. 하지만 이제 살아 있으니 살고 싶어지고 살고 싶어지니 사는 게 행복하다. 행복한 삶을 만드는 건 타인이 아닌 나의 마음가짐이라는 걸 연자는 오랜 시간을 지나와서야 깨닫는다.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려고 그토록 긴 불행의 터널을 지나왔는지도 모른다.
살아 있는 한 모든 얼룩이 아름답다. 좋은 생각만 하기에도 인생이 짧음을 아는 오늘을 살고 있음이 좋다.
온기는 온기를 타고 심장으로 흘러 들어가 사람을 살게 하는 온기를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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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마음이라는 게 보이지도 않고 형태도 없는 것이 참 힘이 세다. 마음으로부터 시작되고, 마음으로부터 해결되고, 마음으로부터 끝이 난다. 마음으로부터 꽃이 피기도 하고, 마음으로부터 불행이 지속되기도 한다. 마음은 어쩌면 모든 끝과 시작의 열쇠인 것일까.
마음은 꽃과 비슷하다. 보살펴주고 햇빛을 쐬어주면 지기도 하고 피기도 하고 짓무르기도 하고 냄새도 나고 벌레도 생기고, 그러다 잎도 다시 피어나고 다시 꽃도 피는 존재.
아름답기도 슬프기도 한 양가적 이면이 마음인 걸까. 아름답기만 한 마음은 존재하지 않는 걸까? 아니, 과연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슬픔과 아픔은 아름답지 않은 것이고 기쁨과 환희가 아름다운 것이라는 말은 어쩌면 반대일지도 모른다. 슬픔과 아픔이 아름답고 기쁨과 환희가 아름답지 않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무너질까 봐, 숨기고 있는 진실일지도 모른다
사람이란 참 묘한 존재다. 서로에게 적당히 거리를 둬야 하지만 적당히 곁에 있어야만 살 수 있는 것인가.
죽다’와 ‘살다’는 한 음절 차이인데 무게감은 참 다르다. 죽기로 결심하며 살기에 열심인 오늘이다.
어떤 짧은 기억은 사람을 살게 할 수 있지만, 어떤 기억은 이리도 오래 사람을 따라 다니며 마음을 비튼다.
밖에서 보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은 언제나 다르다. 안과 밖의 다름을 결정짓는 온도는 어쩌면 개인의 생각과 시선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듣고 싶은 것을 듣고, 느끼고 싶은 것을 느끼니까. 또 사람은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것을 들려주니까.
만약 누군가 나를 비난하고 욕설을 퍼붓는다면, 받지 마세요. 택배도 수취 거부나 반품이 있듯이 나를 모욕한 그 감정이나 언행을 반품해 보세요. 물건을 주었는데 받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닙니다. 누가 나를 싫어하고 미워한다면 그 마음을 받아서 상처로 만들지 마시고 돌려주세요. 받지 않고 돌려주었으니 상처는 내 것이 아니고 상대의 것입니다. 마음의 천국을 방해하지 말고 수취 거부하세요. 그래도 됩니다.”
매일 창밖에 해가 뜨고 지고, 때로는 비가 내리고, 어두운 밤이 찾아오고, 별과 달이 뜨고, 여명이 밝아오는 것은 선택할 수 없지만 마음의 날씨는 선택할 수 있다. 내 마음은 나의 것이다. 행복은 언제나 내 안에 존재하고 있다. 마음 밖의 날씨는 우리의 것이 아니지만 마음 안의 날씨는 우리의 것이니까.
행복하기로 선택한다면 비바람이 부는 날에도 마음에는 은은한 달빛으로 평화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사랑하기로 선택했으니 사랑하고, 슬픔 많은 인생일지라도 웃기를 선택했으니 웃는 것이다.
행복은 내면의 빛이다. 손에 닿을 수 없는 높은 하늘이 아니라 마음의 하늘에서 빛나고 있다. 행복은 이미 우리 마음 안에 있다.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 이곳에 있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고 살아갈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지금 살고 있는 오늘에 집중해야 한다. 한 걸음만 오른쪽으로 걸어도 이미 과거다. 한 걸음 앞으로 걸어도 미래가 아닌 현재다.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느라, 살아갈 미래에 눈이 멀어 미처 오늘을 보지 못했다.
걱정 말어. 모든 건 잠시뿐이고 그마저도 전부 흘러가는 겨. 거짓말 같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흘러가. 울고 싶을 때 울어야지, 시원하게. 웃고 싶을 때도 맘껏 웃고. 그러면 전부 흘러가. 끝의 끝까지 가보고 두려움의 얼굴을 마주 볼 때 새로운 시작도 할 수 있는 겨.”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무엇이 행복이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모르겠지만 나는 지나간 날들에 대한 후회를 멈추고 싶어. 생의 방랑과 방황을 멈추고 오늘을 살아가고 싶어.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싶어. 할 수만 있다면….”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오늘이지만 어제와 다른 오늘이다.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그 행복이 바로 지금 이 순간 지은의 찻잔 안에 담겨 있다.
그렇다. 빨래도 햇살과 바람이 함께 불어야 바싹 마르는데, 마음에도 온기와 찬기가 그리고 기쁨과 슬픔이 함께 오는 게 당연한 일 아닌가. 일어난 일은 받아들여야 한다. 돌릴 수 있다면 돌리고, 돌릴 수 없는 일은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가끔은 빨랫줄에 널려 있는 저 빨래들처럼 흔들림에 몸을 맡겨볼 테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고 햇살이 맑으면 따뜻함을 즐길 테다. 바람이 불면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를 바라볼 테다. 부족하고 실수하고 방황하고 흔들리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마음의 얼룩을 제대로 흘려보내는 비법이 아닐까?
가족이라는 이유로 기대하고 상처받고 상처주는 그런 가족보다, 요즘은 우리처럼 이르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안아주고 보듬어주고 그러면서 가족이 되는 거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의 모든 순간은 소중함이고 사랑이었다. 후회로 가득 찼던 어제도, 나를 사랑하는 법을 깨달은 오늘도, 어쩌면 늙어갈지도 모를 내일도. 아니 어쩌면 마법을 풀지 못하고 다시 태어난다 해도 그 모든 삶은 나의 선택이었으므로 행복일 것이다. 뭉클하다. 심장에 손을 대어 따뜻한 온기를 느낀다
어쩌면 꿈꾸는 일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은 굳이 마법을 쓰지 않아도 우리 모두의 삶에서 가능한 능력일지도 모른다. 삶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가는 힘은 실수하고 얼룩지더라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용기와 특권 같은 게 아닐까. 그렇다면 이 마법은 선택받은 특별한 이에게만 허락된 것이 아니라 당신도 나도 가질 수 있는 능력이다. 모두에게 이 비밀을 알려주려고 지은이 세상에 온 것일까.
오늘이야말로 가장 특별한 선물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후회해도 어제는 이미 지나가버렸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은 먼 미래이니 오늘을 살아야 한다. 우리 모두가 공평하게 받은 마법 같은 선물이 바로 오늘 하루다.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길이고, 내 선택이 옳은 것이라 잘될 것이라 믿는다면 결국 그렇게 될 거야. 말하는 대로, 믿는 대로,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는 능력이 이미 네 안에 있어. 그냥 의심하지 말고 자신을 믿어봐.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어봐.” 그리고 기억해. 신은 인간에게 최고의 선물을 시련이라는 포장지로 싸서 준대. 오늘 힘든 일이 있다면 그건 선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거야. 엄청난 선물의 포장지를 벗기는 중일 수도 있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