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7
임지혜
중앙아시아사-볼가강에서 몽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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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시아에 속하지만 낯설고 친숙하지 않은 땅 중앙아시아.
과거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 문화 교류의 중심에 있었으며, 수천 년 동안 동양과 서양의 가교역할을 해온 중앙아시아는 현재 중국, 인도, 이란, 지중해 지역, 최근에는 러시아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샤머니즘, 불교, 조로아스터교, 유대교, 그리스도교 및 이슬람교와 같은 여러 종교가 뒤섞이며 공존하던 공간이었고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지역적 특성이기도 하지만, 중앙아시아인들의 정체성은 씨족, 부족, 신분, 지역, 종교에 기반을 두고 중첩되어 있어서, 역사적으로 하나의 지역이나 민족을 이룬 적이 없다고 한다. 또한 중앙아시아의 대표적인 생태지역인 스텝은 대초원, 사막, 반사막 등의 척박한 땅이나 알타이산맥의 삼림지역 등 인간이 대규모 집단을 이루고 살아가기에는 매우 힘든 땅이 대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알고있는 과거 문화와 지식은 대부분 유목민들의 이웃 정주민들이 남긴 기록에 의존하고 있으며, 황량한 야만인의 땅에 사는 집단으로 알고있다, 과거 역사를 보더라도 고대 페르시아인들은 투란, 중국 사가들은 그들의 관습, 음식, 동물가죽과 털과 펠트로 만든 의복을 미개하다고 무시하였으며, 바바리안이라고 표기하기도 하였단다.
우리에게도 이 지역은 친숙한 지역이 아니고, 뉴스로 중동지역 내전 같은 이야기를 듣거나 중국의 신장지역이나 티벳지역에 대한 탄압 등의 내용으로 접한 게 전부이다. 그러다 보니 이 지역에 대한 지식은 동남아시아나 유럽 등의 일반적인 관광여행에 식상한 일부 특이한 이색경험을 원하는 극소수의 사람만이 경험하거나, 몽골의 칭기스칸 시절이 그나마 친숙할 뿐이고, 그저 흉노족, 돌궐족, 위구르족, 거란족 등의 오랑캐들이 사는 척박한 땅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중앙아시아는 지난 수천년 동안 동양과 서양 사이 교역과 인적ㆍ문화적 교류의 중간자 위치에 있으며 광범위한 세계의 역사의 흐름을 좌지우지 했었다.
이 책은 중앙아시아를 수천 년동안 동양과 서양의 가교역할을 넘어 서로 다른 부족, 생활방식, 종교, 언어, 이동이 만들어낸 유일무이한 문화들의 융합 현상에 촛점을 맞춘다. 또한 현재 이란, 아프카니스탄, 파키스탄, 중국과 같은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분쟁지대를 이웃으로 둔 중앙아시아의 현재에 대해서도 일부 언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아시아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매우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중동 서아시아 지역처럼 석유가 펑펑 나는 지역도 아니고, 지하자원이 본격적으로 개발중인 지역도 아니며, 문명세계의 변두리인 주변부로 현재까지도 종교 분쟁이 끊이지 않는 위험한 지역에 대하여 과연 누가 심도 있게 연구해볼까 싶다.
그러나, 근대 이전의 시기에 가장 큰 제국들이 중앙아시아에서 배출되었다는 점에서 중앙아시아를 유라시아 역사는 분명히 중심 심장부이고 중심축임에는 틀림없다. 따라서, 중앙아시아의 역사를 이해하고 동서양의 문화를 접목하였던 지혜를 익힌다면,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상호작용과 문화적 교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으며,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중앙아시아의 역사는 다양한 제국와 왕국의 흥망성쇠를 보여주므로, 이를 통해 역사적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고, 현재와 미래의 사회적, 정치적 현상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