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9
강진영
채식주의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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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너무 읽고 싶었던 책.
생각과는 너무 달랐던 책.
책의 색채며, 내용이며,
내 상상과 어쩜 이리도 다르지?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한 개인의 내면 세계와 그것이 사회, 가족, 인간관계 속에서 어떻게 충돌하고 파괴되는지를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평범했던 주인공 ‘영혜’가 어느 날 갑자기 고기를 거부하며 채식주의자가 되는 사건은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가 아닌, 내면 깊은 저항과 상처,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으로 확장된다.
작가는 영혜의 선택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억압하는 주변 인물들을 통해
사회가 얼마나 개인의 자유와 다름에 대해 불관용적인지를 드러낸다.
특히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조차 여성은 순응과 희생을 강요받는 존재임을 적나라하게 묘사해 깊은 울림을 준다.
영혜의 침묵과 무언의 저항은 오히려 강력한 목소리로 다가오며,
독자로 하여금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그리고 인간 내면의 어두운 본성에 대해 질문하게 만든다.
『채식주의자』는 불편하지만 강렬한 아름다움을 가진 작품이다.
인간 존재의 폭력성과 연약함, 그리고 그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의지를 고요하지만 뚜렷하게 전달하며,
읽는 이로 하여금 오랫동안 사유하게 만든다.
한 여성의 이야기 속에
인간의 폭력성, 억압된 욕망, 그리고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주인공 영혜는 어느 날 갑자기 육식을 거부하고 식물처럼 살기를 원한다.
그런데 어느 날은 새를 죽이고 손에 쥐고 있고!
그녀의 행동은 이성적 설명이 어려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는 가부장적 억압과 내면의 트라우마에 대한 극단적인 거부이자
자기 정체성 회복을 향한 몸부림이다.
옷을 벗고는 온 몸으로 햇볕을 받고,
나무의 형태로 뿌리를 내리려고 한다.
소설은 세 개의 시점—남편, 형부, 언니—을 통해 영혜를 바라보며,
그녀가 말하지 않아도 독자가 점차 그 내면의 고통과 파괴를 체감하게 만든다.
영혜는 말이 아닌 몸으로 저항하고, 점점 인간의 세계에서 멀어져간다.
그녀의 ‘채식’은
인간의 폭력성과 육체적 욕망에 대한 근본적인 거부로 읽힌다.
특히 작가는 ‘정상’이라는 사회적 기준이 얼마나 폭력적으로 작동하는지를 고통스럽게 보여준다.
가족조차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통제하려 한다.
영혜의 침묵은 무기력함이 아니라 오히려 마지막 자율성의 표현이며,
이를 통해 독자는 진정한 자유와 인간 존엄에 대해 질문하게 된다.
『채식주의자』는 불편한 책이다.
감정과 이성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인간이 얼마나 위태로운 존재인지를 보여주며,
오랜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