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9
강동민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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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인생의 중턱에 선 이들에게 철학이라는 도구로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깊이 있는 책이다. 인생의 전반부를 정신없이 달려온 마흔 즈음,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멈춰 서서 '나는 잘 살고 있는가?', '이 길이 맞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삶의 중간지점에 선 이들에게 쇼펜하우어라는 철학자의 눈을 빌려, 자신의 내면을 차분히 들여다보게 해준다.
쇼펜하우어는 흔히 염세주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인간의 삶을 고통의 연속이라 보았고, 그 원인을 '의지'라고 불리는 끝없는 욕망에서 찾았다. 사람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원하고, 그 욕망이 채워지면 잠깐의 만족 뒤에 또 다른 욕망이 생겨난다. 이 끝없는 욕망의 고리는 결국 인간을 끊임없이 불만족스럽게 만들며, 삶은 그렇게 고통의 연속이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마흔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내며, 독자가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마흔은 외적으로는 안정되어 보일 수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공허함과 불안이 스며드는 시기다. 젊은 시절 품었던 꿈과 현실의 간극, 사회적 성공에 대한 압박, 가족과 책임에 대한 부담 등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시점이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그런 중년의 혼란 속에서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가?", "우리는 왜 늘 부족함을 느끼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부분은, 쇼펜하우어가 제시한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이었다. 그는 인간이 진정으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외부 세계에 대한 기대와 욕망을 내려놓고, 고독 속에서 자기를 성찰해야 한다고 보았다. 고요한 삶, 예술과 철학을 통한 내면의 성숙, 그리고 욕망의 절제를 통해 우리는 덜 흔들리고 더 평온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화려한 성공과 속도만을 추구하던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단지 철학자의 사상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 스스로 질문하고 사유하게 만든다. 마치 거울처럼, 쇼펜하우어의 말들을 통해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한다. ‘이제는 삶의 방향을 바꿔야 할 때가 아닌가?’라는 자각을 하게 되었고, 바쁘고 소란스러운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는 용기를 얻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중년의 위기를 성찰의 기회로 바꾸게 해주는 책이다. 쇼펜하우어의 사상은 차갑지만 진실했고, 냉소적이지만 깊은 위로가 되었다. 이 책은 나에게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게 했다. 마흔의 삶은 끝이 아니라, 더 깊고 조용한 삶을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