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9
심진걸
채식주의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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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강 작가를 잘 몰랐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때 처음 들어보았다. 그래서 대표작이라고 하는 채식주의자를 읽게 되었다.
하지만, 1장 채식주의자를 읽으면서 성(性)관련 내용이 적나라하게 나와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지하철에서는 낯 뜨거워 읽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세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작가가 세상을 향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음을 깨달았고, 이것이 인정되어 인간에 대한 연약함, 다양성에 대한 주제를 냉철한 문장력으로 인류에 던진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영혜라는 인물이 무서운 꿈을 꾼 후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어찌 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결정으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은 가족 관계, 사회 공동체, 심지어 인간성 그 자체에 대한 충돌로 번져간다. 대표적인 것이 친정아버지가 강제로 영혜의 입에 고기를 쑤셔넣는 장면은 부녀관계라는 가족을 떠나 얼마나 인간이 다양하고, 잔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버지 뿐 아니라 남편과 그 외의 가족 모두가 그녀의 채식주의를 "이상한 행동"으로 규정하고 통제하려 한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아버지의 폭력적인 반응은, 사회가 어떻게 "정상"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선택이나 취향을 무너뜨리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한, 2장인 "몽고반점"에서는 형부가 예술을 빌미로 처제를 성적대상으로 삼는 장면은, 예술의 영역과 인간의 성적욕망, 순수함과 타락함이 얼마나 가볍게 뒤섞일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마지막 장에서는 언니의 시점에서 영혜의 선택이 이상한 행동이 아니라 절실하고 고독한 결정이었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함으로 마무리 된다.
한강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무엇을 얘기하려고 하는지 문학작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저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따라서 제가 나름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은,
한강 작가가 결론을 내지 않고, 좁게는 독자들에게, 넓게는 세상을 향해 과제를 던진 것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인간의 존재,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공존, 성적 욕망, 예술의 한계, 개인의 선택에 대한 폭력으로의 통제 등등...
작가는 독자 스스로 또는 AI가 지배할지도 모르는 인류에게 큰 과제를 던지고,
우리는 이러한 내용을 고민하고 토론하여 하나의 결론을 내기보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