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30
김종성
세계 끝의 버섯
0
0
『세계 끝의 버섯: 자본주의 폐허 속 삶의 가능성』은 단순히 버섯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시대에서, 자본주의 체제와 파괴되는 환경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공존해가며 살아 갈 수 있을지를 탐구하는 내용이다.
저자는 멸종 위기에 놓이 송이버섯을 통해 자본주의가 남긴 폐허 속에서 다른 방식으로 생존을 이어가고 있는 문화를 소개하면서, 현시대의 독자들에게 깊은 사유의 기회와 중요한 질문들을 제기 한다.
책은 송이버섯의 채집 과정을 따라가며, 글로벌 자본주의 시스템의 틈새에서 비주류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해 준다.
송이버섯이 거래되는 글로벌 시장은 자본주의의 탐욕과 불평등을 여실히 드러내지만, 동시에 그 시장의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채집자들은 자본의 논리에 완전히 포섭되지 않는 독자적인 삶의 방식을 유지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시스템의 틈새에서 비주류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지혜와 회복력에 주목한다.
송이버섯 시장은, 예측 불가능하고 통제 불가능한 자연과 자본주의 체계가 어떤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는지, 시장 경제의 논리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 상황을 보여준다.
또한, 송이버섯이 단순히 상품으로서 가치뿐만 아니라, 그것을 채집하고 유통하며 소비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다양한 인간 관계와 문화적 의미를 설명해 준다.
버섯을 채집하는 이들의 생계는 불안정하며, 시장의 변동성과 숲의 예측 불가능성에 크게 의존하지만, 바로 이러한 취약성 속에서 그들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비공식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주류 사회의 성장 담론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의 삶을 꾸려나간다.
저자는 '혼란(disturbance)'이란 개념을 제시하면서, 이것을 단순히 부정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혼란은 새로운 생명과 관계가 형성되는 기회이자, 기존의 질서가 해체되고 새로운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고 본다.
숲의 혼란, 즉 나무의 죽음과 개간 등으로 인해 생겨나는 송의버섯의 특성을 통해, 인류세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우리는 기존의 성장 담론을 넘어서는 새로운 번성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파괴된 환경 속에서 낙관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현실의 복잡성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환경파괴라는 재앙 이후의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준다.
또한, 저자는 '상호의존성(precarity)'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존재, 그리고 다양한 공동체 간의 복잡한 연결망을 강조한다.
상호의존성은 통제 불가능하고 불확실한 삶의 조건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인간은 서로에게 기대고 의지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설명한다.
결국, 저자는 파괴된 환경 속에서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안에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인간과 비인간 존재 간의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재설정하며, 혼란 속에서도 번성할 수 있는 지혜를 모색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