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3
강욱
벌거벗은 세계사: 잔혹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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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은 인간의 집단적 공포와 불안이 어떻게 폭력으로 전이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비이성의 극치였지만, 그 당시 사람들은 그것이 ‘정의’라고 믿었다. 결국 이 잔혹한 역사는 ‘다름’에 대한 혐오,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얼마나 쉽게 누군가를 악마로 만들 수 있는지를 일깨워준다. 서부 개척’은 미국의 국가 성장 신화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원주민 학살과 강제 이주, 문화 파괴라는 참혹한 역사가 자리잡고 있다. 19세기 중반,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이라는 슬로건 아래 미국은 대륙 서쪽까지 영토를 확장하며 원주민의 땅을 강탈했다. 황금과 땅을 찾아 몰려든 백인 정착민들은 무력으로 원주민들을 밀어내며 이주를 강요했다. 아름답고 빛나는 다이아몬드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보석인 반면,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이 보석이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눈물로 얼룩져 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란 무장단체들이 불법으로 채굴하여 내전을 자금으로 조달하는 데 사용한 다이아몬드를 말한다. 특히 1990년대 시에라리온 내전에서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드러났는데, 어린아이들까지 무장시키고 주민들을 고문하거나 강제로 노동시키는 등의 비극이 발생했다. 홀로코스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로, 약 600만 명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학살당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인종청소 사건이다. 히틀러와 나치당은 유대인을 독일 사회의 ‘적’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제거함으로써 ‘순수한 아리아 민족’ 중심의 이상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유대인은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재산을 몰수당했으며, 게토로 격리된 뒤 강제수용소로 보내졌다. 수용소에서는 비인간적인 노동, 기아, 폭력, 의료실험이 일상이었고, 아우슈비츠 같은 곳에서는 가스실을 통한 집단 학살이 벌어졌다. 이 모든 과정은 철저한 문서화와 행정적 효율성 속에서 진행되었으며, 나치 고위층뿐 아니라 수많은 일반 독일인들조차 이 비극에 가담하거나 침묵으로 동조했다. 이는 ‘악의 평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인간이 체제 속에서 얼마나 쉽게 도덕적 판단을 마비당할 수 있는지를 극명히 드러냈다. 폴 포트 정권의 잔혹함은 권력자의 이념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또한 국제 사회가 내전과 인권 유린에 얼마나 무기력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이 장은 ‘동족에 의한 학살’이라는 참혹한 역사 속에서, 이념이 인간 생명 위에 놓일 때 어떤 비극이 벌어지는지를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인수 공통 감염병은 동물과 인간 사이에서 전파되는 질병을 말하며, 에이즈, 사스, 에볼라, 코로나19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간이 자연의 경계를 무시하고 무분별하게 침범하면서, 야생동물과의 접촉이 늘어나고 새로운 바이러스의 전파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밀렵, 불법 식용, 열악한 시장 환경 등은 인수 공통 감염병의 확산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이는 단순히 질병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과 생태계 사이의 파괴된 균형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역사는 위대한 승리와 눈부신 발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찬란한 문명의 이면에는 피와 눈물로 얼룩진 잔혹한 장면들이 존재한다. 이 책, 벌거벗은 세계사: 잔혹사 편은 우리가 외면하거나 잊고 싶어 했던 역사 속 참혹한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마녀사냥이라는 맹신의 광기부터 총기 난사로 얼룩진 현대 미국 사회까지, 시대와 장소는 다르지만 인간의 잔혹함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충격적인 사건을 나열하지 않는다. 사건의 이면에 감춰진 구조적인 문제와,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에 집중한다. 왜 인간은 반복해서 같은 비극을 만들고, 무엇이 우리를 잔혹하게 만드는가? 이 질문은 과거를 돌아보는 동시에,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성찰의 출발점이 된다. 그래서 이 책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 우리가 배워야 할 역사이며, 기억해야 할 진실이다.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를 통해, 우리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반성, 그리고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