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엔 평범하다 못해 무미건조하지만 고집이 세고 다른 이를 해치지 않으려는 성격인 '영혜'는 마찬가지로 무미건조한 남자의 아내이다. 하지만 어느 날 영혜는 피가 뚝뚝 흐르는 생육을 먹는 끔찍한 꿈을 꾸게 되고, 고기를 아주 멀리하게 된다. 집에 있는 고기란 고기는 다 치우고, 남편에게는 "몸에서 고기 냄새가 난다" 며 잠자리를 거부하기도 한다.
영혜는 어릴 적 자신을 문 개가 아버지의 오토바이에 묶여 끌려다니다가 거품을 물며 죽어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어릴 적 영혜는 그 개로 만든 고기를 아무렇지 않게 먹었었다.
영혜의 꿈은 점점 '고기를 먹는 것' 에서 떠나 누군가가 누군가를 때려서 살해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고기를 거부하는 영혜는 사회적인 압박을 받으며 점점 눈에 띄는 행동을 싫어하는 남편의 심기를 건드리고, 보다못한 남편이 그녀의 가족들을 불러 그녀에게 고기를 먹이려고 하다가 그녀가 자해를 하게 만들고 만다. 이 사건으로 가족은 풍비박산이 나고 영혜는 병원에 들어가게 된다. 병원에서는 어머니가 달여준 한약이나 고기마저 발악적으로 거부하고, 벤치에서 가슴을 드러낸 채 앉아있다가 새를 잡아다 손에 쥐고 자해한 손목을 핥아먹는 등 남편으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결국 남편은 영혜를 버리고 만다.
평범한 여성 주인공이 악몽을 꾸며 ‘식물되기’ 과정을 거치지만 가족들의 반대와 폭력에 시달리며 소외감이 가중된다. 하지만 여성 주인공이 채식주의자가 된 근원적 원인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과 남편의 무시와 같은 가부장제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라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강 소설의 ‘식물되기’는 자연으로 돌아감으로써 모든 고통과 죄를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의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는 ‘식물’과 ‘음식’을 결합하는 ‘채식’ 모티프는 한강 소설을 규명하는 핵심 키워드”라면서 “여성 채식주의자를 통해 육식문화로 대변되는 남성 질서를 넘어서고자 하는 저항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으며, 채식에 대한 완강한 고수를 넘어 거식에 이른 여성의 육체 언어는 남성적 지배 질서를 대변하는 기성 언어를 대체하며 여성적 욕망의 생태학적 윤리를 실천한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