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30
손한진
거인의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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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모와 기록의 차이
메모와 기록은 다르다. 쉽게 설명하자면 메모는 기록의 원천이다. 시간이 부족해서, 상대방의 말이 너무 빨라서 등의 이유로 너저분하게 적어 둔 것을 ‘메모’라 한다면 이렇게 조각난 글들을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을 ‘기록’이라 한다. 즉 기록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적는 메모를 제대로 정리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단순히 메모를 남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잘 정리하고 찾아서 기록으로 남겨 야 비로소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가 된다.
2. 성장을 계획하고 미친듯이 지속하라.
성장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계획’이고, 다른 하나는 ‘미친 지속성’이다. 계획만 있어서도 안 되고 지속성만 있어서도 안 된다. 우선 계획이라고 하면 흔히들 이제부터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계획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메타인지’라고 말할 수 있는데, 먼저 나 자신을 알아야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계획을 시작할 수 있다. (목표가 무엇인가?, 어떤 일상을 보내는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는가?)
3. 독서할때 생각할 3가지
책을 읽을 때 다음 세 가지를 꼭 해 보기 바란다. 첫째, 한두 쪽을 읽다가 고개를 들고 ‘무슨 이야기였지?’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둘째, 한 챕터를 읽고 나서 키워드로 요약하는 것이다. 셋째, 다 읽고 나서 A4 두세 장 분량으로 요약을 재정리하는 것이다. 최종 정리한 내용을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발표하고 나면 이 책은 온전히 당신 것이 된다. 요약문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의 전체 내용을 말로 설명할 수 있다면 스스로 기록법을 터득한 사람이라고 여겨도 좋다.
4. 집중 시간과 휴식 시간을 구분하라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때는 벌떡 일어나서 설거지를 시작하자. 틈새 시간을 이용해서 세탁기도 돌린다. 요컨대 내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중심에 두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집안일이나 잡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벌떡 습관’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한 번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40분 남짓이다. 40분 집중해서 일하고 20분 휴식하라고 제안한다. 휴식 시간은 몸을 쉬는 시간만을 뜻하지 않는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일과는 전혀 다른 활동을 함으로써 머리를 식히고 마음을 정돈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줘야 한다.
5. 기록의 고수는 많이 쓰지 않는다. (100개 중 중요한 10개만 골라내라)
이제부터는 강의를 듣거나 책을 보면서 공부할 때 평가와 선별의 과정을 거쳐 보라. 그리고 자신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로 요약해서 기록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름대로 맥락을 잡아 키워드를 적어 두고 인터뷰가 끝나면 다시 요약된 기록을 한다. 그런 다음 그것을 가지고 제대로 된 기사를 쓴다는 것이다. 그 메모에는 인터뷰할 때의 분위기와 말하는 사람의 눈빛, 말투, 그 이야기를 듣는 자신의 경험 등이 총체적으로 녹아 있다. 물론 기사를 쓴 다음에는 상대의 의도가 그대로 담겼는지 확인하는 절차도 거친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기록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냥 머리가 좋은 게 아니냐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타인의 말을 들으며 그것을 자기화하고 핵심 키워드만 메모한 상태에서 이것을 재요약하는 방식으로 기록했기 때문에 인터뷰 당시의 기억을 생생하게 끄집어낼 수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기록을 만들어 내는 게 진정한 기록의 출발이다.
6. 핵심만 남기고 다 버려라
노트에 무엇인가를 쓰는 시간보다 머릿속에서 요약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훨씬 중요하게 여긴다. 생각을 하든, 책을 읽든, 대화를 하든 이 모든 것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요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기록하려면 ‘핵심이 뭐지?’,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이 뭐지?’에 답할 줄 알아야 한다. 요약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먼저 이렇게 시작해 보자. 무엇이 되었든 키워드 2개만 메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분짜리 유튜브 영상 한 편을 봤다면 그 영상에서 키워드를 2개만 뽑는다. 두꺼운 책을 읽든 얇은 책을 읽든 마찬가지다. 키워드를 10개 이상 뽑으려고 하면 어려워도 단 2개라면 누구든 쉽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적게 메모하라고 요청하면 실행력이 훨씬 더 커지는데, 핵심을 조금만 쓴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훨씬 더 줄어들기 때문이다. 키워드를 2개 뽑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당신은 ‘이것만은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으려고 집중할 것이다. 정말 가치 있는 기록을 뽑아내려면 버리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책이 됐건, 리포트를 쓰기 위한 자료가 됐건, 다른 사람의 말이 됐건 키워드 위주로 소화하고 거기에 자기 이야기를 10퍼센트 얹는 것이 바로 자기화다.
7. 분류하면 고민의 답이 보인다.
요즘 당신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당신은 고민이 있을 때 어떻게 하는가? 무조건 누군가에게 상담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혼자 이불을 뒤집어쓰고 끙끙 앓는 사람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둘 다 효과적이진 않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단언컨대 ‘기록하는 것’이다. 고민에 대한 답은 이미 내 안에 있다.
8. 대화는 어떻게 지식이 되는가
당신은 말을 하다가 복잡했던 문제가 갑자기 정리되거나 미처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 적이 없는가. 처음에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도, 똑같은 얘기를 다른 곳에 가서 또 하다 보면 논리성을 갖추게 되기도 한다. 말을 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자가 발전하게 되는 것인데, 이를 효과적으로 도와주는 게 바로 기록이다. 일이건 말이건 대화건 기록의 과정을 거쳐 조금씩 쌓이면 ‘기축基軸’, 즉 생각의 중심이 된다
9. 진짜 대화를 하는 방법
마음을 편히 먹고 자신이 가진 생각이나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를 던지는 데서 대화를 시작하자. 그것에 대해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 잘 듣고 이해하고 공감해 줘야 한다. 그리고 상대의 의견에 한 번 더 보태서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이런 주고받기가 반복될 때 이야기는 점점 더 넓어지고 깊어진다. 만약 내가 얘기했는데 상대가 해당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조금 기다렸다가 또 다른 이야기를 던져 주면 된다. 어떤 사실에 대해 나만의 진실된 생각이나 해석 등을 던지는 것이다. 나는 여러분이 주고받는 대화를 꼭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 대화에 의해 형성되는 진정한 인간관계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10. 회의의 맥락을 기록하라
대화에는 관계적 대화와 내용적 대화가 있다. 회의에서 상대방이 열정적으로 대화에 임한다든가, 성과를 내려는 의지를 서로 확인한다든가 하는 등 느낌이나 보이지 않는 메시지를 담는 걸 관계적 대화라고 한다. 내용적 대화는 관계적 대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서로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회의에서 같은 얘기를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건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회의록을 상세히 쓰면 쓸수록 참석자들이 동의하지 않거나 서로 다른 평가를 내릴 확률이 커진다. 회의록을 쓸 때는 너무 자세히 쓰는 건 삼가자. 회의를 녹음한 다음 그것을 듣고 정리하기도 하는데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녹음을 해서 중요한 부분만 다시 듣고 기록하는 건 괜찮지만 회의에 집중했다면 굳이 녹음본을 처음부터 다시 들을 필요가 없다. 맥락을 파악하고 핵심 포인트가 되는 부분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된다. 맥락을 체계적으로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차레'가 필요하다.
메모의 기법 면에서 살펴보면 상사가 이야기를 할 떄 무엇을 지시하는지 잘 듣고 내가 해야 할 업무의 내용과 최종 산출물을 정확히 메모한다. 이것이 input 되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다. 두 번째는 사람의 본래 의도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나한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로 표현된 것 너머에 있는 상사의 속마음이다. 그저 받아쓰려고만 하면 명확한 최종 목표치가 무엇인지 또는 그것을 지시하는 속뜻이나 의도, 그가 바라는 결과물의 핵심을 놓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요점만 키워드로 적으려니 중요한 내용을 놓칠 것 같고, 상대방의 의도를 적으려니 내가 생각하는 의도가 그 사람의 진짜 의도가 아니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드는가? 그래서 아무래도 모든 것을 다 적어야 할 것 같은가? 하지만 무엇이든 용기가 필요하다. 불안한 마음 때문에 효율을 포기한다면 결국 우리는 일상의 리듬감을 잃고 강약 조절을 못 하게 된다.
글쓰기를 매일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노트에 손으로 써도 좋고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사용해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손으로 쓰는 노트를 사용하면 펜이나 만년필의 촉감이 느껴져 글 쓰는 것이 더 행복한 일로 다가오곤 했다. 나는 글쓰기를 할 때 앞에 쓴 글들과 현재 쓴 글들을 잘 모아서 합치고 사이사이에 새로운 이야기를 삽입하면서 하나의 긴 글을 만들어 나간다. 매일 하루도 빼먹지 말고 글쓰기를 지속한다면 6개월 안에 반드시 능숙하게 글을 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