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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30 최윤
    식사가 잘못됐습니다 2-실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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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가 잘못됐습니다의 후속편인 식사가 잘못됐습니다 2-실천편! 1편의 내용과 유사하며 제5장에 유행병의 최신 검사기법이 추가되었다. 1편은 당질 섭취를 제한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담겨져 있었다면, 2편 역시 당질 섭취를 제한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같은 내용을 담고 있긴 하지만, 필자가 이러한 생각을 하는 의학적 배경을 조금 더 상세히 설명해주어서 이해하기가 좀 쉽다. 전편에 이어 후속편인 실천편에서는 구체적인 실천법과 16가지 잘못된 상식, 70가지 최신 의학 동향에 기반한 새로운 상식이 담겨져 있다. 또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증가하고 있는 당뇨, 치매, 심근경색 등을 예방하는 우리 몸에 가장 잘 맞는 식사법도 소개하고 있다. 당질 섭취 제한에 더하여 지방 섭취를 2편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세포막 형성에 지방이 필요한데 우리는 지방을 적게 먹고 있다는 것이다. ‘한방약이나 천연 유래 성분은 안전하다’는 등 부지불식간에 우리에게 상식으로 자리 잡은 ‘잘못된 식품 정보’를 바로잡는다. 한편, 우리에게 필수적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소화되는 과정을 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면서 ‘지방을 먹으면 살이 찐다’ 같은 강력한 고정관념을 모조리 걷어낸다. 또한 ‘혈당치를 조절하는 식사법’과 고기나 채소류 등 ‘식품별 식사법’을 실었으며,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에서 식재료를 구매할 때, 식품기업의 과대광고 및 허위광고에 속지 않고 제대로 된 안전한 식품을 고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3대 사망 원인 질환인 암, 심근경색, 뇌졸중을 적절한 시기에 검사받고 조기에 차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경고하면서,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종합건강검진’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100세 건강을 위한 현명한 건강검진 방법도 소개한다. 저자는 우리 몸에 꼭 맞는 식사법을 인류의 역사에서 찾는다. 인간은 250만 년 동안 10만 세대 이상이 수렵과 채집을 통해 영양소를 보충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식단은 대체로 농경이 시작되고 살아온 600세대, 산업혁명 이후의 10세대가 섭취해온 식단을 절대적인 건강식이자 당연한 식사법으로 여긴다. 책 한 권 분량이 인류의 역사라면 겨우 한 페이지에 얽매여 ‘밥심으로 산다’는 명목하에 부자연스러운 식사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가 쉽사리 밥을 부정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 대부분이 당질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에 공장에서 만든 부자연스러운 음식, 즉 패스트푸드, 과자, 편의점 음식 등을 섭취하면서부터 비만,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에 시달리게 되었다. 다시 수렵과 채집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뜻은 아니다. 적어도 농경 생활을 통해 얻은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이나 산업혁명 이후에 나온 우리 몸에 알맞지 않는 식품을 줄일 필요가 있다. 평소 아무렇지 않게 집어 드는 식재료들의 식품성분표를 면밀하게 살피자. 즉, 마트에 갈 때야말로 현명해져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식품의 종류별로 어떤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최선의 길인지, 재료 구입 및 손질, 요리법까지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제1장에서 제4장까지 올바른 식사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마친 저자는 마지막으로 5장 전체에 걸쳐서 건강검진의 중요성과 적절한 건강검진법에 대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연말에 다시 한번 책을 정독해서 새해에는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2023-11-30 이인경
    모든 삶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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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원제보다 '삶의 지표가 필요한 당신에게 바다가 건네는 말' 부제가 눈길을 끌었다. 잔잔하지만 거칠고, 크지만 작은 바다가 나에게 건네는 말은 무엇일까? 그 어느 때보다 본질에 집중해야 할 필요를 느끼는 요즘, 우리에게 '무한함'과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자연이 있다. 잔잔하면서도 거칠고, 당장 와 닿을 것 같으면서도 금세 멀어지는, 고요하되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바다’가 바로 그것이다. 바다의 물결만큼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없고, 대륙을 둘러싼 바다만큼 커다란 생명줄은 없다. 선원들의 용기, 변함없이 밝은 등대의 불빛, 계속 헤엄치는 상어의 힘, 한시도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거친 파도까지. 살아 숨 쉬는 철학인 바다는 존재 그 자체로 우리에게 감동을 안겨주며, 깊은 지혜와 생각지도 못한 인생철학을 가르쳐준다. 《모든 삶은 흐른다》는 2022년 프랑스 최고의 철학과 교수로 꼽힌 로랑스 드빌레르의 인문에세이로 출간 후 프랑스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저자는 낯선 ‘인생’을 제대로 ‘항해’하려면 바다를 이해하라고 조언한다. 바다가 우리의 삶과 가장 흡사한 자연이기 때문이다. 고난과 역경, 환희와 기쁨, 탄생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다가 던지는 철학적 사유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때때로 삶이 곡예를 하는 듯해도, 저 멀리 삶이 몰아치듯 떠밀려와도, 삶으로부터 잠시 물러나더라도 좌절하거나 주저할 필요는 없다. 잠시도 쉬지 않고 물결치는 바다처럼 삶도 자연스럽게 물결치며 흐를 뿐이다. 그러한 “삶을 직접 조종하는 선장이 되는 것”, 이는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아름다운 선서일 것이다. 저자 로랑스 드빌레르는 낯선 ‘인생’을 제대로 ‘항해’하려면 바다를 이해하라고 조언한다. 바다가 우리의 삶과 가장 흡사한 자연이기 때문이다. 바다는 해가 뜨는 곳이자 지는 곳이고, 생이 시작되는 곳이자 끝나는 곳이며, 누군가를 살리기도 하지만 죽이기도 하는 곳이다. 비를 그대로 흡수하며 다 포용하고 받아들일 것 같지만 때때로 거칠게 뱉어내어 경고를 주는 곳, 한결같지만 한결같지 않은 곳, 지구상 어디든 다 연결되어 있지만 가는 곳마다 다른 빛깔로 자신을 내보이는 곳. 저자는 이 모든 게 인생과 닮았다고 말한다. 고난과 역경이 있는 만큼 환희와 기쁨이 있고,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고, 단 하루도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게 인생이다. 때때로 오르락내리락하며 힘들게 하지만 결국 지나고 보면 다 괜찮아지고 잔잔해진다. 인생에서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으나, 그렇다고 모든 것에 큰 의미를 두며 휘둘릴 필요는 없다. 모든 것이 바다처럼 자연스럽게 물결치며 오고 간다. 그런 시간들 앞에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 2023-11-30 이지원
    주린이를위한친절한주식공부 [절판 주문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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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 인지 몰라도 주린이와 부린이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주식 어린이, 부동산 어린이라는 표현이다. 해당 분야에 대해 그만큼 모르고 아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말로는 주린이라고 하지만 정작 행동은 그렇지 않다. 어린이는 뭘 알려주고 하라고 하면 다른 거 할 생각하지 않고 잘 한다. 어린이라 믿고 한다. 반면에 성인은 스스로 주린이라고 표현하면서도 막상 알려주면 그대로 하지 않는다. 이렇게 볼 때 주린이라는 표현은 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닐까도 한다.어떻게 본다면 다소 억측이지만 어린이에 대한 모독일수도 있다. 말로만 어린이라고 하고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최근에 이렇게 자신을 표현하고 배우려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주식 시장이 좋기 때문이다. 주가지수는 어느 순간 기존의 주가를 뛰어넘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영역에 머물고 있다. 이마저도 최근에 다소 횡보를 하고 있다고 답답해 하고 있다. 주가 지수와 상관없이 수익은 낼 수 있다.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 면에서 <주린이를 위한 친절한 주식공부>와 같은 책이 오히려 좋다고 본다. 용어부터 설명하고 HTS를 개설하고 매수하고 매도하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배우는 것이 좋다. 반대로 생각할 때 어느 정도 주식투자에 대해 해보고 알고 있는 사람은 읽지 않아도 된다. 책은 단순히 개념만 설명하는 것이 아닌 방법으로 다양한 걸 알려준다. 그러다보니 꽤 방대한 내용을 다룬다. 시시콜콜 알려주고 있어 굳이 이런 것까지 라는 생각을 난 했지만 정작 초보자에게는 도움이 될 듯하다. 가치투자라는 것에 함몰되지는 않는다. 다양한 개념을 설명한다. 이미 널리 알려진 PER를 비롯한 개념부터 설명한다. 또한 저자가 회계사 자격증까지 있어 재무제표 보는 방법도 알려준다. 그리고보니 저자의 스펙이 너무 화려해서 굳이 이 책을 왜 썼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앞표지의 스펙이나 자격증을 보니 넘사벽에 현재는 김앤장 변호사니 다 가졌다고 할까. 초반에는 가치투자와 관련된 개념고 용어를 설명하고 이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알려준다. 재무제표를 볼 때도 무엇을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지 알려준다. 추가적으로 각종 지표를 설명한다. 그 지표를 통해 해당 기업을 분석할 때 무엇을 눈여겨봐야 하는지 알게된다. 매출총이익률 같은 걸 볼 때 늘어나야 좋은지 여부같은 거 말이다. 반면에 너무 많은 걸 알려줘서 과유불급이기도 하다. 이 많은 걸 다 앍고 체크하며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도 초보자가 말이다.
  • 2023-11-30 안계진
    여행의 이유 [절판 주문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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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작가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경험부터 최근의 여행경험까지를 돌아보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여행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책이다. 글을 쓰기 위해 중국으로 떠났다가 추방당한 경험부터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떠난 여행담, “알쓰신잡”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한 후일담, 내가 누구인지 잠시 잊어버리기 위해 떠난 여행담 등 저자의 여행기 9가지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고 있다. 저자는 이 9개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에겐 ‘여행’이란 무엇인지 그동안 왜 그렇게 여행을 다녔었는지, 인간은 왜 여행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여행의 이유를 풀어나간다. 각 에세이별로 공감된 내용이나 계속 생각해보고 싶은 내용에 대하여 발췌해보았다. 1. 추방과 멀미 어쩌면 그는 비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최소한 비자가 필요한지 알아는 봐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최소한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는 중국에 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 겪은 정신적 멀미의 괴로움이 아직도 남아 있었던 것이다. 중국은 그가 처음으로 가본 외국이었고, 젊은 날의 환상이 깨져나간 곳이었다.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찾은 중국에서 추방되어 집으로 돌아온 그는 오히려 안온함을 느꼈다. 그는 비로소 오래 미루던 소설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했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요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2.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오래 살아온 집에는 상처가 있다. 지워지지 않는 벽지의 얼룩처럼 온갖 기억들이 집 여기저기에 들러붙어 있다. 집은 안식의 공간이지만 상처의 쇼윈도이기도 하다. 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그래서 그들은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그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다.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_데이비드 실즈』 잠깐 머무는 호텔에서 우리는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잘 정리되어 있으며, 설령 어질러진다 해도 떠나면 그만이다. 호텔 청소의 기본 원칙은 이미 다녀간 투숙객의 흔적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이다. 그들의 냄새까지 지워야 하니까 호텔에선 가정집보다 훨씬 독한 세제와 방향제를 쓴다. 호텔에 들어설 때마다 맡게 되는 그 냄새, 분명 처음에는 자연의 어떤 향을 흉내냈겠지만, 어느 순간 그 근원을 몰각한 듯한, 아니 아예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한, 이제 그저 세제와 방향제로만 지각되는 그 익숙한 향의 습격을 받는다. 나라마다 호텔 냄새도 각기 다르다. 그러나 세제와 방향제 특유의, 여타 다른 잡냄새를 일거에 제압하는 독선적이고 인공적인 향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그 덕분에 우리는 호텔의 방문을 열고 들어설 때마다 마치 새집에 들어선 것 같은 설렘을 느낀다. 아니라는 걸 뻔히 알면서, 몇 시간 전에 누군가가 서둘러 체크아웃하고 나갔을 것을 짐작하면서도, 눈으로는 활짝 젖힌 커튼 밖 풍경에 시선을 빼앗기고, 코로는 세제와 방향제 냄새를 맡으며, 그런 찜찜함을 잊어버리고 만다. 풀리지 않는 삶의 난제들과 맞서기도 해야겠지만,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 중국의 고대 병법서「삼십육계」의 마지막 부분은 「폐전계」로 적의 힘이 강하고 나의 힘은 약할 때의 방책이 담겨있다. 서른여섯 개 계책 중에 서른여섯번째, 즉 마지막 계책은 ‘주상위’로 불리할 때는 달아나 후일을 도모하라는 것이다. 기억이 소거된 작은 호텔방의 순백색 시트 위에 누워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힐 때, 봉지 않는 적과 맞설 에너지가 조금씩 다시 차오르는 기분이 들 때, 그게 단지 기분만은 아니라는 것을 아마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3. 오직현재 「당신의 나무」처럼 여행에서 겪은 일을 쓰기로 마음먹을 때도 있다. 그런 ‘영감’조차 집에 돌아왔을 때에야 떠오른다. 여행하는 동안에는 모든 게 현재시제로 서술된다. 과적 픽업트럭에 실려 이동하고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고 밀림 속으로 들어가고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유적의 규모와 그 유적을 부수어버릴 듯 맹렬히 자라고 있는 나무의 위용에 압도된다. 이 모든 것을 경험하는 나라는 주체가 있지만, 그 주체를 초월하는 생생한 현재가 바로 눈앞에 있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련,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은 원경으로 물러난다. 범속한 인간이 초월을 경험하는 순간이다. 자아가 지워지고 현재가 그 어느 때보다 커다란 의미로 육박해오는 이러한 초월의 경험은 시간이 충분히 흐른 뒤에야 언어로 기술할 수 있다. 언어로 옮겨진 후에야 비로소 그것은 ‘생각’이 되어 유통된다. 무슨 이유에서든지 어딘가로 떠나는 사람은 현재 안에 머물게 된다. 보통의 인간들 역시 현재를 살아가지만 머릿속은 과거와 미래에 대한 후회와 불안으로 가득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지난밤 하지 말았어야 할 말부터 떠오르고, 밤이 되면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뒤척이게 된다. 후회할 일은 만들지 말아야하고, 불안한 미래는 피하는 게 상책이니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미적거리게 된다. 여행은 그런 우리를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부터 끌어내 현재로 데려다놓는다. 여행이 끝나면 우리는 그 경험들 중에서 의미 있는 것들을 생각으로 바꿔 저장한다. 영감을 좇아 여행을 떠난 적은 없지만 길 위의 날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또 다시 어린가로 떠나라고, 다시 현재를 오직 현재를 살아가라고 등을 떠밀고 있다. 4. 여행하는 인간, 호모 비아토르 장례 풍습은 대를 거듭해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고고학자들은 매자의 풍습을 보고 그들이 어디에서 이주해 왔는지를 추적한다. 언덕 위에는 봉분들로 보이는 부드러운 융기들이 잔디로 덮여 있었다. 익숙한 풍경이었다. 경북 고령이나 부산 동래의 가야 고분군들이 바로 떠올랐다. 그리고 끝없이 이동하는 인류의 운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했다. 유전자에 새겨진 이동의 본능. 여행은 어디로든 움직여야 생존을 도모 할 수 있었던 일류가 현대에 남긴 진화의 흔적이고 문화일지도 모른다. 피곤하고 위헙한데다 비용도 많이 들지만 여전히 인간은 여행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5.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는 모두 ‘방구석 여행자’이다. 우리는 여행 에세이나 여행 다큐멘터리 등을 보고 어떤 여행지에 대한 환상을 품는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그곳을 다녀온다. 그러나 일인칭으로 수행한 이 ‘진짜’ 여행은 시간과 비용의 문제 때문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우리는 모두 그곳을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 우리는 또 다른 여행서나 TV의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이미 다녀온 곳을 그들이 여행하는 모습을 읽거나 보게 된다. 나와는 다른 그들의 느낌과 경험이 그들의 언어로 표현되어 내 여행의 경험에 얹힌다. 여행의 경험은 켜켜이 쌓여 일종의 숙성과정을 거치며 발효한다. 한 층에 간접경험을 쌓고 그 위에 직접경험을 얹고 그 위에 다시 다른 누군가의 간접경험을 추가한다. 내가 직접 경험한 여행에 비여행, 탈여행이 모두 더해져 비로소 하나의 여행 경험이 완성되는 것이다. 내 발로 다녀온 여행은 생생하고 강렬하지만 미처 정리되지 않은 인상으로만 남곤 한다. 일상에서 우리가 느끼는 모호한 감정이 소설 속 심리 묘사를 통해 좀 더 명료해지듯, 우리의 여행 경험도 타자의 시각과 언어를 통해 좀더 명료해진다. 세계는 엄연히 저기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세계와 우리 사이에는 그것을 매개할 언어가 필요하다. 내가 내 발로 한 여행만이 진짜 여행이 아닌 이유다. 6. 그림자를 판 사나이 샤미소의 주인공은 요술 장화를 신고 전 세계를 자유롭게 오가지만, 『검은 꽃』의 인물들에게는 ‘장소’를 잃은 대부분의 이주자들이 그러하듯이 그런 마법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 가을 주코티공원에서 삼시세끼 피자를 먹으며 노숙하는 이들은 잠시 ‘사람’이었다. 주코티공원의 시위 참여자들은 서로를 환대했고, 1퍼센트의 탐욕에 분노하던 사회의 말 없는 99퍼센트도 피자를 보내 자신들의 환대를 표현했다. 일시적이나마 그들은 월가의 일부 주코티공원이라는 장소를 차지 할 수 있었다. 거기서 그들은 밤새 미국의 미래, 정치적 경제적 평등에 대해 토론했고, 그럴 때 그들에게는 또렷한 그림자가 생겨났다. 결과적으로 실패하기는 했지만 주코티공원 일대는 늘 흥이 넘쳤다. 그러나 거기에 나의 그림자는 없었다. 이 년을 넘게 살았지만 곧 자리를 털고 떠날 구경꾼에 불과했던 것이다. 나는 그 사회에 아무 책임도, 의무도 없었다. 인류학자 김현경에 의하면 그림자는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무엇’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성원권’일 것이다. 우리가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타인이 우리를 사람으로 받아들여주어야 한다. 그림자가 없다면 아무리 고매한 사상과 윤리적 자아를 갖추어도 사회에 받아들여지지 못한다. 『사람, 장소, 환대』의 관점에서 오디세우스의 귀향도 다시 읽을 수 있다. 페넬로페의 침대에 누운 오디세우스는 비로소 깨달았을 것이다. 그토록 길고 고통스러웠던 여행의 목적은 고작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기 위한 것이었다. 때로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잊었다. 영원히 늙지 않는 아름다운 요정 칼립소의 침대에서 매일같이 맛있는 것을 먹으며 행복한 여행자로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혜의 여신이 그를 다시 고난의 여행길로 끌어냈고 그는 무거운 책임과 의무가 기다리는 자신의 그림자를 드리울 곳으로 돌아갔다. 자주 떠도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오디세우스와 같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게 된다. 방랑을 멈추고 그림자를 되찾을 수 있는 곳으로 돌아가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할까? 과연 그런 곳이 있기는 할까? 나는 거기에서 받아들여질까? 요술 장화를 신고 영원히 떠돌아 다니는 슐레밀, 그림자를 판 사나이가 내 운명은 아닐까? 그런데 그런 삶은 과연 온당한가? 요즘의 나 역시 이런 질문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7.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 여행자가 보내는 신뢰는 환대와 쌍을 이루고 있다. 신뢰를 보내는 여행자에게 인류는 환대로 응답하는 문화를 발전시켜왔다. 구약성서의 소돔의 멸망 이야기는 여행자의 신뢰를 배신했을 때, 유목민의 신이 얼마나 커다란 벌을 내리는지에 대한 이야기로도 읽을 수 있다. 신뢰란 죽은 만큼이나 동기를 짐작할 수 없는 어떤 인물에게 의지하게 만드는 힘이다. 낯선 이를 신뢰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신뢰 안에는 용기뿐 아니라 기쁨과 유쾌함도 들어 있다. 신뢰는 위기가 닥쳤을 때 웃게 해준다. 신뢰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잘 정의돼 있는 행동으로 이루어놓은 공간을 건너뛰어 그 자리에 당신과 함께 있는 진짜 개인과 곧바로 접촉하는 것이다. 노르망디 토박이인 그는 버스가 끊긴 시간에 배낭을 메고 걷고 있는 나의 곤란을 금세 이해하고 공감했던 것이다. 어느 정도 배를 채우자 그는 나를 숙소까지 태워다 주었다. 이런 환대는 어떻게 갚아야 할까?... (중략) 나중에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발견하면 그 사람에게 갚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환대는 이렇게 순환하면서 세상을 좀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그럴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 준 만큼 받는 관계보다 누군가에게 준 것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세상이 더 살 만한 세상이 아닐까. 이런 환대의 순환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게 여행이다. 인류가 한 배에 탄 승객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 우주선을 타고 달의 뒤편까지 갈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인생의 축소판인 여행을 통해, 환대와 신뢰의 순환을 거듭하여 경험함으로써, 우리 인류가 적대와 경쟁을 통해서만 변성해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달의 표면으로 떠오르는 지구의 모습이 그토록 아름답게 보였던 것과 그 푸른 구슬에서 시인이 바로 인류애를 떠올린 것은 지구라는 행성의 승객인 우리 모두가 오랜 세월 서로에게 보여준 신뢰와 환대 덕분이었을 것이다. 8.노바디의 여행 여행자는 낯선 존재이며, 그러므로 더 자주, 명백하게 분류되고 기호화된다. 국적, 성별, 피부색, 나이에 따른 스테레오타입이 정체성을 대체한다. 즉,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개별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여행자는,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 자’ 노바디일 뿐이다. 실뱅 테송의 말처럼 여행이 약탈이라면 여행은 일상에서 결핍된 어떤 것을 찾으러 떠나는 것이다. 우리가 늘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뭐하러 그 먼길을 떠나겠는가. 여행지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여행은 어쩌면 ‘아무 것도 아닌 자’가 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난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남의 땅에서 우리의 힘은 약해진다. 약해지기 때문에 더욱 더 자기 존재를 타인으로부터 확인받고 싶어한다. 그럴 때 우리는 그들의 환대와 인정, 선물이 필요하다. 물론 자본주의는 이런 습격을 부드러운 거래로 바꾸었다. 그러나 그 거래로 모두가 이익을 얻는 것은 아니어서 누군가는 동굴로 돌아온 키클롭스의 마음으로 외부인을 적대하거나 무시한다. 그럴 때 여행자는 더 큰 불안과 좌절을 겪고 공격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여행은 습격이 되고 여행자는 침입자가 된다. 그 결과는 불필요한 고난으로 여행자 자신에게로 돌아오곤 한다. 그러니 현명한 여행자의 태도는 키클롭스 이후의 오디세우스처엄 스스로를 낮추고 노바디로 움직이는 것이다. 여행의 신은 대접받기 원하는 자, 고향에서와 같은 지위를 누리고자 하는 자, 남의 것을 함부로 하는 자를 징벌하고 스스로를 낮추는 자, 환대에 감사하는 자를 돌본다. 2800여 년 전에 호메로스는 여행자가 지녀야 할 바람직한 태도를 오디세우스의 변화를 통해 암시했다. 그것은 허영과 자만에 대한 경계, 타자에 대한 존중의 마음일 것이다. 9. 여행으로 돌아가다 뉴욕 시절에 아내가 말했던 그 ‘여행’은 아마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의미했을 것이다. 어느새 뉴욕에서의 생활도 말 그대로 생활이 되어가고 있었다. 일상은 파도처럼 밀려온다. 해야 할 일들, 그러나 미뤄두었던 일들이 쌓여간다. 언젠가는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일들이다. 일상에서 우리는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듯 통제력을 조금씩 잃어가는 느낌에 시달리곤 한다. 조금씩 어떤 일들이 어긋나기 시작한다. 욕실에 물이 샌다거나, 보일러가 낡아서 교체해야 한다거나, 옆집이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가 시끄러워진다거나 하는 일들, 우리는 뭔가를 하거나, 괴로운 일을 묵묵히 견뎌야 한다. 여행자는 그렇지 않다. 떠나면 그만이다. 잠깐 괴로운 뿐,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는다. 그렇다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 공원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잠깐은 재미있다. 하지만 금방 지루해진다. 그러나 소설을 읽을 때는 다르다. 책장을 넘길수록,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욱 몰입하게 된다. 소설은 우리를 다른 세계로 끌어들인다. 자기도 모르게 집중하게 된다. 소설에서는 그냥 일어나는 사건이 거의 없다. 나중에 일어날 일들과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다. 소설은 재미있는 일들을 집어넣는 게 아니라 무의미한 사건들을 배제하면서 쓰인다. 독자들은 일종의 실험실적 환경에서 인물에게 어떤 일이 일러나고, 그것을 인물이 어떻게 받아드리는지, 그것이 인물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지켜볼 수 있다. 여행도 마찬가지로 우리를 집중시키다. 우리는 한 도시의 핵심으로 돌진한다. 변두리의 단조로운 주택가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현지인들이 겪는 자잘하고 어지러운 일상을 잠깐 맛볼 수는 있지만 오래 지속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여행자는 도시의 정수만을 원한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살핀다. 현지인들은 심드렁하게 지나치는 건물과 거리에도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진을 찍어댄다. 여행에서 보고 듣고 만지는 모든 것들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행은 분명한 시작과 끝이 있다는 점에서도 소설과 닮았다. 설렘과 흥분 속에서 낯선 세계로 들어가고, 그 세계를 천천히 알아가다가, 원래 출발했던 지점으로 안전하게 돌아온다. 독자와 여행자 모두 내면의 변화를 겪는다. 그게 무엇인지는 당장은 알지 못한다. 그것은 일상으로 복귀할 때가 되어서야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내가 살던 동네가 다르게 보이고 낯설게 느껴진다. 주말 홍대 앞의 인파가 새삼 무시무시하게 느껴지고, 서울이 거대도시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다른 사람의 몸을 치고 지나가는 게 전과는 달리 불쾌하고, 한강은 평소보다 더 드넓어 보인다. 식당이 밀집한 거리를 지나갈 때면 한국 음식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코를 찌른다.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각들이 되살아난다. 비슷한 일을 소설이 한다. 부부관계의 파경을 다룬 소설을 읽고 나면 독자 자신의 부부관계도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된다. 탁월한 문장력으로 맥주의 맛을 묘사한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문득 냉장고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그때 마시는 한잔은 늘 경험하던 그 맛이 아니다. 문득 새롭다. 인간은 왜 여행을 꿈꾸는가. 그것은 독자가 왜 매번 새로운 소설을 찾아 읽는가와 비슷할 것이다. 여행은 고되고, 위험하며, 비용도 든다. 가만히 자기 집 소파에 드러누워 감자칩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는 게 돈도 안 들고 안전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 안전하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한다. 거기서 우리 몸은 세상을 다시 느끼기 시작하고 경험들은 연결되고 통합되며 우리의 정신은 한껏 고양된다. 그렇게 고양된 정신으로 다시 어지러운 일상으로 복귀한다. 아니, 일상을 여행할 힘을 얻게 된다. 라고도 말할 수 있다.
  • 2023-11-30 한동진
    공정하다는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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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능력 있는 사람이 통치해야 한다는 생각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플라톤의 철인정치에서부터 미국 초기 공화정까지 능력이 뛰어난 자들이 공공문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런 저런 차이가 있어도 능력뿐만 아니라 '덕이 있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는 전통이 있었다. 공공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정치에 시민적 미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기술관료적 능력주의는 능력과 도덕 판단 사이의 끈을 끊어버렸다. 이는 경제 영역에서 '공동선이란 GDP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간단히 정해 버렸으며, 정부 영역에서 능력이란 곧 기술관료적 전문성이라고 보게 되었다. 이로서 기술관료적 능력주의는 '사회적 인정'이라는 말의 의미를 뒤틀어놓았다. 학력이 있는 사람들의 명예는 보상받는 돈에 비례하여 높아지는 대신에, 대부분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의 명예는 반대로 추락하게 되었고 이윽고 저소득층과 중산층 노동자들의 사회적 기여가 과소평가되는 상황에 내던져졌다. 또한 이러한 정치경제적 관점 이전에, 기술관료적 정치인들이 말하는 '우리 모두는 어떤 기본 사실에 전원 동의해야 하며, 그 이후에 우리는 각자의 의견과 신념을 가지고 토론하면 된다'는 일방적인 펙트(사실) 제시는, 시민들의 관점과 가치판단을 미리 정해버리는 기만에 해당한다. 정치 토론은 종종 의제와 연관된 사실을 어떻게 잡아내고 정의할지에 대해 벌어진다. 어느 쪽이든 사실을 프레임화하는 데 일단 성공하면, 그는 장기적으로 그 논쟁에서 이긴 셈이다. 모이니한의 말과는 정반대로 우리의 의견은 우리의 인식을 사로잡는다. 의견이란 것은 사실이 명확히 규명되고 정립된 뒤에 비로소 생겨나는 게 아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팩트'만 말하는 기술관료적 입장은 겉보기로는 잡음의 여지가 없는 가치중립성을 띠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이것이 매력이자 단점이 된다. 기술관료들이 말하는 '스마트 기술'과 '스마트한 규제 틀' 같은 이야기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도덕적, 정치적 질문들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간다. 화석연료 산업의 외부효과를 억제하기 위해 민주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가 자연을 도구화하도록 부추긴 소비주의적 생활 태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쓰고 버리는 문화"라고 부른 그런 태도를 재고해야 할 것인가?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정부의 행동에 반대하며, '과학을 거부해서가 아니라 정부가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있지 않은지, 특히 경제를 대규모로 뜯어고치며 특정인들의 잇속을 채우려 하는 게 아닌지 해서 반대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이는 전문가들이 대답해야 할 과학적 질문이 아니라, 민주시민을 위한, 민주시민들이 할 수 있는, 권력, 도덕, 권위, 신뢰에 대한 질문들이다.
  • 2023-11-30 박정민
    잠들기전에읽는인문학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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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인문학에 대해 관심이 있었지만 특히 철학과 종교 분야에는 취약한 편이었기에 독서 비전을 신청하며 인문학 관련 지식을 강화해보고자 이 책을 택하게 되었다. 나는 인류사 발전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문학을 아는 것이 미래에 내가 어떤 태도로 삶을 대해야 할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문학의 기초가 되는 문화, 역사, 철학 종교 등 문명사 분야부터 미술, 음악 분야를 두루 배워 사고의 깊이와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이 요즘의 나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어렵다고 생각했던 종교 파트에서는 카인과 아벨을 다룬 장이 있었다. 익히 아는 아담과 하와까지는 알고 있었는데 그의 아들들인 카인과 아벨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큰아들 카인은 획득, 수확, 소유를 뜻하는 이름이며. 그는 이름과 같이 농사를 짓는 농부가 되었다. 둘째 아벨은 호흡, 공상을 뜻하는 이름이며 양치는 목자가 되었다. 첫 수확을 하게 된 카인은 농사지은 곡식과 과일을 제물로 바치고, 아벨은 양의 첫 새끼를 신에게 제물로 바쳤다. 신은 아벨의 제물은 받았으나 카인의 제물은 받지 않았다. 아벨은 가장 소중한 것을 제물로 바쳤으나 카인은 자기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을 제물로 바쳤기 때문이다. 본인의 잘못을 모른 카인은 동생을 질투하게 되었다. 질투는 미워하는 감정으로 변하여 동생 아벨을 죽이는 죄를 저지르게 된다. 형이 동생을 살해한 이 일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살인으로 기록되었다. 신이 '네 아우 아벨은 어디 있느냐?"고 묻자, 카인은 "알지 못하나이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입니까?"라고 대꾸하며 시치미를 뗐다. 그는 동생을 살해하고도 뉘우치지 않았고 더 나아가 자신이 믿는 신까지 속이려 들었다. 신은 그런 카인에게 저주를 내렸다.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네 아우의 핏소리가 땅에서 부터 내게 호소 하느니라. 땅이 그 입을 벌려 네 손에서 부터 네 아우의 피를 받은즉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리니 네가 밭 갈아도 땅이 다시는 그 효력을 네게 주지 아니할 것이요, 너는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되리라."(창세기 4:10-12) ​카인은 이때부터 더는 농사를 지을 수 없었고,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평생을 떠돌아다녀야 했다. 하지만 신은 저주를 받은 카인의 이마에 보호 표식을 찍어주어 세상 사람이 그를 죽이지 못하도록 하였다. 한편 에덴의 동쪽 놋 땅으로 간 카인은 그곳에 살면서 인류 문명의 조상이 되었다. 성경에서는 인류 문명의 시작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서 과학적인 입장에서는 진화론으로 인류의 시작을 보여주는 면과 대조 되어서 흥미로웠다. 지루하게 한 권을 다 읽어야 흡수할 수 있는 책이 아니라 매일매일 한 장 씩 읽고 그 테마의 한 파트를 읽고 자는 것이 인문학 공부 루틴으로 자리 잡을 수 있어서 피곤한 하루 끝에 소소한 행복으로 남을 수 있었다.
  • 2023-11-30 김보경
    프로젝트 헤일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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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일메리Hail Mary’는 미식축구 용어로, 경기 막판에 역전을 노리고 하는 패스에서 유래한 말이다. 작품 속 우주선의 이름인 ‘헤일메리호’도 지구를 종말로부터 구하기 위한 마지막 역전을 바라는 마음에 지어졌다. 주인공이 긴 수면 끝에 눈을 뜬 곳은 우주 한복판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함께 우주선 헤일메리호에 탄 동료들은 모두 죽고 혼자가 된 상황이다. 헤일메리호를 샅샅이 뒤진 끝에, 그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인류를 구할 마지막 희망이자, 우주 한복판에서 죽을 예정인 과학자였다는 것을. 소설 속 지구는 태양의 온도를 떨어트리는 미지의 생명체 ‘아스트로파지’ 로 인해 멸망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주인공은 그 아스트로파지를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우주 출장을 오게 된 것이다. 다만, 기술적 한계로 주인공은 아스트로파지를 없앨 해결책만 지구로 보낸 후 우주에서 홀로 죽을 운명이었다. 즉, ‘편도행 헤일메리호’의 일원으로 우주에 왔다. 그런데 잠깐, 우주선 계기판에 무언가 이상한 신호가 잡힌다. 기억을 되찾고 인류를 구하기도 바쁜데 갑자기 외계인의 등장이라니? 과연 그는 지구 구하기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죽을 수 있을까?‘헤일메리Hail Mary’는 미식축구 용어로, 경기 막판에 역전을 노리고 하는 패스에서 유래한 말이다. 작품 속 우주선의 이름인 ‘헤일메리호’도 지구를 종말로부터 구하기 위한 마지막 역전을 바라는 마음에 지어졌다. 주인공이 긴 수면 끝에 눈을 뜬 곳은 우주 한복판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함께 우주선 헤일메리호에 탄 동료들은 모두 죽고 혼자가 된 상황이다. 헤일메리호를 샅샅이 뒤진 끝에, 그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인류를 구할 마지막 희망이자, 우주 한복판에서 죽을 예정인 과학자였다는 것을. 소설 속 지구는 태양의 온도를 떨어트리는 미지의 생명체 ‘아스트로파지’ 로 인해 멸망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주인공은 그 아스트로파지를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우주 출장을 오게 된 것이다. 다만, 기술적 한계로 주인공은 아스트로파지를 없앨 해결책만 지구로 보낸 후 우주에서 홀로 죽을 운명이었다. 즉, ‘편도행 헤일메리호’의 일원으로 우주에 왔다. 그런데 잠깐, 우주선 계기판에 무언가 이상한 신호가 잡힌다. 기억을 되찾고 인류를 구하기도 바쁜데 갑자기 외계인의 등장이라니? 과연 그는 지구 구하기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죽을 수 있을까?
  • 2023-11-30 정운섭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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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30개의 도시를 통해 인류의 역사와 문명의 발전을 살펴보고, 그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적 특성을 소개하고 있다. 각 도시에서는 그 도시의 역사와 함께 그 도시의 문화적 유산과 관광 명소, 현재의 생활 문화와 경제 상황 등에 대해 상세하게 다루고 있으며 그 도시가 인류의 역사와 문명에 어떠한 역활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30개의 도시는 전 셰계적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선정되었습니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북미 등 여러 지역의 대표적인 도시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에를들면 로마, 파리, 베이징, 델리, 카이로, 리우데자네이루 등 다양한 도시가 소개되고 었음 이 책은 세계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특정 도시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으며, 그 도시가 인류 역사와 문명에 미친 영향력에 대해서도 알아 볼 수 있고, 세계 다향한 도시들에 대한 지식을 쌓아 여행 등에 참고해 나갈만 하다. 30개 조시로 읽는 세계사는 '세게의 주요 도시의 역사'라는 익숙하고 흥미로운 출발점에서 세계사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 기원전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세계사를 총 30개 도시의 역사를 통해 단순하고 명쾌하게 풀어낸다. 세계사는 도시 문명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기 때문에 세계 주요 도시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 모습에 이르렀는지 살펴보는 것은 세계사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세계사의 큰 축을 담당하는 도시들을 비롯해,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세계사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도시들까지 폭넓게 다루었고 각 도시의 전문가들이 곡 알아야 할 핵심 지식을 엄선하고 감수하였다. 더불어 책을 읽으며, 한 번도 간 적 없는 낯선 이국 도시의 역사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색다른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다 훗날 언젠가는 그 도시를 방문하게 된다면 아무것도 몰랐을 때 보는 풍경과는 전혀 다른 인상과 감동을 받으며 감탄할지도 모른다. 그 흔적의 역사적 배경이 머릿속에 떠오르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느길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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