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9
배순한
조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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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이란?? '경치를 아름답게 꾸밈' 네이버 사전 조경은 쉬우면서 어렵다. 주변에서 조경시설을 많이 보기에 눈에는 익숙하고 보기 좋다.
그러나 조경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직접 화분의 나무나 꽃을 가꾸는 것도 쉽지 않다. 식물마다 이름이며 물주는 주기도 틀릴뿐 아니라,
햇빛과 바람도 맞게 해줘야 한다. 그래서 쉬우면서 어려운게 조경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작가가 조경관련 일을 하면서 틈틈히 보고 듣고 작성해 놓은 좋은 글이나 메모 등을 추려서 책으로 발간을 한 책이다.
조경은 여러 학문이 합쳐저 태생한 종합학문이라고 한다. '한국조경신문'에 기고를 했던 기고문이 첫장에 나와있다.좀 오래전의 글들이다.
그 당신 고민했던 상황들을 지금의 관점으로 고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 그대로 책으로 옮겼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의 시점에서 읽다보니 옛날 얘기 듣는 기분이다.
1980년대에 'ㅇㅇ가든'이라는 명칭이 붙은 대형 고깃집이 생겨나면서 음식점의 조경이 화려한 곳이 많이 생겼다고 한다. 소문에 의하면
한 음식점에 시공업체가 조경을 해줬는데 너무 거창하게 시공했다. 음식점 주인이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 조경할 수 없다고 하자 조경
업자는 장사가 잘되면 공사대금을 달라고 했다.
그 음식점의 조경이 잘 되었다고 소문이 나자 너도나도 구경할 겸 사람들이 몰려들어 대박이 났다. 큰 돈을 번 음식점 주인이 6개월도
되지 않아 거금의 공사대금을 시공업자에게 주었다는 말이 전해 온다고 한다.
지금도 조경이 멋지면 사람들이 관심이 많이 간다. 나 또한 좋은 소나무를 보면 두세번 쳐다보게 된다.
그 당시만 해도 조경을 한다고 하면 '많이 남겠네요'라고 했지만 요즘은 ' 그 많은 하자처리 어떻게 해요?'라고 한단다. 예전에는
주먹구구식으로 공사를 했다고 한다.
조경공사업 면허 기준도 설명이 되어 있는데, 조경이라는 업이 건축,토목의 대형면허에 속해 있는것 같다. 단독으로 조경면허는 나지
않는것 같다. 그게 아쉬워하는 것 같다.
에코스케이프라는 조경 월간지에 기고한 내용도 있다.
그중에 양재 시민의 숲에 대해 나와있다.
조경은 봄의 나른함, 여름의 무더움, 가을의 쓸쓸함, 겨울의 찬바람, 봄의 연둣빛 신록, 여름의 시원한 나뭇잎, 가을의 불타는 단풍, 겨울의
설경. 이 모든 하나하나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연의 조화이자 조경의 소재다. 시공자는 이것을 최대한 이용하여 공간을 창작한다.
시간의 흐름을 이용하는 창작. 어떤 직업의 사람도 할 수 없는 작업을 하는 사람의 기쁨은 아무나 누릴 수 있는 축복이 아니다. 계절의
변화에 따른 온도의 변화는 우리의 창작을 더욱 변화무쌍하게 하는 요인이다. 가지가 앙상한 나무에서 새잎이 나고, 무성하게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고, 온도가 떨어지면 낙엽이 진다.
조경은 우리의 행동반경이 닿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야가 미치는 범위 즉, 구성(frame) 안에서 아름답고, 편리함을 논한다.
공사의 범위는 상당히 넓으나, 소나무의 군식, 총림 식재, 가로수 식재, 관목, 지피류의 패턴, 연못, 그늘막, 어린이 놀이터, 조경석 쌓기
등 하나하나가 독립된 공간으로 우리의 시야에는 화가가 그림을 그린 캔버스의 틀(frame)과 비슷하다.
공간이 이렇게 frame 속의 화폭처럼 우리 눈에 보이며 이러한 요소들이 잘 되었느냐에 따라 시공자가 구현해 놓은 전체 공간의 평가는
달라진다. 시공자는 때로는 3차원의 공간을 그림을 그리듯 조경물을 배치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조각물을 놓듯 입체적으로 창작한다.
우리는 조경석을 쌓을 때 그냥 쌓는 것보다 때로는 중간에 큰 돌을 삐쭉 앞으로 튀어나오게 쌓아 파격을 주기도 하고, 호박돌을 붙일 때,
큰 호박돌을 박아 질서를 깨뜨려 아름다움을 구현한다. 소나무를 심을 때도 중간에는 키가 큰 나무를 심고 뿌리 부분은 모이게 심어서
형태가 부챗살을 펼쳐 놓은 형태를 구사하여 아름다운 균형미를 추구한다.
관목과 지피류를 심을 때 자수를 놓은 것 같은 패턴을 만들거나, 여러 소재가 뒤섞여 자연의 들풀이 자연 상태에서 피어 있는 듯한 형태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볼 때 시공자의 고단한 노고를 느낀다. 정리되고 추구된 조경인들의 정신이 있어 사용자는 심신의 편안함과 정신적인
힐링을 얻는다.
이러한 마음은 그냥, 자라는 데로 둔다고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개입하여 의도를 갖고 꾸준하게 가꾸었을 때, 우리에게 평온과
안식을 가져다준다. 아름다운 공간을 만났을 때, 마음이 차분해지는 공간을 만났을 때, 우리는 이런 공간을 누군가 꾸준하게 관리하는
사람의 노고를 감사해야 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
중년의 남자들이면, 다는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는 조경에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자연에 관심을 더 가고, 시간이 되면,
그리고 여유가 되면 숲 속에서 조용히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아내는 반대하지만. 아뭏튼 조경은, 꽃과 식물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늘 곁에 두고 싶어하는 것들 중 하나일 것이다.
조경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조경과 관련된 삶의 이야기, 조경 사업과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거기에 풍수에 대한 이야기
까지 한 권에 들어가 있는 책이다. 진지하게 조경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좀만 읽어도 실망하게 된다. 조경이야기지만 조경이야기가
아닌 셈이다.
풍수 이야기는 뜬금없다. 조경이야기에 들어갈 내용은 아니라고 본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무와 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나무 이름 알아가는 중이고 직접 식물들을 제대로 키우면서
식물에 대한 애정을 조금씩 키워가고 있다. 식물들이 이루는 자연,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자연은 식물과 땅으로 이루어지는 자연이다.
이런 자연 속에서 진정한 자연의 아름다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성찰하면서 자연을 마음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봄은 봄의 아름다움, 여름은 여름의 아름다움, 가을은 가을의 아름다움, 겨울은 겨울의 아름다움이 있다. 꽃도 예쁘지만,
가지만 남아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도 예쁘다. 썩어 부서지는 나뭇조각들도 예쁘다. 조경은 인위적으로 꽃과 식물을 다루어, 미적 가치를
높이는 작업이긴 하지만, 이 또한 자연이다. 우리에게 정리된 꽃과 나무들로 미적 가치를 더 심도있게 해 주는 조경업자들이 있기에
우리가 좀 더 쉽게 자연 곁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 언젠가 근처 공원에서 조경박람회가 열린 적이 있다. 그 때 산 자작나무가 빌라 앞에서
눈을 맞으며 커가고 있다. 몇 년 뒤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볼 때마다 상상하곤 한다.
이 책은 조경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하게 해 주었고 앞으로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