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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5 박준규
    분쟁 지역을 읽으면 세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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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국제정치와 역사에 관심이 많아 북러닝을 계기로 읽고 싶었던 '분쟁 지역을 읽으면 세계가 보인다'를 주문하였다. 이 책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분쟁들을 각 국의 역사와 정치적, 지정학적 상황을 근거로 들어 왜 이러한 분쟁이 발생했는지, 앞으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를 일반인이 알기 쉽게 풀어써 주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그리고 시리아 내전까지. 속 시원한 해결이 요원해 보이는 국제 분쟁을 상세히 다루는 책이다. 전쟁과 분쟁, 그로 인해 일어난 비극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균형감 있게 전한다. 이를 통해 평화의 소중함과 분쟁을 막는 외교적 노력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한다. 러시아, 팔레스타인, 미국 등 열 개의 국가가 겪는 분쟁과 전쟁 등을 다양한 각도로 분석하여 갈등의 핵심을 짚어 낸다. 국제 정치학 교수이자 전 국립외교원장인 저자가 들려주는 설명은 객관적이고 사실적이며, 평가와 판단은 논리적이다. 각기 다양한 분쟁의 경과에 지면을 할애하기보다 분쟁의 형성과 발생, 해결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관한 입장들을 살펴본다. 여타 국제 분쟁을 다룬 도서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읽기 쉬운 서술식 방법과 다채로운 이미지들로 독자로 하여금 이해도를 높이고, 약 10건의 분쟁들을 짧은 내용으로 핵심만 요약하여 빠르게 읽을 수 있다. 또한, 뉴스를 볼 때마다 불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요즘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 준 책이다. 책에서 사극의 대사로 소개한 아래의 글이 전쟁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관통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전쟁은 가진 자들이 결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전쟁에서 죽는 것은 오직 가지지 못한 자들이기 때문이다.' '전쟁은 늙은 자들이 결심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전쟁에서 죽는 것은 오직 젊은이들이기 때문이다' 모든 싸움에는 원인이 있고 각자의 입장이 있고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정의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분쟁의 원인과 각 나라의 입장을 설명하고 그러면서 독자에게 무엇이 정의인지 묻고 있다. 복잡한 문제에 답은 보이지 않지만 세계 시민으로서 깊게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준 책이다.
  • 2025-08-25 유재연
    사주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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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주를 단순히 미래를 점치는 수단으로 한정하지 않고, 자기 이해와 인간관계의 통찰을 돕는 도구로 풀어낸 책이었다. 저자는 음양오행과 사주의 구조를 어렵지 않게 설명하면서, 사주가 지닌 의미를 일상의 맥락에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덕분에 사주가 미신적 요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성향과 관계의 특성을 성찰하는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책의 전반부는 사주의 기초 원리를 쉽게 풀어주어, 처음 접하는 독자도 흥미를 잃지 않고 따라갈 수 있었다. 특히, 한 사람의 기질적 강점이 상황에 따라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는 단순히 운세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균형을 찾게 하는 과정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후반부에서는 사주를 관계와 소통의 틀로 확장해 설명하는 부분이 주목할 만했다. 타인의 성향을 이해하는 데 있어 사주는 유용한 해석의 틀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서로를 고정된 틀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름을 존중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이러한 접근은 현대 사회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어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느꼈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남은 생각은 “사주는 삶을 예언하는 도구가 아니라, 나 자신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는 언어”라는 것이다. 사주를 통해 나의 성향을 돌아보는 경험은 앞으로의 선택과 관계 형성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주 인사이트'를 읽은 이후, 단순한 흥미를 넘어 명리학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저자가 보여준 사주의 현대적 해석과 실질적 가치가 나에게 학습적 동기를 부여한 것이다. 앞으로 명리학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며, 자기 이해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 지혜를 얻고싶다. 또한 저자는 유트브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며, 해당 채널에서 명리 강의를 하고있는데 관련 동영상도 열심히 보고 명리학에 대한 공부를 탄탄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 2025-08-25 나채원
    시간은흐르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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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책 제목이 약간 스포일러다. 이 책은 원래 2017년에 출간됐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은 몇 년 전 부터 유튜브나 인터넷 등에서 가볍게 접했었다. 그래서 이 책이 대략 어떤 얘기를 할지 예상을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글이 너무 어렵게 쓰여있는 까닭에 내용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작가는 세계적인 물리학자인데 자신은 수학적으로 복잡하게 발견한 사실을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하고자 여러 가지 비유를 붙여서 글을 썼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이 인간의 직관으로 바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일상의 소재에 비유해 감을 잡게 도와준다. 하지만 그 감도 잠시 왔다 갈 뿐이었다. 이 책은 독자에게 요구하는 기초지식의 수준이 너무 높고 과학 현상에 대한 표현도 너무 어려웠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하나의 계의 엔트로피는 확실히 희미함에 달려 있다. 엔트로피가 내가 ‘알아채지 못한 것’에 영향을 받는 이유는 ‘구별할 수 없는’ 무수한 배열들에 의해 엔트로피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동일한’ 미시적 배열이 어떤 희미함에 대해선 엔트로피가 높을 수 있고, 또 다른 희미함에 대해선 낮을 수 있다.” 이 구절에는 내가 모르는 단어가 없다. 하지만 이 문장에서 ‘계’는 무엇이고 ‘희미함’이 무엇이고, ‘알아채지 못한 것’과 ‘구별할 수 없는’, ‘동일한’에 따옴표를 씌운 이유를 모르겠다. 이 구절을 타이핑 하면서 다시 읽었지만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런 문장이 이 책에 한가득이다. 각설하고, 이 책 중 인상적인 내용을 나열함으로써 독후감을 완성해 보겠다. 루트비히 볼츠만의 연구를 얘기하며 엔트로피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포커 카드 묶음에서 처음에 붉은색 카드 26장을 위에 놓고 검은색 카드 26장을 아래에 둔다고 하자. 지금 상태는 질서를 가지고 특별하게 배열된 상태다. 이 카드 묶음을 섞기 시작하면 붉은 카드와 검은 카드의 순서가 섞이면서 특별하지 않게 된다. 이게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에서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 색깔별로 카드가 정렬돼 있어서 특별하다는 개념은 인간에게만 의미가 있다. 모든 카드를 각각 특별하다고 보면 처음 구성은 수많은 배열의 경우 중 하나인것이고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사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 변하지만 미시적인 상태에서는 분자에게 달라지는 것은 없기 때문에 시간에 따른 엔트로피의 변화가 무의미해진다. 이 부분은 책을 다 읽고 다시 읽으니 새롭게 이해된다. 엔트로피에 대해서만 설명해도 어려운데 특수성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고 있으니 혼란하다. 이 내용의 조금 뒤에서는 시공간의 구조를 가계도에 비유해 X자로 겹치는 이중 원뿔 구조로 표현한다. 시간이 모든 관찰자에게 동등하고 평행한 켜(층)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관찰자에 따라 X자의 교차점을 중심으로 깔때기처럼 한 쪽은 과거를 보고, 다른 한쪽은 미래를 본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책에서 본다가 아니라 이동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 이중 원뿔은 중력에 따라 제각기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 내용은 시간이 관찰자에 따라 달라진다-, 또는 관찰자에게 의미가 있다-는 내용을 암시하는데 어쨌거나 그동안 어렴풋하게 짐작하던 시공간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켜 주는 부분이어서 인상적이었다. 세상의 물리적 현실을 구성하는 바탕에 여러 가지 장이 있는데 그 중 중력의 근원인 중력장이라는 것이 있다. 시공간은 중력장이고 중력장은 시공간이라고 한다. 중력장은 구부러지기도 하고 펴지기도 하고, 다른 것들과 서로 밀고당기기도 한다고 한다. 그 말은 시공간도 구부러지기도 하고 펴지기도 한다는 말인 것 같다. 어쨌든 중력과 시간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세상의 구성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세상이 ‘사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세상을 ‘사건’으로 이루어 졌다고 보고 세상은 사건과 과정의 총체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한다. 이 말을 설명하는 앞뒤의 내용은 사실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세상이 우리가 보고 만지는 ‘물질’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는 설명은 인상적이었다. 시간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하면서 시간의 ‘등장’에 대해서 여러 가지 비유로 설명한다. 청소년 무리가 게임을 하기 위해 팀을 나눴다. 그 결과 두 팀이 만들어졌다. 팀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팀을 정하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다른 비유로, 우주에는 원래 ‘위’와 ‘아래’는 없다, 하지만 중력이 우리를 당기면서 위와 아래가 생긴다. 큰 질량이 주변에 있음으로써 위와 아래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이것처럼 시간 또한 우주에 존재하던 기초적인 질서가 아니라 ‘등장’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세상을 시공간으로 보고 xyz 축에 시간을 더해서 이해하지만 이 시간은 세상의 기본적인 축이 아니라 다른 기본 질서로 인해 표현되는 부수적인 존재라는 말로 이해된다. 이어서 ‘열적 시간’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내용은 잘 이해하지 못했고 마지막 문장만 받아들이기로 했다. 엔트로피의 증가가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의 흐름이다. 이 뒤로는 이러한 우주관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에 대한 내용이 제법 많은 분량으로 나오는데 거기 까지는 관심이 없어서 대충 읽은 까닭에 인상적인 부분이 없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인 ‘옮긴이의 글’에 좀 더 간략하게 정리 해 준 내용이 있다. “시간에는 어떤 순서나 질서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거시 세계에서 바라본 우주의 특수한 양상일 뿐, 보편적인 본질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략- 시간은 단지 물질들이 만들어내는 사건들 간의 관계, 좀 더 엄밀히 말해 이 관계들의 동적인 구조에 나타나는 양상이다.” 작가의 말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이 쓴 말인데도 문장이 이렇게 어렵게 적혔다. 이 책이 읽기 어려웠던 것은 번역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책을 다 읽고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아서 챗지피티에게 시간과 엔트로피에 관해서 물어봤다. 중요한 내용만 기술하자면 다음과 같다. - 우주의 물리법칙 대부분에는 시간의 방향성이 유의미한 변수가 아니다. - 엔트로피만 유일하게 시간이 유의미한 변수며 시간이 지날수록 엔트로피는 높아진다. - 시간은 우주의 기본 구성요소가 아니라 현상이다. 이 부분까지가 책의 내용으로 보인다. 조금 더 나아가면 왜 인간은 시간이 흐르는 방향으로 세상을 인식하는가? 즉, 왜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는 기억하고 엔트로피가 높은 상태는 기억하지 못하는가? -라는 질문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최초의 생명의 메카니즘, 유전체의 메카니즘이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세팅됐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챗지피티와 나의 해석이다. 이 책을 다 읽는데 다른 책보다 두 배는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겉핥기 만 하다가 끝나버렸다. 그래도 인식의 변화에 기여가 컸다는 생각이 들고 더 이해하고 싶은 부분, 궁금한 부분이 많다. 남은 부분은 챗지피티와 유튜브의 도움을 받아 이해를 키워가야겠다.
  • 2025-08-25 임보람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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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오랜 독서 여정의 끝자락에서 작가 자신이 다시 꺼내든 오래된 자화상처럼 느껴지는 작품이다. 1980년에 발표한 초기 단편을 기반으로 삼았지만, 이번 장편에서는 세월의 깊이와 사유의 농도가 분명하게 다르게 읽힌다. 현실과 환상, 기억과 망각, 존재와 부재 사이를 떠도는 하루키 특유의 이야기 구조는 이번에도 유효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의 밀도는 훨씬 더 고요하고 침잠해 있다. 그는 이제 삶의 깊은 층위에서, 인간이 지닌 본질적인 외로움과 그리움, 상실과 회복에 대해 천천히, 그러나 결코 피하지 않고 응시한다. 소설의 중심에는 ‘불확실한 벽’이라는 강력한 은유가 자리하고 있다. 이 벽은 도시를 감싸고 있는 경계이자, 기억과 현실, 생과 사, 사랑과 상실 사이에 존재하는 감정적·존재론적 틈새이다. 하루키는 이 벽을 통과하거나 넘어서려는 주인공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끝내 다가갈 수 없는 진실—혹은 다가가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멀어져야만 하는 어떤 대상—에 대한 집요한 사색을 펼쳐낸다. 벽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안개처럼 흐릿하고, 꿈처럼 손에 잡히지 않지만, 그 존재감만은 강렬하다. 이 벽 앞에서 인간은 근원적인 무력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그것을 마주하는 자세에서 삶의 의미가 비롯된다. 주인공은 과거에 한 소녀를 사랑했고, 그 사랑은 그를 ‘불확실한 벽’ 너머의 도시로 이끌었다. 그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늙지 않고, 감정은 제어되며, 외부 세계와 철저히 단절된 채 살아간다. 그러나 정체된 평화 속에서도 어딘가 모르게 스며드는 이질감은, 살아 있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완전성의 무서움을 암시한다. 주인공은 다시금 현실로 돌아와, 오래도록 그 도시와 소녀의 그림자를 품은 채 살아간다. 그리움과 외로움,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상실감 속에서 그는 작가가 되고, 삶의 갈피마다 불쑥 떠오르는 환영들을 붙잡으며 존재를 정립해나간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이 소설이 후반부로 갈수록 자전적인 뉘앙스를 강하게 풍긴다는 것이다. ‘소설을 쓰는 나’라는 화자의 등장은, 하루키 자신이 지난 수십 년간 작가로서 품어온 사유와 감정을 고스란히 투영한다.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 도시와 도시 사이, 기억과 현실 사이의 틈을 걷는 그 특유의 리듬감은 여전하지만, 이번에는 그것이 유희라기보다는 일종의 회한이나 수용에 가까운 분위기로 전개된다. 마치 작가는 이제 도망치는 대신,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듯 보인다. 이 작품은 하루키의 기존 팬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감각을 선사하고,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난해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하루키의 문학이 궁극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플롯의 흥미가 아니라, ‘느낌의 진실성’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한 편의 소설이라기보다는 내밀한 고백, 혹은 정서적 여행처럼 다가온다. 작중 인물들이 어디론가 떠나고, 무언가를 놓치고, 그럼에도 다시 살아가는 모습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인생을 조용히 되돌아보게 만든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답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질문을 남긴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시간은 무엇을 앗아가고 무엇을 남기는가?”, “우리는 결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런 질문들이 소설의 구석구석에 숨어 있고, 독자는 그것을 끊임없이 되새김질하게 된다. 그 점에서 이 소설은 ‘읽는 행위’를 넘어서 ‘경험하는 행위’로 확장된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난 후에도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벽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도시는 여전히 안개 속에 있다. 그러나 어쩌면 그것이 삶이라는 여정의 진실일지도 모른다. 하루키는 이번에도 우리에게 말한다. 완벽한 이해는 없고, 명확한 길도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계속해서 걷고 쓰고, 사랑하고 떠나야만 한다고. 바로 그런 문학이 우리 삶을 조금 더 견디게 해준다고.
  • 2025-08-25 김기태
    채식주의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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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인간의 욕망, 폭력, 자유,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선택에서 출발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훨씬 더 깊고 복합적이다. 이 소설은 세 개의 연작 중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다른 인물의 시선을 통해 주인공 영혜가 점점 인간적 욕망과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 “식물로 존재하고자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한 개인의 선택을 둘러싼 사회적 억압과 그로 인한 파국을 목격하는 동시에,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마주하게 되었다. 소설의 시작은 영혜가 어느 날 갑자기 육식을 거부하면서 시작된다.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는 선택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경험한 폭력적 기억과 사회적 억압이 자리한다. 남편은 이를 ‘이해할 수 없는 변덕’으로 치부하고, 가족은 그녀의 선택을 모욕과 고집으로 받아들이며 폭력적으로 강제하려 한다. 영혜의 고집스러운 거부는 단순히 채식을 넘어, 인간의 폭력적 본성과 욕망을 부정하려는 몸부림처럼 보인다. 그녀에게 있어 채식은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마지막 저항이자, 인간 사회의 잔혹한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특히 두 번째 중편에서는 영혜의 형부가 중심 인물로 등장한다. 그는 영혜를 예술적 욕망의 대상으로 삼으며, 그녀의 몸에 꽃 문양을 그리고 영상으로 기록한다. 여기서 영혜는 인간적 주체라기보다 어떤 ‘매혹적인 오브제’로 전락한다. 그녀가 추구한 자유는 오히려 또 다른 형태의 욕망과 폭력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쉽게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그 존재를 도구화하는지를 깊이 느꼈다. 영혜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찾으려 했지만, 사회는 끊임없이 그녀를 대상화하고 억압한다. 세 번째 중편에서는 언니 인혜가 서술자로 등장한다. 인혜는 남편의 배신과 가정의 붕괴 속에서, 끝내 식물로 존재하고자 하는 영혜를 지켜보게 된다. 영혜는 물조차 거부하고 뿌리를 내리려는 듯한 모습으로 변모하며 인간으로서의 삶을 포기한다. 인혜는 그런 동생을 안쓰러워하면서도 동시에 그 선택을 끝까지 존중하려 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지, 자유란 어디까지 가능한 것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영혜의 선택은 파괴적이고 극단적이지만, 동시에 순수한 자유의 몸짓처럼 다가왔다. 『채식주의자』는 단순히 채식이라는 행위를 다룬 소설이 아니다. 이는 인간이 가진 욕망의 폭력성과, 사회적 억압 구조, 그리고 개인의 자유를 향한 처절한 갈망을 담아낸 작품이다. 영혜는 결국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성’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존재하려 했지만 그 끝은 고립과 파멸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선택은 무모하거나 단순히 이상한 것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자유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며 자유와 억압, 욕망과 저항이 얽힌 복잡한 인간 존재의 아이러니를 절감했고, 우리 사회가 얼마나 강력하게 개인의 선택을 규정하는지를 새삼 느꼈다. 결국 『채식주의자』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무엇을 포기해야 하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묻는 소설이다. 영혜는 인간 사회와 욕망을 모두 거부함으로써 ‘식물’로 존재하려 했지만, 이는 단순한 도피가 아니라 자기 존재에 대한 치열한 탐구였다. 나는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랫동안 그 여운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과연 나는 진정한 자유를 원하고 있는가, 아니면 사회가 정해준 틀 안에서 안도하며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다. 『채식주의자』는 나에게 인간의 본질에 대한 통렬한 성찰을 선사한 작품이었다.
  • 2025-08-25 최동원
    영랑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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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랑의 영랑시집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그의 시가 지닌 맑고 투명한 서정성이었습니다. 영랑의 시는 화려한 수사나 장황한 설명으로 꾸며지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단순함 속에서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는 우리 주변의 작은 자연과 사소한 순간들에서 의미를 찾아내어, 그것을 서정적인 언어로 담아냈습니다. 바람, 꽃, 새, 나무와 같은 일상적인 자연의 이미지는 그의 시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며, 독자로 하여금 평범한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듭니다. 영랑의 시어는 투명한 유리처럼 맑고 군더더기 없이 간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는 무거운 사색과 깊은 정서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자연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꽃을 노래하면서도 사실은 인간의 그리움을 표현하고, 바람을 묘사하면서도 외로운 마음을 담아내는 그의 시는 단순한 자연 묘사를 넘어 인간의 삶과 감정을 담아낸 예술 작품으로 다가왔습니다. 독자로서 저는 그의 시를 읽으며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영랑이 ‘순수시인’으로 불린 이유도 『영랑시집』을 통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시대 상황 속에서 그는 직접적으로 사회 문제나 정치적 현실을 노래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를 현실 도피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저는 그것이 영랑이 지키고자 했던 고유한 예술 정신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는 세상의 혼란 속에서도 마음의 맑음을 잃지 않고자 했으며, 시를 통해 인간의 내면과 예술적 아름다움에 집중했습니다. 그의 시가 오늘날까지도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이런 고집스러운 예술혼 덕분일 것입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저는 시가 가진 힘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영랑의 시는 단순히 독자에게 위로나 감동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상의 소음을 잠시 잊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시 속에서 묘사되는 자연의 장면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제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잔잔한 물결이 탁한 마음을 씻어내듯, 그의 시는 제 안의 감각을 맑게 다듬어주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영랑이 보여주는 삶에 대한 태도였습니다. 그는 인간의 내면에 깃든 슬픔과 외로움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냈지만, 그것을 절망으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감정을 시적 언어로 승화시켜 아름다움으로 바꾸어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며 맞닥뜨리는 수많은 감정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표현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시를 통해 슬픔조차도 한 편의 아름다운 노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제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책을 덮으며 저는 ‘아름다움이란 특별하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순간 속에 숨어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영랑은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꽃 한 송이, 바람 한 줄기 속에서 인간의 마음을 담아내었고, 그것을 언어로 승화시켰습니다. 그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한 편의 문학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경험이었습니다. 『영랑시집』은 저에게 잊고 있던 감수성을 일깨워 주었고, 앞으로도 종종 다시 펼쳐 읽고 싶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결국 이 책을 통해 저는 시가 단순히 언어의 예술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태도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영랑의 시는 세상의 고단함 속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움을 발견하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입니다. 『영랑시집』은 시대를 초월한 순수한 감수성과 예술적 힘을 지닌 작품으로, 제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 2025-08-25 이지연
    이상 전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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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은 한국 근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가로 꼽히곤 한다. 짧은 생애로 인해 남긴 작품의 수는 많지 않지만, 그가 보여준 파격적인 문체나 새로운 시도들은 지금까지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그의 가장 대표작인 <날개>는 그의 문학세계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아내의 통제 속에서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나'의 모습은 억압되어있는 자아의 분열과 함께 식민지 시대속 지식인들의 소외와 무기력함을 보여준다. 작품 후반부에서 '나'는 미쓰고시 백화점 옥상위에 서서 "날개야 다시 돋아라" 외치며 절규한다. 이 구절은 자유와 해방을 갈망하는 상징적인 외침으로 해석된다. <날개>는 단순한 이야기라기 보단, 내면속 불안과 욕망이 뒤엉킨 심리를 독특한 문체로 풀어나가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종생기>에서 주인공은 작가와 동일한 이름을 지닌 "이상"으로, 일종의 작가의 분신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작품 속 이상은 정희라는 여성을 사랑하고 있었는데, 정희는 남성편력이 심하고 지속적으로 양다리를 걸치는 여성이었다. 정희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보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그런 그녀에게 농락당하며 그녀의 옆에 있어도 그는 철저히 고립되어 있다. 이런 거리감 속에서 주인공은 죽음의 그림자를 더 깊이 느끼고, 실패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나약함에 절규하고 세상의 더러움에 절규한다. 그리고 끝내 자신은 이렇게 죽지만 세상은 끝없이 더럽고 교활함을 '종생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표현했다. 종생기에는 죽음을 앞둔 화자의 불안한 의식이 면밀하게 그려지는데, 삶의 끝에서 주인공은 혼란스럽고 단절적인 생각에 휩쌓이며 자신이 무엇을 위해 존재했었는지를 끊임없이 되묻는다. 개인의 죽음의 문제를 넘어, 당대 지식인이 느낀 절망감도 스며있다. 작품에서 죽음은 당시 사회가 지닌 종말감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짧은 생애동안 이상이 남긴 그의 작품들은 한국 근현대 문학의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었다. 그는 식민지 현실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무력감이나 절망감, 불안, 자유에 대한 갈망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포착해내 그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갔다. 오늘날 이상은 '난해함'의 키워드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적인 존재로 평가된다.
  • 2025-08-25 문성범
    해외선물 처음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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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선물투자의 장점은 많습니다. 무엇보다 1만 원이 채 되지 않는 돈으로도 시작할 수 있고, 레버리지를 쓸 수도 있습니다. 코인선물도 같은 원리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것인데요. 그러나 암호화폐 선물거래소 대부분이 중국에서 만들어졌고 실제로도 중국 자본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시장의 연혁이 짧아 기술적 분석, 즉 차트로만 매매하기에는 제약이 많습니다. 급작스러운 급등락으로 인해 코인선물은 시장참여자들에게 큰 손실을 줍니다. 반면 해외선물은 미국 테크기업이 상장되어 있는 나스닥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나스닥선물, 우리가 매일 쓰는 휘발유, 경유의 기초자산인 크루드오일, 세계 각국의 통화 가치와 깊은 연관이 있는 금 선물상품인 골드 등을 기본으로 합니다. 이 자산들은 허상에 투자하는 게 아닙니다. 실제 소비재입니다.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대신 전 세계에서 돈을 가장 잘 버는 기업들이 모인 나스닥 지수에 투자하는 것이며 기초자산이 튼튼한 소비재 및 종목을 트레이딩하는 것입니다. 또한 거래량의 단위 자체가 다릅니다. 해외선물시장은 한국 주식시장의 1,000배가 넘는 유동성이 오가는 시장이며, 외환선물시장까지 합치면 1일 단위 거래량은 10,000배 이상입니다. 즉, 특정 세력이 의도적으로 왜곡하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이러한 정직한 시장에서 기술적 분석과 그 외 투자 도구를 활용한다면 적은 돈으로도 투자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해외선물투자를 배우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39~41쪽 매매 비법보다는 승률-진입자리, 손익, 베팅금액, 운영이 중요합니다. 매매 비법은 특정 진입과 청산 타점이나 어떤 기법을 담은 차트 세팅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매매 비법만 알면 성공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매매법은 반드시 비중과 구간을 포함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보통은 이 매매법에 대해서 청산은 어디서 하고 손절은 어디서 하고 익절은 어디서 한다는 식으로 설명을 합니다. 저는 잘못된 매매 기법에 대한 인식이 돈을 잃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에서 들어가냐보다 얼마의 ‘정해진 금액을 매수’할 것인지가 ‘백만 배’는 더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는 내 계좌에 있는 돈 대비 몇 퍼센트를 들어갈지 정해져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내 승률을 알 수가 있습니다. -112쪽 최대로 10%까지만 허용하고 더 적은 돈을 손절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절대로 증거금의 20%를 손실로 떠안지 마십시오. 20% 이상의 손실을 감내하는 순간 단 10번의 거래 만에 내 전체 예수금은 10%로 쪼그라들게 됩니다. 손실을 많이 허용하면 할수록 시장에서 강제 퇴장당하는 순간이 가까워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253쪽 우리는 이미 웃돈을 주고 구매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간단한 예시로, 쿠팡에서 물건을 살 때조차도 모든 판매자는 이익을 붙여 판매합니다. 소비자는 판매자의 서비스나 제품을 직접 획득할 경로가 없거나 생산능력이 없기 때문에 웃돈을 주고 구매합니다. 옆나라 일본에서는 장기 불황과 엔화 저평가에 많은 사람들이 월급이 줄어드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달러엔, 유로엔 등의 외환선물거래로 적극적으로 행동합니다. 우리나라 원화도 일본처럼 내 통장에 있던 10억 원이 달러 대비 7억 원밖에 안 되는 가치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일은 이미 일어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가 아니라 위기 자체가 일상이 되는 일이 앞으로 도래할지 모르기에, 트레이딩을 통해 단순히 돈을 버는 데 그치지 않고 내 돈을 지키기 위해 행동해야 합니다. -3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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