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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26 김동수
    내 심장을 쏴라:개정판 -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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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수리희망병원에 가게 된 수명의 시점부터 전개된다. 수명은 18살 처음으로 그놈의 목소리를 듣는다. 처음에는 귓속에서 달콤한 말들을 늘어놓던 그는 어느 순간 수명을 궁지로 몰아넣는다. 그러면서 수명은 로뎀정신병원에서 7년을 지낸다. 그리고 그놈이 사라진지 6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상한 사건으로 일주일 만에 수리희망병원으로 가게 된다.그곳에서 동갑친구 승민을 만나게 된다. 수명과 승민 둘은 정말 다른 사람이라 생각했다. 수명은 일주일만에 정신병원에 갇히고도 탈출을 꾀하지 않는다. 승민의 말에 의하면 거기서 늙어 죽기로 작정한 것 같은 놈이 수명을 설명하는 말이기도 했다. 수명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주 오랜시간동아 환청에 시달렸고 7년이 넘는 동안 정신병원에서 보냈다. 수명은 나중에 고백하기를 진실을 아는 것이 두려웠다고 한다.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어머니 죽음의 진실을 알게되는 것이 두려웠을 것이다. 더불어 사회에 나가 자신이 발붙이고 설 곳이 없다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반면 승민은 정신병원에 돌아오던 그날부터 탈출을 꾀한다. 탈출을 위해 한달동안 눈이 먼 척 연기를 했으니. 물론 승민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어느날 갑자기 수리희망병원에 갇히게 된 것이니 탈출을 꾀하는 것은 당연하기도 하다. 하지만 승민의 탈출 동기는 단순히 그것이 아니었다. 세상으로 나가 본인의 원래 삶을 되찾는다던가. 답답한 정신병원을 탈출해 사회의 자유을 만끽하다던가 하는 당연하기도 한 그 이유가 아니었다. 승민은 죽음이 두려웠다. 그에게 죽음은 심장이 멈추는 물리적 현상이 아닌 자신이 자신으로 존재하지 못하는 순간을 의미했다. 실명을 앞둔 승민은 마지막 딱 한번만이라도 자신으로 존재하고 싶었다. 승민은 날고 있는 순간만큼은 온전하고 자유로운 자신이 된다고 말했다. 늘 도망치던 수명은 처음으로 질주하고 자신을 찾고 싶어한다. 그것의 첫걸음이 승리의 탈출을 돕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승민의 탈출이 승민의 삶이면서도 세상에서 일컫는 죽음이란 것을 알면서도 승민의 탈출을 돕는다. 그 무엇하나 간절히 바라본 적 없던 수명이었으니 승민의 간절함만큼은 돕고 싶었던 걸까. 이 책에서는 정신병원이라는 장소로 특정되어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그게 사회 혹은 우리를 억압하는 무언가로 상징될 수 있다고 생각든다. 나를 억압할 바엔 나의 심장을 쏘라고 말하는 승민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마치 승민의 곁에는 수명처럼 그를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끝까지 세상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으로 살아간 승민의 마지막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 2026-05-26 박재형
    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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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목은 한국전쟁 이후의 혼란한 사회를 배경으로 인간의 상처와 외로움, 그리고 삶에 대한 의지를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처음 이 작품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전쟁 직후의 시대상을 그린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작품을 읽어나가면서 단순한 역사적 배경을 넘어, 전쟁이 인간의 내면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깊이 보여주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물들의 감정과 심리가 현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당시를 직접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작품 속 주인공은 전쟁 이후 힘든 현실 속에서 살아간다. 모두가 가난하고 불안정한 삶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버티고 있다. 특히 화가 옥희도는 예술가적 자존심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인물로 보였다. 그는 예술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그를 쉽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이러한 모습은 단순히 한 예술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쟁 이후 무너진 사회 속에서 자신의 삶과 가치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느껴졌다.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전쟁의 상처를 직접적으로 강조하기보다 인물들의 일상과 감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냈다는 것이다. 총성과 폭탄의 장면보다 더 무섭게 느껴졌던 것은 사람들의 공허함과 무기력함이었다. 전쟁은 끝났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폐허가 남아 있었고, 등장인물들은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이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충분히 공감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 역시 치열한 경쟁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사람들은 겉으로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속에는 각자의 상처와 고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박완서 작가의 문체는 매우 담담하면서도 사실적이다. 감정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인물들의 외로움과 슬픔이 더 크게 전달된다. 특히 당시 서울의 거리 풍경과 다방 문화, 예술가들의 생활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어 작품의 분위기를 더욱 현실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화려한 사건이나 극적인 전개가 중심이 되는 소설은 아니지만, 인물들의 심리와 시대의 분위기를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작품 속 감정이 독자에게 깊이 남게 된다.나는 이 작품을 읽으며 인간은 결국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은 그런 현실 속에서도 사랑과 예술, 인간관계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한다는 점에서 희망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나목』은 단순한 전후 소설이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상처를 견디며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박완서는 이 작품을 통해 전쟁 이후 시대의 아픔뿐만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까지 보여주었으며, 그래서 『나목』은 지금 읽어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 2026-05-26 송채원
    노르웨이의숲(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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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상실과 방황, 서투르게 피어나는 청춘의 사랑을 유려하면서도 서늘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단순히 남녀의 연애담을 넘어, 청춘이라는 터널을 지나며 누구나 마주해야 하는 내면의 성장통을 묵직하게 던져준다. 소설은 주인공 와타나베가 독일 함부르크 공항에서 비틀즈의 노래 ‘노르웨이의 숲’을 들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의 기억은 가장 친한 친구였던 기즈키의 자살, 그리고 기즈키의 연인이자 자신 또한 깊이 사랑하게 된 나오코와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즈키의 죽음은 와타나베와 나오코의 삶에 거대한 불연속선을 그어버린다. “죽음은 삶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잠재해 있는 것이다”라는 와타나베의 독백처럼, 그들은 너무 이른 나이에 삶의 가장 어두운 단면을 목격하고 만다. 나오코가 정신적인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요양원에 들어간 사이, 와타나베의 삶에는 미도리라는 전혀 다른 색채의 인물이 등장한다. 나오코가 과거의 상처에 갇혀 서서히 시들어가는 밤의 이미지라면, 미도리는 비록 똑같이 상처를 입었을지언정 현재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생동감 넘치는 낮의 이미지다. 와타나베는 죽음과 과거의 짙은 그늘을 품은 나오코를 향한 책임감 섞인 사랑과, 살아있음의 활력을 뿜어내는 미도리를 향한 이끌림 사이에서 극심한 혼란을 겪는다. 와타나베는 두 여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나오코는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미도리 역시 완벽한 구원자가 되지는 못한다. 작가는 청춘을 찬란하고 아름다운 시절로만 포장하는 대신, 끊임없이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그 상실감을 견뎌내야 하는 혹독한 계절로 묘사한다. 결국 나오코의 죽음 이후, 와타나베는 미도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아득한 고독을 느낀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상처까지 짊어지는 일이지만, 동시에 나 자신의 삶을 지켜내야 하는 책임감도 동반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을 읽고상실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품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마음속에 깊고 어두운 숲을 하나씩 품고 살아간다. 그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매일지라도, 결국 삶은 계속된다는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는 책이다.
  • 2026-05-26 진금채
    파과 (리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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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 때 제목 뜻도 와닿지 않았고, 무슨 내용일지 정말 궁금하였다. 책을 읽으며 신선하면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점은 '60대 여성 청부살인업자'라는 파격적인 설정이었다. 흔히 킬러라는 이미지는 젊고 민첩하며, 냉혈한 성품을 지니고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파과》의 주인공 '조각'은 마흔 해 넘게 이 바닥에서 살아남은, 이제는 노화로 인해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체감하는 예순다섯의 노년 여성이다. 작가는 이 독특한 인물을 통해 단순히 화려한 액션 스릴러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상실과 쇠퇴,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삶의 이면을 날카롭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 낸다. 제목인 '파과'는 흠집이 나거나 부서진 과일을 뜻한다고 한다. 이는 한때 날카롭고 완벽한 칼날 같았으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마모되고 늙어가는 조각의 육체와 삶을 은유한다.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살인을 대행해 온 조각은 철저히 타인과 거리를 두며 자신을 고립시켜 왔다. 타인과의 관계는 곧 약점이자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냉혹하기만 하던 그녀의 삶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그녀가 '노화'를 받아들이면서부터다. 길가에 버려진 유기견 '무용이'를 거두어 돌보고, 매일 마주치는 과일가게 노인의 처지에 마음을 쓰며, 자신을 치료해 준 의사 강 박사의 가족에게 묘한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 평생을 '지워야 할 표적'으로만 타인을 대했던 그녀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비로소 '살려야 할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고 온기를 품게 되는 과정은 기묘한 울림을 준다. 그녀를 위협하는 젊은 킬러 '투우'와의 대립은 구세대와 신세대의 충돌이자, 감정을 배제한 기계적 효율성과 인간적 서사를 품은 삶의 부딪힘이기도 하다. 투우는 조각의 과거가 남긴 파편 같은 인물로, 조각이 지닌 미련과 흔적을 사정없이 파고든다. 하지만 조각은 무너지는 육체의 한계를 직시하면서도,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온기'를 위해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 내어 칼을 든다. 이 치열한 사투는 소멸해 가는 존재가 부르는 가장 뜨거운 생의 찬가처럼 느껴진다. 구병모 작가 특유의 만연체와 감각적이고 집요한 묘사는 소설의 분위기를 한층 더 깊이 있게 만든다. 피와 살이 튀는 잔혹한 현장마저도 마치 잘 익어 짓물러 터진 과즙의 이미지로 치환하는 문장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작가는 조각의 입을 빌려, 아무리 꼭대기에 있던 과일이라도 결국은 바닥으로 떨어져 멍들고 썩어갈 수밖에 없다는 자연의 섭리를 담담하게 전한다. 그러나 소설이 주는 메시지는 결코 허무주의에 머무르지 않는다. 상하고 흠집이 났다고 해서 그 과일이 품었던 단맛과 가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서지기 직전의 과일이 가장 달콤한 향을 풍기듯, 조각의 삶 역시 소멸을 향해 가는 그 마지막 순간에 가장 인간다운 빛을 발한다. 《파과》는 단순히 킬러의 복수극을 넘어, '나이 듦'과 '상실'을 마주하는 인간의 품격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군데군데 멍들고 상처 입은 우리의 삶 자체도 충분히 가치 있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먹먹한 위로를 건네받은 기분이다. 책을 덮고 난 후에도 한동안 조각이 남긴 서늘하면서도 따스한 과일 향이 마음 주변을 맴도는 듯하다.
  • 2026-05-26 황유정
    혼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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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질문은 "무엇이 진짜인가?"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의 정체성, 욕망, 믿음, 연기된 자아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주인공은 30년 경력의 박수무당 문수인데 그는 오랫동안 신령 장수할멈을 모시며 살아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신기가 사라졌음을 느낀다. 점도 틀리고 굿도 예전 같지 않으며, 자신이 모시던 정치인조차 더 어린 무당 신애기에게 넘어간다. 신애기는 젊고 거칠지만 압도적인 영험함을 가진 존재로 묘사된다. 문수는 그녀를 보며 자신이 과연 진짜 무당이었는지 흔들리기 시작한다. 결국 문수는 신애기의 굿판에 뛰어들어 마지막처럼 굿을 벌이는데 그 장면은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한 인간이 자기 존재의 진위를 확인하려 몸부림치는 처절한 순간처럼 읽힌다. 이소설이 흥미로운 이유는 무속 자체보다도 진짜처럼 살아왔지만 사실은 흉내였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있다. 독자는 자연스럽게 사회적으로 세련된 사람과 본능적으로 살아가는 사람 중 누가 더 진짜인가? 우리는 정말 자기 자신으로 살고있는가?를 질문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판단을 유예하는 태도라고 느껴진다. 인물들은 쉽게 규정되지 않고 이야기는 친절하게 결론을 내려주지 않으며 설명되지 않는 감정과 애매한 결말을 남겨둔다. 그 특유의 불편감이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짜인지, 누가 선하고 누가 위선적인지 명확히 말할 수 없는 현실 자체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서사가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고 열린 결말이 많기 때문에 기승전결이 분명한 이야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난해하거나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고, 사회적 그리고 정치적 함의가 은근하게 깔려 있어 읽는 사람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모호함과 긴장감이 이 작품의 개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완벽하게 연기된 삶을 살고, 누군가는 서툴지만 자기 본능대로 살아간다. 진짜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끝없이 질문하고 진짜와 가짜 그 둘 사이의 경계를 끝내 명확히 구분하지 않으면서 나는 지금 혼모노 인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해본다.
  • 2026-05-26 홍덕원
    넥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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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서스(Nexus)’의 의미를 찾아보면 간단히 ‘연결 고리’라고 되어 있다. 유발 하라리는 본문 내용만 거의 600쪽에 이르는 책에서 한두 차례만 이 단어를 쓰고 있다. 의미로는 ‘사회적 네트워크에서 여러 연결점들을 연결하는 무엇’ 정도로 쓰고 있다. 그 의미는 사전적 의미와 거의 차이는 없지만, 이것이 정보, 컴퓨터, 네트워크, AI 등 (조금씩 그 의미는 다르지만) 뭐라 불러도 상관없는 이 책의 주인공과 만나면 익숙하지만 낯선 주제 의식을 맞닥뜨리게 된다. 유발 하라리는 ‘에필로그’에서 이 책을 쓰게 된 상황을 이야기한다. 20216년 『호모 데우스』를 출간한 후, 인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AI와 관련한 인물과 모임 등과 교류를 할 수 있었고, 이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자신의 전공(그의 전공은 중세 전쟁사다)인 역사적 시각과 결합해서 보았을 때 정보 혁명, 네트워크 혁명, 나아가 AI 혁명의 의미가 남다르게 보였던 것이다. 특히 정보라는 것과 관련해서 AI가 가지는 양면성에 대해서 사람들이 너무나 모르거나 무시하거나 왜곡하는 것을 보아왔고, 이를 바로잡거나, 또는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참고로 2016년은 이 책에서 매우 중요한 해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해이며,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차별을 부추겨 집단 학살로 내몬 해다.) 우선 정보에 대한 ‘순진한 관점’부터 공격한다. 정보에 대한 순진한 관점이란, 대표적으로 정보가 늘어나면 진실이 드러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유발 하라리는 역사적으로 그런 관점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인쇄술 혁명으로 정보의 유통이 극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인류는 보다 진실에 가까워졌으리라고 생각하지만,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 초판은 400권도 채 팔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근대 초기 마녀 사냥을 부추군 결정적 저서인 『마녀의 망치』는 불티나게 팔렸다. 이것 말고도 앞에서 얘기했던 2016년의 로힝야족 집단 학살도 페이스북이 단지 사용자 참여를 늘리라는 단순한 알고리즘 때문에 부추겨졌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정보는 진실이 아니라 현실을 만들어낸다. 유발 하라리는 AI 혁명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정보에 대한 순진한 관점부터 버려야 한다고 한다. 또한 정보에 대한 포퓰리즘적 관점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경고한다. 정보에 대한 포퓰리즘적 관점이란 객관적 진실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사람이 자기만의 진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보를 경쟁자를 무너뜨리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즉, 정보란 힘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세계적 협력을 무너뜨림으로써 AI라는 새로운 지배자에게 인간이 지배당하는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역시 역사적 관점에 바탕을 둔 경고다. 이러한 역사적 관점에서 현재 우리가 만들어내고 있는 비유기적 생명체, 네트워크 혹은 AI를 이야기한다. AI는 인간이 만들어냈지만, 인간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있는 특성을 가진 존재다. 기존의 정보 혁명을 이끌었던 점토판, 인쇄술, 라디오 등이 반드시 그 네트워크에서 인간이 개입해야만 했다면 AI는 그렇지 않다. AI끼리 자체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인간이 필요 없어질 수도 있다. 잠도 자지 않으면서 감시할 수 있으며은 이해하지 않는 금융 상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유발 하라리는 AI를 ‘인공적 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아니라 ‘이질적 지능(alien intelligence)’라고도 부르며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역사적으로 겪었던 어떤 것과도 다른 새로운 종류의 정보 네트워크라는 강조하고 있다. 이런 완전히 다른 새로운 종류의 정보 네트워크, AI의 인간의 사회, 경제, 정치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유발 하라리는 매우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이야기한다. 물론 AI가 가져온 여러 혜택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AI의 속성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어떻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래서 자신이 그리는 미래는 예측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하지만, 그런 가능성이 전혀 엉뚱한 것이 아니란 점을 몇 번이고 확인한다. 특히 AI가 전체주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끔찍하다. 우리가 영화 등을 통해서 미래의 AI가 지구를 파괴하고, 인류를 지배하는 상황과는 다른 경로를 통해 스스로 권력을 장악하여 인간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시대가 올 지도 모른다고 경계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할까? 유발 하라리는 앞서 얘기한 정보에 대한 순진한 관점과 포퓰리즘적 관점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즉 정보의 속성을 명확히 인식해야만 AI 혁명을 옳게 볼 수 있고, 이것이 어떤 결정적 세계와 관련이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인간 사회를 유지시켜왔던 것을 다시 언급한다. 아마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하고 있는 것 중 하나일 텐데, 그것을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정리하고 있다. “우리가 지혜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보에 대한 순진한 관점과 포퓰리즘적 관점을 모두 버리고, 무오류성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강력한 자정 장치를 갖춘 제도를 구축하는 힘들고 다소 재미없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 유발 하라리의 책은 두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역사와 미래를 보는 시각이 보편성과 함께 독창성을 함께 지녔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지점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그것을 이질적으로 여기지 않게도 한다. 또 하나는 읽기로서의 가치다. 풍부하고도 적절한 역사적 사례 때문이라고 여겨지는데, 그가 드는 역사적 사례는 매우 잘 알려진 것에서 그렇지 않은 것까지 다양한데 어느 것도 지루하지 않다. 그는 역사에 대한 이해가 정치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며, 정치적 목표가 역사에 대한 깊은 신념에서 나온다고 본다. 그의 책을 읽다 보면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가 현실과 미래에 대한 이해로 어떻게 나아가는지를 볼 수 있다
  • 2026-05-26 이은실
    최소한의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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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략적으로 줄거리를 요약해 본다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최선은 선택은 무엇인가', 약 100년 동안 천 명이 넘는 이들이 등장하여 모든 유형의 관계, 갈등, 선택의 드라마를 보여주는 책, 인간 본성과 삶의 전략을 배우게 하는 책, 삼국지를 한국사 강사인 최태성이 간결하게 요약하여 2025년 11월에 세상에 내놓았다. 2세기 말부터 3세기 말까지 후한, 삼국, 서진으로 통일하는 과정을 그린 삼국지는 서진의 역사가인 진수의 '정사 삼국지'로, 14세기의 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184년 후한 말 ~ 280년 서진 통일)로 전해오는데, 저자는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절제하는 자와 절제하지 못하는 자의 대결이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삼국지'가 질투, 의심, 자만, 열등감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보여준다고 한다. 약자도 때로는 이기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님도 보여준다. 저자는 특별히 삼국지에서 분기점이 되는 3개의 전쟁을 기억하라고 권한다. '도적이 왔다'로 외우면 쉽게 기억할 수 있다. 관도대전(조조와 원소), 적벽대전(조조와 손권/유비), 이릉대전(유비와 손권)이 바로 그것이다. 유비의 책사에는 제갈량과 방통이, 장수로는 관우, 장비, 조자룡, 황충, 마초, 위연이 있었다. 조의 책사에는 순욱, 정욱, 곽가, 순유, 사마의가, 장수로는 조인, 조홍, 전위, 하후돈, 하후연, 장료가 함께 했다. 손권의 책사로는 주유, 노숙, 장소, 육손이, 장수로는 여몽, 능통, 황개, 감녕이 있었다. 제1장은 '영웅들의 등장과 격돌하는 야망'이며, 도원결의부터 관도대전까지를 다룬다. 후한 말, 영제 때의 정사는 10명의 환관(십상시)이 좌지우지했다. 황건적의 난이 일어나고 의병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도원결의가 이루어진다. 십상시의 난이 있은 후 여포를 얻은 동탁은 황제를 헌제로 바꾼다. 오해의 결과로 여백사를 포함하여 9명의 가족을 죽인 조조는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음을 보여준다. 반동탁연합군에는 조조를 비롯해 원소와 원술은 물론 유비 3형제까지 가담한다. 대신 양윤은 수양딸인 초선을 이용해 '연환계'를 사용하여 여포와 동탁을 이간질시키고, 결국 여포는 동탁을 죽인다. 본격적인 궁웅할거의 시대에 유비는 서주에 근거를 마련한다. 조조는 헌제를 모시고 수도를 허도로 옮긴 후, 여포를 피해 달아난 유비를 받아들인다.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나 여포는 조조의 손에 최후를 맞는다. 헌제의 혈서에 각성하는 유비는 조조 제거 결사대에 합류하는데, 조조는 서주의 유비를 공격하여 관우의 마음을 얻으려 하지만 실패한다. 원소에게 간 유비는 여남의 산성에서 관우, 장비와 조우한다. 조조와 원소의 관도대전에서 조조는 역전승을 거두고 이듬해에 다시 이기면서 원소 자식들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 하북은 조조의 손에 들어온다. 2장은 '셋으로 나뉘는 천하' 편으로 삼고초려부터 적벽대전까지 그린다. 유비와 조조의 싸움에서 조조가 승리하고 유표에게 잠시 의탁하는 유비는 책사인 서서로부터 와룡인 제갈량을 소개받아 그를 위한 삼고초려 끝에 당시 27세의 제갈량을 얻는다. 유비의 당시 나이는 47세. 제갈량은 감정에 따른 표정이 쉽게 드러나는 탓에 아내가 준 부채 학우선을 늘 휴대하고 다닌다. '천하삼분지계'를 제시하는 제갈량, 서남쪽 익주와 형주를 우선 확보해야 한다고 권한다. 형주를 얻은 조조는 유비 군대를 추격하고, 유비의 아들인 유선이 위기에서 조자룡의 구원을 받는다. 제갈량은 손권이 조조와 맞서게 하는 계략을 펼쳐 대군을 이끈 주유가 적벽대전에서 조조를 맞는다. 조조군과 싸우는 손권과 유비의 연합군, 조조군은 83만, 주유군은 5만이었지만 가짜 정보와 거짓 항복, 배 연결과 동남풍 등 제갈량의 활약에 이은 화공으로 인하여 조조의 80만 대군이 적벽에서 수장된다. 3장은 '절제하지 못하는 자의 최후' 편으로, 형주공방전부터 이릉대전까지 나온다. 형주를 차지하는 유비이지만 손권과의 동맹은 틈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제갈량에 매번 고배를 마신 주유는 36세로 생을 마감하고, 방통이 책사로서 유비의 품에 들어간다. '와룡봉추'에서의 와룡은 제갈량, 봉추(봉황의 새끼)는 방통이니 유비는 그야말로 천하의 책사 둘을 모두 품은 셈인데, 익주를 정벌하는 과정에서 방통이 그만 전사하고 만다. 조조는 위왕에 오르지만, 한중에서 조조군을 물리치면서 드리어 천하의 삼분의 일을 차지하는 유비다. 이때의 유비 나이는 59세, 도원결의 이후 35년이 흘렀다. 유비는 관우, 장비, 마초, 황충, 조자룡을 오호대장군으로 임명한다. 손권은 관우에게 혼담을 제시하지만 관우는 손권을 무시하며 혼담을 거부하면서 손권과 유비의 동맹은 깨진다. 거만한 모습을 보인 관우는 손권의 덫에 걸려 형주도 빼앗긴 채 목숨을 잃는다. 조조 역시 병으로 세상을 뜨고 그의 첫째 조비가 위나라를 건국하며 황제에 오른다. 이로써 400년 한나라는 끝을 맺는다. 유비 역시 촉한의 황제에 오른다. 부하들을 모질게 대하던 장비가 결국 부하들에 의해 목이 잘리고, 그의 머리는 손권에게 바쳐진다. 유비는 복수를 위해 70만 대군을 일으켜 손권을 공격한다. 이른바 '이릉대전', 이릉에서 촉과 오의 싸움이 벌어지는데, 결과는 오나라의 대승이다. 위촉오 구도는 완성되었지만, 형주를 잃은 유비는 병을 얻어 63세의 나이에 세상을 뜬다. 조비(위), 유선(촉), 손권(오)이 천하를 삼등분한 모양새다. 마지막 4장은 '완수된 천하통일의 대업' 편으로, 제갈량의 북벌부터 삼국통일까지 이어진다. 제갈량이 촉오 동맹을 제안하자 손권이 수락한다. 위나라는 조비가 죽고 아들 조예가 황제가 되었고, 제갈량은 유선에게 북벌을 위한 출사표를 올리고 228년 첫 출정했으나 실패했고, 234년 5차 북벌에서도 성공하지 못한 채, 오장원 영채에서 마지막을 맞는다. 위나라는 사마의가 정권을 잡은 뒤 그가 죽은 후 아들인 사마소가 황제가 된다. 촉나라는 강유가 제갈량 역할을 하지만 263년, 위나라에 멸망한다. 265년, 사마염은 위나라 대신 '진'나라(서진)를 세우고, 280년에는 드디어 오나라를 점령하여 삼국통일의 대업을 달성하면서 천하를 평정했다. 삼국지 완역본을 읽을 수 없어 선택한 대체제인데 다소 아쉬움은 있었지만 저자가 워낙 초보의 눈높이에 맞춰 잘 써내려가다 보니 편하게 맛보기로 읽기에는 괜찮은 책인 것 같다.
  • 2026-05-26 유주연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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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와 진실, 그리고 삶이 섞이는 찬란한 순간 우리는 범람하는 활자와 인용구의 시대에 살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훑어보거나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실 때조차, 우리는 수많은 위인들의 명언을 마주한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문장들은 과연 온전한 진실일까? 2000년대생 최초로 제172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학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스즈키 유이의 소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바로 이러한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도발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23세라는 젊은 나이가 무색할 만큼 철학적 깊이와 지적 유희로 가득 찬 이 작품은, 단순한 소설을 넘어 문학과 언어, 그리고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선사한다. 소설의 주인공인 히로바 도이치는 저명한 독문학자이자 평생을 괴테 연구에 바친 학자다. 그는 결혼 25주년을 맞아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찾고, 그곳에서 우연히 홍차 티백 꼬리표에 적힌 한 문장을 발견한다.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그 밑에는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 ‘괴테’가 적혀 있었다. 평생을 괴테 연구에 매진해 온 그였지만, 이 문장만큼은 너무도 낯설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이 작은 티백 꼬리표는 이내 도이치의 학자적 양심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는 자신이 평생을 바친 연구의 진수일지도 모를 이 문장의 진짜 출처를 찾아 나선다. 책의 제목인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독일인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일종의 농담에서 기인한다. 누군가 한 말이든, 혹은 스스로 지어낸 말이든 그 출처를 모를 때 “괴테가 말하기를”이라고 덧붙이면 웬만해선 설득력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 유쾌한 전제는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타포로 작용한다. 도이치는 수많은 판본의 괴테 전집을 뒤지고 동료 학자들에게 수소문하며 진위를 추적하지만, 그 과정은 단순히 명언의 출처를 찾는 지루한 학술적 탐구가 아니다. 문장의 근원을 쫓는 그의 여정은 점차 창작과 인용, 진실과 믿음, 언어와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그의 삶 전체를 흔들어 놓기 시작한다. 독자로서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작가 스즈키 유이가 텍스트를 다루는 방식이다. 괴테는 물론 플라톤, 밀턴, 말라르메 등 방대한 문학적 인용들이 불쑥불쑥 등장하지만, 그것들은 결코 현학적 허세로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어딘가 어리숙하고 사랑스러운 도이치와 그의 가족들이 엮어가는 잔잔한 일상 속에 절묘하게 녹아든다. 특히 주인공이 ‘혼동하다(confuse)’를 잼에, ‘뒤섞다(mix)’를 샐러드에 비유하며 번역과 진의를 고민하는 장면은 무척이나 인상 깊다. 개별의 형태를 잃고 뭉개지는 잼이 아니라, 각각의 재료가 고유한 맛과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샐러드처럼, '사랑’과 '관계’의 진정한 의미를 탐구해 나가는 과정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출처를 알 수 없는 한 줄의 문장. 어쩌면 누군가 괴테의 이름을 빌려 지어낸 가짜 명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도이치가 그 진실을 쫓는 과정에서 깨닫는 것은, 그 문장이 ‘누구의 입에서 나왔는가’보다 ‘그 문장이 내 삶에서 어떤 의미로 작동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티백 꼬리표에서 시작된 이 지적인 추리극은 종국에 이르러 명언의 진위 여부를 초월해, 인생이라는 거대한 텍스트를 우리가 어떻게 읽고 해석하며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으로 바뀐다. 이 책을 덮고 나니 내 일상을 둘러싼 수많은 언어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우리는 어쩌면 타인의 말, 누군가의 권위에 기대어 나의 진심을 포장하거나 세상을 재단하고 있지는 않은가.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단순한 문학적 유희를 넘어 삶의 진짜 가치를 묻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일상의 단조로움 속에서 지적 자극과 가슴 뭉클한 감동을 동시에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진실은 때로 출처를 알 수 없는 가장 뜻밖의 순간에 불현듯 우리를 찾아오기도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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