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삼국지라는 책은 참 많이 접했다. 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과는 대화를 하지 말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특히나 남자라면 누구나 읽는 책이고, 읽어야만 하는 책이다. 학창시절에 딱히 공부를 잘 하지 않던, 그리고 책을 잘 보지 않던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삼국지를 손에서 놓지 않는 친그도 있었다. 나도 이문열의 삼국지, 황석영의 삼국지를 비롯해 참 많은 사람들의 삼국지를 두루 읽었던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게임이나 만화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삼국지를 많이도 접했다. 이번에 고른 최태성의 '최소한의 삼국지'는 역사 강의를 쉽고, 명쾌하게 하는 저자의 능력을 믿고, 다시금 삼국지의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 싶어 선택하게 되었다. 사실 삼국지는 너무도 많은 사건과 그 보다 더 많은 등장인물들로 인해 그 흐름을 꿰뚫기가 쉽지가 않은 책이다. 그래서 한권 혹은 두권으로 요약된 책들도 많이 나오는데, 통상 10권 정도인 책에 비하면 그러한 책들은 스토리의 개관을 파악하기에는 용이하지만, 내용의 픙부함이 떨어져서 실감이 덜 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저자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믿기에 큰 기대를 갖고 신간 '최소한의 삼국지'를 선택하여 읽게 된 것이다.
삼국지의 초반부는 동탁, 여포 등 권력을 탐하는 무리들의 포악함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이 과정에서 조조가 중심인물로 묘사되는 반면에 삼국지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유비, 관우, 장비는 굉장히 미미한 존재로 특별한 관직도 받지 못한 채 소시민적인 모습으로만 그려진다. 그들의 존재감은 도원결의라고 표현되는 의형제 맺기 정도. 하나 더 추가한다면 술잔을 받아놓고 슬이 식기 전에 적 장수를 물리치고 돌아오겠다고 큰 서리 친 후 실제로 나가자마자 적 장군을 무찌르고 와서 술을 들이키는 관우의 모습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고 누군가에 몸을 의탁하기만 하던 이 세 형제는 제갈공명을 삼고초려를 통해 재상으로 초빙하고, 제갈공명의 천하삼분지계에 따른 신적 능력에 의해 결국 삼국 중의 하나인 촉나라를 건국하는데에까지 이르게 된다. 적벽대전에서 보여지는 스케일 큰 전투와 지략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촉나라는 겸손하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관우의 죽음과 술에 쩔어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장비, 이성을 잃은 유비의 정상적이지 못한 행동으로 망하고 만다. 큰 그릇이 되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주인공이 아닌가 싶다. 오로지 제갈공명만이 이성적인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사람은 유한한 생명을 가진 존재라 결국 그 세대들은 다들 그렇게 사라져 갔다. 인간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고 참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음을 느낌과 동시에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