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8
지준호
일류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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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러들 사이에서 책 <일류의 조건>이 그야말로 ‘핫’합니다. 출간된 지 하루 만에 베스트셀러를 싹쓸이하더니, 3대 서점 베스트셀러 1위까지 석권했어요. ‘당근X켓에 검색하면서 찾던 책’, ‘5년 전부터 기다리고 있던 책’. 여기저기 간증 글도 쏟아집니다.
사실 ‘지혜의 거인’ 사이토 다카시가 18년 전 집필한 이 책, 한동안 절판 상태였거든요. 이미 읽은 사람의 추천은 줄을 잇고, 입소문은 퍼졌는데 막상 책은 구할 수가 없었어요. 때문에 <일류의 조건>의 중고거래 최고가는 10만 원까지 치솟았다고. 결국 올해 3월, 이 책을 인생책으로 꼽는 출판사 대표의 손에서 운명적으로 재출간되었다고 합니다.
2006년. 이 책의 첫 출시년도입니다.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이 책이 여전히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류의 조건>은 자기계발서의 단골 소재인 돈을 투자하는 법이나 말을 잘하는 법에 대해 말하지 않아요. 한 시절의 유행 같은 이야기 대신, ‘정도’에 대해 이야기하죠. 일시적 방편이나 잔꾀를 바라는 게 아닌, 내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를 원하는 ‘정직한 일잘러’들을 위한 책입니다.
첫 번째 능력은 훔치는 능력이에요. 뭘 훔치라는 걸까요?
종종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되잖아요. ‘저 사람은 어쩜 저래?’ 싶을 만큼 일을 잘하는 사람이요. 어디서나 눈에 띄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사람. 어려운 일도 착착 해내는 ‘난놈’ 말이에요. <일류의 조건>의 저자 사이토 다카시는 이렇게 닮고 싶은 사람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훔치라고 조언해요. 부러워할 바엔 훔치는 게 낫다는 거죠.
그렇다면 훔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훔치는 능력은 다른 사람의 지식과 요령을 훔쳐 와 내 것으로 체득하는 것을 말해요. ‘그건 그냥 따라 하는 거 아닌가요?’ 하실 수 있지만, 이 훔치는 능력은 단순한 모방과는 조금 다릅니다.
이렇게 잘 따라 한 것 같아도 결과물은 전혀 다른 경우, 여러분도 많이 보고, 겪으셨을 거예요. 그 이유는 외형적인 모습만 모방할 뿐, 그 속에 숨은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이토 다카시는 표면적인 퍼포먼스를 흉내 내기에 급급한 것은 훔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외형적인 모습이나 매뉴얼을 넘어, 기술을 가진 당사자조차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행하는 부분까지 훔치는 사람의 언어로 바꿔 치열하게 익혀야 한다는 거죠.
그다음 단계는 ‘체화’입니다. 작용의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뽑아낸 내용을 자신의 능력과 결합시키는 거예요. 머리로만 아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생활에 녹여 습관화하는 거죠. 이 과정을 거치면 상대의 기술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훔쳐 올 수’ 있게 돼요.
사이토 다카시는 이 훔치는 능력을 깨우치게 되면, 누구에게든 이 힘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닮고 싶은 전문가의 기술은 물론, 초보자의 신선한 기술까지 훔칠 수 있다는 거예요. ’에이씨, 좋겠다. 저 사람은 어떻게 저래!’ 하는 부러움 대신 ‘앗, 저 사람의 저 기술은 내가 훔쳐야겠어!’ 하는 적극적인 마인드로 무장하게 됨은 물론이고요.
일류로 성장할 수 있는 두 번째 능력은 바로 ‘요약하는 능력’입니다. 요약하는 능력은 사이토 다카시가 말하는 세 가지 조건 중 가장 중요한 조건인데요. 사이토는 요약력이란 80퍼센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사항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습관이라고 말하며, 그 외의 주변 요소는 과감히 버리라고 조언합니다.
다만, ‘버린다’고 해서 무작정 쳐내는 것이 아니라, 남겨둔 핵심 속에 어떤 형태로든 녹여, 버려지는 요소에도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요약으로 본다고 해요. 결국 요약력이란, 중요도를 파악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 생활을 하면서 많은 분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하나 있죠. 바로 ‘회의를 위한 회의’입니다. 참석자들 모두의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게 만드는 ‘업무 사기 저하의 1등 공신’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회의를 위한 회의가 비일비재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중요도’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인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회의가 시작되거나, 대부분의 시간을 형식적인 보고에 할애하느라 정작 의사 결정이 필요한 중요 사항은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하는 거죠. 절차에 치중하다 보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분배하지 못하고, 에너지를 낭비하게 되거든요.
때문에, 효율적으로 회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결정해야 할 사항을 사전에 명시하고, 그 결정에 관련된 내용 안에서 효율적인 질의응답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회의 참석자들은 회의 문서와 보조자료에서 요지를 파악하는 요약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미 친절하게 정리된 보고 내용에서 요지를 파악하지 못 하는 한 사람을 위해 다시 자료를 구구절절 설명하는 일은 모두에게 엄청난 에너지 허비이기 때문이에요.
마지막으로 세 번째, 추진하는 능력입니다. 추진하는 능력은 말 그대로 단기간에 압축적으로 밀어붙이는 힘이에요. 사이토 다카시는 ‘훔치는 능력’과 ‘요약하는 능력’을 ‘추진하는 능력’을 통해 강하게 밀어붙인다면, 원하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추진해야지!” 하는 단순한 ‘열심’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식을 적극적으로 훔치고, 핵심 정보를 간명하게 요약하는 위 두 가지 능력을 항상 의식에 품고 추진해야 해요. 이 능력들은 여러분이 탁월한 인재가 되는 데에 아주 강력한 도움이 되어 줄 테니까요.
여러분이 마주할 모든 일은 추진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무기처럼 위 두 가지 힘을 품고, 용감하게 나아가는 거죠.
<일류의 조건>의 저자 사이토 다카시는 위 세 가지 능력이 “어떤 사회, 어떤 환경에서도 거뜬히 살아갈 수 있는 힘”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책의 마무리에서는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라는 본적인 물음에 정면으로 맞서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라고도 말하고 있지요.
결국에는 ’살아가는 힘‘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합니다. 세상이 변하고 나이를 먹어도,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의미 없어지지 않고, 쌓인 만큼 더 빛을 발하게 되는 ‘정직한 힘’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