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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31 이지연
    총균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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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책은 문명의 기원에 대해 다룬 책이다. 문명의 발전 과정에서 어떤 대륙은 일찍부터 문명이 발달하여 타 대륙을 식민화 하기도 하는 등, 대륙별 발전의 속도가 역사적으로 상이했다. 특정 대륙이 하등했기 떄문에 문명의 발달 속도가 차이가 있었을까? 보통 민족적 우월성이나 문화적 특성에서 그 원인을 보통 찾곤 하는데, 이런 기존 관념을 전면 부정하고 총/균/쇠 라는 3가지 도구가 특정한 지리적 조건과 만나 발현되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먼저 총은 압도적인 유럽문명의 군사력을 상징한다. 화약 발명과 총기 기술의 발전은 다른 대륙을 정복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런 기술의 발전은 농경사회에서 충분한 식량 생산으로 전문화된 직업군의 등장이 가능해져 이에서 비롯되었다. 안정적인 식량 공급은 도시의 형성으로 이어지고, 다시 통치구조 및 관료제의 발달을 가속화해 더욱 복잡한 사회를 만들어냈다. 균은 신대륙(식민지)에 유럽인들이 가져다준 치명적인 병원균을 의미한다. 오랜기간 가축과 밀접하게 생활한 유럽인들은 천연두, 홍역 등 전염병에 대한 면역력을 키울 수 있었지만, 신대륙의 원주민들은 면역력이 없어 이는 재앙으로 이어져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다. 균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아메리카 원주민 인구의 90%이상이 유럽발 전염병으로 사망하게 하였고 이는 총기보다 훨씬 강력한 살상력을 증명하고,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환경적 요인이 문명이 충돌하는 데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쇠는 금속도구 및 기술력을 의미하는데, 철기 기술의 발전은 농업의 생산성 증진과 군사력 강화에 기여했다. 유럽 대륙은 야생 동/식물의 종이 다양했고, 특히 작물화나 가축화하기에 적합한 종이 많았다. 그리고 동서축으로 넓게 뻗어있는 유라시아 대륙의 특성상 이러한 종들이 쉽게 전파되고 확산될 수 있었다. 이런 지리적 특성 덕분에 동서 교류를 활성화 시킬 수 있었고, 다양한 문화권 간 기술, 지식 교류 등으로 문명 발전의 가속화 원동력이 되었다. 반면, 남북으로 길게 뻗은 아메리카, 아프리카 대륙은 기후대 변화로 작물과 가축 전파가 어려워 문명 발전을 지체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인류 문명 발전에 가장 큰 요인이었던 총,균,쇠가 발현하는데에 가장 큰 기여를 한 핵심 요인은 환경이었음을 작가는 지목하며 기존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있다. 나아가 이런 환경적 요인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의 불평등을 이해하는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오늘날의 지역간 빈부격차나 발전 수준 차이는 개인의 노력이나 민족적 특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역사적으로 축적된 요인과 발전 경로의 차이에서 비롯되었음을 시사하고 있기 떄문이다. 많은 분량으로 언제나 숙제같은 책이었는데,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넘어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지적 도구를 제공하는 책이라 생각된다.
  • 2025-07-31 김보수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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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단순한 과학책을 넘어, 인간과 우주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깊이 있는 책이다. 처음에는 우주의 크기와 역사 같은 과학적 정보가 어렵게 느껴졌지만, 세이건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 덕분에 점차 흥미를 느꼇다. 그는 우주를 설명하면서도 인간의 위치와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든다. 우주의 기원, 별과 은하의 탄생, 태양계의 구성같은 천문학적 지식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 모든 것을 단순한 정보의 전달로 끝내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존재의미에 대한 시선을 자연스럽게 녹아내어 과학을 인류의 지적 유산으로 바라보고 우리가 현재 알고있는 지식들이 수많은 인류의 실패와 탐구 끝에 이루어진 것임을 알려준다. 그 과정에서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타르코스,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같은 인물이 어떻게 우주의 진슬을 향해 나아갔는지를 읽으며 과학자들의 호기심과 용기를 옅보게 된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우리는 별의 재로 만들어졌다"는 말이다. 이 한 문장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면서도, 동시에 존재에 대한 감동을 전한다.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이 우주의 역사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은 경이로웠다. 과학이 단순히 문제를 푸는 학문이 아니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점도 새롭게 느껴졌다. 코스모스는 과학을 딱딱하게 느끼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과학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적인지 보여주었다. 세이건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부터 현대의 과학자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지식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보여주며 우리도 그 지식의 흐름속에 있다는 자각을 준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 역시 미래에는 어떤 식으로든 세상과 우주를 이해하는데 한 팔을 거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스모스는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 뿐 아니라, 인생과 존재의 의미를 고민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단지 과학 지식을 넘어서 인간으로서 우리가 어디에서 왓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진정한 지적여행을 위한 가이드였다.
  • 2025-07-31 최동원
    나의 청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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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트리히 본회퍼, 나의 청년에게는 단순한 신앙 서적을 넘어, 혼란한 시대 속에서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깊이 있게 묻는 책입니다. 독일 나치 정권 하에서 진리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웠던 디트리히 본회퍼의 삶과 사상이 이 책 전반에 녹아 있습니다. 무엇보다 ‘청년’을 향한 그의 진심 어린 조언은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로 다가왔습니다. 본회퍼는 말뿐인 신앙을 경계하며, 믿음은 반드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만 바로 서는 사람이 세상 앞에서도 똑바로 설 수 있다”고 말하며, 신앙의 본질은 책임 있는 결단과 실천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는 단지 사상가가 아니라, 자신의 목숨까지 걸며 그 신앙을 살아낸 ‘행동하는 신학자’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부분은 본회퍼가 강조한 ‘고독과 공동체’의 균형입니다. 그는 믿는 이가 먼저 하나님 앞에 홀로 서는 고독을 통과해야 비로소 건강한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말씀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현대 사회의 우리에게도 큰 도전이 되었습니다. 교회 안에서도 나만의 신앙만을 추구하거나, 반대로 공동체에 묻어가려는 모습이 있을 수 있는데, 본회퍼는 그것이 모두 불완전한 신앙이라고 지적합니다. 또한 그는 ‘자유’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통찰을 전해줍니다. 그가 말하는 자유는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순종함으로 얻는 진정한 자유입니다. 말씀과 기도 가운데 자신을 내어맡기고, 매일의 삶에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자유로운 삶임을 깨달았습니다. 이 책은 읽는 내내 가볍지 않았습니다. 본회퍼의 삶 자체가 시대의 고난과 마주했기에, 그의 글 한 문장 한 문장이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안에는 젊은 세대에 대한 사랑과 기대, 그리고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신앙을 고백하며, 작은 일에도 책임을 다하고, 공동체 안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 2025-07-31 채승엽
    나는 미국 월배당 ETF로 40대에 은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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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책은 재테크 입문자로부터 FIRE(조기 은퇴)를 꿈꾸는 이들까지 폭넓게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투자 지침서다. 저자는 월배당 ETF라는 비교적 생소한 투자 방식에 초점을 맞추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 조기 은퇴를 현실로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책은 다순히 투자 상품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실제로 겪은 시행착오와 계좌 내역 등을 토대로 실질적인 투자 전략을 공유한다. 특히 미국의 월배당 ETF라는 비교적 생소한 투자 방식에 초점을 맞추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 조기 은퇴를 현실로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책은 단순히 투자 상품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실제로 겪은 시행착오와 계좌 내역 등을 토대로 실질적인 투자전략을 공유한다. 특히 미국의 월배당 EF인 QYLD, JEPI, SCHD 등을 분석하며, 이들이 어떻게 매달 꾸준한 배당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또한 복리의 힘, 세금 이슈, 달러 환전 및 환헷지 전략 등 실무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초보자도 금방 따라갈 수 있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부자가 되기 위해 반드시 고위험 투자를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였다. 월배당 ETF는 높은 수익률을 노리기보다는 꾸준한 배당으로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 점에서 기존의 가치투자나 단타매매와는 결이 다르며, 경제적 자유를 향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으며 자산을 '모으는 것' 보다 '흐르게 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단순히 자산을 불리는 것에서 벗어나, 매달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방식은 심리적인 여유와 삶의 선택지를 늘려준다. 물론 ETF 투자 역시 리스크가 따르지만, 이 책은 그러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향성을 제시한다. 은퇴는 더이상 60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꾸준한 투자와 절제된 소비, 그리고 시스템화된 배당 전략을 통해 누구나 경제적 자유를 꿈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매우 실용적이고도 동기부여가 된다. 지금 내 삶의 방향과 재테크 전략을 점검하게 해준 유익한 책이였다.
  • 2025-07-31 홍라윤
    초역 부처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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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이케 류노스케의 『초역 부처의 말』은 불교의 핵심 경전인 『법구경』의 내용을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한 교양서로, 개인의 내면 관리와 삶의 태도에 대한 실용적 통찰을 제공한다. 저자는 선(禪) 승려이자 심리상담가로서 동서양의 사유 체계를 아우르는 해석을 통해 독자에게 불교 철학의 본질을 쉽게 전달한다. 책은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첫째, 인간의 ‘욕망’과 그로 인한 ‘고통’에 대한 통찰이다. 부처의 가르침은 인간이 끊임없이 외부의 조건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욕망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고요한 마음을 얻는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욕망은 결코 끝나지 않으며, 하나를 이루면 또 다른 욕망이 생긴다”고 경고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진정한 자유임을 역설한다. 이는 조직 내 인간관계나 업무 성과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둘째, ‘분노’와 ‘집착’의 해소에 관한 부분이다. 저자는 “화를 내는 사람은 불 속을 걷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며, 감정적 대응이 자기파괴적 결과를 낳는다고 설명한다. 특히 이 책은 감정 통제를 훈련의 대상으로 인식시키며, 이를 통해 개인의 정신적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감정노동이 많은 현대 직장인에게 실질적 조언으로 기능한다. 셋째, ‘지금 이 순간’에 대한 몰입 강조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불필요한 집착은 현재를 흐리게 만든다는 불교의 관점을 따르며, 저자는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달라질 수 있다”고 단언한다. 이는 현대 경영학에서 강조하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개념과도 연결된다. 복잡한 일상 속에서 본질적 가치에 집중하고, 잡음에서 벗어나려는 실천적 사고를 장려한다는 점에서 업무 현장에서도 적용 가능한 사고방식을 제공한다. 총평하자면, 『초역 부처의 말』은 단순히 종교적 가르침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다. 현대인의 삶, 특히 불확실성과 스트레스가 반복되는 사회 구조 속에서 자기 성찰과 내면 안정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저자의 해설은 이론적이기보다는 실용적이며, 누구나 일상 속에서 실천 가능한 행동지침을 제공한다. 특히 조직에서 일하는 구성원에게는 감정 조절, 인간관계, 몰입 등 다양한 차원에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내면의 평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현대인, 특히 자기관리와 심리적 회복력을 중시하는 직장인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도서이다. 불교의 언어로 설명되었지만, 그 내용은 전방위적이며 보편적이다. 코이케 류노스케는 철학을 실천으로 연결시키는 데 성공한 저자이며, 이 책은 바쁜 삶 속에서 멈춰 서는 법을 잊은 이들에게 하나의 나침반이 된다.
  • 2025-07-31 권현아
    물고기는존재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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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제목부터 독자를 멈춰 세웁니다. “아니,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존재하는 생명을 부정하는 듯한 이 도발적인 문장은 곧 책이 향하는 방향을 암시합니다. 이 책은 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실존 인물의 삶을 따라가며, 과학의 역사와 인간의 집착, 그리고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이라는 틀에 질문을 던지는 책입니다. 이 책은 아마 2020년 정도에 출간되었고, 그해부터 상당한 이슈가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나도 2년 전쯤에 반쯤 읽다가 중단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아내가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받아오면서 다시 펼치게 되었습니다. “어, 나 이 책 예전에 읽었었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처음부터 다시 읽게 되었죠. 우리나라에서만 4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이 책이 그렇게 많이 팔릴 정도로 대중적인 책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손에 들었다는 건, 그만큼 내용이 탄탄하고, 이야기가 선명하게 전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읽고 나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 쉽게 덮을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전기처럼 시작합니다.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던 학생이 어떻게 교사가 되고, 교수가 되고, 결국 스탠퍼드 대학의 초대 총장이 되는지—그의 성공 신화는 전형적입니다. 하지만 그가 빠져든 세계는 단순한 학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우생학을 주장하고, 인간을 ‘등급’으로 나누며, 열등한 인간을 차별해야 한다는 끔찍한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심지어 스탠퍼드 부인의 죽음에 관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될 정도로, 조던의 그림자는 깊고 어두웠습니다. 책의 중반을 지나면 작가 룰루 밀러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어릴 적 따돌림을 받았던 경험, 냉소적인 과학자였던 아버지와의 관계,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 그리고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 이 개인적인 고백들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질서’와 ‘정상성’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세상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입니다. 사실 성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는 나에게 여전히 예민한 주제입니다. 나는 그런 코드들이 등장하면 무의식적으로 색안경을 끼고 상황을 보게 되는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다양성은 옳다고 생각하지만, 내 안의 보수적인 시선은 그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작가 자신의 이야기는 결국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합니다. 지금 우리가 믿고 따르는 질서들, 그리고 그 안에 포함된 성 정체성의 문제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우생학을 통해 인간이 저질렀던 기득권의 폭력적인 행위들에는 분노하면서도, 정작 성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여전히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나 자신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나는 비판하던 기득권의 태도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는 아픈 자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쉽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닙니다.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마음은 아직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단지 데이비드 스타 조던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나 자신이 어떤 고정된 ‘질서’ 속에 머물러 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유의 시간은 때로 고통스러웠지만, 분명히 의미 있는 독서였습니다.
  • 2025-07-31 박혁
    국화와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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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화와 칼』은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의 문화와 국민성을 분석하기 위해 집필한 대표작이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적국인 일본을 이해하고자 한 이 연구는, 베네딕트가 일본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문헌 조사, 포로 인터뷰, 일본 문학 및 예술 분석 등을 통해 완성한 독특한 문화 인류학적 시도였다. 제목에서 보이듯 ‘국화’는 일본인의 온화하고 예술적인 면모를, ‘칼’은 군국주의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상징하며, 이 상반된 특질들이 어떻게 하나의 문화 안에서 공존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책의 핵심 주제는 ‘수치(shame)의 문화’와 ‘죄(guilt)의 문화’의 대비다. 일본은 외부의 시선을 중시하며 체면과 타인의 평가를 중심으로 행동을 결정하는 수치의 문화에 해당한다고 설명하며, 이는 서구의 내면적 윤리의식 중심인 죄의 문화와는 대비된다. 저자는 일본인의 도덕적 기준, 가족 구조, 예의범절, 의무와 충성, 복수와 용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 규범과 행동 양식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일본 사회가 개인보다 공동체를 중시하며 위계와 조화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책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일본을 너무 통일적이고 획일적인 문화로 일반화하거나, 오리엔탈리즘적 시선을 통해 ‘타자화’했다는 지적이 있다. 결국 저자도 일본에 대한 본질을 관찰하고 분석해내는 것에 실패하고 그저 '미국'의 시선으로 일본을 '타자화'하며 '서양'과 '동양'의 이분법적 사고에 그치고 만다. 일본 내에서는 이 책에 대해 “외국인의 피상적 관찰”이라는 반응과 동시에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한 일본인의 내면을 꿰뚫었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그럼에도 『국화와 칼』은 단순한 일본론을 넘어, 문화 이해의 틀과 방법론에 대해 깊은 통찰을 던지는 저작이다. 문화 간 차이를 이분법적으로 판단하기보다, 그 문화가 형성된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려는 태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오늘날에도 세계화 속에서 타 문화를 이해하고자 할 때, 이 책은 여전히 유효한 고전으로 평가된다.
  • 2025-07-31 박지현
    천국에서 온 택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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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 보면 때때로 삶의 무게가 어깨를 누른다. 일과 관계, 미래에 대한 불안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시기엔 마음 한쪽이 늘 비어 있는 것 같다. 『천국에서 온 택배』는 그 빈자리를 조용히 건드린다. 처음엔 그저 판타지적인 설정이라 생각했지만, 책을 덮을 때쯤엔 내 일상과 겹쳐진 감정이 남았다. 이야기의 중심은 ‘하늘에서 도착하는 택배’다. 떠나간 사람들이 남긴 마지막 마음이 소포로 도착하고, 주인공은 그것을 하나씩 받아든다. 그 상자 안에는 값비싼 물건이 담겨 있지 않다. 짧은 편지, 사소한 물건, 미안하다는 말. 하지만 그런 사소함이 오히려 무겁게 다가왔다. 진심은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짧은 말에 담겨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 읽는 내내 가장 크게 와닿았던 건, 이 책이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우리는 떠난 사람의 부재만 이야기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그 부재 속에서 남겨진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다. 주인공이 받은 메시지 하나하나가, 결국은 살아 있는 우리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괜찮아. 네가 행복하면 돼.”라는 문장은 단순하지만, 묘하게 오래 남았다. 특히 부모와 관련된 장면에서 마음이 걸렸다. 나이 들어가는 부모를 보며 느끼는 미묘한 죄책감과 그리움이 떠올랐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연락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혹시 언젠가 이런 택배가 도착한다면?’ 하는 상상이 들자 가슴이 조여왔다. 택배라는 소재가 주는 힘도 인상적이었다. 택배는 기다림의 상징이다. 버튼 하나로 주문하지만, 도착하기 전까지의 설렘과 초조함이 있다. 이 책은 그 익숙한 기다림을 감정의 위로와 연결한다. 천국에서 온 택배는 화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지만 그 안의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하다. 책을 덮고 나서 한동안 휴대폰을 내려놓고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대단한 대화는 아니었다. 그냥 안부를 물었을 뿐인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 책은 그렇게 삶의 중요한 것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늘 곁에 있으면서도 미루던 것들, 언젠가 하고 싶다고만 생각했던 말들을 지금 하게 만든다. 『천국에서 온 택배』는 거창하지 않은 이야기다. 하지만 그래서 더 깊다. 화려한 문장으로 감동을 강요하지 않고, 조용히 마음의 빈틈을 두드린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혹시 내게도 이런 택배가 온다면, 누구의 마음을 먼저 떠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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