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때때로 삶의 무게가 어깨를 누른다. 일과 관계, 미래에 대한 불안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시기엔 마음 한쪽이 늘 비어 있는 것 같다. 『천국에서 온 택배』는 그 빈자리를 조용히 건드린다. 처음엔 그저 판타지적인 설정이라 생각했지만, 책을 덮을 때쯤엔 내 일상과 겹쳐진 감정이 남았다.
이야기의 중심은 ‘하늘에서 도착하는 택배’다. 떠나간 사람들이 남긴 마지막 마음이 소포로 도착하고, 주인공은 그것을 하나씩 받아든다. 그 상자 안에는 값비싼 물건이 담겨 있지 않다. 짧은 편지, 사소한 물건, 미안하다는 말. 하지만 그런 사소함이 오히려 무겁게 다가왔다. 진심은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짧은 말에 담겨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
읽는 내내 가장 크게 와닿았던 건, 이 책이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우리는 떠난 사람의 부재만 이야기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그 부재 속에서 남겨진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다. 주인공이 받은 메시지 하나하나가, 결국은 살아 있는 우리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괜찮아. 네가 행복하면 돼.”라는 문장은 단순하지만, 묘하게 오래 남았다.
특히 부모와 관련된 장면에서 마음이 걸렸다. 나이 들어가는 부모를 보며 느끼는 미묘한 죄책감과 그리움이 떠올랐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연락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혹시 언젠가 이런 택배가 도착한다면?’ 하는 상상이 들자 가슴이 조여왔다.
택배라는 소재가 주는 힘도 인상적이었다. 택배는 기다림의 상징이다. 버튼 하나로 주문하지만, 도착하기 전까지의 설렘과 초조함이 있다. 이 책은 그 익숙한 기다림을 감정의 위로와 연결한다. 천국에서 온 택배는 화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지만 그 안의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하다.
책을 덮고 나서 한동안 휴대폰을 내려놓고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대단한 대화는 아니었다. 그냥 안부를 물었을 뿐인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 책은 그렇게 삶의 중요한 것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늘 곁에 있으면서도 미루던 것들, 언젠가 하고 싶다고만 생각했던 말들을 지금 하게 만든다.
『천국에서 온 택배』는 거창하지 않은 이야기다. 하지만 그래서 더 깊다. 화려한 문장으로 감동을 강요하지 않고, 조용히 마음의 빈틈을 두드린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혹시 내게도 이런 택배가 온다면, 누구의 마음을 먼저 떠올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