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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존재하지않는다
5.0
  • 조회 206
  • 작성일 2025-07-31
  • 작성자 권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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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제목부터 독자를 멈춰 세웁니다. “아니,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존재하는 생명을 부정하는 듯한 이 도발적인 문장은 곧 책이 향하는 방향을 암시합니다. 이 책은 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실존 인물의 삶을 따라가며, 과학의 역사와 인간의 집착, 그리고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이라는 틀에 질문을 던지는 책입니다.

이 책은 아마 2020년 정도에 출간되었고, 그해부터 상당한 이슈가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나도 2년 전쯤에 반쯤 읽다가 중단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아내가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받아오면서 다시 펼치게 되었습니다. “어, 나 이 책 예전에 읽었었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처음부터 다시 읽게 되었죠. 우리나라에서만 4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이 책이 그렇게 많이 팔릴 정도로 대중적인 책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손에 들었다는 건, 그만큼 내용이 탄탄하고, 이야기가 선명하게 전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읽고 나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 쉽게 덮을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전기처럼 시작합니다.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던 학생이 어떻게 교사가 되고, 교수가 되고, 결국 스탠퍼드 대학의 초대 총장이 되는지—그의 성공 신화는 전형적입니다. 하지만 그가 빠져든 세계는 단순한 학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우생학을 주장하고, 인간을 ‘등급’으로 나누며, 열등한 인간을 차별해야 한다는 끔찍한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심지어 스탠퍼드 부인의 죽음에 관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될 정도로, 조던의 그림자는 깊고 어두웠습니다.
책의 중반을 지나면 작가 룰루 밀러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어릴 적 따돌림을 받았던 경험, 냉소적인 과학자였던 아버지와의 관계,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 그리고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 이 개인적인 고백들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질서’와 ‘정상성’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세상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입니다. 사실 성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는 나에게 여전히 예민한 주제입니다. 나는 그런 코드들이 등장하면 무의식적으로 색안경을 끼고 상황을 보게 되는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다양성은 옳다고 생각하지만, 내 안의 보수적인 시선은 그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작가 자신의 이야기는 결국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합니다. 지금 우리가 믿고 따르는 질서들, 그리고 그 안에 포함된 성 정체성의 문제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우생학을 통해 인간이 저질렀던 기득권의 폭력적인 행위들에는 분노하면서도, 정작 성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여전히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나 자신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나는 비판하던 기득권의 태도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는 아픈 자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쉽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닙니다.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마음은 아직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단지 데이비드 스타 조던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나 자신이 어떤 고정된 ‘질서’ 속에 머물러 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유의 시간은 때로 고통스러웠지만, 분명히 의미 있는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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