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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21 박재형
    H마트에서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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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에 나가서 살려는 사람이 긴장과 두려움에 휩싸이면 흔히 “너무 걱정하지마. 사람 사는 데 다 비슷해” 라고 위로한다. 반은 맞는 말이면서도 반은 틀린 말 같다. 이 세상 어디든지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응당 비슷한 인간 삶의 흐름이라는 것이 있기에 언어와 문화와 음식이 다르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 적응이 된다 하더라도 영원히 해소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 곧 내 피의 원천에 대한 갈증이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저자는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난 엄마와의 이별과 회복의 시간을 너무나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한 편의 성장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저자가 묘사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보낸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과 엄마가 투병하는 과정을 낱낱이 기록한 내용들은 유사한 아픔을 가진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엄마의 병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엄마의 장례를 마치고 유품을 정리하는 모습은 눈물이 맺히지 않고서는 이어나갈 수 없을 정도로 애절했다.  암이란 병은 우리의 삶을 갈갈이 찢어놓아 정신을 완전히 놓아버릴 때까지 우리를 가만 놔두지 않는다. 저자가 엄마와 보낸 유년 시절은 우리나라처럼 작은 땅덩어리에서 살아온 사람에게는 좀처럼 겪기 힘든 일이 아닌것 같다. 저자는 사춘기를 겪으며 엄마가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 전업주부로 집안일을 하고 자신을 먹이며 키워온 시간을 경멸한다. 애틋했던 모녀간의 관계는 저자가 대학을 들어갈 무렵까지 극에 달하게 되고 사춘기를 극복한 저자가 다시 엄마와의 평온함을 되찾을 무렵 마치 누군가 그들 모녀 사이를 질투라도 하듯이 엄마에게는 회복될 수 없는 상태의 질병이 발견된다.  저자가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는 가운데 상실에 대한 아픔을 엄마가 만들어주었던 음식을 재생하는 방법을 통해 조금씩 회복해 간다. 계씨 아주머니가 엄마를 돌보며 알려주지 않았던 잣죽을 망치 여사의 영상을 통해 만들어 맛보며 부드럽고 고소한 잣죽이 목으로 넘어가며 저자의 마음 속의 생채기를 따뜻이 감싸주지 않았을까 싶다. 감히 저자의 슬픔과 아픔을 헤아릴 수 없겠지만 때밀이 아줌마에게 몸을 맡기고 찜질방에서 몸을 노곤하게 녹이며 받았던 치유의 시간이 앞으로도 다른 이들에게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 2022-05-20 정성훈
    선의 황금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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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력을 잃지 않는 다른 모든 종교들과 마찬가지로 선의 기원은 신화와 전설 속에 가려져 있다. 모든 변화는 불교의 창시자적인 석가모지로부터 시작된다고 여겨진다. 염화미소. 한 송이 꽃과 미소에서 선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는 합당해 보인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믿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고 하는 것도 좀 이상하다. 선의 생명력은 역사적인 사실성을 따지는데 있지 않다. 누군가가 지어냈다 하더라도 이 이야기에는 꽃이 웃으면서 다시 웃음이 꽃핀다는 선의 본질이 너무나 잘 드러나 있다. 선禪 이라는 말이 산스크리트 어 '쟈나Dhyana'의 음역이긴 하지만 인도의 '쟈나'와 중국의 '선'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쟈나'는 정신을 모으는 여러 절차를 담은 명상법을 뜻하는 반면, '선'은 중국의 선사들이 파악했던 대로, 느닷없이 현실의 본모습을 바로 보게 되는 일, 혹은 자신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바로 보는 일이 핵심적이다. 대승 불교가 가져온 광범위한 충격으로부터 선종의 활력이 시작되었다. 선이라는 형태로 노장 특유의 통찰을 그대로 되살리고 발전시키게 된 원인은 대승 불교의 충격 때문이었다. 장자의 사상과 정시을 진정으로 이어받은 사람들은 당나라 때의 중국 선사들이다. 현실을 바라보는 선사들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노장과 일치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선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한 존재의 중심에 깊이 가닿을 수 있는 내적인 지각 능력을 강조하는 데에 있다. 이는 <장자>에 나오는 ‘마음을 삼감心齊’, ‘완전히 잊음坐望’, 꿰뚫어 봄朝徹‘에 해당한다. 이 사실이 맞다면 이는 장자의 중심 사상이 선의 핵심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장자의 사상은 순수한 통찰로 남은 반면, 선에서는 이 통찰이 ’가장 중요한 수련‘이 되었다는 점이다. 선은 서로 비슷한 불교적 직관과 진리를 추구하는 종교적 열정의 힘을 도교와 접목시켜 한껏 발전시킨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불교를 아버지로 본다면, 이 엄청난 아이의 어머니는 바로 도교다. 그렇지만 이 아이가 아버지보다는 어머니를 더 많이 닮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 2022-05-20 남미경
    월든(세계문학전집 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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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鼓手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 그 북소리의 박자가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말인가 어떠한 관찰 방법과 훈련도 항상 주의 깊게 살피는 자세의 필요성을 대신해주지는 못한다. 볼 가치가 있는 것을 그때그때 놓치지 않고 보는 훈련에 비하면 아무리 잘 선택된 역사나 철학이나 시의 공부도, 훌륭한 교제도, 가장 모범적인 생활 습관도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 당신은 당신 앞에 놓인 것들을 보고 당신의 운명을 읽으라. 그리고 미래를 향하여 발을 내디뎌라. 사람들이 수레와 헛간으로 피할 때 그대는 구름 밑으로 대피하라. 밥벌이를 그대의 직업으로 삼지 말고 도락으로 삼으라. 대지를 즐기되 소유하려 들지 마라. 진취성과 신념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들이 지금 있는 곳에 머무르면서 사고팔고 농노처럼 인생을 보내는 것이다. 집을 지을 때 나 자신이 그랬던 것보다는 좀 더 깊은 생각을 하면서 짓는 것이 좋을 성싶다. 가령 문이나 창문 그리고 지하실이나 다락방이 인간성의 어디에 바탕을 둔 것인지를 생각해보고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의 일시적인 필요성이라는 이유보다 더 좋은 이유를 발견하기 전에는 건물을 아예 짓지 않기로 한다면 어떨까? 자기 자신에 대하여 아무런 존경심을 갖지 않는 사람이 애국심에는 불타서 소小를 위해 대大를 희생시키는 일이 있다. 그들은 자기의 무덤이 될 땅은 사랑하지만, 지금 당장 자신의 육신에 활력을 줄 정신에 대해서는 아무런 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애국심은 그들의 머리를 파먹고 있는 구더기라고 할 수 있으리라....
  • 2022-05-20 서남숙
    어떻게인생을살것인가(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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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을 특별하게 만드는 하버드 인생 특강~ 쉬운 일을 신중하게 처리하면 어려운 일을 피할수 있고, 작은 구멍을 열심히 메우면 큰 화를 피할 수 있다. 치밀함은 오류를 줄이는 최고의 방법이자 성공을 향한 탄탄한 기반이며 자아를 실현하는 지름길이다. 치밀함을 길러라. 그 치밀한 성격이 당신의 일생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처럼 주목을받지 못할 때나 중요한 업무를 맡지 못했을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소홀히 하고 대충대충 처리 하거나 당잔의 상황에 감정이 휘둘러 제 할 일을 해내지 못한다면, 결국 자기 자신을 옭아매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려면 '인내'가 참으로 중요합니다. 인내심이 앖다면 아마도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보복과 원한으로 얼룩지겠죠.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매사를 대하는 것이 곧 인생의 의미이자 즐거운 삶의 원천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성공을 거머줠 수 있을까? 혹자는 천재와 같은 지혜를 지녀야 한다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성실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모두 가장 중요한 요쇼가 아니다. 성공을 거머쥘 열쇠는 사실 자기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다. 고작 10분 지각인데도,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책임을 지우고, 자신조차 용서하지 않았다. 이 일은 미쓰사타 기업의 모든 직원에게 큰 교훈이 되어 그들 스스로 회사의 각종 규칙을 지키게 하였다. 책 한권을 읽으면서 하버드의 사고, 하버드대 인생학의 본질을 알게 된다. 이 책의 앞에는 성공의 기본 조건으로 인성을 말하고, 용기와 책임, 노력과 성실함을 언급하고 있다. 인성은 내 앞에 놓여진 행동에 책임과 의무를 다 하는 것, 어떤 일을 할 때 최선을 다하고, 합당한 선택과 결정, 용기와 대담함을 가진 이들을 인성을 갗춘 이들이라 말하고 있다. 인성은 법과 제도가 대체할 수 없는 자신을 위한 삶, 타인과 함께 하는 삶이다. 그중에서 가장 핵심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연예인들이나 유명한 정치인의 브랜드가치는 자본으로 대체 될 수 있고, 대중들이게 여러가지 신뢰와 믿음을 얻기가 쉽다. 지역에 나온 이들의 브랜드가치보다 하버드대학에 나온 이들의 브랜드 가치를 높게 쳐주는 이유다. 자본의 부익부 빈익빈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자사의 브랜드 가치가 있느냐없느냐가 매우 중요한 명분이 될 수 있다.
  • 2022-05-20 문병삼
    미적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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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적분.. 고등학교때부터 수학을 못하진 않았지만 문과 전공자의 특성상 수학이 친숙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 이 책의 제목 "미적분의 힘"을 보고 묘한 매력이 끌렸다. 서두에 나오는 만약 미적분학(calculus)이 없었다면, 휴대전화나 컴퓨터, 전자레인지가 없었을 것이라는 말과, 물리학자 리처드 파이먼이 말 했다는 "미적분을 배워두는게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신이 사용하는 언어다."라는 말이 뇌리에 박혔다. 미적분학의 시작은 구부러진 형태에 대해 기하학자가 느낀 호기심과 좌절에서 탄생했다. 원과 구와 그 밖의 구부러진 형태는 그 시대의 히말리아 산맥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형태들이 실제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처음에는 그랬다. 첫번째 돌파구는 곡선이 실제로는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주장에서 나왔다. 두번째는 지구와 태양계에서 일어나는 운동의 수수께기가 바로 그것이었다. 관찰과 독창적인 실험ㅇ르 통해 과학자들은 가장 단순하게 움직이는 물체들에서 감질나는 수의 패턴을 발견했다. 미적분학에서 일어난 다음 단계의 위대한 진전은 운동의 수수께끼를 풀려는 탐구과정에서 나왔다. 곡선 사례에서 그런 것 처럼이번에도 부한의 원리가 구원의 손실을 뻗었다. 이번에는 속력이 계속 변하는 운동이 '일정한' 속력으로 움직이는 무한히 짧은 운동들이 무한히 많이 모여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 비결이었다. 이 개념들이 합쳐져 미적분학의 앞쪽 절반인 미분학의 근간을 이루었다. 미분학은 계속 변하는 운도에서 일어자는 시간과 거리의 무한히 작은 변화뿐만 아니라 해석기하학에서 나타난 곡선 중의 무한히 짧은 직선 부분을 다루는데 꼭 필요한 것이다. 곡선과 운동의 수수께끼를 해결하고 난 뒤, 미적분학에 대해 관심을 가진분야는 변화의 수수께끼였다.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말은 진부한 표현이지만 불변의 진리이다. 미적분학은 늘 다른 과학기술분야들과 협력해 세계를 현대적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과학자들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변화와 법칙들을 알아냈고, 그리고 나서 미적분학을 사용해 그것을 풀고 변화를 예측했다.
  • 2022-05-20 신승희
    디 에센셜 버지니아 울프(보급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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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버지니아 울프의 글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자기만의 방>을 쓴 작가라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들은 하나같이 난해할 것 같고, 심오할 것 같아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런 내가 뜻밖에도 이 책을 고른 것은 앞서 고른 <유지니아>와 마찬가지 이유에서 였다. 책의 '표지'. 민음사에서 심혈을 기울여 출간한 <디 에센셜>시리즈는 각 고전문학 작가의 초상을 표지로 내세웠다. 하이퍼리얼리즘 초상화를 그리는 정중원 작가의 작품인데, 사실적이고 섬세하고 부드러운 붓터치로 그려낸 버지니아 울프는 매우 지적으로 보였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표지에 이끌려 <디 에센셜> 시리즈가 갖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손에 넣은 버지니아 울프는 알고보니 상당히 매력적인 작가였다. 또한 나의 선입견과 달리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았다. 초상화를 통해 작가의 이미지를 머리에 품고 책을 읽어서인지는 몰라도 몰입도도 좋았고 글이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디 에센셜>버전에서는 역자가 새롭게 번역한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소설 몇 점과 그녀의 대표작으로 잘 알려진 <자기만의 방>이 수록되어 있다. 두 곳의 여자 대학에서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강연에서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엮은 <자기만의 방>은 이 책의 백미라 볼 수 있다. 이 글은 발표 당시에 상당히 상업적 성공을 이룬 반면에 비평가들에겐 큰 주목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가 죽은 뒤, 1970년대 여성주의 문학 비평가들을 통해 재조명되면서 버지니아 울프는 페미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주의자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허나 정작 본인은 생전에 여성주의적 색채가 강한 글을 주로 썼음에도 여성주의자로 비춰지는데에는 몹시 부담스러워했다고 한다. 그리고 울프는 이 글을 통해서 모든 여성이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열쇠로 ‘고정 수입’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자기만의 방>에서 그는 먼 친척의 죽음으로 매년 500파운드의 유산을 받게 된 뜻밖의 상황을 통해 물질적 안정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예를 들어 설명한다. 처음에 그는 유산으로 기본적인 생계를 해결할 수 있게 되자 원치 않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맛보았다. 대신 주업인 글쓰기에 오롯이 전념할 수 있었고 직업 세계에서 차별을 겪으며 남성에게 품었던 적개심도 점차 관용으로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그 후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뒤 그는 이런 관용의 태도조차 의식하지 않게 되었으며 비로소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예술가가 반드시 갖춰야 할 객관적 안목을 습득하게 되었다고 선언한다. 이렇게 “투표권보다 돈이 더 중요해 보였다.”로 귀결되는 울프의 고백은 물질과 예술의 관계, 그리고 물질과 삶의 관계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논평이자 '집안의 천사'이길 강요받던 여성들의 성적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자기만의 방>의 독자는 1928년을 살아가는 여성들, 특히나 여성작가들에게 초점이 맞춰있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한 인간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녀 글의 가치는 좀 더 초월적인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특정계층이 물질적 풍요를 독점하고, 다른 계층의 사회적 활동을 방해하고,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열등하다는 그릇된 인식을 주입, 길들이려고 한다면 그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경제적·정신적 독립이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나는 그녀의 글을 통해서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방' 필요한 사회를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 2022-05-20 김동규
    아몬드(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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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 독특한 캐릭터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의 이면을 읽어 내지 못하고 공포도 분노도 잘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가까스로 버텨 오고 있다. 엄마에게서 남이 웃으면 따라 웃고, 호의를 보이면 고맙다고 말하는 식의 ‘주입식’ 감정 교육을 받기도 한다. 세상을 곧이곧대로만 보는 아이, ‘괴물’이라고 손가락질받던 윤재는 어느 날 비극적인 사건을 맞아 가족을 잃게 되면서 이 세상에 홀로 남는다. 그런데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던 순간에 윤재 곁에 새로운 인연이 다가온다. 어두운 상처를 간직한 아이 ‘곤이’나 그와 반대로 맑은 감성을 지닌 아이 ‘도라’,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 박사’ 등이 그러한 인물들이다. 윤재와 이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럼에도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윤재의 덤덤한 어조는 역설적으로 읽는 이의 가슴을 더욱 슬프게 저미며, 이 작품을 통해 깊고 진실한 감정의 고양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소년이 타인과 관계 맺고 성장하는 과정을 끝까지 섬세하게 짚어 나가는 작가의 문장은, 겉보기에 괴물로 보인다 할지라도 그 내면에는 언제나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한 눈물겨운 분투가 숨어 있다는 진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캐릭터의 매력, 그리고 깊은 성찰로 빚어낸 두 인물의 관계에 깃든 아름다움에서 이 작품이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타인과 관계 맺고 슬픔에 공감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탁월하게 묘사한다. 몸이 자라는 만큼 마음도 함께 자라던 시절, 그 시간을 함께 보낸 주인공 ‘나’와 ‘곤’의 이야기. 그들이 만나 ‘친구’라는 이름이 붙기까지 보내 온 몇 해의 계절을 떠올리면, 책을 덮고 나서도 코끝에 처연하고 시린 기운이 전해지는 것만 같다. 담담히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우리들에게 세상을 버틸 용기와 힘을 주는 좋은 소설임에 틀림없다.
  • 2022-05-20 배순한
    시골마을 오래된 건축 뜯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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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저자 김종남은 한옥 목수 경력 10년. 경주 양동마을, 안동 하회마을, 성주 한개마을, 낙안 민속마을 등 전국 전통 마을 고택 수리와 한옥 신축을 비롯해 청도 적천사, 장흥 보림사 등 천년 고찰에 이르기까지 각종 문화재 수리 경험. 4년 전 전남 장흥 귀촌. 100년 된 전통민가를 직접 리모델링 한 후 시골집 게스트하우스(‘나달청’) 운영. 전통민가 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전통건축문화 아비지’ 대표 현대인의 입맛을 고려한 퓨전 한식 같은 글의 맛!!! 한국공예 디자인문화진흥원이 인증한 내공과 경쾌한 필력이 느껴지는 글. 남해안 서쪽의 옛 건축과 자연을 지금 맛깔스럽게 동시에 옛맛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원산지나 학명 같은 거 몰라도 꽃은 이쁘고 향기롭다 건축을 몰라도, 역사를 몰라도 충분히 책은 이롭고 재미있다. 위와 같은 필자의 철학이 곳곳에 녹아 있다. 일상에서 시작해 주변과 건축 그리고 역사와 이론까지 꿰지만 결코 무겁지 않고 죽죽 읽힌다. 시멘트로 보수한 근래의 역사가 있다면 그 역시 보존의 가치를 지닌다는 관점은 전통에 대한 내 생각과도 일치한다. 마냥 순수하게 보존되는 것은 자연이 아니고 전통도 아니다. 시멘트가 공법에 스며들었다면 그 시멘트 공법도 전통이라 말한다. ‘뷰명 핫스팟’을 소개해주고 안방에서 밖을 보는 눈곱재기창을 CCTV 에 비유한 것은 피식 웃음이 나온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건축의 본질을 꿰뚫은 필자의 내공이 이런 건가 싶다. 안채의 뒤뜰이 어떤 모양이고 어떤 용도였을지 지은이의 경험과 지식으로 추론해내는 방식이 흥미롭다 (35p) 남해의 고택을 보는데 그 예가 경북 안동의 고택과 경복국 교태전을 동원해 추리해내는 것은 필자의 내공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남성 필자인데 여성의 역사적 삶을 불편하지 않게 추리해내는 것도 맘에 드는 부분이다. “한적한 남해안 시골마을에서 느긋하게 한국건축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자 썼다고 하나, 그 느긋함을 팝콘이 톡톡 튀는 내적 흥미와 재미로 바꾸어줄 책이다. 순식간에 후루룩 읽었다. 편집도 문장의 호흡도 순발력있게 경쾌하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도 이랬다면, 제목만 많이 듣고 정작 내용은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시골 건축에 관심있는 이라면, 가지 않고도 ‘증강 현실’처럼 그려 낸 덕에 두고 때론 손때를 묻힐 책이다, 잘 배치한 사진 배치 덕에 볼 때마다 시선이 시원하다. 특히 남해안 바닷가 시골 마을에 있는 고택, 정자, 원림, 사찰, 무지개다리, 향교, 객사, 읍성, 전통마을 등 다양한 건축문화유산을 겉핥기식 감상에서 벗어나 건축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면서 감상할 수 있도록 전문구조설명을 쉽게 전한다. 문화재 보수와 전통 건축 작업 경험을 살려 한옥 목수의 눈으로 건축물을 어떻게 만들고 사용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한다
827 828 829 830 831 832 833 834 835 836 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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