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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에센셜 버지니아 울프(보급판)
5.0
  • 조회 393
  • 작성일 2022-05-20
  • 작성자 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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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지, 버지니아 울프의 글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자기만의 방>을 쓴 작가라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들은 하나같이 난해할 것 같고, 심오할 것 같아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런 내가 뜻밖에도 이 책을 고른 것은 앞서 고른 <유지니아>와 마찬가지 이유에서 였다.
책의 '표지'. 민음사에서 심혈을 기울여 출간한 <디 에센셜>시리즈는 각 고전문학 작가의 초상을 표지로 내세웠다. 하이퍼리얼리즘 초상화를 그리는 정중원 작가의 작품인데, 사실적이고 섬세하고 부드러운 붓터치로 그려낸 버지니아 울프는 매우 지적으로 보였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표지에 이끌려 <디 에센셜> 시리즈가 갖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손에 넣은 버지니아 울프는 알고보니 상당히 매력적인 작가였다. 또한 나의 선입견과 달리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았다. 초상화를 통해 작가의 이미지를 머리에 품고 책을 읽어서인지는 몰라도 몰입도도 좋았고 글이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디 에센셜>버전에서는 역자가 새롭게 번역한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소설 몇 점과 그녀의 대표작으로 잘 알려진 <자기만의 방>이 수록되어 있다. 두 곳의 여자 대학에서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강연에서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엮은 <자기만의 방>은 이 책의 백미라 볼 수 있다. 이 글은 발표 당시에 상당히 상업적 성공을 이룬 반면에 비평가들에겐 큰 주목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가 죽은 뒤, 1970년대 여성주의 문학 비평가들을 통해 재조명되면서 버지니아 울프는 페미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주의자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허나 정작 본인은 생전에 여성주의적 색채가 강한 글을 주로 썼음에도 여성주의자로 비춰지는데에는 몹시 부담스러워했다고 한다.

그리고 울프는 이 글을 통해서 모든 여성이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열쇠로 ‘고정 수입’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자기만의 방>에서 그는 먼 친척의 죽음으로 매년 500파운드의 유산을 받게 된 뜻밖의 상황을 통해 물질적 안정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예를 들어 설명한다. 처음에 그는 유산으로 기본적인 생계를 해결할 수 있게 되자 원치 않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맛보았다. 대신 주업인 글쓰기에 오롯이 전념할 수 있었고 직업 세계에서 차별을 겪으며 남성에게 품었던 적개심도 점차 관용으로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그 후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뒤 그는 이런 관용의 태도조차 의식하지 않게 되었으며 비로소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예술가가 반드시 갖춰야 할 객관적 안목을 습득하게 되었다고 선언한다. 이렇게 “투표권보다 돈이 더 중요해 보였다.”로 귀결되는 울프의 고백은 물질과 예술의 관계, 그리고 물질과 삶의 관계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논평이자 '집안의 천사'이길 강요받던 여성들의 성적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자기만의 방>의 독자는 1928년을 살아가는 여성들, 특히나 여성작가들에게 초점이 맞춰있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한 인간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녀 글의 가치는 좀 더 초월적인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특정계층이 물질적 풍요를 독점하고, 다른 계층의 사회적 활동을 방해하고,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열등하다는 그릇된 인식을 주입, 길들이려고 한다면 그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경제적·정신적 독립이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나는 그녀의 글을 통해서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방' 필요한 사회를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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