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4
박상호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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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그리스 로마'하면 자동적으로 '신화'가 먼저 떠오를 만큼 그리스, 로마와 관련된 내용들은 신화의 얘기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신화 속 얘기가 아닌 그리스와 로마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흥미가 생겼다. 특히 처음 나오는 저자의 말에서 나오는 내용도 나도 평소부터 궁금했던 내용들이 많아서 더더욱 끌렸다.
"몇 년 전, 미시간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디트로이트 미술관에 갔었다. 고대 그리스·로마 전시실 투어를 마쳤을 때 한 학생이 다가와 은밀한 이야기라도 하듯이 몸을 내 쪽으로 기울이며 속삭였다. "라이언 박사님, 여쭤볼 게 있는데요, 그리스 조각상들은 왜 이렇게 나체가 많나요?"
질문을 듣는 순간 이 학생을 포함한 대중에게 정말 필요한 건, 그리스·로마에 관해 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들에 대한 답이라는 생각이 번뜩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무심코 던지는 세속적이고 유쾌한, 하지만 날카로운 질문 속에 신화나 잘 꾸며진 이야기, 또는 방대하게 쓰인 연구서에서는 볼 수 없는 그리스·로마 고대사의 진짜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위 질문을 포함하여 36가지 질문에 답을 제공할 것이다. (6쪽)"
이 문단 하나만으로도 좀 흥미가 돋지 않는가? 이 책의 저자는 개릿 라이언으로 미시간대학교 그리스·로마사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여러 대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는데, 확실히 전문가가 일반 사람들의 흥미로운 점을 생각하며 만들다 보니 질문들이 굉장히 흥미로운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었다.
그동안 '그리스·로마' 하면 신화가 먼저 떠오르거나 귀족이나 왕들의 생활, 신들의 세계, 올림포스만을 생각해왔다면, 이 책을 통해 일반인들의 일상과 아주 사사로운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변을 통해서 그리스 로마시대의 일상들을 경험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그때 시절에는 과학도 그렇게 발달하지 않은 시절이었기에 청결과 의복에서 불편한 점이 많았을 텐데 그걸 당시 사람들은 어떤 지혜로운 방법으로 살아갔을지 등등을 생각하며 읽다보니 금방 술술 읽게되었다.
질문들을 살펴보면 그리스·로마인들은 왜 바지를 입지 않았을까?, 그들도 현대인들처럼 면도를 했을까?, 어떤 반려동물들을 키웠을까?, 당시에도 피임을 했을까?, 고대 진찰실의 풍경은 어땠을까?, 식탁 위에 어떤 음식들이 차려졌을까?, 평균 수명은 몇 살이었을까?, 평균 키는 어느 정도였을까?, 고대 사회에서도 이혼을 했을까?, 남색 행위가 지극히 흔한 일로 여겨진 이유는?, 나체 조각상이 왜 그렇게 많이 만들어졌을까?, 그리스·로마인들도 신화를 믿었을까?, 유령과 괴물 그리고 외계인의 존재를 믿었을까?, 그들도 헬스장에 다녔을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어디였을까?, 그리스·로마인의 진정한 후손은 누구일까? 등등 나열만 해도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아서 읽는데 지루하지 않았다.
또한 질문과 답으로 이루어져 있다보니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면서 그 시절 그 사람들의 생활상을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질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뿐만 아니라, 그 시절의 풍경을 엿보는 듯한 느낌으로 진술된 이야기와 함께 조각상이라든가 그림 작품 등을 보여주니 더욱 현장감 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특히 풍부한 고고학 자료에 더해 그리스·로마사를 풀어주니, 그리스·로마인의 그 옛날 일상을 생생하게 재연하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다 보니 그리스·로마인의 일상에 대해 내가 정말 몰랐구나, 생각하며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그때도 사람이 살았고 경제활동을 하며 화폐를 사용했는데 분위기가 어땠을까? '돈을 얼마나, 어떻게 벌었을까?'에 보면 그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알 수 있었는데 그 당시 사람들의 돈 이야기를 살펴보니 이것도 참신하고 흥미로웠다.
그리스·로마인들은 왜 바지를 입지 않았을까?, 그들도 신화를 믿었을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어디였을까?, 돈은 얼마나 어떻게 벌었을까?, 검투사들은 정말 영화 속 모습처럼 살았을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호기심이 두껍지만 한달음에 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는 추진력이 되어준다. 그리스 로마인들의 생활상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