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5
이용주
도시는무엇으로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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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총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거의 400페이지로서 분량이 조금 많은 편이다. 하지만, 그림이나 사진이 많아 지루하지 않으며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주제들이 상당히 많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평소 아무런 생각없이 보아오던 도시 건축물에 나름대로의 의미와 평가를 가지게 되었으며 건축물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구나를 느낀다. 지은이 유현준 교수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건축가이자 교수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기승전결의 형식이 아니라 각 주제별로 설명, 의견, 주장이 있다. 도시라는 말은 공학적으로 들리는 단어이지만 인문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눈길이 가는 주제들을 보면:
골목은 없고 복도만 있다, 클럽에 왜 문지기가 있을까, 호텔과 모텔 사이, 소주와 포도주의 건축학, 거실과 골목길, 불편한 교회와 편안한 절, 자리배치의 비밀-부장님의 자리, 아파트와 돼지, 코엑스 광장엔 사람이 없다, 개미집과 벌집, 장마와 건축, 자연에 양보하는 잠수교 등으로 생각치 못한 내용이 등장하므로 꼭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평소 저자의 강연과 이 책에서 느낀 도발적이고 흥미로운 의견과 주장을 살펴보자.
- 전체가구 중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는 대략 25%이나 미래에 1인 가구가 되면 모두가 1인 기준으로 겨우 6평 원룸에 들어가 살아야 한다. 교도소의 독방과 별로 차이가 없다. 비슷한 생각과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살고, 그들끼리만 소통하며서 살게 되고, 그리고 그 만큼 삶의 다양성이 줄어들게 된다. 향후에는 공원과 카페가 중요한 장소로 떠오르게 된다. 실내 공간에서 변화와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은 TV 밖에 없고 TV가 점점 더 크지고 좋아지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자연이 있는 마당이 없기 때문이다.
- 감시받는 공간이 안전한 공간이 된다.
서울 한강시민공원은 밤새 야외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다. 주변 아파트 단지의 불빛과 사람들의 시선,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불빛이 있어 안전하다고 느끼게 된다.
- 학교 운동장을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조기축구회 운동장의 범위로 밖에 못쓰이는 학교 운동장을 주변에 문방구점, 카페, 레스토랑 등을 조성 발전시켜 안전한 공간으로 인식시키고 유럽의 광장과 같이 공동체 중심 공간으로 탈바꿈 시켜야 한다.
- 어떤 거리가 더 걷고 싶은가?
주위에 가게가 많은 거리일수록 더 걷고 싶은 거리가 된다. 백미터당 가게 숫자가 홍대입구는 34개이지만 테헤란로는 8개 밖에 안된다. 홍대입구가 걷기에 좋은 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거리의 가게 숫자가 많다는 것은 TV 리모콘의 채널 숫자가 많은 것과 동일하다.
- 고인돌은 권력의 상징이다.
그 곳에 가면 무겁고 큰 건축물이 있다는 것은 그 만큼의 강한 권력을 가진 센놈이 있음을 상징한다. 한마디로 고인돌을 세울 수 있는 힘이 센 사람이 있으니 함부로 덤비지 말라는 뜻이다. 지구라트, 콜로세움, 만리장성, 피라미드 등은 제국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하여 만든 건축물이다. 나의 힘이 크고 세니 쳐들어 오지 말란 말이며 이로서 불필요한 충돌을 피할 수 있고 생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의 기업에 적용하여 재미난 사실 하나를 발견 하였다. 비교 대상이 되는 본사 건물의 크기 및 무게의 비율차이가 비교 회사의 주식 총액 비율차이와 정확히 일치했다는 재미난 결과 발견한 것이다.
- 높은 건물은 낮은 건물보다 사회적 상호 작용이 더 적다.
고층 주택의 거주자가 더 적은 사회적 작용으로 인해 외부 세계에 덜 소속되고 덜 결속 된다. 낮은 건물의 거주자가 고층 건물 거주자보다 3배나 많은 친구를 두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 어떤 학교에서 아이를 키울 것인가?
한국 사회가 점차적으로 전체주의적이고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살면서 소통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전화기, 자동차, 비행기, 학교 건물 등은 근대화의 산물이다. 다른 모든 것은 변화하고 있는데 학교 건물만은 그대로이며 7, 80년대와 거의 동일하다. 아이들은 24시간 내내 거의 실내 공간에서 보내고 있으며 양계장 같은 곳에서 12년간 교육 받고 있다. 교도소 건물과 흡사한 담장안에서 성장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어떻게 독수리 처럼 날아오를 수 있겠는가? 학교 건축물이 아이들을 망가뜨리고 있다.
학교 건축물은 저층이어야 하며,
천정 높이는 2.6미터 보다 높아아 하며,
다양한 체험을 느끼게 해주는 시설이어야 하며,
하늘 공간을 바라볼 수있어야 하며,
학교 건축물에게 자연을 돌려 주어야 한다.
지식은 책에서 배우지만 지혜는 자연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다.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윈스턴 처칠). 가랑비에 옷 젖듯이 무의식적으로 도시 건물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도시는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을 닮는다. 도시는 단순히 건축물이나 공간들을 모아놓은 곳이 아니다. 도시는 인간의 삶이 반영되기 때문에 인간이 추구하는 것과 욕망이 드러난다. 이 책은 자신들이 만든 도시에 인간의 삶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더 행복해지는지 아니면 피폐해지고 있는지 도시의 답변을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