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태어난 선자의 자녀들은 일본인들의 차별과 무시 속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꿋꿋하게 성장한다. 선자의 두 아들은 전혀 다른 성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꿈을 키운다. 사업을 하던 한수의 아들인 노아는 일을 하면서도 대학을 포기하지 않고 등록금까지 마련해 결국 와세대대학을 진학한다. 차분하고 조용한 목자였던 이삭의 아들 모자수는 학교를 그만두고 파친코 사장 밑에서 일을 배우며 끝내 파친코를 운영하게 된다. 물론 둘 다 이삭의 아들이지만, 두 사람은 선자의 강인함을 닮아 일본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양진-선자-모자수-솔로몬까지 이어지는 한국인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인 만큼 4대의 인물들이 각 시대에 맞춰 적응하고 살아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국이지만 일본에서 살아남아야 했고, 한국으로 돌아올 수 없었던 그들의 그리움과 애뜻함은 읽을수록 가슴 깊은 곳을 건드리는 힘이 있었다. 전쟁으로 인해 일본으로 가야 했고, 전쟁 때문에 고향에 돌아올 수 없는 이들의 마음을 완전히 공감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 생각하는 이민이나 피난과는 너무 다른 상황이기에 더욱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생활력 강한 선자가 타국에서 살아낸 모습은 정말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한국에 가면 일본인 취급받아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고, 일본에서는 뿌리깊은 차별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 일본에서는 외국인 취급을 받으며 살아가는 그들의 삶. 조국없이 부유하듯 살아가듯 그들의 삶은 얼마나 불안하고 흔들렸을까. 안타까웠다. 어쩌면 이 두 권에 '재일교포'의 삶을 다 담기에는 역부족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삭과 요셉부터 노아와 모자수, 그리고 솔로몬에 이르기까지 3대의 삶. 이들의 삶이 식민지 시절 일본으로 떠나 그곳에서 자리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이야기를 이 가족의 삶이라는 그릇에 담은 것인지, 조금 더 특별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마 대부분의 재일교포의 삶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까. 저마다의 사연들로 아프지만 꿋꿋하게 뿌리내리며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