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것들 - 앤드루 포터
앤드루 포터의 첫 소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읽은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책을 덮었을 때의 여운을 기억한다.
그 정도로 나에게 그 한 권의 책이 이 작가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좋아하는 작가가 쓴 책은 다 찾아서 읽는 편이라 오래토록 앤드루 포터의 다른 책의 출간을 기다렸는데도 소식이 없어 본업에 충실한 작가인가 생각을 했었을 정도였다.
제목 사라진 것을(The Disappeared)에서 볼 수 있듯 이 책에는 다양한 상실감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나열되어 있다. 그렇기에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가라앉은 마음이 더욱 더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책의 초반에는 다소 몽환적인 '오스틴'이라는 소설로 시작하는데 그 에피소드를 다 읽고도 스토리의 정확한 결론이 이해가 가지 않아 다시 앞 장을 찾아 읽었었다. 대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가? 사라진 것들에 대한 상실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라져버린 것들에 대한 이야기 인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하지만 의문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 다음 에피소드 '담배', '넝쿨식물' 등에 이어서 마찬가지로 그 특유의 몽환적인 상실감과 슬픔의 무게를 느끼게 만들었다.
매 에피소드마다 다양한 상실감을 느끼며 깨닫게 되는 것은 우리는 시간과 함께 다양한 것들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에는 깨닫지 못하더라도 시간이 흘러 미래 시점의 '나'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결국 우리는 잃어버리고, 잊어버리며 놓치게 된다는 점이다.
직접 겪지 않고도 이러한 상실감을 느끼게 해주는 앤드루 포터라는 작가는 역시나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이 들고 좋아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번 더 하게 되었다.
이렇게 일관된 주제로 다양한 스토리 속에서 계속해서 상실감을 주는 작가라니 참으로 오랜만에 만난 초능력을 가진 사람 같다.
마지막 에피소드 '사라진 것들'은 이 모든 메시지의 방점을 찍게 하는 스토리였다.